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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본색 2회) 아직은 삐걱거리는 강철콤비의 탄생

도희(dh) 2012. 4. 2. 10:50

내가 제일 쓰기 싫어하는 여자주인공이요,
남자 주인공한테 도움도 안되면서 사고만 치는 민폐녀거든요.
아무 도움도 안되면서 뭐든지 하겠다는 오지랖 극강 애물단지.
성격은 개차반이요, 몸매는 말할 것도 없고, 미모는 심히 떨어지는.

- 강철본색 2회 / 노철기 -

 




삐걱삐걱

소설가 노철기의 팬으로 그의 첫작품부터 번외편 한정판까지 죄다 소장한 것은 물론, 그를 남몰애 연모해왔던 미강은 날이 갈수록 저급한 막장소설을 내놓는 그에게 실망하게 된다. 이미 혼기가 찼음에도 부모님처럼 살기 싫다며 혼인을 거부하던 미강에게 혼인의 압박이 나날히 심해지던 어느 날, 노철기가 저자서명회를 한다는 것을 알게된 미강은 노철기에게 '갈수록 그의 소설이 저급해져가는 것'에 대해 직접 답을 듣겠노라며 월담을 하게된다.
 
그렇게 만난 노철기가 자신이 상상처럼 근사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실망과 안도를 하며 그동안 쌓였던 말들을 퍼붓고 돌아선 미강은 그날 저녁, 궐로 돌아가던 길에 '부녀자 연쇄 납치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그 후, 어지저찌하여 겸업으로 사설 해결사로 활동하는 노철기에게 이 일을 의뢰하며 함께 이 사건을 해결하기로 한다.

'함께' 해결하기로 했지만 애초에 철기는 미강과 함께 이 사건을 해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사건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미강이 철기의 눈에는 사건해결을 그저 '재밌는 놀이' 즈음으로 생각하는 호기심만 많은 세상물정 모르는 공주님일 뿐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아무리 이론이 빠삭하고 어느정도의 호신술을 배웠다 하더라도 철기에게 미강은 그가 가장 쓰기 싫어하는 여주인공류인 '민폐녀'일 뿐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미강의 추리를 가볍게 무시하기도 했던 철기였다.

악연으로 시작된 첫 만남으로 인해 미강과 철기는 서로에게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거리며 서로의 속을 긁어대고 있었다. 때론, 유치한 방법으로 그 것을 갚아버리기도 하며. (는 노철기;) 그런 과정에서 미강과 철기는 상대가 자신에게 했던 따끔한 '충고' 혹은 '비난'에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중이기도 했다.

강철콤비 혹은 커플? 의 탄생!

함께 수사를 하겠노라 떼를 쓰는 미강에게 '수사놀이'라도 하라며 일지를 넘겨준 철기. 그리고 미강은 자신이 그동안 습득한 이론을 토대로 단서를 찾게된다. 처음에는 그런 미강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던 철기였지만, 다른 정황증거와 미강이 찾은 단서가 일치하게되며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게 되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상황에서 밑밥을 깐 철기. 그리고 미강은 자청해서 잠복근무를 하게되었다. 처음, 철기는 그런 미강을 말렸으나 '민폐녀'란 소리가 너무나 거슬렸던 미강은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며 고집을 부렸다. 아마, 철기는 위험할지도 모를 상황이기에 말리고 싶었지만, 그 성격에 그런 말을 할 수 없어서 괜히 자존심을 긁게되며 미강이 더 고집을 부린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미강은 이 일로 민폐녀라는 불명예를 씻어냄과 동시에 의외의 모습을 통해 철기에게 처음으로 '여인'으로 다가서게 되었다. 미강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고, 철기는 그런 자신의 감정을 결코 인정하진 않을 듯 싶었지만. 아무튼, 내내 으르렁거리던 미강과 철기는 이 잠복수사 전에 처음으로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잠복수사를 무사히 하던 중,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며 미강은 위기에 처한다. 그 인물은 미강과 임금이 가장 신뢰하는 자였고 그렇기에 미강의 얼굴을 아는 자이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 철기는 미강을 구하기 위해서 예정에 없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모두의 시선을 철기 자신에게 향하게 했다. 그 인물 또한 철기의 등장에 당황해 미강에게서 시선을 거두게 되었고.

그리고

1)  1회에서 이미 '범인'으로 의심될만한 인물들이 등장했었고 역시나 그들이 사건의 주범이었다. 게다가 2회에서 그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연관된 인물까지 다 드러난 상황, 그렇게 미강과 철기는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현장을 덮친 꼴이 되었다.

2) 총 4부작에서 절반인 2회에서 사건의 내막이 다 드러난 상황. 게다가 미강이 신뢰하는 말을 했기에에 추리물에 꽝인 동생조차도 '저 사람이 범인이겠네' 라던 그 인물은 역시나 범인들과 한통속이었다. 이게 너무 쉽고 뻔하게 드러나니 한번 더 꼬게 될 것도 같다. 이들이 밝혀낸 것이 다가 아닐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3) 사실, 그 인물의 정체가 너무 빨리 탄로난 것도 미심쩍다. 그래서, 혹시 이중스파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드는 중이다. 목격자이기에 꼭 없애야만 했던 미강이 위험한 순간 나타나서 어찌보면 한패인 이들을 죽이면서까지 미강을 구해준 인물이었으니까. 너무나 신중하고 우직한 캐릭터인지라 그가 정말 나쁜놈인지 훼이크인지 사실 좀 애매하다.

4) 조선시대, 가상의 왕. 1회가 사건의 배경 및 캐릭터 소개였다면, 2회는 그 시대의 정치상황을 사건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었다. 3회에서는 그저 직업이 왕일 뿐 한 집안의 가장으로만 비춰지던 왕의 '정치적인' 모습을 보게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더불어, 미강과 철기의 러브스토리도 본격적으로 등장할 듯;

5) 왕 부부는 애물단지 노처녀 공주를 어떻게든 혼인시키려고 하는 중이고 그들의 레이더망에 안타깝게도 노철기가 걸린 듯 싶었다. 공주가 궐 밖의 외간남자의 집에서 머물고 예고를 보니 둘이서 섬여행을 간 것은 물론, 한 방에서 잠까지 잔 것 같으니... 당연히 혼인을 해야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 듯도 싶고. 난 어쩐지, 노철기가 좀 가여워지고 있다. 공주와 결혼하면 그의 속물적이고 자유분방한 삶은 끝이 날 듯 싶으니 말이다. 2회까지 본 결과 강철커플이 의외로 어울리긴 하는데 그래도 그냥 연애만 하라고 하고싶음; 3회 보고나면 좀 나으려나?

6) 난 철기가 신임하는 그 녀석도 약간 미심쩍다. 미심쩍은 구석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렇다. 아무래도 이런 류는 가까이 있는 이를 조심해야 한다- 라는 인식이 강해서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귀엽긴 귀여움. 생긴 거 말고 드럽게 눈치없는 어리버리함이! 미강이 머리를 올리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형님 언제 결혼했냐'며 '형수님'이라 넙죽 말하는 것이나, 그렇게 곱게 차려입었음에도 철기가 '여종'이라고 거짓말하자 너무나 잘 믿는 모습은... 얘가 뭔가 있어서 모르는 척 했거나, 초반 철기가 그를 표현할 때 '눈치는 없어도' 라는 그 말마따나 드럽게 눈치가 없는 인물.. 둘 중 하나인 듯 싶다.

7) 오만석씨는 물만난 고기처럼 팔딱거리는 연기를 선보이는 중이시고 (역시, 이런 똘틱한 캐릭터가 잘 어울려!) 홍수아씨는 의외로 사극이 잘 어울려서 놀라는 중이다. 목소리톤도 좋고. 여태껏 사극을 왜 안하셨나 싶을 정도로! 했는데 내가 모르는 건가???

8) 아, 미강이는 꽤나 영리한 듯 싶지만 모든 걸 책으로만 배워서 실전엔 약할 것 같다. 특히, 연애방면에서. 철기가 충이랑 안상궁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걸 단박에 눈치챈 것과 달리, 미강이는 그들의 다정한 모습을 보며 '뭐 재미난 이야기를 하길래' 라며 눈치없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니 말이다. 그런데, 사실 충이랑 안상궁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일텐데... 사건 해결 후 왕이 특별이 두 사람을 연결시켜주시려나? (궁녀는 궐 밖을 나가도 평생 혼자 살아야함. 한번 왕의 여자는 죽을 때까지 왕의 여자.. 라나 뭐라나;)

9) 앞뒤 꽉 막힌 미강이와 속물 철기는 서로를 통해서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런지도 궁금하다. 난 그래도 그런 속물스러운 철기라서 좋은데.. 미강이 땜에 속물이라는 정체성을 버리게되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노철기의 매력은 엄청난 근자감과 속물근성과 뻔뻔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뛰어난 두뇌와 능청과 센스라고 믿기에;; 아무튼, 그냥 적정선에서 막장소설 안쓰는 정도로만 마무리합시다, 철기씨! 아니면, 미강이를 속물로 만들어버려!

10)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 마무리로, 2회 끝에 철기가 미강이 구하러 등장한 순간부터 멋있었다. 아, 노철기가 멋있게도 보이다니! '특별 수사관 노철기'라고 자신의 정체를 밝힐 때 순간 '둑흔!'거리기도 했음. 내가 철기에게 '둑흔'거리다니... 난 철기는 그냥 그 똘틱함이 좋아서 좋아할 뿐이었는데; 아, 3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