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공주의 남자 14회)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도희(dh) 2011. 9. 2. 11:46

드라마 : 공주의 남자 14회

순조롭게 진행되던 세령이와 면이의 혼례.   금성대군과 공주부부의 합작품인 소소한(?) 음모도 있었지만 그 것은 이미 수양대군이 눈치채고 덫을 놓은 상태였으니 혼례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렇기에 이렇게 쭉 가면 자칫 '추노2'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허술했으나 운이 참 좋았던 승유의 세령납치극 덕분에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세령을 납치한 승유와 승유가 살아있음을 알게된 세령의 여전하기에 더 애절한 사랑과 세령을 되찾으려는 수양 및 면이의 이야기가 그려진 '공주의 남자 14회' 였어요.


참으로 감사합니다. 살아있어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 세령

혼례 직전 납치당한 세령은 그로인해 승유가 살아있으며 자신을 납치한 (감사한) 사람이 바로 승유라는 것을 알게되며 큰 충격에 휩쌓였어요. 그리고 그 충격이 조금 가시고나니 그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었죠. 문득, 장터에서 대길이 발견한 후의 언년이의 '캄싸합니다!' 나레이션이 떠올랐던;

그리고 어머니 윤씨부인의 평에 의하면 강단있는 이 아가씨 세령은  자신을 찾으러 온 면이가 자신이 숨어있는 장소를 눈치챌까 전전긍긍거리는 것은 물론이요, 은신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미처 주위를 살피지 못한 승유로 인해 들킬 뻔한 걸 재빠르게 막아내는 등등, 마음만 먹으면 도망칠 수 있었지만 그러지않은 채 자의로 승유의 곁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 수양대군을 죽이기위한 미끼로 자신을 잡아두고 있는 승유의 분노와 상처와 아픔이 제 것인양 온전히 받아들이는 세령은,  그 분노의 칼끝이 오로지 자신에게만 향하고 그 끝에서 그가 조금은 덜 아팠으면 했어요. 아마, 세령이 승유의 칼이 온전히 자신에게만 향하길 바라는 것은 아무리 미워도 아버지이기에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더이상 승유가 스스로에게 상처주는 행동을 하며 위험을 자초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들이 섞인 것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그렇게 세령은 승유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기에 그가 어떻게들 살아남길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승유를 감싸안아주고 있었답니다.

원망스럽고 또 밉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승유를 살려달라는 자신의 간곡 살벌한 협박에 마음을 돌려 그를 살려줬노라는 아버지에게 조금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랬기에 아버지의 뜻에 따라 면이와 혼례를 치르기로 했던 세령은, 자신이 미처 보지못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승유로 인해 알게되었고 그렇게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믿음이 깨지며 그 배신감은 몇십배의 충격이 되어 세령에게 다가온 듯 싶었답니다.   이렇게 세령이 아버지 수양대군에게 반기를 들게되는 이유는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어요.

지켜주는 사랑을 택한 이 아이는 자신의 사랑을 감추지않고 온전히 상대에게 보여주며 상대를 지켜주고 있었어요. 긴급한 상황에서의 세령의 선택. 뭐, 주인공이니 아직까지 생명에 지장은 없을테고, 몸을 추스리면 본격적으로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따라 자신의 길을 걸으려고 하지않을까, 싶더랍니다.

니가 아는 김승유는 이 세상에 없어 : 승유

언뜻보면 참 계획성없이 즉흥적으로 행동해서 행운의 여신이 아주 잠시만 한눈 팔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를 승유의 행동은, 전 날 말했듯이 현재의 감정에 충실했던 그의 성격이 참 일관성있게 나아가며 지금의 행동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편이에요. 게다가 현재 그가 처해있는 현실이 어디 차분히 앉아서 마음추스리며 복수를 다짐하고 계획성있게 나아가기에는 꽤나 절망적이었거든요.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우연히 들은 공칠구와 조석주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무대포 정신으로 세령을 납치한 승유는 그 덕분에 알바 몇일 만에 짤리고 언제 봐뒀는지 모를 집에 세령을 데리고가서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오로지 복수를 위해 움직이겠노라 다짐하며 세령을 납치했지만, 자신의 분노를 감싸안아주는 세령의 그 온전한 마음과 잘라내지 못한 세령에 대한 자신의 마음으로 꽤나 혼란스러운 듯 싶었어요, 승유는. 그래서 그 감정이 되살아나려고 꿈틀거릴 때마다 매우(!) 거칠게 쟤가 왜저러나 싶게 세령을 대하고 있었고, 세령은 그런 승유의 행동을 보며 다 안다는 듯이 또 받아들이니 승유는 저 혼자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답니다. 뭔가, 심통난 꼬마 같았어요, 이 날의 승유는. (어이어이;)

세령이 오로지 승유를 살리기위해서 그리고 그의 손에 죽기위해서 살아간다면, 승유가 지금 살아있는 이유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이유는 오로지 복수였어요. 그렇기에 이제라도 복수를 관두고 남아있는 가족들과 멀리 떠나 행복하게 살아달라는 세령의 간곡한 애원에 더욱 분노할 수 밖에 없지않았을까, 싶더랍니다.   게다가,  이미 죽었다고 믿고있는 가족이 살아있노라는 세령의 말을 곱게 받아들이며 '정말?' 요러기엔 승유의 마음은 암흑투성이었구요.

사랑을 잘라내고, 사랑하지 않는다, 라며 마음을 다잡고서 복수를 감행하지만 이미 덫에 빠져버린 승유는... 결정적인 순간 세령의 선택에 의해서 다시 한 번 목숨을 구하게 되었답니다.  이미 한 번 세령이 스스로의 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했다는 증거를 발견하게되며 멈칫거린 그였는데 또다시, 그 것도 이번에는 눈 앞에서 펼쳐졌으니 정말 휘청거리게 될 듯 싶기도 했구요. 함께 탈출하길 바라지만 어차피 그녀의 아비와 약혼자가 있으니 죽진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놔두고 혼자 달아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혼자 빠져나가기도 좀 힘든 상황일테니 혼란을 틈타 재빨리 달아나야 할 듯 싶었거든요.

다행히 복면은 쓰고있었으니 그들 쪽에서 승유의 정체는 모를테고,  세령이가 말하지도 않을테고.  이 날의 일을 거울삼아 그 분노를 조금 삭히며 훗날을 좀 더 계획성있게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더랍니다, 승유에게.


그리고-

1) 밤마실 다녀 온 승유가 자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는 세령을 보며, 왠지 승유가 저 대사 한번 쳐줄 것만 같았어요. 전에 '가문의 영광'에서 강석이가 자고있는 자신을 차마 깨우지 못한 채 머뭇거리며 물끄러미 바라보는 단아에게 툭 던진 말이었는데 왠지 오글거려서 기억에 남아있었어요. 뭐, 그 드라마의 대사 90%는 오글거렸지만-ㅋㅋ

2) 인정사정 없는 냉혈한이지만 딸바보 수양대군의 캐릭터가 완성되는 회였던 것 같아요. 사실 보여지는 성격대로라면 딸 하나 희생하면 그만이었을텐데 그러지 않고 나갔으니 말이죠. 물론, 옷 안에 갑옷 챙겨입고 군사들을 잠복시키긴 했지만요;   아무튼, 형제 조카들은 물론 마음에 안든다면 제 편들까지 다 죽일 수 있지만 제 식솔은 귀한 사람. 그런 사람이었어요, 수양대군은. 그런 그를 알기에 신숙주는 필사적으로 수양대군과 사돈을 맺음으로서 그의 가족이 되려고 하는 것이었을테고. 역사적으로 수양대군에 대한 다른 이들의 복수는 실패. 하지만, 그가 귀하게 여기는 식솔들이 하나 둘 그를 떠나며 홀로 남게하는 것이 그에 대한 복수가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네요.

3) 헝크러진 머리에 그지넝마같은 옷을 입은 세령이가 왠지 더 이쁘게 느껴지는 건, 뭘까요?

4) 어쩐지 세령이가 돌아와도 면이와의 혼례는 이미 물건너 갔을 듯 해요. 아버지에게 배신당한 걸 알게되며 뭔가 필사적으로 거부하게 될 것 같거든요. 면이는 가엾지만, 세령이 화이팅!

5) 이러나 저러나 금성대군은 잡혀갈 팔자. 그래도 혼례식날 거사가 엎어져서 종이와 경혜공주는 그 덫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 날 정상적으로 혼례가 치뤄지는 상황에서 그 일을 했다면 싸그리 엮일 수 있었으니까요;

6) 금성대군 패거리의 배신남은 결국 돈만 먹고 튄 거군요-;

7) 공칠구가 등장하지 않았어요ㅠ 직전에 '큐피드 팩토리' 복습하면서 '이희준 배우 꺄아~♡' 요런 모드로 시청을 시작했는데 안나와서 왠지 속상, 했다고 말하기엔... 승유랑 세령이에게 너무 집중해서 몰랐고, 끝나고나서야 알았어요. 안나왔어! 라며; (...주연이 아닌 쩌리조연이라는 걸 자각하렴ㅠ;)

8) 세령이 엄마 윤씨부인은 훗날 남편 수양대군의 업보로 자식들이 다치는 것때문에 결국 수양대군에게서 등을 돌린다고 해요.   어쩐지 그 결과에 대한 과정도 조금씩 그려지는 듯 싶더랍니다.   윤씨부인은 초반 모성애는 죽끓여드신 것처럼 엄격하고 냉혹해보였지만 근래들어 모성애가 조금씩 발동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여지고 있어요. 이 어머니, 왠지 겉으론 멀정한데 마음은 이미 너덜너덜 해지기 일보직전은 아닐까 싶기도 했고.

9) 새삼 느꼈지만 수양대군네 집 남자들은 세령바보인 듯; 거부할 수 없는 세령의 매력, 이란 건가?

10) 승유를 언뜻 보고 설마거리는 종이를 보며... 맞으니까 쫓아가! 라고 마음으로 외쳤지만, 설마, 요러고 말던;

11) 사실, 미리보기를 보고 엔딩을 예상하긴 했어요. 예상했는데도 꽤 안타까웠던. 그보다 보통 드라마의 미리보기는 드라마 초중반까지만 말해주는데, 공주의 남자 미리보기는 결말까지 예측하게 만들어주는 듯. 게다가, 가끔 예고에는 엔딩장면까지 보여주고;; 뭐하자는 거임ㅡ.ㅡ? ㅋㅋ

12)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꽤 지루하게 봤어요. 흠, 비와 아기고양이와 김지수씨만 기억나는. 그래도 한 몇년 후에 보게되면 또 다르게 보이지않을까, 싶은 영화이기도 하구요.

13) 이상입니다. 오늘도 날씨가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