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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X파일 기찰비록) 기묘한 현상, 결말없는 엔딩!

도희(dh) 2010. 11. 9. 21:02


~ 기찰비록 (2010/8/20 ~ 2010/10/29, tvN, 총 12부작) ~







1. 기찰비록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실제사건을 바탕으로 그려낸 드라마 <기찰비록>은, 유독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천기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광해군 원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인 사헌부 감찰 김형도 (김지훈)는 어느 날 그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며 '기찰비록'의 일원이 되어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기이한 사건들과 마주하며 받아들여가는 이야기이다.

형도가 기이한 사건에 휘말려 속하게 된 '기찰비록'은,  수장 지승 (김갑수)이 이끄는 비밀조직으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사건들을 조사하고 기록해서 그 누구도 볼 수 없게 봉해놓는 집단 (그리고 세상이 이러한 사건을 알 수 없게 비밀로 하는 것은 물론 그 것을 지키기 위해서 살인도 서슴치않는다 - 9회 창귀의 습격 - ) 으로,  현재는 세상에 알릴 수 없지만 후대를 위해 기록화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집단은 '태조' 때부터 있어왔다고 한다. 그러나, 마지막회의 에피소드에서 나온 지승의 회상에서 보면 '기찰비록'은 지승으로 인해 만들어진 느낌이 들기도 했다. 뭐가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승으로 인해서 기찰비록이란 이 비밀조직이 더더욱 발전한 것인지, 지승이 당시의 형도에게 거짓말을 한 것인지, 작가의 오류인지... 그런데 이 드라마 자체가 대체적으로 이러하니 그러려니하고 일단 넘어가기로 해버렸다, 나는.

어쩌다보니 '기찰비록'의 일원이 되었지만 내내 '말도안된다. 세상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없다' 라고 말하던 형도는, 기이한 사건들을 하나 둘 겪게되며 머리로 풀어내려던 처음과 달리 점점 그 사건 자체를 받아들이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듯도 싶었다.  그리고 함께 그 사건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알게모르게 그런 자세를 취하게 되는 듯도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몇몇 떡밥을 통해서 머리로 생각하고 이래저래 굴려가며 짜맞춰보게 하기도 하는 듯 하더라. 그러나 또 뭐랄까, 그  떡밥도 그 시대엔 여의치않는 것이기에 그 자체가 미스터리가 되는 듯도 싶었다. 그리고 그러한 미스터리는 1~2회에 등장했던 '이상한 물체'로 이어져있는 듯도 싶었다.



2. 이상한 물체(UFO)로 이어지는 흐름

어느 날 발견된 '이상한 빛'으로 인해서 형도는 '기찰비록'이라는 비밀조직에 속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상한 빛과 하늘에 떠다니는 이상한 물체에 대한 진실은 밝혀지지도 않은 채 또 다른 사건들에 휩쓸려 이리뛰고 저리뛰는 형도. 그리고 극이 진행됨에 따라 형도가 접한 기이한 사건들은 그 '이상한 빛을 내며 하늘을 떠다니는 이상한 물체' 와 관련이 된 것 이 아닐까, 라고 시청자의 입장에선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신라황금을 탐낸 이들이 괴이하게 죽어간 사건 (신라황금의 저주) 이라거나, 거대한 굉음과 함께 바다에 무언가 떨어지고 그 이후로 사내에서 어린 아이까지 임신한 듯 배가 불러오는 사건 (용궁의 귀환병), 이상한 빛을 발견한 후 전기능력을 가지게 된 인간의 억울한 죽음과 그 자식이 벌이는 사건 (두박신의 부활), 쇠붙이들이 날아다니는 폐가에서 벌어진 사건 (이두의 요괴) 속에서 흘러가는 이상한 빛과 기이한 물체와 물건 등을 통해서 말이지.

그리고 엔딩즈음이 되어서는 형도또한 그 관련을 어렴풋이 알게되어버린 듯 했다. 초반 스승님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보게되었던 물체를 전혀 다른 곳에서 보게되면서.



3. 밝혀지지 않은 허별감의 정체

허별감은 초반부터 신비로운 여인으로 설정이 되어 있었다. 과거의 기억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모르는 것이 없는 대단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여인. 그리고 '4차원 마을''불멸의 예언자'를 통해서 이 여인이 뭔가 커다란 비밀을 지니고 있으며 어쩌면 이 기이한 사건들과도 어떤 연관성이 있지않을까, 싶게 만들기도 했었다.

지금까지의 사건들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었고 허별감의 존재또한 그러한 듯 했다. 이 여인이 도대체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그 곳에서 존재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것이 이 드라마가가 매 회의 에피소드마다 결말없이 마무리를 짓는 것과 같은 선으로 '신비로운 존재'로 남겨두며 '너희들 알아서 상상해봐라' 라고 하는 듯도 싶었던 것 같다. 형도는 허별감의 존재가 무엇인지 알겠노라 하던데, 나에게도 좀 말해주지 그랬니; 싶기도 했고.

그리고 허별감 역의 임정은씨, 조금 아쉬웠다.



4. 결말없는 엔딩

이상한 빛에 휩쌓여 사라진 형도.  그런 형도가 사라진 공간을 바라보던 남은 이들.  그리고 다음 씬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웃으며 어디론가 가는 장사령과 기찰비록의 창고에 형도의 호패를 두는 지승.  어느 바닷가에 서있는 형도와 그런 형도 곁에 나타나 '이제 죽은 자의 부활을 믿느냐' 라는 허별감.

허별감은 사라졌고 형도는 다시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갈 것 같았다. 그리고 형도는 살아가지 않을까. 기찰비록으로 살아갈 것인지, 사헌부 감찰로서 그 고지식함을 밀어붙히며 살아갈 것인지, 지금까지 처럼 두가지를 다 해가며 살아갈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언제나처럼 그렇게 끝나버렸다. 모든 것은 시청자 너희들이 생각해보라는 듯이.

이 드라마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서고에 숨겨진 사실들은 어쩌면 우리 인간들의 욕심이 만들어낸 허상이 아니겠소.
하지만 우리의 삶은 한 순간도 허상이 아니오. 단 한번만 주어지는 소중한 것이지요.
나는 그 허상이 아니라 현실을 위해서 살아가겠소이다.
(그래서 떠나시겠습니까?)
나는 보았소이다.
(무엇을요?)
난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소.

... 마지막 형도와 허별감의 대화가 이 드라마가 하고자하는 말인 듯 한데.. 뒤늦게 한번 더 돌려보니, <4차원 마을>과 연결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나의 순간이 반복되며 삶 자체가 허상이 되어버리는 어느 마을. 그 곳에 있었던 허별감과 똑같은 존재. 그 이상으로 생각의 진도는 나가지 않는다. 그러니 생각은 여기서 그만.



5. 기타등등

1)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 ; 사차원 마을, 봉인된 소설

2) 전체적으로 스토리랑 캐릭터의 매력이 아쉽긴했지만 후반부로 가며 나아지는 것도 같았다. 그리고 나는 굳이 이 드라마의 시즌2는 외치지않기로 했다. 스토리는 아쉬웠지만 연출은 꽤나 신선하고 독특했다. 색감도 푸르스름하니 신비로운 느낌이 들기도 했고.

3) 주인공 형도 역의 김지훈씨는 군대가셨음. 그리고 형도란 캐릭터가 그나마 살아숨쉬었던 건 배우의 힘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김지훈씨 특유의 느낌이 잔뜩 배어있는 듯 했달까? 겉은 멀쩡하고 과묵해보이는데 은근 헐렁거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

4) 그래도 이런 류의 색다른 시도는 참 좋았다. 다음에 또 이런 소재의 드라마가 나온다면 어느정도 잘 다듬어져 '실험적인 드라마'가 아닌 '완성된 드라마'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살포시.

5) 그래도 끝났다니 조금은 아쉽다. 이 드라마 후속은 '생초리' 이것도 나름 재미있음;

6) 다음 만화속세상 연재분은, 드라마보다 재미없음. 드라마가 훨 살아있는 느낌에 설명도 잘 되어있달까? 만화는 뭔가 스토리를 따라가기 급급해서 나열해놓은 느낌의 무매력; 그럼에도 잘 챙겨봤다만-! (마지막 에피소드는 아직 못봤구나,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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