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화이트 크리스마스 3화) 길 떠난 소년이 만나는 것

도희(dh) 2011. 2. 15. 17:33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 3탄, 화이트 크리스마스 3화.

 

전 퍼즐이니 큐브니, 이런 것에 소질이 없어요. 하면 어떻게든 마무리하지만, 꽤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야할까?   큐브 경우엔 공식을 외우고서도 한참을 헤메일 정도로, 손이 기억을 안해줘서 끙끙거린 적도 있었구요. 머리가 나쁘다는 건지도..(ㅎ) 아무튼, 그래도 하는 동안은 주변의 모든 것을 닫고 초집중 모드로 보내게되고, 그런 초 집중모드의 내가 좋아서 퍼즐이나 큐브가 좋은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요 몇일, 스도쿠에 빠져 지냈어요.
난이도가 좀 올라가면 몇번을 버벅거리지만, 맞추고나면 그게 너무 좋아서 벗어나질 못했더랬죠.

<화이트 크리스마스> 3회를 보고있는 저는, 요 몇일 빠져지내던 스도쿠에서 느꼈던, 그 무엇. 이제 딱 두세칸만 맞추면 끝인데, 그 것이 전혀 맞지않아, 어디서 틀어진 것인지 찾으면서 머릿 속이 뒤죽박죽이 되는, 그 순간의 흡, 거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네.. 2화를 보고 예상했던 제 추리는 틀렸어요. 보기좋게!!! 하하하... (긁적)
뒷통수가 얼얼한 기분에 흡, 거리긴 했지만 또 재밌더라구요. 어라라? 거리면서요. (ㅋ)
내 생각이 틀려도 상관없어. 이 순간이 즐겁다는 것으로 나는 만족하니까, 즈음의?

한 회차가 끝나면 일주일을 또 기다려야 함이 막막하지만, 기다리는 일주일간 몇번을 돌려보며 단서를 찾아 생각하고 맞춰볼 수 있다는 즐거움, 아마 마지막까지 이런 즐거움을 준다면, 그 즐거움의 마무리마저 저를 만족시켜 준다면, 이 즐거운 8주간의 시간이 꽤나 소중해질 것도 같아요.


문득, 11시가 넘었다는 것을 깨닫고 TV채널을 고정하고 끝자락의 '다큐 3일'을 보다가 꾸벅, 잠이 들어서 앞의 15분 가량을 놓치고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아까 방금 복습했어요.   한두번 더 보고싶은데, 라며 주섬주섬 리뷰를 시작합니다.



1. 방학 3일째, 실종된 선생님.

 

지금이 자신에게는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걸 어쩐지 알 것 같다, 라며.. 뭔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던 선생님이 다음 날 실종되었어요.   사라진 선생님을 찾기위해 몇몇 아이들은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찾을 수가 없었어요. 운동장에는 발자국이 없었기에 선생님이 이 학교 어딘가에 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학교 어디에서도 선생님은 커녕 그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구요.

그 시각, 학교에 몰래 남아있었던 미르 또한 아이들의 시각에선 사라진 상태였고, 무열은 CC카메라(미르의 방)를 통해 미르의 위치를 확인하며 어쩐지 이 사건에 흥미를 갖게 된 치훈과 함께 '선생님의 비밀'에 접근하게 되었어요.   수학여행 때 있었던 일에 대한,  선생님 또한 편지를 받았다는 것에 대한,  선생님의 죄목에 대한,  것에 말이죠.

그리고 선생님에 의해 징계방에 강금된 미르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존재, 그들이 그토록 찾던 범인(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이 바로 김진수, 일명 변태 진수라 불렀던, 그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토록 알고자했던,
자신들을 그토록이나 미워하는 이가 누군지 알게된 아이들.   

시간 상 '유서'라고 볼 수 있는 그 편지를 보낸 범인, 이제 아이들은 그런 편지를 보내 자신들의 마음을 찝찝하게 만들어 황금같은 8일간의 방학 동안에 학교에 남게 만든 자가 누군지 찾아야 할 차례였어요.   그리고 사라진 선생님은 역시나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구요. 학교 어디에도 없었거든요.



2. 선생님의 비밀, 윤종일의 죄..

최치훈 :

선생님도 편지를 받은 거야.
니가 어제 윤수와 편지에 대해 말했을 때, 선생님은 기억이 난거야.
수학여행 때 윤수와 같이있던 애가 누군지, 구석괴물이 누군지.


박무열:

그걸 확인하러 어딘가에 전화를 했다. 그걸 강미르가 봤다. 그래서 강미르를 가뒀다.

- 화이트 크리스마스 3회 중 -

교사월급이 센 대신 채용기준이 엄격한 수신고. 그리고 그 어느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는 자격미달임데도 불구하고 작년 말 정교사로 임명 된 체육교사, 윤종일. 그리고 그를 정교사로 추천한 것은 학교 후원회장이자 윤수의 아버지 윤영섭이었다고 해요. (같은 윤씨네???)

수학여행 때 약을 먹고 '영재에 의해 얼굴이 파랗게 물든 진우'를 보고 놀라 발작한 후 기절한 윤수를 데리고 귀국한 윤종일 쌤은, 아마 그 일에 대해 입다무는 조건으로 정교사가 되었던 것으로 아이들은 추리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가 편지를 받은 이유는, 그 일에 대한 침묵. 편지를 보낸 아이가 그닥 정의롭고 어쩌고보다는 '그 날의 일'로 인해 자신에게 붙은 별명으로 그렇지 않아도 적응이 어려운 학교에서 더더욱 고립되어 절망하게 된 것, 그 원인을 종일의 침묵에서 찾은 것이 아닐까, 싶더랍니다.

종일은 그날 밤,   아이들 또한 자신과 같은 편지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된 그 날,   진수의 학생기록부를 펼쳐놓고 어디에 전화를 걸어 무엇을 확인했는지, 어쩐지 알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지금이 무엇을 말하는지, 무언가 결심을 한 듯한 그는 그 후 무슨 행동을 했고 어째서 갑작스레 실종이 되었는지는,   어쩌다가 그런 모습으로 다시 아이들 앞에 나타난 것인지... 는 보다보면 알게 되려나요..? (;)



3. 의심의 눈초리는 강모에게로..

친구란 건 말이야, 가까이두고 오래 사귄 벗을 말하거든.
대등하게. 동정이나 연민 없이.

- 양강모, 화이트 크리스마스 3화 중 -

올 1월 29일에 죽은 김진수. 무열은 말해요. 이 것은 편지가 아니라 유서였다고. 그렇다면 그 유서가, 왜 1년이란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배달되어 온 것일까? 에 대한 물음표가 아이들의 머릿 속에 떠올랐고, 그 이유를 김진수의 교우관계에서 찾게 되었죠. 그리고 김진수의 절친란에 양강모의 이름이 적혀있었어요. 아이들은 또 생각하죠. 절친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 라고.

양강모가 범인이라는 것에는 두 가지 증거가 있어요.
진수와의 교우관계 및 앨범 두개를 채운 은성의 사진들.

그리고 강모는 말하죠. 자신은 김진수를 가장 싫어했다고. 자신을 매우 깍듯이 장애인 대접을 하며 우월감을 느끼는, 그리고 그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김진수를 매우 싫어했노라고.   지금 현재 미워마지않는 조영재보다 더더욱. 차라리 조영재가 아주 조금이나마 낫다고.

김진수의 배려가 양강모에겐 차별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솔직히 그게 배려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다름이 아닌 개성으로 받아들이고, 때론 모른 척 넘어가야 하는 것이 있는데 말이에요. 아마, 양강모에게 조영재가 조금이나마 나은 것은,  적어도 조영재에게 양강모는 자신의 강함을 확인하기 위해 괴롭히는 다른 약한 이들과 같은, 그저 나보다 약한 녀석. 그런데 다른 약한 녀석들과 달리 많이 깐족거려서 성질을 긁는 녀석이 아닐런지..; 물론, 누군가를 괴롭히는 건 정말 잘못하는 거고! (영재야ㅡ.ㅡ;)

두번째 증거, 자신의 카메라 속에 가득 담긴 은성의 사진에 대한 강모의 변명은 나오질 않았어요. 정말로 강모가 은성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스토커였는지, 그녀를 카메라에 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말이에요. 변명의 기회가 없었다고 보는 게 옳았겠죠. 지금의 상황에서 강모가 뭐라 말하든 아이들은 의심이라는 얇은 반투명 막을 쳐놓고 바라볼테니까요.

변명의 기회를 잃은 강모는, 두번째 증거에 대한 변명의 시간마저 사라져, 아이들에게 범인으로 의심받으며 고립된 학교 속에서 함께해야 할 아이들에게서 마저 고립되고 말았어요. 행동 하나하나에 의심을 받으면서요. 그리고 카메라 렌즈를 통해 관찰자 입장만을 고수하던 강모는 그 렌즈 밖으로 나와 자신이 정한 선을 살짝 넘어서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강모는 범인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어쩐지. 보통 먼저 지목당하면 그 사람은 무죄! (;)

두번째 증거에 대한 변명은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은 상황. 이 아이는 분명 은성에 대해 어떤 감정이 있지만, 그렇기에 그런 앨범들이 존재하겠지만, 그 것이 좋아하는 감정인지 무엇인지도 모르겠구요. 뭐랄까, 조영재나 박무열이 유은성을 바라보는 눈빛과는 또 다른 뭔가가 있달꺼나?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김진수와의 관계, 감정도 '매우 싫어했다. 미워했다' 외의 그 무엇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고.




4. 최치훈, 사건에 흥미를 느끼다.

재밌어서. 넌 재미없니?

- 최치훈, 화이트 크리스마스 3화 중 -

편지를 받았으나 편지가 아닌 리만 방적식을 풀기위해서 학교에 남은 아이. 그렇기에 무열을 중심으로 한 추리쇼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자신의 세계 속에서 지내던 이 아이는, 이틀 간 벌어진 몇몇 사건, 그리고 아이들 간의 대화를 들으며 이 사건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어쩌면 리만 방적식을 의외로 빨리 다 풀어버린 후 딱히 할 일이 없어 따분하던 차에 흥미를 느끼며 관심을 기울인 것일지도 모르겠구요.(;)     그리고, 역시 천재라 그런지 제 자리에 그저 맴돌던 아이들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게 되더군요.   아니, 한 번에 두 세걸음씩 껑충껑충 나가는 듯 했어요.   뭔가, 단서 하나를 잡으면 뭔가 줄줄 뽑아내는 듯 하달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무언가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과 깊은 곳에 담긴 기억들을 끄집어 내 하나하나 맞춰나가는 치훈은, 아이들이 아는 것, 아이들의 걸음에서 조금 더 앞서 나가 있었답니다. 무엇을 생각하는 지도 모르게..

김진수가 죽은 것은 1월 29일. 그렇기에 자신들이 받은 편지가 유서라면 작년에 쓰여진 것. 편지(유서) 속 시계탑 준공일은 3월 4일. 그렇다면 그 것은 김진수의 유서가 아니라는 결론. 그러나 그 시계탑 준공일을 아이들에게 밝히지 않은 채 일단 혼자만 알고있는 치훈. 치훈은 공유할 것과 그러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듯 했어요. 의문은 드나 불확실한 것은 확실해질 때까지 말하지 않는?

여덟개의 죄목. 죄에 해당되는 여덟명의 사람. 그리고 뭔가 붕 뜨는 듯한, 그러나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재규에 대한 갸웃한 듯한 묘한 시선. 치훈은 정말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 걸까나요;

많은 이들의 의견을 모아 하나의 결론으로 나아가는 무열과, 하나의 단서에서 보이지않는 그 무엇까지 가정해서 그 가정을 뒷받침 해줄 또 다른 단서를 잡아 결론을 내는, 그리고 그 확실한 결과만 입 밖으로 꺼내는 듯한 치훈. 그리고 문득, 이 사건에 흥미를 느끼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치훈을 보며, 거침없이 즐길 줄 아는 천재구나, 싶더랍니다. 그리고 그 것이 노력하는 천재 박무열이 즐기는 천재 최치훈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일테구요.




5. 내 의심의 눈초리는 재규에게로..

 
김진수를.. 싫어했어 ?

- 이재규, 화이트 크리스마스 3화 중 -

저 뿐만이 아니라, 이 드라마를 보는 분들의 99.9%가 이재규를 의심하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카메라가 그렇게 잡아주고 있으니까요! (;) 물론 그 것이, 사건과 마주하고 풀어나가는 순간 알게되는 것들에 대한 재규의 감정 변화에 대한 초점일 수도 있지만, 의심스러운 건 의심스러운 것!

그리고 재규는, 처음부터 이 사건이 풀려나가는 과정을 가장 잘 따라간 녀석이기도 했구요. 양찍사 보다 말이에요. 되려 양찍사는 이 사건이 풀리는 과정을 따라가기 보다는 어느 한 부분을 담당했다는 것이 옳을지도;

보여지는 느낌 만으로는 무열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 그래서 미르는 쫄다구 라고 했는데 그 것이 어느 장면인지는 기억이 안남! - 듯 보이지만,   사실 사건을 풀어나가려는 듯한 아이들 곁에 자연스레 서있는 녀석이기도 했거든요. 때때로 누군가의 기억을 전한다거나 질문을 툭툭 던지면서 단서를 찾을 힌트를 알려주기도 하면서요. 워낙, 아이들 사이에선 무존재감이라 아무도 의식을 안하는 듯 했지만.

그런 녀석이 양강모와 김진수의 관계에 다른 때와 다른 반응을 보였고 무열이 조금은 놀란 듯 바라보게 되었더랍니다.   그리고 각자의 죄목을 매치시킨 후 보여 준 치훈의 미묘한 시선처럼, 이 녀석의 죄의 이유는 다른 일곱 명의 죄와 달리 좀 붕~ 뜨는 느낌이 없잖아 있달까요?

'김진수'가 누군지 정확히 단 한번에 떠올리지는 못하지만, 던져진 단서 속에 '아'하며 기억 속에서 끄집어낼 수는 있었던 아이들과 달리 전학생 이재규는 김진수란 아이의 존재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적이 없었거든요.   그럼에도 이 아이는 김진수에 대해서 꽤나 민감한 반응을 내보이고 있었어요. 그렇다는 것은 학교 외의 다른 공간에서 함께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해볼 수 있지 않으려나;

그 외에도, 박무열에 의해 양강모를 감시하던 이재규는 보안실에 들어간 양강모의 행동을 알리면서 '보안실에는 카메라가 없다' 라는 거짓말을 했어요. 그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로인해서 아이들은 통신두절이 눈이 아닌 보안실 컴퓨터의 고장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양강모의 경우는 '눈 때문일 리가 없다' 라는 것을 알기에 확인차 들른 것이었고.

그리고 보안실 안에서의 재규의 행동. 저는 답답해하는 듯한 모습으로 봤어요. 그래서 좁고 어둡고 답답한 곳에 잘 못있는, 김주원씨가 앓아 좀 유명해진(;) 폐소공포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긁었다, 라는 반응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알레르기 반응이 아닐까, 라는. 이런 재규의 행동을 잠시 바라보던 무열의 모습도 나왔고. 그러고보니 재규의 행동에 무열도 조금씩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듯 싶더랍니다.

어찌되었든, 보안실 내에서의 재규 행동도 그냥 나온 것은 아닐테니...
편지를 받은 일곱명과 달리 그 무엇도 밝혀지지 않은 이재규에 대해서 조금씩 밝혀지면 알게되겠죠;



6. 길 떠난 소년.. 미르.

고백하건데, 약간의 기대가 있었다.

열여덟살.
어린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에 꿈꾸는 모험과 일탈에 대한 동경.

허클베리 핀이나 나누크가 겪는 모험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을 벗어난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다.

모험을 믿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를 지나가는 우리에게
이때까지의 일들은 두려움보다는 기대에 가까운 흥분으로 먼저 왔다.

- 엔딩 나레이션 중, 화이트 크리스마스 3회 중 -

아이들에게 김진수의 존재를 알려주고 집으로 가기위해 학교를 떠난 강미르. 왜냐하면 강미르에게는 이제 더이상 학교에 남을 이유가 없었거든요. 그는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녀석을 응징하기 위해 남은 것이었고, 그 녀석에게 자신 또한 큰 죄를 지었다는 것을 깨닫고 사과를 하며, 그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 천사와 그 곳에 있던 아이들이 미르의 누명을 벗겨줄지는 미지수지만요;

잠시잠깐 선생님으로 인해서 감금되긴 했지만, 박무열이 발견해주고 자신이 가진 열쇠를 제대로 활용해서 나올 수 있었답니다.  그러나 우리(;) 미르가 이렇게 극에서 퇴장하는 것을 원치않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닌 듯, 미르가 다시 학교로 돌아 올 빌미가 마련되었어요. 의문의 백미러(라고 하더군요;)와 눈사태. 미르가 눈사태로 죽지않을 것이란 믿도끝도 없는 확신을 품고,   이 눈사태는 미르가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어줄 거라고 믿어요. (ㅋ)


그리고 이건 지나친 억측에 무작정 끼워맞추기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강미르의 행보는 편지를 받은 여덟명의 상황과 묘하게 맞물리는 듯 했어요. 자신을 미워하는 누군가를 찾기위해 학교에 남았고, 상대방이 모르게 자신이 누군가를 미워하는 순간 어떤 누군가도 자신을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게 조용히 미워한다는 것에 대한 자각, 자신의 숨쉬는 듯한 어떤 행동 하나가 상대에게 크나큰 상처가 되었다는 것.  그 잘못에 대한 자각과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것.  ... 그리고 위험한 순간과 마주했다는 것까지 말이죠. (선생의 죽음과 고립, 미르는 감금과 눈사태)  다른 점은 아이들에겐 사과할 상대가 없고 미르는 사과의 대상이 있다는 것. 천사는 그닥 받아들일 마음이 없는 듯 하지만;

그래서 미르는 쉽게 죽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의 미르의 행보가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나저나, 역시 강미르! 스키타고 내려갈 줄이야;;;




7. 악마의 시간, 이 울리다.

 
그러나 우리는, 잊고있었다.
아무리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 한대도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위험하며,
소년은 살기위해 잔혹해져야 한다는 것을...

허클베리 핀도, 나누크도, 결국은,
악마를 만난다.

- 엔딩 나레이션 중, 화이트 크리스마스 3회 중 -

사라진 선생님. 그 선생님을 찾기위해 동분서주하던 아이들은 편지내용의 의미에 대한 단서들을 찾아냈고, 일단 편지 속 여덟개의 죄에 대해서 해석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이들 나름의 범인도 찾아냈죠. 그러나, 그 여덟개의 죄와 그들이 찾은 범인은 정말일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덟개의 죄는 맞더라도 범인은 정말 그 녀석일까? 라는.

그리고 사라진 선생님은 아이들 앞에 나타났어요. 싸늘한 모습으로.

눈덮인 산 속에 고립된 학교.   통신마저 두절되어 완벽하게 고립된 아이들.   그저 단순한 장난이겠지, 그럼에도 마음 속 깊은 곳에 단순한 호기심과 숨겨진 불안감으로 학교에 남은 아이들은, 이 것이 더이상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일상을 벗어난 기대에 가까운 흥분은 두려움으로, 아이들에게 성큼 다가온 듯 했달까요?

자신들에게 죄목을 내어 준 김진수는 이미 죽었고,   편지를 보냈다고 의심하는 양강모는 강력히 부정하는 상황. 자신들을 지켜줄 든든한 보호막이자 8일간의 보호자 선생님은 싸늘하 주검으로 나타난 상황. 이제 아이들은 범인을 찾아내야만 하겠죠. 편지를 보낸 범인, 자신들을 고립시킨 범인, 선생님을 죽인 범인 (사고사인지 살해당한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 그들이 하나인지 각각인지. 자신들 틈에 있는지, 어딘가 숨어있는지. (후자라고여기진 않을 듯;)

서로를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만 하는 상황.   의심이 싹트는 순간 신뢰는 무너지며, 그 마음을 악마라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그렇게 악마와 마주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이제 아이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아갈지, 시작입니다. 두근두근!!!




8. 그리고..

1)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숨쉬는 것 조차 의심스럽다는 요한.

전날 밤까지 멀쩡했던 팔은 왜 다친 것이며,   비타민으로 추정되는 약을 어째서 세알씩이나 그 것도 물도 없이 우걱우걱 씹어 자셨으며, 그 갑작스런 고열의 이유는 무엇이고, 무열에겐 먹었노라던 해열제는 정말 드셨는지가 일단 궁금.

- 팔 : 단순 사고 혹은 쌤의 죽음과 관련?
- 약 : 왜 물도 없이 우걱우걱? 게다가 그거 무슨 약일까? 비타민이라면 왜???
- 고열 : 단순감기? 사고후유증? 혹은 쌤 죽음과 관련되서 전날 너무 추위 속에 있어서???
- 해열제 : ... 먹는 장면이 안나왔으니까; 세알 우걱우걱이 해열제인가???


2) 늘 위험하고 높은데 올라가있는 천사, 이젠 눕기까지 하더군요.
어떻게 올라갔을까? 천사니까...날아서??? (ㅋ)
그나저나 천사는 천사여서, 아이들이 아직 접근하지 못한 어느 부분을 알고있는 분위기도 쏠쏠 풍기더랍니다.


3) 상위 0.1%가 모이는 수신고. 영재 또한 그러했겠죠? 흠... 상상이 안가. 그런데 이런 '상상이 안가' 모드 예전에 실제로 겪었던 걸 떠올려보면,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하니까요.

영재가 진우에게 파란 물감을 던진 것은 악의없는 장난.   그러나 그 장난으로 시작된 엄청난 파장.   1회 영재의 농담이 사실 진담이었다는 가정 하에 진수의 별명으로 연결지어보면, 후에 진수는 영재에게 악의 가득한 장난과 조롱을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랍니다.


4) 김진수. 저는 이 아이에게 동정이 가진 않아요. 이 아이는 현재 자신의 상황을 그저 남에게 돌리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현재 아이들의 기억과 추리로 보여지는 것이 김진수란 아이의 모든 것은 아니겠지만, 현재까지 보여진 김진수는, 아이들에게 죄를 묻기 전에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거든요.

이 아이 또한, 학교에 남은 아이들과 별반 다른 아이는 아니었어요.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동안 누군가도 나를 미워한다는 것을 모르는. 내가 쉬는 한 숨에 상대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모르는. 내 상처가 아파 그저 칭얼거리느라 나로 인해 다친 다른 이의 상처를 전혀 보지 못하는.

다른 부분은 사과를 받아야 할 지라도,
은성과 강모에게는 진수가 사과를 해야하는 게 아닐까? 스럽기도 하구요.

그러나 열 일곱. 아무리 지적능력이 뛰어난, 똑똑하디 똑똑한 상위 0.1%의 아이들이라 할 지라도 열 일곱이라는 불안정한 시기이기에, 지금 내 눈엔 사소해보이기도 하는 것들에 큰 상처를 받아 피투성이가 되기도 했겠죠. 저도 가끔 그 시기를 돌아보며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은 것들이 꽤 있기에. 낯부끄럽기도 하고; 그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의 문제.  물론, 이 아이가 겪은 일 중에는 사소하지 않은 일도 있지만, 그 일의 원인을 찾자면 이 아이의 소심하고 섬세하면서 자존심이 센 성격 (으로 추정) 이 바로 시작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전 그저 내 탓이 아닌 네 탓을 외치며 자신을 가엾게 여기며 합리화 시키는 것으로 보여요, 일단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뭔가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쩌면, 편지는 아이들이 모여서 쉽게 말하면 '악'이란 존재를 끄집어낼 계기일 뿐일지도 모르겠고.


5) 풀려야 할 실타래는 너무나 많아요. 각각의(?) 범인은 누구이며 (한명일 수도 있고 다수일 수도 있는), 현재 아이들의 원인은 무엇인지 (은성이 변한 이유, 영재가 이러는 이유, 미르가 미친 이유 등등), 작년 크리스마스 사건과 진수죽음과 시계탑의 삼각고나계, 재규와 요한의 정체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런저런. 그리고 이런저런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과정 속 아이들의 심리변화가 극의 재미에 한 몫하길. 할 듯. 하길...(;)


6) 양강모 역의 곽정욱씨. 낯이 익다 했더니 어린 보종이었군요! 어린 보종 눈빛이 맘에 들어 낚인 후에 성인 보종까지 나름 좋아라하며 봤다지요; 그런데 어린 보종에게서 느꼈던 이런저런 무언가가 성인 보종에겐 존재하지 않아서 매우 서운해했던 것도 새삼; ...양찍사에게 별 다른 감정은 없었는데, 너 죽음 안된다!!! (단지 어린 보종이라서..ㅡ.ㅡ?)


7) 미르랑 치훈이랑 천사랑, 좋아요! (ㅋ)


8) 난 왜 정리가 참 안될까? + 약속있는데 지금 뭘 하는겐가? + 더 있는데 생각이 안나;


9) 길 떠난 소년이 만나는 것. 단순하게는 강미르가 눈사태와 그로인해 단서를 발견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는, 방학동안 집에 가지않은 아이들의 행동을 어떤 일탈이라 생각하고 또 그것을 길떠난 것으로 표현한다면, 길떠난 소년이 만나는 것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그들 마음에 서서히 자라나는 악이란 존재가 아닐까, 라고도 생각. (나 뭐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