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신의 8회) 믿음에게 믿음이 답하다

도희(dh) 2012. 9. 10. 09:36

기철의 계략으로 인해 공민왕과 최영은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되었다. 왕은 보호라는 명목 하에 감금 및 감시를 당하고 있었고, 최영은 역모라는 죄를 뒤집어쓰고 궐의 깊은 감옥 속에 갇혀버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어두컴컴한 절망 속에 갇혀버렸다. 자신의 무능함과 마주한 왕은 깊은 고독 속에서 울분을 삼키며 좌절했고, 언제나와 같이 삶의 끝에 서있을 죽음을 향해 나아가던 최영은 지켜주지 못한 이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끝없는 절망 속에서 끝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그럼에도 살아가야할 이유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민왕과 최영은 그 속에서 기철과 싸워야할 이유를 찾게되었고, 싸워 지켜내야할 것들이 있기에 이 절망에서 벗어나 살아가야함을 깨닫게 되었다.

최영이 여전히 자신의 명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희망이란 한줄기 빛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그 즉시 명분을 만들어 최영을 찾았고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닫혀있는 마음의 문을 열기위해 솔직해졌다.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나의 마음을 건네줘야만 한다는 것을, 깨닳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최영이 자신에게 서운해하는 이유, 신의를 기철에게 왜 넘겨야만 했는지를 그는 솔직히 말했다. 그렇게 자신의 무능함을 스스로 말했고 최영은 공민왕의 건넨 마음에 반응을 했다.

어차피 죽을 그날까지 하루하루 죽어가던 최영 또한 살아야할 이유가 생겼다. 그래서, 왕이 내민 손을 맞잡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왕이란 자리에 앉은 이들에 대한 불신이 앙금처럼 남아있었기에 쉬이 그 손을 잡지는 못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확인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가 내민 손이, 그가 건넨 마음이 진짜인지를...

그리고, 최영은 왕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후에, 왕을 찾게 되었다.

왕이 기철과 싸워야하는 이유는 '왕'이 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최영은, 왕은 싸우는 자가 아닌 가지는 자라고 했다. 그렇게 왕이 내민 손을 잡은 그는, 왕이 건넨 마음에 자신을 주었다. 왕이 가져야할 것들을 위해 싸우겠노라며.

왕은, 정면돌파를 위한 용기를 냈다. 그리고, 그 용기를 내는 이유는 얻고싶은 자가 있어서라고 했다. 그 자를 얻기위해서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 먼저일 듯 하다며.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왕이 얻고싶은 자는 최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미 최영에게 솔직한 자신을 내보인 후 그를 기진 다음의 일이기도 했다. 어쩌면, 자신의 용기를 보임으로서 너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르겠지만,왕이 먼저 용기를 보여주며 얻고싶은 자는, 고려의 백성들의 마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내내 걷돌던 공민왕과 노국공주 그리고 최영은 각성을 하게되었다. 고려의 왕이 되고자 하는 공민왕, 등에 짊어진 원을 내려놓고 온전히 고려의 왕비가 되고자 하는 노국공주, 그런 그들과 은수를 기철로부터 지키기위해 싸울 결심을 하게된 최영. 그들에게는 그렇게 살아가야할 목표가 생겼다. 목표가 있는 인간은 헛수고를 하지 않는다고 호태(발효가족)는 말했다. 뚜렷한 목표가 없었기에 내내 겉돌던 그들은, 자신이 걸어가야할 길이 무엇인지를 알게되었고, 자신이 지켜야할 것이 무엇인지, 가져야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되었기에, 당당한 걸음을 떼었다.



*덧*

1) 신의 8회는 나름 재밌었다. 각성하고 나아가는 모습이 그려져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다음회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목표가 생긴 그들이 어떻게 나아갈지, 내내 기철에게 당하던 그들이 어떻게 반격해나갈지에 대해서.

2) 각성에 관한 공민왕의 입장, 최영의 입장, 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머리 속이 텅 비어버렸달까? 안쓰려다가 그래도 만들어놓은 것들이 아까워서 끄적끄적. 하아;

3)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의복을 바꾸는 것으로 각성했음을 보여줬다면, 최영은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으로 각성했다는 것을 보이는 듯 하다.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걷던 최영이 살기위해 달리기 시작하며, 머리도 멀끔히 묶는건가?...는 그냥 뻘소리;

4) 오로지 공노리뷰만 쓸꺼라며 카테고리도 '신의 : 공노'라고 딱 지정해놓고... 이러고 있다. 공민왕의 각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러기위해서는 최영의 각성을 빼놓을 수가 없어서 말이지; ...번외편이라고 해두자.

5) 위의 이미지 클릭하면 크게보실 수 있어요.

6) 뻘소리를 위한 뻘소리 하나... '신의'의 노국공주와 '대왕의 꿈'의 천관녀... 너무 이뻐서 얼빠본능이 스믈스믈 기어오르고 있다. 둘 다 분위기와 이미지는 전혀 다른데 미모가 눈부시다는 것이 공통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