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별장에 갔다.
아버지가 죽었다.
장일이가 장학금을 받고 서울로 온다.
진정서 제출을 장일이가 말렸다.
경찰서에 가는 나를 장일이가 뒤에서 치고 벼랑으로 굴렸다.
나는 살아났고 앞을 볼 수 없다.
그리고,
난 널 용서할 수 없다.
- 적도의 남자 6회 / 선우 -
등 뒤에서 비수를 꽂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싶어서요.
나를 죽이려 했던 친구, 장일과 위험한 동거를 하게된 선우는 장일을 시험하고 있었다. 자극하고 있었다. 그래서 길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용서할 수는 없으나 이해해주고 싶기에. 그 것이 때론 불안하고(우유), 때론 위험했으나(지하철) 그럼에도 그는 이해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를 죽이려고 했던 장일의 이유를. 등 뒤에서 비수를 꽂는 사람의 심정을. 그래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나 한비자같은 책을 구해 읽고자하는 선우였다. 하지만, 선우가 만들어놓은 그 길을 그저 '날 괴롭히려는' 것으로 받아들인 장일은 번번히 그 길을 외면하며 선우를 실망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장일의 집을 찾은 용배로 인해 선우는 자신이 맞춰놓은 퍼즐이 맞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렇게, 눈을 떴을 때는 몰랐던 진실을, 눈이 멀고난 후 온 몸의 모든 감각이 살아난 순간 알아버렸다. 하지만, 아는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끝없는 믿음을 주던 선우는 그 절벽 아래에 떨어진 순간, 눈이 멀어버린 순간, 더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선우는 자신의 주변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기억을 잃은 척' 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있었다. 눈이 먼 선우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 듯이.
그리고 원하는 걸 가질 수 없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다보면 또 다른 답이 나온다는 수미의 말을 새겨들은 선우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선우 자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 내 인생, 이게 끝이 아니라는 믿음 하나로 살아가고 있었다.
선우는 결국 복수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선우에게 복수란 단어는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그래서, '용서할 수 없다 = 복수' 라는 공식을 세워놓고 이야기 했음에도 나는 이 것이 자꾸 마음 한 구석을 찜찜하게 했었다. 그리고 '7회 미리보기'를 보고난 후에야 이 찜찜함이 조금은 가셨다. 현재의 선우는 복수를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복수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지만, 그는 그저 사고 당시의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때의 올곧음과 정의로움을. 선우의 시간은 그 날에서 멈춰있을테니까.
그래서 어쩌면 선우가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한 것은 진실을 덮지 않겠다는, 밝힐 것은 밝히겠다는, 그래서 너희들의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과정에서 이해를 하고 죗값을 다 치른 다음의 언젠가 결국 '인간적으로 용서' 해줄지도 모를 일이고. 선우라면 왠지 그럴 것만 같다. 1회 첫장면도 그렇고; (용서따위 하지마! 라고 말하고 싶음ㅠ)
복수가 아닌 진실을 밝힘으로서 법의 심판을 받게하겠노라는, 어찌보면 아직은 순수한(...) 선우가 어째서 독한 마음을 품고 법의 심판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그들을 심판하려고 하는 것인지, 너는 물론 결국 나의 마음까지 황폐하게 그리고 아프게 만들지도 모를 복수를 선택해야만 했는지는 앞으로의 전개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들이 죄를 저지르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욕망'을 파멸시키고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하는 것으로 그 복수를 완성시킬 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태주가 선우를 찾기 전까지 선우에게 얼마나 더 큰 시련과 고통이 남아있단 말인가! (대충 알지만 모르는 척ㅠㅠㅠㅠ)
나 괴롭히려고 일부러 쳐들어온 것 같애.
쉴드칠 여지가 없는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용기, 혹은 자신이 없는 녀석이, 그래서 근자감 가득하던 녀석이 왠지 모르게 작아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아주, 매우, 짬짬히 안타깝고 가엾다. 그렇게, 장일은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난 선우에 대한 그 엄청난 죄를 인정하는 순간, 지금까지 힘겹게 쌓아놓은 '미래'가 한순간 물거품이 될 것을 알기에 끊임없이 자기합리화와 책임전가를 하며 그 불안함과 두려움 속에서 도망치고 있었다.
당분간 자신의 집에서 머물겠다는 선우를, 장일은 밀어낼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저 피하고만 싶었다. 그 당분간이 하루 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이었다. 그래서, 장일이 쉴 수 있는 유일한 휴식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제 그 공간이 선우 그리고 선우가 툭툭- 내뱉는 기억이라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채워지며 겉돌고 있었다.
그렇게 그의 불안함과 두려움은 하루 하루 쌓이고 또 쌓였다. 그 것은 결국 그들이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나타났다는 과대망상으로 이어지며 (뭐, 딱히 부정할 수는 없지만;) 선우가 지금이라도 죽어줬으면 좋겠다는 엄한 생각과 혹시 눈이 보이는 거 아닐까, 기억을 다 하고있는 건 아닐까 (요건 정답!), 라는 의심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폭발했다. 그때 왜 내 말을 안들어서 우리가 이렇게 어긋나게 되어버렸는가, 에 대한 책임전가. 이 순간에도 장일은 선우의 탓을 해버렸다. 죄는 자신이 지어놓고 그 모든 것은 내 말을 듣지않은 너의 탓이라고. 그리고, 자신을 골리는 듯한 능청스런 선우의 말에 울컥- 한 장일의 행동은, 돌이킬 수 없는 그 날에 대한 그리움과 분노 그리고 원망- 뭐 그렇게 느껴졌다.
선우 때리는 장면은 '헉-' 거려지면서도, 역시나 이장일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자신을 절제하고 억누르며 생각하고 만들어놓은 계획된 길만 걷던 장일이, 간간히 이성의 끈을 놓는 순간 - 조폭 내장 파열되게 때렸던 일, 선우 뒷통수 친 일 - 과 이어졌었으니까. 장일이는, 은근 다혈질이다. 그저, 성공에 대한 집착과 욕망이 만들어낸 이성의 끈이 그 다혈질스러운 성격을 잘 억제하고 있는 듯.
난, 장일이가 단 1g의 죄책감도 갖고있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죄책감이 없었다면 선우의 존재와 기억으로 그리 두려움을 떨지 않을리 없고, 선우와 함께하는 그 공간을 피하려고 끙끙거리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게 폭발해서 그딴 짓꺼리를 하지도 않았을테니까. 그저, 인정할 수 없기에 애가 정줄을 놓아가고 있을 뿐;
그래도, 선우 때릴 때 처음엔 주먹으로 때리다가 나중엔 베게 집어드는 거 보며 '덜 아프게 하려고?' 싶었다. 아니면, 자기 주먹이 솜방망이라서 무기를 들면 좀 더 강도가 세질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건가? (흠-;) 아무튼, 때린 건 나빴다. 짜식- 누가 주먹질 가르쳐줬는데.. 감히! 그래도, 옛날 김선우 어디갔냐며 절규하는 건 안타까웠다. 녀석은, 돌아갈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에 대한 그리움- 같은 걸 가지고 있는 듯 해서.
그러세요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혹은 받을 예정인 지원이. 지원이란 캐릭터는 복수와 욕망이라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두 남자의 구원의 빛이자 안식처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사실 별다른 기대가 없는 캐릭터였다. 그저 밝고 이쁘고 환한 그런 캐릭터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지원이는 정말 밝고 이쁘고 환한 캐릭터였다. 그러면서도 세상에 대한 편견없이 당차고 맑은 아이였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 세상을 밟고 일어서는 의지가 강한 아이. 좋고 싫음이 확실한 아이.
장일에게 지원은 선우가 알게해 준 '밝음과 따스함'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선우가 장일의 베프로서 그 곁에 있었다면 지원에 대한 장일의 집착이 지금과 같을까? 라는. 장일에게 지원은 유일한 빛이고 그렇기에 결코 놓칠 수 없는 그 무엇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그 집착은 나날이 심해질 것 같았다. 그리고, 지원에게 장일은 '친구'였나보다. 장일의 약한 모습을 본 유일한 인물이었고 그래서 조금은 신경이 쓰이는 친구. 어쩌면 그의 배려에 호감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었으나 갑작스런 그의 집착과 찌질함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보여준 무례함과 불쾌함으로 그 호감을 지워버리게 된 것도 같았다.
선우에게 지원은 과거의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휴식을 주는 존재, 가 아닐까 싶었다. 사고가 있고 시력을 잃은 후, 그 누구에게도 진심을 드러내지 못한 채 긴장 속에서 살아가던 선우가, 그 긴장의 끈을 놓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존재- 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마음 편히 웃음을 보이고 장난도 치는. 그리고 지원에게 선우는, 그 순간과 눈동자가 사진처럼 남은 첫사랑. 그리고, 그의 안타까운 사정에 연민으로 시작한 감정은 그와 함께하며 느끼는 그 따뜻함에 동화되어 연민에서 좋아하는 감정으로 서서히 번져나가는 듯 했다. 세상에 대한 편견없이, 오로지 주고받는 대화와 마음으로 서로에 대한 감정을 키워가는 듯 하달까?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집에서 살게해주겠노라는 미래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 장일보다, 그 어떤 미래도 보이지 않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선우에게 끌리는 지원을 보며... '어떻게?' 라는 이성적 판단보다는, 그저 '지원이는 그런 아이구나' 라며 마음이 따뜻해졌던 것 같다. 오래되지 않은 언젠가, 지금껏 누리고 살았던 거 내가 다시 찾을 거라던 그 당당한 미소가 겹쳐지기도 했고.
아무튼, 지원이는 어장관리를 하지 않아서 가장 좋았다. 장일과 선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확연이 다르달까? 선우에게 보여주는 설레임 가득한 눈빛은 보는 내내 설레이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지원의 시선을 따라 보는 선우를 보며 나도 덩달아 설레이게 되는 듯 했고.
장일아, 선우가 점점 기억을 되찾고 있는 거 같아. 혹시, 그게 두려운거니?
10분단위로 변신하는 여자. 이장일 외의 남자의 관심은 필요없는 여자. 미모, 그림, 요리까지 다 끝내주지만 성격은 좀 이상한 여자. 그래서 하마터면 완벽할 뻔 한 여자, 최수미.
선우와 장일의 아슬아슬한 대립을 지켜보던 수미는, 이번에는 선우와 장일을 한 팀으로 묶어 외출을 시켰다. 수미는 어쩌면 심증은 있으나 확증이 없는 것도 같았다. 그래서 그 날 선우를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것이고, 선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하려고 했을 것이다. 또한, 그래서 두 사람을 묶어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피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달까? 무언가는 보았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인가?
또한, '후회하게 해주겠어'라며 시작된 그 감정은 삐뚤어진 애증이 되어 장일을 향한 집착으로 완성되어 가는 듯 했다. 확실한 패가 하나 있다. 더 확실한 패도 이제 곧 손에 들어올 예정이다. 그리고, 예고를 보니 들어오게 된 듯 싶었다. 수미는 선우의 기억이 장일에게 미치는 영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테니까.
쌓아가는 과정- 처럼 느껴졌다. 현재, 이 드라마의 전개가 선우가 복수를 하게되는 이유를 쌓아가는 과정- 이면서, 수미가 장일을 옭아맬 패를 쌓아가는 과정- 처럼 느껴졌다. 왠지, 장일이가 새삼 안쓰러워 지려고 한다. 선우의 복수와 더불어 수미의 본격적인 집착이 시작되면 장일이는 정말 궁지에 몰린 쥐가 되어 근근히 붙들고 있는 이성의 끈을 확실히 놓아버릴 것만 같아서 말이지. 그럼, 또 눈풀린 장일이 볼 수 있는건가?
그래도, 이 두 가지 일은 모두 장일이 자초한 것이다. 선우의 일은 당근이요, 수미가 '후회할 날이 있을거야, 날 이렇게 대한 거.' 라고 말했을 때 '후회할게'라고 했기에 수미가 그 말을 지켜주기 위해서 애증의 감정을 쌓으며 집착을 시작한 거라고 생각하기에;;
아무튼, 수미냔 무섭다.
특히, 장일이 옷이랑 자기 옷이랑 겹쳤을 때....;;;
그리고
1) 문태주의 시점으로 과거는 재구성되었다. 결론은, 진노식의 사랑에 대한 집착이 불러일으킨 오해와 사랑에 대한 믿음이 없던 은애 씨로 인해 벌어진 일들. 문태주는 그럼에도 선우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했다. 아마도, 사랑하는 여인의 아들이기 때문인 듯 싶다. 그 만큼 태주의 은애에 대한 사랑은 깊은 건가? 그러면서도 역시나, 전부터 가진 불안감은 여전하다.
2) 선우의 대사는 중의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간간히 소름돋는다. '나 듣고있었는데' 라는 대사는 진심, 흠칫! 장일이는 'CDP'를 말하고 있다고 여겼겠지만; 더불어, 장일이도 간간히 소름돋는 짓들을 해서 흠칫; 칼로 사과를 잘라 먹는 씬은 또... 돌+I 같았다. 그나저나, 장일이는 CDP 속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지원이라는 거... 알았을까?
3) 용배애비는 자신으로 인해 드리워진 아들냄 인생의 그늘을 드러내주고 인생의 빛을 비춰줄 이들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선우도, 지원이도, 장일에게는 그 어두운 인생에서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구원의 빛이었을텐데... 물론, 선우의 경우는 자신의 손으로 그 빛을 차단해버린 것이지만; 아무튼, 이미 빛을 알았기에, 그 따스함을 알았기에, 이제 유일한 빛인 지원을 향한 장일의 집착은 나날이 심해질 것만 같다. (예고봤음ㅡ.ㅡ;)
4) 금줄이 좋다. 그 집에 있는 네 명 중에서 유일하게 진실을 모르는 아이. 그럼에도 핵심을 콕콕 찝어내는 아이. 그리고, 선우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유일한 아이. 수미의 걱정도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만 100%는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오래도록 선우의 편이 되어주길 바란다.
5) 선우와 장일이 함께하는 씬은 정말 긴장감 제대로다. 헉헉. 뭔가, 공포-스릴러를 보는 그런 기분이랄까? 두 남자의 심리게임- 재밌다. 곧, 선우 방얻어서 나간다던데... 왠지 아쉬... 음, 아니, 그래도 선우는 이제 안전하니까 다행! (이라기엔ㅠㅠㅠ)
너를 만나면 이렇게 좋은데, 나를 들여다 보기도 하는데,
뭔가 화가 다 걷어내지고 정신이 들기도 하는데,
너와 헤어지면 나는 니가 꿈만 같구나.
- 지원 낭독 / 신경숙 '깊은 슬픔' 중 -
6) 솔직히, 멜로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완전 설레임 한가득! 멜로마저 좋다며 홀로 난리도 아니었다나 뭐라나; 설레이고 아련하고. 특히, 엘리베이터씬은 왠지 모를 뭉클함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후아-.
7) 선우는 지원을 '헤밍씨'라고 부른다. '헤밍웨이'의 줄임말. 선우는 지원의 목소리에서 빛을 찾은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원 앞에서 긴장의 끈을 놓고 본래의 따뜻하고 밝은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는 듯 했고. 눈이 보이지 않게되며 다른 감각들이 살아난 선우는, 눈이 보일 때보다 더 사람의 진심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된 것은 아닐까... 뭐 그런. 보이지않는 것들이 보이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그 것이 진실찾기 그리고 지원, 인 듯 싶다.
8) 선우가 나중에 눈을 뜨게되면 지원이를 알아볼까? 어떻게 알아볼까? 목소리? 좋은냄새? 그 전에, 헤밍씨 이름을 물어보기는 할까? 어쩐지 안물어볼 것 같다. 그래야, 훗날 더 아련해질거고.. 그 전에, '헤밍씨'의 목소리와 느낌과 함께하는 순간 속에서 빛을 보고 휴식을 얻게된 선우에게 헤밍씨의 '이름'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 것 같아서. 그 어떤 이름이란 껍데기를 가졌든 선우에게 헤밍씨는 헤밍씨일 뿐이니까.
9) 지원이 읽어주는 책 구절 구절이 모두 극 중 상황의 어느 부분과 연결되어서 놀라워하는 중이다.
10) 간략하게 쓰려고 했으나 내 버릇 누구 못줘서 오늘도 길게. 그러나, 분명 더 하고싶은 말들이 있었는데 전혀 기억이 안난다는 안타까운 진실.
11) 아, 용춘아제 일내신다. 뜬금없는 추격전의 이유는 선우를 향한 진회장의 시선이 그저 옛 약혼녀에 대한 그리움, 그래서 태주에 대한 분노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려는 찰나, 선우도 어떤 액션을 취하게 만들기위한 뭐 그런 것 같다. 이렇게, 선우와 진회장이 직접 연결이 되려나보다.
12) 선우와 지원, 장일과 지원이 각자 함께하는 씬은 빛- 에서도 차이가 난다. 선우와 지원은 대부분 햇빛- 이 잘 드는 그런 따스하고 포근한 느낌이라면, 장일과 지원은 어둠, 실내, 야외라도 어쩐지 흐린- 뭐 그런 따뜻한 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그런 느낌. 지원이 헤어스타일도 그러하고.
13) 선우가 장일이에게 준 선물은 독서대와 목침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장일이는 그 것들을 버렸다고. 그 이야기를 듣는 선우의 표정은 굉장히 허탈하고 씁쓸하고 쓸쓸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 날, 선우가 열이 오른 것은 장일과 위험한 동거를 시작한 후로 계속된 긴장감과 추운데 밖에서 오래 있었던 것, 그리고 장일에 대한 실망감들이 겹쳐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다.
끝으로
어제 공홈에 올라온 사진.
아마도 6회 엔딩을 촬영하던 때의 휴식시간인 듯 싶은데, 너무 이뻐서 저장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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