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15, 16회... 그 두번째 잡담.
두번째 이야기는 탁구로 인해서 마음이 움직인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 라고 애초에 생각을 했었지만 쓰다보니 뭔가 산으로 가버린 느낌이 드는 중이랍니다. 그래서 또 나눠보려고 했지만, 포기. 탁구 이번 16회는 특히나 꽤 즐겁게 봤어요. 마준이와 탁구의 티격태격 사이좋아요 버젼은 현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라는 마음과 더불어서 역시나 탁구와 마준이는 붙혀놓으니 꽤 좋잖아, 싶기도 했거든요. 태조=마준이라는 진실이 너무 빨리 밝혀진 것이 그래서 아쉽기도 하고-! (인숙씨.... 제발....;)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을 찍은 탁구와 마준. 그리고 탁구에게 마음을 열어준 이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약간 산으로보내면서 썼더랍니다. 그리고... 탁구는 왤케 귀여운겐지-! (아, 탁구 애정하는 마음은 나날이 깊어지는데... 두둥!!!)
★ 마음 하나, 마준
▶ 아버지 구일중
일단, 구일중의 회상으로 인해서 밝혀진 14년 전의 진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미순을 보호하고자 했지만 탁구와는 생이별을 시키려 했다, 가 맞는 듯 해요, 역시. 미순을 인숙과 승재의 손에서 지켜주기는 하겠지만, 탁구를 형준으로 키우기 위해서 버려야할 탁구의 과거, 즈음으로 여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그런 구일중의 눈 앞에 14년 전의 환영, 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사실, 환영은 아니지만 갑작스레 자신의 눈 앞을 지나가는 그들의 모습이 그에겐 지워내지 못한 과거의 환영일 뿐일지도 모르니까요. 아무튼 갑작스레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존재들로 인해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는 구일중이었더랍니다. 그런데, 아무리 사람찾는 것이 힘들다고는 하여도 진짜 못찾으시네, 이분. 탁구를.
아무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작스레 팔봉빵집에 방문한 일중은, 드디어 탁구와 재회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14년의 세월로 인해서 탁구는 일중을 바로 알아보지만 일중은 탁구를 알아보지 못하더라구요. 어둠, 그리고 얼굴에 뭍은 밀가루로 인해서 일중이 탁구를 알아보기 더 어렵다, 라는 설정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이날 만난 이는 탁구 뿐만이 아닌, 다음 날 경합에 나갈 아들 '마준'과도 마주하게 되었더랍니다. 그리고, 탁구와 마준에게 건넨 이 사람의 따뜻함은, 두 아들에게 무한한 감동과 기쁨을 주고야 말았어요. 이 파더 콤플렉스 덩어리들 같으니라구-, 싶을 만큼이나.
▶아버지의 따뜻한 손길에 얼어붙은 아들, 마준
아버지 구일중의 방문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빵집 안으로 들어선 마준은, 사라진 일중으로 인해서 내내 안절부절 못하게 되었어요. 혹시라도 탁구를 만나면 어떡하나, 라는 그런 마음의 불안이 아니었을런지. 그리고 그런 마준의 마음을 알았는지 어쨌는지, 일중은 마준의 어깨에 손을 얹어주며 '최선을 다하게' 라는 조용한 응원의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셨더랍니다.
마준의 어깨에 손을 얹기 전 일중의 조금은 헙-, 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면... 일중은 아마 꽤 덤덤한 척,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마준을 응원하지 않았나, 싶었어요. 표현이 없는 양반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14년 전 빵이 싫다고 했던, 그러다 탁구가 사라진 날 자신도 빵을 배우겠노라 했던, 그리고 현재 자신의 인정을 받기위해서 팔봉빵집에서 2년간 수련하고, 팔봉선생이 주최하는 경합에 나간다는 소식은, 일중에게 나름의 뿌듯함과 은근한 기대감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일중에게도 아마,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파하는 마준의 그 간절함이 전해졌을지도 모르겠구요.
내내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이 고파서 허우적거리는 마준은, 아버지의 '최선을 다하게' 라는 한마디와 무심한 척 하지만 따뜻하게 만져준 어깨의 감촉으로 인해서 굳어버리고 말았어요. 아마, 마준이 일중에게 받은 첫번째 따스함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무한한 감동으로 그저 파워업이 되지않았을까, 싶기도 했고-.
▶아버지의 따뜻한 손수건에 녹아내린 아들, 탁구
오븐의 공포에서 벗어나 빵굽기 수련에 열중하던 탁구 앞에 예상치도 못한 인물이 등장하고 말았었어요. 그 인물은 바로 구일중. 탁구는 14년 만에 아버지 구일중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말았답니다. 그렇지만 그 앞에서 '제가 김탁구입니다' 라는 말은 또 못했어요. 탁구의 말에 의하면, 자신을 특별한 아이라고 칭해준 그분에게 지금의 모습으로 나타나 실망을 시켜드릴 수 없다, 라고 하네요. 뭐, 제 눈에는 지금의 탁구도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조금이라도 그 공간에 있고싶은, 그렇기에 자신이 가장 힘겨운 과제를 물어보며 한 순간이나마 14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탁구는, 자신에게 내밀어준 일중의 손수건이, 너무나 따뜻하게 다가와 어쩔 줄을 몰라하는 듯 하더랍니다. 14년동안 가슴 속에 품어온 소중한 추억이 현실이 되며, 그 위에 새로운 추억이 쌓여버린 듯이 보였달까-?
그리고 이날, 일중과의 재회는, 탁구에게 '할 수 있다' 라는 힘. 자신을 믿는 긍정의 파워를 줬던 것 같아요.
▶ 너는 모르고 나는 아는, 아버지에 관한 잡담
뜻밖의 아버지와의 재회. 그 설레임을 간직한 아들들은, 너는 모르고 나는 아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일중과 무슨 대화를 나누었느냐는 마준의 질문. 그 것은 탁구와 일중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 혹시 탁구가 일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는 않았는가, 등등의 일종의 불안감과 질투, 뭐 그런 마음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탁구는, 그 가슴 따뜻한 만남이 자신에게 남겨준 그 소중한 감정을 하나 둘 마준에게 털어놓게 되었고 말이죠. 그와 더불어 일중과의 추억까지. 그리고 그 일중과의 추억은, 마준의 마음에 또 하나의 생채기가 되어버린 듯 하더군요. 너는 특별한 아이라고 칭해주었던 일중과의 추억을 소중히 펼쳐보이는 탁구와 그런 탁구의 말에 움찔거리더니 휙 등을 돌려보이는 마준이란 아이. 처음으로 받은 아버지의 따뜻한 손길에 대한 감동 혹은 기쁨이 채 사그라들기도 전에, 녀석은 그 전부터 그 런 따뜻함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것에 대한. 질투.
▶ 오해가 불러일으킨 갈등
아직 부족한 실력으로 인해서 경합에 참여해야 할지 어떨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탁구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 자신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랄까... 그런 것으로 인해서 결국 경합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총 3차에 걸친 경합의 첫번째 미션이 시작되었더랍니다. 그리고 나쁜마음을 먹은 모모씨로 인해서 경합참가자들의 밀가루는 엉망이 되었고, 마준은 그 범인을 탁구라고 확신하며 두 사람의 갈등은 시작되고 말았어요.
물론, 탁구는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그게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고, 진범 모모씨의 죄를 덮어주고 용서해줌으로 인해서 그 결백을 밝히는 일은 점점 더 멀어지는 듯 하더라구요. 그리고 탁구는, 다른 참가자들의 망쳐버린 재료를 자신의 재료비로 충당해줌으로서 자신의 결백을 소리없이 외치게 되었더랍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삐뚤어질테다, 의 길을 걷는 마준으로서는 그런 탁구의 마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 하지만요.
처음 탁구가 범인이라고 확신하며 욱해버린 마준의 속에서는 어쩐지 두 가지의 마음이 충돌했던 것 같아요. 인정하긴 싫지만 그의 본성을 믿고 신뢰했는데 그런 짓을 저지른 것에 대한 실망과 이제 드디어 아버지에게 제대로 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관문과 같은 팔봉선생의 경합을 이대로 망쳐버리는 탁구에 대한 미움.
그리고 탁구가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서 자신의 재료비를 나누는 것을 본 후에는, 탁구가 정말 나쁜 아이이길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이 진실이든, 그가 결백할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니길, 그래서 자신이 맘껏 미워할 수 있는 아이이길 바라는 듯 하달까? 또한 탁구를 믿고 신뢰하는 이들이 탁구에게 실망하길 바라는. 탁구가 실망스런 아이이길 바라는 듯한. 그리고 자신을 이유없이 경계하고 미워하는 마준을, 탁구또한 그리 이뻐라하진 못하는 듯 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으르렁 으르렁 티격태격!
▶ 화해의 끈, 둘이 하나가 되다
다 큰 청년들이 매우 사소한 일 하나에도 티격태격 거리는 모습을 보다못한 팔봉선생은 마준과 탁구에게 미션 하나를 던져주게 되었어요. 손목에 끈을 묶은 삼일 간 절대 떨어져서도 안되고 손목의 끈도 풀어서는 안된다는. 누구 한사람 풀게되면 그 푼 사람은 경합날까지 제빵실에는 갈 수 없다는 조건. 그 리고 마준과 탁구는 어쩔 수 없이 그 명령을 받아들이고 만답니다. 이 사람들에게 경합은 각자의 이유,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순간이 될테니까요.
사이 안좋은 녀석들이 2년간 한 방에 있었음에도 그 사이에는 발전이 없었던 것처럼, 손목에 끈을 묶고 24시간을 내내 함께 다닌다고 해서 단박에 이들의 사이가 좋아진다거나 그렇진 않았어요. 하지만, 서서히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마음으로부터 인식하고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 듯 하더라구요.
그 시작은 마준의 코피. 내내 틱틱거리던 탁구는 마준의 코피에 저도 모르게 진심어린 걱정을 하며 스스로를 '형' 이라 칭하게 되었고, 아무런 의미없이 던졌을 '형' 이라는 표현은 마준에게 14년 전의 탁구를 떠올리며 내내 탁구에게 쌓아두었던 경계의 벽을 허물어뜨리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그 벽이 허물어진 순간, 2년이란 시간동안 보이지않던 상대의 진정한 모습이랄까, 그런 것이 보였을지도 모르구요.
이미 허물어진 탁구를 향해 마준이 쌓아두었던 벽. 그리고 탁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마준의 마음 속으로 들어서게 되버린 듯 하더라구요. 박수도 손뼉이 맞아야 친다, 라는 말이 여기에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준과 탁구가 그 순간, 서로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 뜨렸기에 그들은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바람개비씨의 말에 의하면 사람을 미워하지 못한다는 탁구는 내내 마준을 '재수없는 자식' 즈음으로 바라봤던 것 같아요. 유경과 만날 수 없는 조건으로 자신과 거래를 했기에 처음에는 미웠겠지만 그로인해서 유경도 구하고 자신도 제대로 살아갈 이유를 만들었다는 것에서 탁구는 마준을 향한 미움을 허물지 않았을런지-. 그리고, 아무리 외쳐도 메아리조차 돌아오지 않는 묵묵부답의 딴딴한 벽.
그렇기에 멀어지지도 다가서지도 않은 채 마준과의 2년을 보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룸메여서 완전 친해져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 것도 마음이 맞는 경우지, 사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룸메라고 무조건 친해진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아무리 년단위로 같은 방을 사용하더라두요. (내 성격이 종종 사이코틱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흐음, 경험담!)
그리고 덧으로... 탁구랑 마준이랑 완전히 귀여웠음요~!!!
▶ 그렇게 '친구'가 되어버린 아버지의 아들들.
온종일 붙어있는 3일이라는 시간. 2년의 시간동안 할 수 없었던 것을 3일 안에 해내버린 녀석들은, 친구, 가 되었어요. 마준이는 누가 너랑 친구한대, 라고는 했지만 내가 하고싶어서 그런다, 라는 탁구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는 걸 봐선 무언의 긍정이 아니었을런지.
아마, 지금 이 순간, 구마준이 아닌 서태조인 이 순간에는 굳이 탁구를 향해 벽을 쌓아놓지 않아도 되지않을까, 라는 자그마한 바람이 마준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탁구는, 14년의 세월동안 갖지못한 동갑내기의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는 기쁨이 함께했을 듯 하고 말이죠.
게다가 언제나 틱틱거리던 마준이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었다는 것 자체가 탁구에겐 무한감동의 연속이 아니었을런지!!! 눈물 글썽이며 진심으로 왕창 기뻐하는 탁구의 모습에 쑥스러운 듯 살짝 웃는 마준의 모습도 귀여웠고. 마준의 진심어린 미소는 그렇게 짧지만 한순간 강하게 스쳐지나갔더랍니다. 그렇게 억지로 억지로 탁구를 향해 굳게 닫혀있던 마음 하나가 열리게 되었답니다. 탁구의 진심어린 마음이란 열쇠로 인해서!
(비웃는 듯한 미소 말고, 마준이가 진짜 활짝 웃는 날이 오긴 올까 모르겠습니다. 이번 에피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준을 무장해제 시키는 것인 듯 한데... 쑥쓰러운 듯한 짧은 미소! 웃으면 귀여운 녀석이 웃는 법을 잘 모르는 녀석으로 나오니 종종 아쉽아쉽! 그래도 마준이란 캐릭터는 '마음으로 활짝 웃는다' 라는 것이 익숙하지 못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면 그 정도가 적당했을지도 모르겠어요.)
▶ 밝혀진 진실, 새로운 갈등의 시작?!
은근 초고속 전개를 자랑하는 이 드라마는, 이 아이들이 이제 제대로 우정을 쌓는 것이 보기 싫었는지 새로운 갈등을 제시해주고 말았어요. 마음을 먹으면 무조건 행동으로 옮겨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마준모 인숙이 무작정 마준을 찾고 말았거든요. 인숙은, 언제나 일중에게 마준을 봐달라고 외치면서도 무엇이 진정으로 마준을 원하는 것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어쩐지 마준이 아직 복중에 있을 때의 그 마음, 널 위해 뭐든지 하겠노라던 그 마음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 전에 눈 앞에 보이는 것만 바라보며 달려가는 듯 하달까-? 그렇게 엄마여서, 인숙의 죄를 가슴에 뭍고 힘겨워하면서도 참고 살아가는 마준에게 인숙은, 조금씩 지쳐가게 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게 무슨 우연인지, 인숙과 마준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목격한 탁구는, 한때는 좀 재수가 없었지만 이제는 진짜 친구가 되어 너무너무 좋은 이 서태조란 녀석이, 구마준, 이라는 구일중과 서인숙의 아들이라는, 그리고 한때는 자신의 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버리고 말아요-!
아직은 진실을 밝히고 싶지않았던 태조와 이제 그 진실을 알아버린 탁구. 그렇게 새로운 갈등은 시작되었더랍니다. 그런데 탁구에게 태조가 마준이었다는 사실은, 그저 자신을 속였다는 것에 대한 분노 비스므리한 감정 혹은 상처가 되겠지만, 마준이기에 마준이 탁구를 미워했던 것 같은 그런 갈등, 감정은 없을 듯 해요. 전에도 말했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아무튼, 이 엔딩보고 저 홀로 '꺄아아아아!!! 예고가 또 없어...ㅠ.ㅠ!!!'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울부짖었다죠. 본방으로 못봐서 뒤늦게 봤는데, 그 이른 아침에. 제가 그렇답니다. 좀. 많이.
덧) 마준을 숨겨두고 홀로 앞에 나서서 조폭들에게 얻어맞는 탁구와 그런 탁구를 지켜보며 각목을 쥐었지만 두려움으로 인해 용기가 없어서인지 스르르 각목을 두고 꼭꼭 숨어있다가 사람들에게 알리러 가는 마준. 각목을 쥐었다가 놓는 마준의 모습은, 14년 전 아버지에게 맞는 유경을 보며 움찔하다가 두려움에 뒷걸음질 치던 어린 마준과 겹쳐지더랍니다. 그리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라는 유경의 말이 순간 귓가에 맴도는 듯 했어요. 이런 두려움. 이 것을 극복하는 마준의 변화한 모습도 언젠가 보여질까, 라는 궁금증도 함께.
★ 마음 둘, 재복
모두가 대충 눈치채고 있었겠지만, 2년 전의 가스폭팔사고의 범인은 바로 이 녀석, 재복이었답니다. 한실장의 사주를 받은 녀석이 이번 경합에서 밀가루에 소다를 섞으면서 진구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어요. 재복의 눈빛과 소다에 붙어있는 증거물 만으로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진구를 보며, 무슨 CSI 인 줄 알았다나 뭐라나-.
한실장의 사주를 받은 녀석은, 지난 2년간 '가스폭팔사고' 와 이번의 '밀가루에 소다섞기' 외엔 딱히 뭔가 하진 않은 듯 해요. 그저, 탁구의 주변에서 탁구의 근황을 알리고 그 댓가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었달까? 그리고 이번엔 증거물을 남김으로서 덜미를 잡혀버린 재복. 부러 남긴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진구에 의해서 모든 진실을 알게된 탁구는 자신 앞에서 무릎꿇고 비는 그를 미워하기 보다는 용서를 함으로서 그가 이제는 정말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더라구요. 진구의 말대로, 탁구는 누군가를 온전히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기도 했고.
이 일로 인해서 녀석은 탁구의 비밀 하나를 알게되었지만, 결코 누설하지는 않겠다고 해요. 그리고 지난 2년이란 시간동안 탁구에게 조금씩 마음이 움직였을, 그래서 늘 죄책감에 지내왔을 이 녀석은, 이 일을 계기로 완전히 마음이 열려버린 듯 하더라구요. 이제 완전한 탁구편-, 이라는 느낌? 그렇게 마음 하나가 또 탁구를 향해 열렸답니다. 아니, 탁구가 닫혀있던 어느 마음 하나를 열었다고 해야할까?
★ 마음 셋, 옥수수 모자
낯선 사람의 이유없는 호의는 때때로, 동정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어느 한 사람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는 듯 싶어요. 그래서 그 어느 한 사람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에 생긴 생채기를 감추기위해서 더 꼿꼿해지게 되는 듯 하고 말이죠. 옥수수 아줌마의 모습이 그러한 듯 느껴졌더랍니다. 아마, 옥수수를 팔며 아들과 둘이서 근근히 살아가는 듯한 이 아줌마는, 탁구의 이유없는 호의가 굉장히 불쾌한 듯 보였거든요. 값싼 동정따위는 필요없다, 뭐 그런 것이 아닐런지.
탁구는 아마, 옥수수 아줌마의 모자에게서 어린시절의 자신을 떠올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갔던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그리운 어느 시절. 동네 빵집의 팥빵 하나가 그리도 먹고싶었던 그 어린 시절의 어느 날을. 그래서 탁구는 아이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또 어쩌면 희망을 주고싶었을 지도 모르겠고. 엄마와 떨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라. 그리고 착한 사람이 되어라, 라는. 그 마음이 아이에게까지 전해졌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상엔 이렇게 좋은 사람이 있으니 살만하다, 라는 것을 아이와 옥수수 아줌마는 알게된 것이 아닐런지-.
남은 재료비를 모두 털어 옥수수를 한가득 산 탁구와, 아마 제 엄마가 만들어줬을 법한 옥수수 주먹밥을 탁구에게 내미는 아이. 옥수수 모자는 어쩌면 하루의 행운으로 여길 수 있겠지만... 또한 그런 행운이 있는 인생이기에 고달파도 살만하다는 것에 더 열심히 살아갈지도 모르겠고, 탁구는 그렇게 닫힌 마음 하나를 열고서, 그 마음의 따뜻함을 느끼지않았을까, 싶어요.
이 모자의 등장은, 탁구가 경합의 첫번째 미션을 어떻게 해결하는 가에 대한, 힌트, 혹은 열쇠가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은, 사람에 대한 마음, 이라는. 이날 아이에게 받은 옥수수주먹밥은, 그 어떤 것보다 탁구의 마음을 가득 채워줬을 테니까요.
★ 그리고-.
재복의 밀가루. 미순의 버터. 마준의 부재료. 그리고 옥수수 아줌마네 옥수수. 이 것은 탁구가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을 만들 재료. 재복과 미순과 마준, 그리고 사람을 향한 탁구의 마음이 가득 담긴 빵이 만들어질 재료였더랍니다.
자신을 궁지에 몰려는 재복의 마음. 탁구를 미워하던 마준의 마음. 탁구를 경계하던 아줌마의 마음이 담긴. 이런 마음이 가득하기에 탁구가 만들 빵은 정말 배부른 빵이 아닐까... 싶어요. 흠, 그나저나 탁구의 빵은 옥수수 빵이겠네요? 에, 나는 옥수수 못먹는데-!!! (그게 뭐;;;)
덧... 이날 또 움직인 마음이 있다는 게 방금 생각났는데, 짝퉁 바람개비 조폭씨. 만나면 가만 안놔두겠노라는 으르렁거림으로 탁구와 마주했지만, 이제 절대 주먹을 안쓰겠노라는, 사람이 먹을 빵을 만들면서 그 손으로 사람을 때려선 안된다는 탁구의 그 마음에, 그만 탁구를 놓아준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와 더불어서 구일중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혀서.
그는 어쩌면 탁구의 고달픈 인생 (엄마잃고 12년간 찾아헤메이고 또 누군가는 탁구를 찾으려 눈에 불을 켠다는 것) 이 가여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가여운 인생을 살다가 이제 사람답게 살겠노라는 그의 마음을 지켜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런지-. 짝퉁 바람개비씨는 그저 탁구에게 조심하라는 의미즈음으로 언질을 줬겠지만, 이날의 이야기는 탁구에겐 그 무엇보다 소중한 소식이 아니었나, 싶어요. 아닌 척 했지만 한승재로 인해서 상처받은 그 마음이 그렇게 회복되지 않았을런지... 아자아자! 하고.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다음 만화속세상에 강경옥 작가의 <두사람이다>가 있길래 '호홋' 거리면서 열심히 보고있답니다. 매우매우 오래 전에 읽었던 만화였기에 저주의 기본틀 외엔 가물가물 거리고 있었는데, 다시읽으니 역시 재밌더군요. 처음 접할 때도 꽤 두근거리며 재밌게 읽었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영화는 왜 그런 식으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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