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공주의 남자 11회) 그럼에도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

도희(dh) 2011. 8. 25. 18:00

드라마 : 공주의 남자 11회

계유정난 그 후, 살아남은 혹은 살아있는 그들이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가 그려진 '공주의 남자' 11회였어요. 10회까지가 스스로가 물살에 휩쓸린지도 모른 채 휩쓸려 그저 떠내려 온 이야기라면, 11회부터는 그 물살을 어떻게 해서든 거슬러 올라가보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이미 정해진 역사적 사실마저 거슬릴 수는 없겠지만요. (ㅠ)


제 이름은 이세령입니다.
부디 살아남아 저를 죽이러 와 주십시요.
스승님의 손에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저 해맑고 순수하게 한 남자를 사랑하던 소녀는 그 남자의 비극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잃었고 그 남자를 살리기위해 제 목숨과 인생을 통째로 거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을 미워하는 그 남자를 찾아가 그 남자가 꼭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며, 자신만의 방식대로 지켜주는 사랑을 택하게 되고, 그렇게 더이상 순수하지도 해맑을 수도 없는, 여인이 되어버렸어요.

그렇게, 김승유라는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또 사랑하고 있는 세령의 세계가 넓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저 김승유라는 한 남자만 살리고 싶었던 세령은, 그 남자의 가족을 돌아보게 되었고, 그 가족의 비극과 아픔을 보며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새삼 실감하게 되어버린 듯 싶었거든요. 자신은 그저 사랑을 잃어 아픈 것이지만, 그 사람과 당사자들은 삶을 송두리째로 빼앗겼다는 것을 말이죠.

그렇게 세령은 조금씩 성장하게되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며 그녀의 세계가 넓어질 듯 싶었어요. 시작은 김승유라는 한 남자에 대한 사랑이었으나 김승유라는 한 남자에 대한 마음이 깊어질 수록 그 남자의 가족들, 그리고 주변과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조금씩 관심을 갖게되며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깨닫게되며 성장하게 될 듯 싶었거든요.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종의 팬질과 비슷한 것 아닐런지; ...그럼, 세령이는 승유빠? (어이;)

아버지 수양대군과의 약속으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결혼까지 앞둔 세령이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하게될지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그런 결정을 하게되는 과정과 이유가 지금까지처럼 차근차근, 공감되게 잘 그려졌으면 싶어요. 어쩐지 지금처럼이라면 그녀가 그저 사랑때문에 가족에게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줄 듯 싶었거든요.

내 손으로 너와 니 아비의 숨통을 끊어줄 것이야.
갈갈이 찢어줄 것이야! 

 

가족과 사랑과 우정, 그 모든 것을 하룻 밤에 모조리 잃은 승유는 삶에 대한 의욕이 없었어요. 미치지 못해서 제정신으로 있는 것이 괴롭고, 죽지못해 살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해야할까? 삶에 대한 의욕이 없는 것에 비해서 타고난 불사신 승유는 끊임없이 살아남으며 결국은 침몰되는 배 안에서도 우연스레 자신과 같은 수갑을 찬 조석주(김뢰하)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살아남게되며 불사신의 전설을 이어가고 있었답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반응을 보이지않는 승유가 반응을 보일 때는 원수가 눈 앞에 있을 때. 그 순간만큼은 불타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앞뒤 안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주변사람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었거든요. 현재, 승유의 눈 앞에 나타나서 그의 복수심을 활활 불태운 인물은 세령과 함귀.

세령은 자신을 죽이려다 미수에 그친 승유에게 '부디 살아남아 나를 죽이러 와달라'고 말함으로서 승유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주었고, 함귀는 결국 복수에 눈 뒤집힌 승유가 죽이게 되었어요. 그렇게 승유는 함귀를 죽임으로서 첫번째 복수 완료. 그리고, 원수에게만 반응을 보이는 승유가 앞으로 살아가는 이유는 오로지 복수, 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싶더랍니다.

 

그리고-.

1) 승유와 앞으로 함께하게 될 패거리들. 조석주 외에는 뭔가 참 신뢰가 안가는 어수선함에 귀엽기도 하고 불안하기도하고, 그렇더랍니다.  아무튼, 그 패거리들이 이제 승유의 새로운 친구들이 되어 승유의 복수에 동참하게 되겠죠? 모쪼록 잘 지내셨음 싶습니다! ...예고의 기생언니들도!

2) 나 한목숨 살기위해서 난리치는 사람들을 보며,  살고자하는 사람의 의지는 저토록 강한 것,  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답니다. 아무튼, 마음이 좀 그랬어요.  그렇게 살아남았지만 결국 주조연 외엔 바다에서 모조리 떼죽음. 그보다도, 죄인들을 호송하기 위해서 배에 탄 관리자들은 또 무슨 죄인가, 싶기도 했고. 그들도 처자식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을텐데...(ㅠ)

3) 완전히 악해질 수 없어, 가문 뒤에, 운명 뒤에 숨어있는 신면도 어쩐지 가여웠어요.   게다가 이틀동안 승유와 세령에게 직격타를 맞아서 휘청이는 것도 안쓰러웠고. 돕고싶은데 선뜻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러던지 승유를 위해 목숨까지 걸 수 있는 세령의 사랑을 한 평생 지켜봐야만 하는 약혼자로서의 마음도 안타깝고. 이래저래 가여운 아이.

4) 안평을 죽일 계획이 성공한 후,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는 수양이라니!!! 비열해요. 재섭써요! 게다가, 안평 죽이기로 결정난 후  울컥+버럭질하는 금성에게 '니 맘 나도 잘 안다' 라고 말할 때  '헐ㅡ.ㅡ;' 요런 마음으로 봤더랬지요.

5) 세령이가 아강이랑 형수님 도와준 거 수양에게 들켰을 때, 왠지 불안했어요.  수양이 해코지 할까봐!  그보다 반항기에 들어간 세령이는 아버지 앞에서 그저 당당하십니다. 나 승유 만나고 왔음요, 저분들은 승유네 가족들임요, 이러면서. 아버지 너님이 나한테 뭐라할만한 그런 사람임? 요런 느낌?

6) 정종의 로맨틱 이벤트로 살짝 두근거린 듯한 경혜공주. 그렇게 부부의 평화롭고 행복한 한 때, 비극은 찾아왔답니다. 어찌되었든, 함께하는 동안이라도 사랑을 할 수 있길...

7) 승유의 미역머리 등장. 미리 공개된 스틸컷보다는 영상이 훨 낫긴하네요. 벌써 적응이 되어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8) 세령이가 승유 죽음 소식을 들은 후 아버지의 음모란 걸 눈치채며 더 큰 반항도 하고 좀 더 슬퍼도 하며 가끔 엇갈리듯 스치며 아련한 분위기도 조성해주고, 그랬음 싶은데... 승유는 벌써 한양으로 돌아오는 거군요. 그래도 살아있는 거 들키면 안될테니까 한동안은 죽은 사람으로 지낼 듯도 싶고. 그 전에, 난 한양에 이리 빨리 돌아올 줄 몰랐습니다.

9) 죄수복들 무슨 황토방 찜질복 같았어요. 색깔이. 그런데, 승유랑 조석주만 그 중에서 옷색깔이 살짝 다름. 역시, 주연급과 주연 서포터해줄 조연이라 찜질복 색부터 차별화 둔 것인가? ....라는 뻘생각;

10) 함귀는 괜히 신중떨다가 죽은 거네요. 어쩐지 이날따라 별로 중요해 보이지도 않았고, 그동안 존재감도 그닥 없었고, 대사도 별로없는 함귀에게 대사도 많이주고, 원샷도 많이 주더라니;;   ...김종서를 제 칼로 베는 순간 승유의 복수 1순위로 내정되며 죽음은 정해져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12) 이상, 잡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