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근초고왕 ~6회.
드라마 <근초고왕>은 저로선 간만에 재미나게 보는 '사극' 이랍니다.
그래서 요즘 주말 저녁엔 <근초고왕 vs 시크릿 가든>을 놓고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결과는 항상 <시크릿 가든>의 승! TV가 저 혼자만의 것이라면 몰라도 동생도 있어서.. 그래서 <근초고왕>을 재밌게 보는 중이긴한데, 본방사수는 1,2회 이후론 해보질 못했답니다. <시크릿 가든>종영하면 (총 20부작, 이제 4회까지 방영;) 맘껏 보려구요~! <근초고왕>은 70부작이니까요~
캐릭터 각각의 매력이 있어요. 그들의 행동에는 입장이 있고 이유가 있죠. 그래서 선도 악도 없어요. 그리 구분짓고 보려고 하면 그리될 수도 있지만, 저는 구분없이 그들의 사정을 보고 함께하는 중이랍니다. 저는, 백제의 적인 고구려팀도 좋단말이죠! (사유랑 국상어르신+.+)
하나인 어라하의 자리, 그 자리를 향한 여러갈래의 마음. 고구려와의 전쟁 중에 백제는 내부분열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그리고 자신의 사후를 걱정한 어라하의 결정과 그에 맞서는 이들, 그리고 어느 한 쪽을 돕는 척 혹은 중립인 척 하며 자신의 야망을 이루려는 또 다른 무리들. 그런 그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던.. <근초고왕> ~6회 였습니다.
□ 백제의 어라하 비류.. 결단을 내리다.
현재 백제의 어라하 자리에 있는 비류왕은 오로지 '백제'를 위해서 살아가는 자였어요.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밖으로는 백제의 영토를 조금이라도 더 넓히고자 고구려와의 전쟁을 긴 세월동안 준비하고 결국 이루게 되고 (태자 때문에 약간 망쳤지만;) 안으로는 분란없는 백제의 평안을 원했기에 심상찮은 태몽을 안고 태어난 아들. 사랑하는 진비의 아들 여구가 10세가 되던 해에 요서땅에 소금장수로 추방했을 했을 정도로 말입니다.
내란이 없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가 왕의 된 것이 그리 조용조용 된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드라마 설정 상, 그는 10대 분서왕의 적장자인 부여준을 제치고 11대 어라하가 된 것이라고 하니까요. 그 어라하의 자리를 갖기위해 부여준의 정혼녀였던 해소술과 결혼까지 하면서요. 그 덕에 사랑하는 여인 진사하는 제 2비가 되었고.
그런 그가 마음을 바꿔먹었어요. 자신을 잇는 12대 어라하는 현재의 태자 여찬이어야 하고, 그렇기에 여구를 곁에 둘 수 없노라던 비류왕은 이제 여구에게 돌아와 제 곁을 지키라 하더군요. 여찬의 자리에 앉으라고. 자신의 사후 백제를 이끌 자는 여찬이 아니라 여구라면서. 그 것은 '왕'의 결정. 아비가 아닌 그 자체가 나라가 되어버리는 '왕'으로서 살아가는 이의 결정. 왕은... 아비이되 아비가 아니고, 남편이되 남편이 아니며, 사람이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 가 아닌가.. 싶어요. 그렇지 않으려는 왕들도 있겠지만..
일단, 이 드라마가 그려내는 왕은 그러할 것 같아요.
숨어 울어야 하는 어라하의 자리에 앉고싶지 않던 여구가, 결국 그 아비의 눈물을 알게될 것이고.. 아마 자신이 아닌 자리가 만들어준 선택을 하게 될테니까요. 그리고 현재 여구의 눈에는 오로지 백제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하는 아비의 결정이 냉정하고 서운하겠으나, 그 마저도 이해하고 자신 또한 그리할 것 같기도 하고. 그 자리가 그런 것 같아요.
그런 비류왕의 다짐(결정)으로 인해서 비류왕이 그토록 두려워하고 걱정하던 백제의 혼란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듯 했어요. 그 혼란이 싫어, 조용히 제 손에 피를 안뭍히고 처리하려 했으나 쉽진 않았죠. 지키려는 자와 거절하려는 자와 앉히려는 자와 가지려는 자와 그걸 지켜보며 틈새를 노리려는 자들이 가득했으니까요.
□ 어라하의 자리를 거절하는 현직 소금장수 .. 부여구.
왕이 될 재목이라는 이유로 궁에서 쫓겨나 소금장수로 살아야 했던 여구는, 갑작스레 이런저런 일에 휘말리며 아버지 비류왕의 분노와 환심을 동시에 사게 되었어요. 그리고 급기야 태자의 뼈아픈 실책들로 인해서 다음 대 어라하의 자리까지 제안받게 되죠.
여휘와 진승이 아무리 돌아가보자, 라고 꼬셔도 어지간해서 꿈쩍도 안한 그가 왜 돌아오고 싶지 않았겠어요. 외숙들이 너 말고는 왕재가 없노라 아무리 입바른 소리를 해도 귓등으로 흘려듣는 그였으나, 왕자로 태어나 어찌 어라하의 자리에 오르고 싶지 않았겠느냐, 라는 속내를 털어놓던 그는 그러했다고 하네요. 제 자리에서 내쳐지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태자가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어도 그의 자리를 빼앗고 싶지는 않다고. 그리고 또, 진흙탕에 발을 담그기 싫었던 것일지도 모르죠.
그저 소소한 행복에 취해 그리 살아가고 싶었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그 바람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진 못할 듯 했어요. 그를 흔들어대는 이들이 만만찮게 강했고, 넘어가야 이야기는 전개가 되니까요. 여기서 그냥 요서로 떠나면.... '근초고왕을 시청해셔서 감사감사' 이러고 끝일테니;; (어이어이ㅡ"ㅡ)
- 비류왕 ; 소금장수일이 힘들었는지 폭삭 늙어버린 아들과 십여년 만에 재회한 비류왕은, 여구의 행보에 반해버린 듯 싶었답니다. 여구는 어쩌다보니 발목이 잡혔고 백제왕자라는 신분 및 미워도 내 아버지라는 것 때문에 그러한 것 같지만요. 거기에 뭐, 타고나길 영웅스럽게 타고난 것도 포함된다면 그러려니 싶고; (난 여구가 영웅이 아닌 왕으로서 그려지길 바라는 중. 비류왕이 영웅이 아닌 왕인 것처럼!)
설상가상 태자가 사고치는 바람에 '백제의 미래를 맡길 자'는 태자가 아닌 여구라고 확신하고 계속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랍니다. 여구의 대답은 '됐거든~ 날 내 쫓은 건 아버지 당신! 이젠 내 갈길 내가 선택할테니 간섭하지마!!!' 요러는 중이고. 그렇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여구의 발목을 잡을 듯 싶어요.
자식에게 부모의 눈물만큼 마음을 약하게 만들고 가슴을 무너지는 아픔을 느끼게 하는 것도 드물테니까. 그 것도 앞에선 천성천하 유아독존 내가 젤로 강하다며 쎈척하면서 뒤에서 남몰래! 다만, 그 것도 임펙트 있게 한 두번. 너무 자주 보여주면 '또 우세요ㅡ.ㅡ?' 로 갈 가능성이 있답니다;
- 진씨 일가 ; 여구의 어미 진사하의 오라버니들이자 여구의 외삼촌들. 겉으론 뭔가 굉장히 현명하고 충성스런 신하의 느낌이었지만 또 그게 완전 그런 이들은 아니었어요. 어찌되었든 늘 마음 속으로 '다음 대 어라하는 여구 뿐이다' 라는 믿음으로 살아왔고, 태자의 뼈아픈 실책들로 인해서 완전히 등을 돌리고 여구를 밀어주고 있었어요.
그러나 여구를 밀어주는 건, 여구가 왕재라는 것도 있지만 진씨가문의 여인 진사하의 자식이란 이유가 가장 크다고 봐요. 그런 와중에 사하는 '내 아들 그 더러운 정치판에 끌어들이지 마라!'고 못 박았고. 그럼에도 자신들의 가문이 앞으로도 번창하게 하기위해서는 끊임없이 여구를 흔들어댈 듯 싶어요.
그러고보니 비류가 여구를 택한 것은 이런 이유도 있는 듯 하답니다. 태자와 진씨 일가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고, 자신의 사후 진씨 일가가 태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뻔하며, 그리되면 백제 내부는 굉장히 혼란스럽게 될테니까요. 그리되면 나라 전체가 뒤흔들릴 수도 있고; 너무 앞서 나갈 수도 있지만 그런 이유도 있을 듯 해요.
□ 콤플렉스 덩어리 찌질태자 .. 부여찬
진씨 일가에게 신뢰를 주고, 진비 진사하에게 무한 총애를 주는 아버지 비류왕 덕에 스스로가 해씨 일가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게 싫은 사람. 그래서 자신의 외숙에게 단 한번도 외숙이라 불러본 적이 없는 태자는, 스스로가 굉장한 대인배라고 착각하고 살아왔어요. 그리 믿으려고 했겠죠. 그렇게 비류왕의 눈 밖에 나지않으려 무던히도 노력하던 사람이었답니다.
그런 그에게 여구는 언제나 걸림돌. 대인배스럽게 여구를 자신의 형제로 받아들이는 척 하지만 사실은 가까이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고, 작은 구멍사이로 들어온 바람 한 조각으로 인해서 태자는 끊없이 휘청거리며 뼈아픈 실책들을 하고 말았죠. 그동안 쌓아온 대인배 이미지는 한번에 무너지고, 고구려 태왕 사유 인증 백제 최강 찌질이로 등극!!!!!
- 해비 ; 태자 여찬의 생모.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태자를 다음대 어라하의 자리에 오르게 하려고 하고 있었어요. 그 것은 아마 목적을 위해 자신과 결혼하고 결국 그 목적을 이루었으나 마음 한조각 내어주지 않은 비류왕에게 유일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그 무엇이어서가 아닐까, 싶더랍니다. 모후가 되고싶은 야망 한 조각도 있을테고.
고구려에 볼모로 잡힌 태자의 생사에 체면까지 내던진 것은 강인한 모성이라고 생각되지만, 그 이상으로 태자를 꼭 어라하의 자리에 올려야한다는 야망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여찬이 아니면 여휘나 여산이 있음에도 여찬을 고집하는 것은 '장자'라는 명분이란 생각도 들구요. 장자란 명분을 가진 여찬이 아니라면, 여구를 이길 수가 없어서인 듯도 싶고.
아무튼, 여찬의 태자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해비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 듯 싶더랍니다. 그 선택으로 해비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테구요.. 아마.
- 해씨 일가 ; 해씨의 피를 부정하던 태자는, 고구려에 볼모로 잡힌 후 진씨와 아버지 비류왕이 자신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자 고립된 상황에서 해녕에게 외숙이라 들러붙으며 자신의 피를 인정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의지하게 되었죠. 겉으로 보이는 상황으로는 여구의 뒤에 진씨 일가가 버티고 있다면 태자의 뒤에는 해씨 일가가 있게 되었어요. 그러나, 아니었죠; 이 부분은 왠지 이젠 해씨 일가를 믿어버릴 태자가 조금 불쌍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더랍니다.
□ 어라하의 자리를 향해 오늘까지 달려 온 .. 부여준
비류왕에게 어라하의 자리를 빼앗긴 후, 긴 세월을 칼을 갈고 있는 인물. 그리고 드디어 그 때가 다가옴을 느끼며 어라하의 자리를 되찾기위해서 고구려와 손을 잡는 것도 불사하는 중이랍니다. 그토록 어여삐 여기는 여화가 '내가 여구와 결혼하고 여구를 어라하의 자리에 앉혀 여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그 다음대 어라하로 만들면 되는 게 아니냐' 라며 어라하의 자리를 포기하고 여구와의 결혼을 허락해달라 애원해도 '어라하의 자리를 되찾는 것은 숙명' 이라는 듯 단칼에 거절하더라구요. 그에게 어라하의 자리를 되찾는 것은... 그가 살아가는, 아니 현재 살아있는 이유, 였답니다.
- 해씨 일가 ; 위례궁의 충신. 그리고 해씨 일가의 수장인 해녕의 아들 해건은 부여준의 양자이기도 했죠. 해건의 위치는 위례궁의 책사 즈음으로 보임. 해씨 일가는 비류왕의 제 1비인 해비 해소술의 친정이자 태자 여찬의 외가이지만, 그 전에 위례궁의 사람들이며 위례궁주 부여준이 비류왕에게서 어라하의 자리를 빼앗기위한 긴 세월을 함께하며 그 자리를 갖게해줄 일등 공신이기도 하답니다. 현재는 태자 여찬 곁에서 '니 편이야~' 라며 위장 중!!!
- 사유 ; 고구려의 태왕. 백제 어라하의 자리에 오르려는 부여준과 은밀한 협약을 했지만 말만 그렇고 제 실속만 챙기며 사태를 관망하는 중. 하지만, 오로지 위례궁의 힘만으로 비류왕을 쓰러뜨리기 힘들기에 부여준은 제 딸 여화까지 내어주며 사유와 손을 잡고자 하는 중이기도 해요. 적의 손을 빌려 어라하의 자리로 오르려는 부여준의 행동은 사실 그리 마음에 들진 않더랍니다. 그렇게까지 올라야하는 자리일까, 싶기도 했고.
■ 내란의 승자가 누구든 고구려에 득이 되기만 하면 되는 .. 사유
여구의 활에 얼굴에 상처를 입은 데다가, 무리수를 둬서 비류왕 암살계획을 세웠는데, 그 것마저 실패로 돌아간 후, 백제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자존심이 있는데로 구겨진 상태에서 부여준의 은말한 협상제안에 솔깃, 그리고 '여화를 준다' 라는 조건으로 받아들이기로 하죠. 그러나, 말만! 현재 일어나는 백제의 내부분열에 흥미를 느끼고 사태를 관망하며 하나씩 뭔가를 툭툭 던지고 있었답니다. 자신이 던진 것들로 그들이 어떤 반응을 하고 향후 어떤 전개로 이어질까, 라며.
그렇게 때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때가 오면 사냥에 나서겠죠. 그는 백제 내란의 승자가 누가되든 상관이 없었어요. 이왕이면 찌질한 태자나 자신의 손을 빌리려던 부여준 쪽이 낳겠지만, 내부분열 후의 나라는 힘이 빠져 휘청이기 마련이며 그때 움직여도 늦지않다, 싶었던 것도 같더랍니다.
다혈질에 즉흥적인 사유지만, 역시 그는 왕이었어요. 그리고 약간 무섭게 장난질도 치고, 또한 상대를 쥐락펴락하며 자존심을 살살 긁을 줄도 아는 그런 자였답니다. 안그래도 컴플렉스로 추할대로 추해지고 찌질할대로 찌질해진 여찬이 끝끝내 쥐고있는 자존심마저도 내동댕이 치는 사유란! 훗날 사유와 여구가 만나면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요. 일단, 사유는 여구에게 어떻게든 복수하고 싶어하는 중이니까요-!
★ 그리고..
+) 난 비류의 다섯 아들 중에서 둘째 여휘가 가장 좋습니다. 여휘 다쳤을 때 어찌나 안타깝던지; 여휘는 해비의 자식들 중에서 유일하게 여구를 진심으로 형제로 받아들이고, 그렇기에 여구또한 유일하게 형님으로서 존경하는 듯 싶더라구요. 여휘가 여구를 좋아하는 건 자신과 같은 부류라서인 듯 싶더라구요. 그런 여구가 어라하의 자리에 오르겠노라 한다면... 여휘, 어쩔런지; 여휘는 충성스런 장군. 여휘의 주군은 비류왕과 태자니까요. 이런 자들은 한번 주군은 영원한 주군. 한번 맹세한 충성을 바꾸지않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매력적인 것일지도 모르겠고;
암튼, 태자에게 삐친 진승이 '나는 걔 구하러 가기 싫다'라고 하자 '나도 싫은데 여휘형님 구해야한다. 넌 있어라' 라며 가는 거 보며... 짜슥,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여휘 구하니까 냉정하게 돌아서는 여구라니; 물론.. 그 상황에서 구해줄 수도 없었지만!
+) 해비의 셋째 아들이자 해비의 곁에 가장 오래 있으며 태자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빙자한 자극을 주는 부여산. 이 녀석은 여휘와는 다른 류랍니다. 아무런 야망없이 오로지 형님만을 위한 여휘와 달리, 그런 척 하지만 사실 전혀 그러할 수는 없는 녀석. 언제나 '만약'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 듯 싶었어요. 또한, 어떻게든 참고 참아내며 대인배로 살아가려는 태자를 자극하고 긁어 결국 소인배 찌질이로 만드는 장본인. 태자가 결국 살아돌아온다는 소식에 기쁘기는 커녕 움찔하는 표정에 '역시' 스럽기도 했고.
+) 긴 시간을 잡고 나아가는 사극인지라 현재 캐릭터의 나이대는 10대. 배우들은 3~40대. 얼른 제 나이에 맞는 시대가 왔음 좋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이 10대의 얼굴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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