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공주의 남자 16회) 수양, 피를 밟고 왕좌에 오르다-.

도희(dh) 2011. 9. 9. 13:46

드라마 : 공주의 남자 16회

목욕재계 후 정갈한 마음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려고했지만, 직전에 봤던 단막극 리뷰를 왜 굳이 그 시간에 써야만한다고 생각했는지, 그러다가 문득 시간이 되어 부랴부랴 시청하게 되었답니다. 그 단막극 리뷰는 11일에 올라갈 예정이랍니다.

수많은 이들의 피를 밟고서 수양대군은 드디어 왕이 되었고. 승유의 복수심은 더 불타오르며. 세령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 그려지던 '공주의 남자' 16회. 그리고, 이제 8회차 남았습니다.




1. 수양, 왕이 되다-.

난 참으로 많은 사람을 죽게하고 이 자리에 올랐습니다. 스스로 수백번 수천번을 되물었어요.
어찌 그 자리에 오르고 싶은 것이냐, 그 자리의 무엇이 그리 너의 피를 들끓게 하였느냐.
- 수양대군 -

 

드라마 시작부터 "난 왕이 될꺼야~♬" 를 외치던 수양대군은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밟고서 어린 조카를 쫓아내며 드디어 왕이 되었어요. 조촐해보이는 즉위식은 그가 정당한 방법으로 왕이 되지않았음을 말하는 듯 했고, 공신들과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서 그동안 끊임없이 고민했으나 답을 찾을 수 없었던 그 것을 말하며, 원하는 자리에 올랐으나 그 것이 끝이 아님을 말하는 듯도 싶더랍니다.  

명분없이 왕이되었으나 그 명분을 찾아야만 하는, 그렇기에 스스로에게 답이 없는 질문을 끝없이 되물었고, 가족들에게만은 이해받고 싶은 수양은 '너희들 때문이다' 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있었어요. 그 것을 세령이 정확히 꼬집으며 그를 뜨끔거리게 했지만, 수양대군은 끝없이 포장하려고 들겠죠.  그러면서도 수양대군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나아가는 인물이었답니다.

이 드라마 속의 수양대군은 그저 자신의 욕망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면서도 결국 그 욕망에 충실한, 욕망의 실현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 인간이었어요. 그렇게 가파른 길을 숨가쁘게 올라가 드디어 그 정상에 서게 된 수양대군에게는 지금까지 두려움은 없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제 정상에 서서 숨을 고르는 수양대군은 더이상 오를 곳 없이 그저 지켜야만 하는 것이 생겼기에, 지금까지 없던 두려움과 불안감을 끌어안고 지금까지보다 더 잔혹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랍니다. 수많은 이들의 피를 밟고 오른 왕좌를 지키기위해 더 많은 피를 뿌리지 않을까, 싶은.

 



2. 세령의 반발-.

공주 책봉따위는 받지않을 겁니다. 치욕스런 공주따위 절대 되지않을 것입니다.
이 나라의 공주는 경혜공주마마 한 분 뿐이십니다.
- 세령 -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이 쌓이며 등을 보이지만 아버지이기에 완전히 등을 돌리지도 못한 채 서있던 세령은, 아버지 수양대군이 결국 어린 조카를 쫓아내고 그 자리에 앉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혹시나 싶었던 아버지에 대한 실낱같은 믿음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수양대군이 왕이 되었다는 사실을 그저 기뻐하는 어머니와 세정, 아버지의 행동이 옳지못하다고 여기지만 용기가 없기에 그저 받아들이고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버지처럼 되진 않겠다는 숭과 달리, 세령은 처음부터 못마땅한 기색을 보이더니 결국 아버지의 양심을 콕콕 찌츨 수 있는 옳은 말들을 쏟아내고 말았답니다.

그렇게 세령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어요. 물론, 현재 세령이 할 수있는 일이라곤 이렇게 제 목소리를 내며 누구도 하지 못하는 옳은 소리로 아버지의 마지막 양심을 끝없이 자극하고, 공주책봉을 거부하는 것 외엔 없는 듯 싶었지만요. 하지만, 결국 공주책봉을 받게되겠죠. 그래야 승유가 '공주의 남자'가 되는 것일테니까! (;;)

남은 8회차동안 세령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게 될지도 기대되고 있어요. 왕의 자리를 지키기위해 더 많은 피를 뿌리려는 아버지 수양대군을 보며 또 어떤 마음이 들까, 싶기도 하고. 이 아이도 갈등이 참 많은 듯 싶더랍니다. 수양대군이 어떤 사람이든, 그래서 얼마나 배신감을 느끼고 또 실망을 하게되든, 세령이에게 그는 아버지니까요.



3. 승유의 길-.

수양을 죽여야 내가 죽을 수 있소.
- 승유 -

 

이 아이는 자각이라기 보다는 그저 복수의 화신이 되어 살아가려고 하는 듯 싶었어요. 자신의 검에 사람들의 피를 뭍히는 것으로 말이죠. 그리고 그런 승유를 안쓰럽게 지켜보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만류하려고 하고 있었어요. 결국, 그 복수심은 승유마저 망가뜨릴 것을 알고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그저 모두 잊고 그가 어떻게든 살아가길 원하는 듯 했달까?

눈물의 재회를 마친 스승 이개는 자신이 대신 나설테니 복수를 관두라고 말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승유는 거절했어요.  이 아이의 복수는 대의니 뭐니,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그저 내 아버지와 가족들과 가문을 몰살시킨 최종보스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일 뿐. 그렇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승유는 그렇게 자신의 길을 걷겠노라 했답니다.

복수의 성취감은 곧 사라지고 결국 자신마저 망가지게 된다는 것을 승유는 이미 알고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럼에도 검에 피를 뭍히는 것으로 서서히 수양을 옳아매고 그렇게 결국 수양을 죽이는 것으로 복수를 마무리 하고싶어하는 승유는, 이미 죽기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버렸답니다. 그렇게, 모두 잊고 살아가라는 꿈같은 이야기를 마음 깊은 곳에 뭍어두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어요.

모든 것을 잃었기에, 더이상 잃을 것이 없기에 뒤를 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승유가 형수님과 아강이와 재회하면 더이상 죽기위해 살아가진 않을 듯도 싶어요. 그리고, 승유를 살리기위해 살아가는 세령이 승유를 찾아간 것은 아마, 그에게 삶의 의지를 주기위해서가 아닌가, 싶더랍니다. 17회 미리보기를 봐도 그렇고-.




4. 재회-.

너, 차라리 그 여자랑 도망가라. 
어디든가서 다 잊고 그 여자랑 살섞고 자식키우면서 살아.
- 조석주-

 

승유가 마포나루에 있다는 것을 알게되며 입궁날 아침일찍 그 곳으로 향해버린 세령. 뭐, 승유랑 살기위해 가는 건 아니었고 아무리 거부해도 결국은 공주책봉을 받게될 것이고 그렇게되면 행동에 제약이 생기기에 마지막으로 승유에게 찾아간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죽기위해 살아가는 그에게 살고싶은 의지를 심어주기 위한 발걸음인 듯 했달까? 잘 지내나 보고싶은 마음도 있었을테고.

면이의 등장과 왕노걸과의 엇갈림 등등으로 어쩐지 빙옥관으로 향하는 승유의 발길을 잡는 이는 세령이가 되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그렇게 15회 초반에 안타깝게 헤어진 연인은 16회 마지막이 되어서야 겨우 만나며 애절한 눈빛을 교환하고 말더랍니다.

그렇게 무식하고 험악하게 세령을 대하던 승유가 목숨까지 바쳐가며 자신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던 세령과 재회한 후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런지-; 전처럼 험악하게 대하기에는 애심(愛心)이 용납하지 못할테고, 다정하게 대하기에는 복수심이 용납하지 못할테니, 차도남 버젼으로 나가시려나? (;)




5. 그리고-.

1) 상왕이 되어 궐을 떠나는 어린 왕을 보고있노라니 어찌나 짠하고 안쓰럽던지-;
2) 승유와 스승의 재회씬. 왠지 슬프고 웃기고(먄;).. 그랬어요. 흠, 눈물 찔끔 흘리기도 했고;;
3) 면이는 부마가 되고싶었구나? 하긴, 승유 부마된다고 자랑했을 때 부러워서 표정이 굳었었지;;
4) 주인을 물어버린 칠구는 역으로 기르던 개한테 물렸고, 또 주인물러 면이 대동해서 행차-!
5) ...어찌되었든 난 칠구만 나오면 애정모드-. 이 일을 어쩌랴;;
6) 수양대군은 싫은데 김영철씨는 좋은.
7) 수양대군은 그래도 사람을 모으는 재주는 있었던 것 같아요. 혼자 힘으로 왕이 될 순 없었을테니.
8) 확증은 없으나 심증은 있는 면이. 어쩌면 잠시 머뭇거리게 된 건 아닌가, 싶었어요.
9) 둘 다 부상의 원인은 잠시나마 머뭇거린 찰나의 순간, 덕분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 말이죠.
10) 배신부자의 캐릭터를 조금만 더 섬세히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더랍니다.
11) 숭이는 결국 왕이 되질 못하죠. 숭이가 왕이 되었다면 어떤 왕이 되었을까, 싶었던 순간.


12) 공남 깜짝엔딩이 뭔가, 싶었는데 3초 예고가 있었군요. 허허... 이건 뭔가요ㅡ.ㅡ;;;; (11 09 09 Pm.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