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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 PLAN.B ~6회) 쫓고 쫓기는 만큼 속고 속이는, 돈이 곧 믿음인 관계.

도희(dh) 2010. 10. 15. 09:20

드라마 도망자 ~6회.

저는 요즘 수목에 [도망자]를 보고 있답니다. 호불호가 꽤 갈리는 듯 하지만 일단 저는 꽤 재미나게 보는 중이에요.  아직 벗겨내야 할 것이 많은 드라마이자, 흩어진 퍼즐조각을 하나하나 맞추는 쾌감, 이라고해야하나... 그런 재미도 있는!  5회부터는 흩어진 퍼즐조각들을 하나 둘 맞춰가며  '멜기덱'의 정체와  '진이를 죽이려는 이유' 에 관한 껍질이 벗겨지고 있어요.  나름 이런저런 추리를 펼쳐가며 보는 중이지만,  누군가에게 말할 정도의 추리는 아닌지라 저 홀로 좋아하며 생각하렵니다.

인간관계는 믿음과 신뢰로 쌓아가는 것이라는데, 이 드라마 [도망자 PLAN.B]를 보다보면 세상에 못믿늘 것이  '인간' 이란 존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요. 처음부터 믿음이 없이 시작된 관계의 지우와 진이. 그리고 그들 주변 모두가 그들에게 적인지 아군인지 조차 모를, 자기 자신은 믿고있나가 궁금해지던... [도망자 PLAN.B] 6회 였습니다.






(1)

[도망자 PLAN.B]는 처음부터 인간에 대한 '믿음'은 옆집 왈왈이에게 던져주고 시작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드라마가 처음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극 중 인물들은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믿음을 주는 척 하면서도 그들은 속으로 끊임없이  '이 존재가 나에게 득인가 실인가 그 속에 무엇을 감추고 있는가' 를 궁리하며 재고 따지고 파헤치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은 '돈' 뿐이었다. 탐정의 명함에는 전화번호가 없다. 단지, 계좌번호만 있을 뿐.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나 끊임없이 쫓고 쫓기는 상황 속에서 조차 서로를 속이고 또한 속는다. 속이는 줄 알면서도 속고 자신이 속인다고 생각하면서도 속고. 그 거짓투성이 관계 속에서 간혹 진실도 말하지만 신뢰가 없는 관계 속의 진실은 거짓과 별반 다를바가 없는 듯도 싶더라.

파트너는 있어도 친구는 없는 냉혹한 세계에서 나까무라 황과 장사부는 지우와 '돈'으로 얽힌 파트너일 뿐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되새겨 주기도 했다. 미진의 계략에 넘어가 지우에게 덫을 설치하는 장사부. 그런 장사부에게 큰 액수를 미끼로 던져서 덫을 들고 튀어버리는 나까무라 황. 나까무라 황이 무슨 이유로 일본서 중국까지 날아왔고 어째서 장사부에게서 지우의 덫을 훔쳤는지는 7회를 보면 알 듯 싶다. 나까무라 황이 장사부에게서 빼앗은 것으로  직접 지우와 협상을 할 것인지 덫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싶은 부분이 있지만 왠지 긴가민가 스러워서 패쑤!)

친구가 아닌 파트너인 이들의 역할이 앞으로 어떻게 그려져나갈지도 새삼 궁금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뜬금없이 [추노]의 대길이와 천지호의 관계처럼.. '돈'을 기준으로 움직이면서도 때론 아군이 되기도 하고 적군이 되기도하며 서로을 속고 속이는 어느 날, 말도 안될지도 모를 의리란 것이 짜잔~ 나타나서 무언가를 보여줄지 모른다는 생각도 매우 뜬금없이 들었고. 하지만, 그 것도 왠지 결국은 '돈'에 의해 움직일 것이란 생각도 든다만;



또 다른 세계에서는 양회장의 신뢰 속에서 카이 스파이로 일하는 소피가 카이에 대한 감정이 커지며 조금씩 양회장을 배신하고 있었다. 소피의 배신의 이유에는 '카이의 안전' 이 최우선인 듯 했다. 하지만, 소피가 스파이로서 카이 곁을 지키는 한 그들의 신뢰관계도 100%는 될 수 없는 현실. 그리고 양회장은 소피의 마음을 눈치채며 알면서도 속아주는 듯 싶었다.  그 능구렁이 같은 무서운 영감이 그 정도도 눈치채지 못했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까;


아마 '돈'이란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에게 신뢰를 보내는 것은 지우팬클럽 도수네팀 밖에 없지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돈'을 벌기위해서 선택한 '직장'에서 만난 이들의 관계가 100%  '돈'과 관련이 없다고 말하지도 못하겠다, 나는.  게다가 그들은 때때로 낙하산 팀장을 물먹이는 짓도 마다하지 않는 중이고,  반장인 도수는 팀원들을 내버려두고 저 홀로 맛난음식 먹으러 다니기도 하니까!  '연애' 라는 감정으로 이어진 도수와 윤형사 정도만이 현재까진 아무런 조건없이 믿음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해야할지도; (5회까지는 카이와 진이도 이런 관계에 해당되었는데... 6회부터 변화가 시작되어버렸음! 사랑과 야망 사이에서의 갈등... 이라고 일단 표면적으로는;)



(2)

모든 것에 일단 '의심'을 하고 바라보며, 무엇이든 마음이 아닌 머리로 판단하고, '돈'으로 관계를 맺고 움직여나가는 탐정 지우와 정체불명의 멜기덱에게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양부모까지 잃고 이젠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에 급급해서 세상 모든 것을 불신하려 애쓰며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단 하나의 사람을 온전히 믿고있는 의뢰인 진이의 만남. 

지우와 진이는 처음부터 서로를 '믿는다' 라는 행위는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 지우로선 '의심하는 것이 직업' 이기에 당연한 것이었고 진이는 이유가 있어서 지우를 찾은 것이기에 '믿을 수 있을까?' 라는 카이의 질문에 늘 애메모호한 대답을 보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진이는 말한다. '지우는 죽어도 상관없는 사람' 이라고.

진이에게 인간은 '죽어선 안되는 인간'과 '죽어도 상관없는 인간'으로 나뉘어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던 순간이었다. 그 것이 진이의 본성이라거나 진심이라거나 그런 것은 아닐 꺼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어나가고 자신마저 목숨을 위협당하는 하루하루를 겨우겨우 살아내기에 급급한 진이로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그들 사이에 있는 것은 그저  '돈' 이었다. 의뢰비 1억. 그 외에 또 있다면 ... 서로가 쥐고있는 패, 정도랄까? 그게 100% 제대로 살아났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두 사람은 끊임없이 상대를 탐색하고 있었다. 탐정과 의뢰인의 관계지만 무엇하나 신뢰하지 못하는 관계. 그렇기에  상대가 숨기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알아내고 상대가 지닌 패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나름의 심리전을 하는 등등의-?



짧은 시간 한국에서부터 일본을 거쳐 중국까지 날아와서 이런저런 멜기덱의 꼬리를 잡으며 쫓고 쫓기는 시간을 보낸 지우와 진이는 여전히 상대에 대한 경계와 의심을 풀지않고 탐색 중이지만, 사건의 본질을 파헤쳐나가면서 이들의 관계가 '돈'과 상대가 지닌 '패'가 아닌 '믿음'으로 형성된 신뢰관계가 되는 순간이 오지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기도 했더랬다.

지우에겐 진이에 대한 호기심이 동했을지도 모르겠고 (의뢰인이기에 지켜야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면서도 간혹 호기심이 동한다는 느낌이 조금 들기도 함;) 진이의 경우는 자신을 미끼를 쓰면서도 끊임없이 구하러와서 히죽거리는 이 나쁜 놈이 '좋은 놈은 아닌데 그리 나쁜 놈도 아닌' 즈음의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우의 말마따나 진이에게 지우는 '믿어야하는 사람' 중 하나일테니까.

진심이나 마음따위 없는 지우에 대한 진이의 이죽거림. 그리고 자신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하나에 올인하는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에 대한 지우의 대답.  지우는 자신도 '진이가 믿어야 할 사람' 이라고 말하지만 100% 믿으라는 말은 하지않는다. 아마, 니가 낸 의뢰비의 가치만큼은 나를 믿어도 된다, 라는 말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현재 진이가 세상에서 의지할 수 있는 상대는 딱 둘이다. 카이와 지우. 애정과 금전이라는 서로 다른 이유로 만들어진 관계이지만 어찌되었든 현재로선 그러하다. 온전히 그의 모든 것을 믿을 수 있는 존재 카이와 그 무엇도 믿지않는 존재 지우.

하지만,  멜기덱의 꼬리를 따라가며 진이에게 지우에 대한 믿음 0%에서 10%즈음으로 상승하지 않았나, 싶었다. 아마 그 10%가 1억의 가치만큼의 믿음인 것인지, 아니면 어이없는 짓들의 연속이지만 그 속에서 1억의 값어치를 하려고 애쓰는 것이 느껴져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카이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그 만큼 지우에게 향한 것일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카이에 대한 믿음은 100%에서 90%로 줄어들지 않았나, 싶었다. 받지않는 전화. 한 대상에 모든 걸 걸지말라는 지우의 충고.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 장소에 갑작스레 나타난  카이의 존재에 대한 당혹스러움이 뒤엉켜 혼란스러워 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고.


진이는 왜 지우의 뺨을 때렸을까...?

진이의 경우는 죽음의 공포로 인해서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로 위태롭게 하루하루를 걷고있는 자인 듯 했다. 그래서 작은 충격에도 격하게 반응을 하는 듯 하달까?  그러면서도 괜찮은 척 강하게 행동하지만,  절대 그러하지 못한 아이.

극의 흐름으로 따지자면 '조선은행권지폐를 찾는 사람은 너의 적' 이라던 카이의 말에 혼란스러운 진이. 그 앞에 태연히 나타나 그 '조선은행권지폐'를 말하는 지우.  진이는 순간적으로  카이의 말 - 조선은행권지폐를 찾는 사람은 너의 적 - 과,  기본적으로 가지고있던 생각 - 지우는 멜기덱과 연결된 자이다 - 이 동시에  떠오르며 나름의 퍼즐조각이 맞춰져버려서 뺨을 때린 것이 아닌가, 싶었다.

믿음의 차이,  라는 생각도 들었다.  10%가 줄었으나 아직은 90%를 차지하는 카이와 0%에서 이제 겨우 10%를 차지하는 지우에 대한 믿음의 차이. 그리고 겨우 어쩌다가 상승시켜 준 믿음이 깨어진 것에 대한 충격과 상처로 인한 자기방어, 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달까...? 카이를 온전히 믿는 것은 아니지만 카이에 대한 믿음이 더 크기에 그 순간 진이는 지우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카이의 손을 잡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나저나  카이의 캐릭터에도 변화가 생기며,  그저 진이를 묵묵히 지켜주는 해바라기형 캐릭터가 아니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할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카이란 캐릭터 그다지 좋아하진 못하고 좀 무서워하고 있었음.  진이 앞에서만 자상할 뿐, 그녀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그녀 모르게 내내 감시하는 게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래도 '지켜보고있다' 라는 캐릭터를 무서워하는 편이라서 이리 된 것도 같다; (파연 수혁의 영향이 아직까지;)  그리고,  진이의 카이에 대한 무한믿음이 조금 줄어든 것도 이런 부분의 영향도 없잖아 있으라 생각된다, 나는.

끊임없이 속고 속이는 관계 속에 유일하게 진이가 온 마음으로 믿고 기댈 수 있는 카이조차도 앞으로는 그녀를 속이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그 것이 진이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일단 들지만, 양회장의 말대로라면 카이는 야심이 대단한 놈이고, 그럼 이제 카이는 자신의 야망과 사랑하는 여자, 사이에서 하나의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과 마주한 것이 아닐런지;

카이의 본심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그 무엇에도 기대지 못하는 진이가 가여우면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이상 누구에게 기대기보다는 혼자 일어서는 법을 배우라고, 말해주고 싶기도 하고... 뭐, 그랬다. 기본적으로 지우가 지켜줄 듯도 하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너무 기대면 매력없어~ 랄까나; 지우도 믿지마! (ㅋㅋ)




☆ 그리고!

1) 누가 죽였는가, 가 아니라 왜 죽였는가, 를 알아보라는 미진교수. 그리고 이제 이야기는 그 '왜'를 향해서 나아갈 듯 싶다. 이야기의 중심을 향해서 나아가니 왠지 더 흥미진진!

2) 이제 슬슬, 도수가 지우 방해하니까... '쫌!!!!!!!!' 을 외치고 말았다-;
3) 그래도 도수랑 지우랑 싸우는 씬은 재밌음. 근데... 도수가 왜 지우를 못잡는지도 알 것 같더라능;
4) 중국으로 넘어가니까 음향이 좀 삐리함. 뭔가 뜨고 울리는 느낌!
5) 진이액션은 휘청휘청 액션. 킬러씨랑 싸울 때, 둘 다 휘청이다 부러질까봐 조마조마;
6) 양형사가 바꿔준 도수 벨소리에 헐-;
7) 사기꾼과 탐정은 종이한장 차이-!
8) 진이가 지우더러 니가 마음이라는 게 있냐, 라는데 갑자기 '새우'가 떠올랐다. 신의 퀴즈에 나왔던 것임;
9) 케빈유서... 진짜일까 가짜일까? 동생이랑 나는 가짜라고 생각 중; 장사부에게 미진교수가 그랬잖는가... 말 안들으면 니 유서 내가 써준다고. 유서 조작은 그들에게 껌, 아닐란가? 그런데 진짜면.... 케빈죽음의 진실도 궁금해지는 중.

0)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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