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공주의 남자 10회
벌써, 10회입니다. 이 드라마의 제작소식과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가, 그리고 첫 티져예고를 보며 설레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 드라마에 집중도 안하면서 간간히 상황을 묻는다거나 코멘트를 달아가며 감정몰입을 방해하는 동생 덕에 제대로 몰입해서 보지못했지만, 그래도 안타깝게 그리고 슬프게 시청했어요.
계유정난 그 후, 정권을 장악한 수양무리에 대적하는 반 수양세력의 등장. 그리고, 승유를 살리고자 하는 세령의 모습이 그려졌던 '공주의 남자' 10회였습니다.
1. 길잃은 마음-.
나한텐 왜 아무런 힘이 없을까?
도저히 그 분을 살릴 방법이 없어.
- 세령 -
그 밤, 죽은 줄로 알았던 승유가 살아있음을에 안도할 찰나도 없이 아버지 수양대군에게 잡혀 죽을 날을 받아놓은 승유. 세령은 그런 승유를 살리고싶은 마음에 어찌할 줄을 몰라하고 있었어요. 어떻게해서든 그를 살리고 싶으나 언제나와 같이 그녀에게는 그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그 힘이 없었거든요.
보고싶지 않았기에 보이지 않았고 믿고싶지 않았기에 믿지 않았던 진실들을 직접 보고 겪게되며, 자신이 믿었던 사람과 그가 믿었던 사람 모두 그를 죽이려는 것을 알게되고, 그렇게, 이젠 그누구에게 매달려 울며 애원해도 그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세령이 선택한 방법은, 전처럼 그저 눈물로 지킬 수 있을지 모를 약속을 하며 그저 애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목숨을 건 협박이었어요. 그 방법이 먹히면 그를 살리는 것이고 먹히지 않는다면 자신또한 그를 따라 이 세상을 떠나면 된다는 듯한, 확고한 결심.
어찌 그리 지독한 연정을 가슴에 품은게야.
- 윤씨부인 -
그리고 그런 세령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그리 편치많은 않은 듯 했어요. 승유에 대한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는 세령을 혹독하고 매섭게 대하던 윤씨부인은 결국, 그 지독한 연정에 울부짖는 딸을 보며 함께 무너져 내리는 듯 했거든요.
세령의 뺨을 때려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하려던 윤씨부인이 세령의 우는 얼굴을 보며 차마 어쩌지 못한 채 세령을 부둥켜안고 주저앉는 모습에서 왠지 마음이 덜컹거리며 코끝이 찡해지며 눈시울이 붉어질 뻔 했으나, 그 순간 동생이 '세정이가 혼담 이야기만 세령이한테 안했어도 세령이가 저리 힘들지 않았을거다' 라는 말을 하는 순간 맞장구치다가 그 덜컹거리는 감정이 쏙-, 들어갔다나 뭐라나; (...;)
아무튼, 늘 천방지축 큰딸 세령에게 엄하게만 대해서 저 것이 딸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겠지만 그래도 너무 엄하잖아, 스러웠던 윤씨부인은 엄마였어요. 곱게 그리고 귀하게 키운 딸이 그 지독한 연정에 아파하며 울부짖는 모습을 보며 더이상 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그 마음을 안타까워하며 함께 울어주는, 엄마. 함께 아파해줄 수는 있으나 그 마음을 들어줄 수 없기에 접으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목숨을 건 딸의 협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지켜보다가 결국은 나를 먼저 죽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엄마.
수양의 곁에서 그를 응원하는 아내이자 파트너 같았던 윤씨부인은 훗날, 수양의 욕망으로 인해서 자식들이 다치게되며 등을 돌리게 된다고 해요. 그리고 이 날 보여준 윤씨부인의 모습은 그 훗날의 선택의 시작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자타공인 세령을 애지중지 어여삐 여기는 수양대군은 그 딸을 어여삐 여기는 것과는 별개로 그 딸의 연정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이루는 인물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 욕망을 실현시키기위한 첫번째 단계에서 딸에게만은 숨기고 싶었던 자신의 정체(;)를 들키며 잠시나마 눈빛이 흔들리며 휘청거리게도 되죠.
그리고 그는 생각해요. 세령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는 그 김승유를 꼭 제거해야만 한다고. 김종서의 아들이어서이기도 하지만 세령의 연인이기에 더더욱 죽여야만 한다고 수양대군은 생각하는 듯 싶었거든요. 그러나 상상이상으로 깊고도 깊은 연정을 품고있는 세령의 목숨을 건 협박에 그는 아주 잠시나마 흔들리게되고 또 고민하게 되는 듯 싶었어요. 그러나,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 전에 한 나라의 왕좌를 탐내는 그는 딸에게 휘둘릴 수 없는 사람이기도 했죠.
결과적으로 반수양세력에 힘입은 단종의 어명으로 인해서 승유 외 여러사람들은 목숨을 구했고, 수양은 세령에게 '너 때문에 살려줬다' 라는 거짓말을 입에 침도 안바르고 잘도 하시더랍니다. 딸 앞에서 자존심은 제대로 세우고 싶으셨었나봐요, 수양대군. 하지만, 그렇게 세령을 안심시킨 수양은 또다시 승유를 죽일 방법을 모색하더랍니다.
...아버지
- 승유 -
너무나 끔찍해서 이 모든 것이 그저 꿈이었으면 싶을 승유는, 저잣거리에 걸린 아버지의 목을 보고서 수양대군에 대한 복수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의 집을 찾아가 그를 죽이려는 순간, 자신의 연인이 바로 수양대군이 애지중지하는 장녀라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그렇게 하나 하나 단계별로 찾아와도 그 충격이 어마어마할 일들이 한 순간에 그에게 휘몰아치고 말았죠. 친구의 배신, 아버지와 형제의 죽음, 그리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연인은 원수의 딸. 게다가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승승장구하는 원수를 어찌할 방법도 없는 현실. 그렇게 승유는 서서히 정신줄을 놓아가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쉽지않은 듯 싶더랍니다. 꿈에서 깨어나려는 듯 눈을 뜨면 그 지독한 현실이 더 깊이 가슴에 박히고, 정신줄을 놓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또렷해지는 듯 했으니까요.
결국 형장에 끌려와 이슬이 되어 사라지려는 찰나,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제 모든 것이 끝이구나, 라는. 요 일년 사이에 죽을 고비는 무수히도 많았으나 여차저차 잘도 살아남은 내 끈질긴 목숨도 이제 끝이구나, 라는? 이리 죽기위해 그동안 그렇게나 살아남았구나, 싶기도 했을테고.
아무튼, 역시나 끈질긴 목숨의 승유는 또다시 살아남았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늘 위의 태양을 바라보며 그는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난 역시 불사신! 요런? (...죄송;) 살아남았기에 훗날을 도모할 수 있음에 대한 희망을 보았을까, 죽을 수도 없는 운명에 대한 절망을 보았을까...;
해맑았던 사랑은 지독한 애증으로 변하고...
승유가 죽지않고 살았고 다음 날 강화로 유배를 가게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세령은, 온종일 시위하느라 몸살이 난 몸을 이끌고 승유를 찾아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승유를 살리기엔 아무런 힘이 없었지만 승유를 보기엔 '수양대군의 여식'이란 엄청난 배경이 있기에 세령은 그리 힘을 들이지 않은 채 그를 만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승유는, 세령과의 만남을 예상해서인지, 요주의 인물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독방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렇게 모든 비밀이 밝혀진 상태에서 승유와 세령은 재회하게 되었답니다.
왜, 인지는 모르겠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저는 어쩐지 이 상황에서 세령과 승유가 한번은 더 만났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극을 바라봤어요. 왠지, 만나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1차 시도에서 스스로 걸음을 멈춘 세령을 보며 안타까웠고, 2차 시도에서 결국 그를 향해 나아가는 세령을 보며 두 사람의 재회에서 과연 일이 일어날까, 라는 궁금증이 일었죠.
승유를 찾는 세령을 보며 '이제 안만난다더니 또 가네?' 라는 동생. 그리고, '마지막이니까' 라고 대답하며 안타깝게 바라본 저. 그리고 승유의 반응. 그들의 만남이 어떤 형태일까, 궁금했지만 그 어떤 반응도 예상하지 못한 저로서는 '!!!'요런 상태로 그저 멍하니 바라봤죠. 그리고, 방금의 통화에서 '놀랐다'라고 말하자 '나라도 그러겠다' 라는 상대의 반응; ...네, 저는 극과 캐릭터와 완전히 몰입하지 못한 채 겉돌며 봤던가봐요-.
승유를 만난 후의, 그리고 승유의 행동에 그 어떤 반응도 없이 자신을 맡겨버리는 세령의 모습. 아마도 세령은, 마지막이니까 만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마지막에서 그가 자신을 죽여줬으면 하는, 그의 손에 죽고싶은, 그런 마음으로 찾아갔던 것 같아요. 그 것이, 그에게 지은 자신의, 죗값을 치루는 일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르고 말이죠. (그러고보면 세령은 경혜의 '너때문이닷!'을 마음 깊이 새겨두고 끊임없이 되새김질 하고있을 듯 싶네요. 그렇기에 더더욱 승유를 살려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아무튼, 세령의 목을 조르는 승유의 모습은, 굉장히 충격적이면서도 안타깝고 또 아팠어요. 앞으로 이 아이들의 관계가 어찌 전개될지 기대되고 말이죠. 그저 '사랑하는데 사랑하면 안돼. 그런데 마음은 자꾸가.' 이상의 그 무엇을 보여줬음 싶기도 하고 말이죠. 그 이상이 어떤 형태인지는 상상력이 부족한 저로서는 예상이 안되요.
2. 반 수양세력을 등에 입은 단종의 반격-.
난 지금 숙부한테 상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에게 어명을 내라고 있는 것입니다.
- 단종 -
팔자 눈썹으로 늘 불안하고 슬픈 표정을 지으며 유약한 어린 왕의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주시던 단종은, 수양의 반란에 그 어떤 대응도 하지못한 채 허수아비 왕이 되어 무시당하며 휘둘리고 있었어요. 그렇게, 그 분노와 아픔과 슬픔을 가슴 속에 누른 채 벌벌 떨던 어린 왕은, 금성대군을 위시한 경혜공주와 부마 정종을 비롯한 반수양세력 등장에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보게되며 처음으로 왕으로서의 위엄을 보이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저 어리다고 무시한 어린 왕의 위엄에 움찔한 수양일당은, 그 세력을 짓밟을 또다른 계획을 세우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수양대군은 차근차근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위해서 또다시 많은 피를 뿌릴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3. 그리고-.
1) 신면과 그 부하들을 데리고 들어오며 해맑게 주인을 부르는 안평대군의 노비...;
2) 안평대군을 찾아가는 것이 경혜와 정종의 첫 나들이였답니다. 왠지 안타까웠어요. 그보다, 이들 부부의 스킨쉽은 조금씩 늘어가고. 경혜는 위기의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내남편 정종 밖에 없다고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듯 싶었고, 정종은 지켜야 할 사람이 생기며 늠름해지고 있더랍니다. 그러나, 승유의 고통과 신면의 배신에 가슴아파하며 엉엉 울어대는 것은 여전히 순박하고 사람좋은 정종답기도 했고. 이를 어쩌나, 싶었달까?
3) 1회부터. 아니 스틸컷 공개 후로 꾸준히 생각한건데... 한복이. 한복이. 한복이 마음에 안들어요. 특히, 이날은 더더욱. 경혜공주의 빈티지스타일(..;)도, 세령의 덧소매스타일(;)도. 왠지, 이 드라마의 한복은 곧 다가올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라는 대목을 노린 걸까, 라는 뻘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 아무튼, 역사 판타지 핏빛 로맨스란 설정에 다운 현대적 감각의 한복이라고 생각하며 보고있어요.
4) 세령이네 집 남자들은 특히나 세령이에게 약한 듯 싶어요. 아버지도 그렇고, 남동생씨도 그렇고, 호위무사도 그렇고. 뭔가 세령이가 그 집안의 빛과 소금같은 존재인가.. 라는 뻘생각;
5) 세령이가 칼들고 시위할 때의 동생 세정의 표정은, 저 언니 왜 저래?, 요런 느낌이었어요. 사랑에 목숨거는 언니가 절대 이해안된다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상황 종료되고 바로 세령에게 달려가는 남동생씨와 달리 멀뚱이 그 자리에서서 그 모습을 그저 지켜보는 세정이.
6) 왠지 마음에 들어가는 남동생씨. 그러나, 오래 살 운명은 아닌게죠-.
7) 신면도 여러모로 가여웠어요. 멈출 수 있는 때를 놓쳐버린, 명분 뒤에 숨어 자신이 옳다 여기며 살아가지만 그 것이 과연 옳은지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물으며 살아가게 될 그가.
8) 수양의 음모로 배가 침몰되고, 세령은 또다시 승유가 죽은 줄 알고 살아갈 수도 있겠군요. 그러나 승유는 살아나서 복수의 칼날을 갈겠죠. ...흠, 승유...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되는건가요? 세령이 승유 죽은 줄 알고 살아가다가 우연히 승유 딱-, 만나면 재밌겠군! 이라고 생각해보니... 언년이가 우연히 장터에서 대길이 발견한 장면이 있었네요. 그때, 진짜 슬펐는데ㅠ (이야기가 산으로 산으로 산으로!)
9) 죽은 줄 알았던 남자가 사실은 살아있었다, 라는 설정의 드라마가 사실은 좀 있었군요. 당장 생각나는 건 '부활'과 '추노'. 아.. 다시 생각해도 두근두근///
0) ...하고싶은 말은 다 잊고, 뻘 잡소리를 끝으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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