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신데렐라 언니 11회) 집강아지와 길고양이의 화해.

도희(dh) 2010. 5. 6. 19:12

어제 본방을 못봐서 이제사보고 부랴부랴 끄적끄적 거리고 있답니다. 어젠 채널선택권이 없어서 검프를 본방으로 봤거든요...; 아무튼, 신언니 11회를 볼 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멍때리며 살짝 질질 짜주기도 하면서 봤는데, 다 보고나니 뭔가 좀 갸웃거려지고 있어요. 다 보고나서 괜히 인터넷기사 몇개 읽어버려서 이런 것도 같고 그런 것도 같고... 라면서 홀로 허우적거리는데, 보다보면 답이 나오겠지~ 라고도 생각 중이랍니다.

은조와 효선, 그리고 은조와 기훈의 화해가 그려진 신데렐라 언니 11회였답니다.







 원인없는 으르렁의 해결없는 화해.  


이 아이들 나름대로는 그네들이 으르렁거리는데다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노라 하겠지만, 대충 훑어보면 '원인없는 으르렁' 이란 생각도 들어요. 그냥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다거나 받아들일 마음이 준비되지 않은데서 오는 으르렁, 정도로 보이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뭔가 확실한 원인이 있질않았기에 근본적인 해결없이 화해란 것을 하게된 그들이었답니다.

죄책감이 커질 수록 강아지같은 효선이 가여운 은조는 서서히 그녀에 대한 경계를 풀어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경계를 풀고 효선과 대성을 위해서 내내 마음을 억누르며 외면했던 기훈과도 근본적인 해결없이 화해란 것을 하게되었답니다. 그 중심엔 대성에 대한 죄책감과 효선을 통한 용서란 공통점이 있는 듯 하지만요.

셋이 함께 밥을 비벼먹는 씬... 은조의 미소와 효선의 입가에 뭍은 것을 의식하지않고 손을 올려 닦아주려는 은조의 모습에서 털이 곤두선 길냥이 은조가 서서히 길들여진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답니다. 은조랑 효선이랑 둘이 잘 됐음 좋겠단 생각도 들었고 말입니다..;



 집멍이, 효선  


그 무엇도 은조에게 빼앗길 수 없다고 했으면서, 은조에게 아버지의 자리를 내어주는... 은조가 그 집에서 나가길 그리도 바랬으면서, 은조에게 저를 버리지 말아달라며 붙잡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원망을 깊이 간직하면서, 은조에 대한 따뜻함을 갈구하는 ... 효선.

은조와 뻗대는 것이 힘에 부친다는 효선이는, 은조의 마음에 있는 틈을 통해서 자꾸만 파고들고 있었어요. 그렇게 파고들며 기존의 효선의 모습이면서도 또 다른 효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어쩐지 어딘가 캐릭터가 변해버린 느낌이 들기도 했고 말이죠. 물론, 갑작스런 변화로 인해서 혼란스러운 것일 지도 모르지만요.


도가에 서서 한참 생각했어.
도가 무너지면 아빠가 또 한번 무너지는 거다. 무너뜨릴 수 없다.


은조처럼 "틈많은 강아지같은 효선" 이라고 생각하며 바라보긴했지만, 다 보고난 후에는 뭔가 조금 어긋난 느낌이 지워지지않는 것도 사실이었어요. 효선이란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 순수하고 착한 마음만 지닌 '나는 거짓말이 뭔지 몰라요' 라는 순수 무공해 캐릭터가 아니기에 가능한 경우의 수. 뭐랄까... 이 아이가 은조에게 하는 말은 진심과 거짓이 뒤엉켜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내가 어린 애니? 언제언제부터 나도 조금 알았어.

외로움에 못이겨 힘겨워하는, 자신을 미워하는 강숙의 곁을 내내 맴돌며 구박을 받아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서서 '날 미워해도 내가 좋으면 괜찮아. 그러니 날 버리지마.' 라는 효선. 그리고 그런 효선의 모습에서 대성을 느낀 은조는 무너져내리는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듯 싶었어요.

하지만, 이날 대성과 같은 모습을 보인 효선은... 자신의 방에서 주저앉고 말았어요. 괜찮지가 않았으니까. 괜찮을리가 없으니까. 엄마를 좋아한 마음은 진심이지만 자신을 미워해도 곁에 계속 있어주기만 한다면 미워해도 괜찮다는 그 말이 정말 진심일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의도한 것인지, 의도하지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인지 모를 현재의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은조에게 자극을 받고 도가를 둘러본 후 어딘가 캐릭터가 달라져버린, 그리고 백지상태의 강아지같은 모습에서 순간순간 비춰주는 날카로운 시선이... 그저 저의 지나친 착각이길 바라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효선의 상태 (미워해도 내가 좋아하니까 상관없어) 가 계속된다면 '신데렐라의 반격'은 없어지니 ... 뭔가 있을 것도 같아요... 왠지!

만약, 지금부터 반격이 시작되었다면, 신데렐라 효선의 반격은... 자신의 주특기를 이용한 것이 되겠군요. 사람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그 것. 벌써 은조가 효선에게 무장해제 당해버린 듯 하니까요. 하지만 이게 정말 반격의 시작이라면, 효선이는 끊임없이 은조에게 경고를 하고있는 것이기도 했어요. 은조를 원망하는 것도 기대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모두 효선의 진심일테니까.




 길냥이, 은조  


어쩜 그리 틈이 많은지, 날 물어뜯었다가도 금새 나한테 안아달래. 강아지같이. 신경질나 죽겠어. 정말, 진심으로, 하나도 이쁘진 않지만... 내가 걜 따뜻하게 해주면 나 조금은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보려고 해. 나 정말, 용서받고 싶거든.

무장해제. 은조의 마음에 있는 조그마한 틈을 발견한 효선이 파고들어가며 은조는 효선에게 무장해제 당하고 있었어요. 대성에 대한 죄책감이 크면 클 수록 그의 딸 효선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지고 있는 듯 했거든요. 엄마 강숙의 효선에 대한 구박의 강도가 심해지면 심해질 수록 '틈많은 강아지' 같은 효선에게 더 마음이 쓰여서 곁에서 보살펴줘야만 할 것 같아하면서 말이에요. 은조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냉랭한 말만 쏘아붙히지만, 이 날의 은조는 가장 솔직하지않았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그 솔직함 속에서도 진심과 거짓이 조금은 뒤섞인 듯 싶었지만요.


효선이 쟤, 지 아빠야.

효선에 대한 죗 값 때문에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효선이 엄마로 태어나서 그 죄를 다 값아야만 할 것 같다는 은조는, 효선에게서 대성의 모습을 느끼며 완전히 무너지고 말더라구요. 쌓여있던 죄책감과 그 것을 용서받기 위해 그 집에 남아있던 은조는... 다시 자신과 엄마로 인해서 효선이 상처받고 대성도가가 힘겨워지는 것을 볼 수가 없다는 그런 마음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그런 엄마를 둔 자신... 그런 엄마를 외면할 수 없는 자신... 대성에 대한 죄책감에 하루하루가 버거웠던 은조는 결국, 기훈 앞에서 제대로 무너지고 말았답니다.

그나저나, 효선이가 대성과 같은 말을 하는데... 좀 놀라우면서도 또한 무서웠어요. 그 아비에 그 딸인가, 라는 생각과 내가 알던 효선이가 저런 (바다와 같이 넓고 깊은 마음을 지닌) 캐릭터였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물론, 힘겨운 현실이 주는 지독한 외로움에 짓눌린 아이이기에 자신을 미워해도 좋아하니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외로움이 덜하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까? 그럴지도.) 전, 모르겠어요.

나라면 아버지를 잃은 외로움에 얹어 더 큰 아픔을 주는, 마음이 아닌 재산을 보고 접근한 그들의 실체에 진저리치며 진심으로 사라지길 바랄텐데...;; 그걸 굳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않을 것이란 걸 알면서도 끝없이 부딪히며 상처받고 그래도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효선의 마음은 뭘까...? 정말 바다와 같은 깊고도 넓은 마음을 가진 대성의 딸이기에 가능한 마음가짐? 역시 은조모녀와는 유전자가 틀린 거였던가... 등등. 뭐, 그런 모습을 보이는 효선의 마음(생각)에 대성이 보여서 은조는 무너져내린 것이겠지만. (사실, 은조가 강숙에게 가서 울부짖을 때 죄책감과 더불어 좀 무서워한다는 생각도 들었음! 효선 그 자체보다는 그런 상황들에 대한.)




 죄인, 기훈  


너만 허락해주면 내가, 너희들, 너희들한테 매일 삼천번씩 절하는 마음으로 보살필게. 아저씨처럼, 아저씨 대신.

어울리지않는 다크는 삼천배로 어느정도 벗어던진 기훈은, 8년 전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은조와 효선을 대하고 있었어요.  마치 시간을 되돌려버리 것처럼. 어쩌면 8년 전에 없던 더 끈끈한 정도 같이. 그 무엇도 아닌 '대성같은 존재' 로 자매들에게 남기위한 그의 선택 혹은, 8년간 묵혀둔 감정을 그날 밤 그렇게 원인에 대한 해결없이 같은 곳을 향한 마음으로 인해서 내려놓게되어서가 아닐까.. 싶더라구요.

대성에게는 일단 용서란 것을 받은듯한 기훈은, 그런 아버지를 빼앗은 자매들에 대한 죗값을 값기위해서 자매들 곁에서 보살피며 살아가기로 맹세하더라구요. 대성의 빈자리를 채우며... 대성처럼... 그렇게. 그러나 세상이 그리 만만한 곳도 아니고, 제 아비가 그리 만만한 사람도 아닌지라 오늘의 화해가 내일의 뭔가가 되어 터져버릴 가능성이 있었답니다. 기훈이는 뭔가 하고싶은 것, 그리고 낮은 곳을 바라보는 듯 하지만 사실은 높게 바라보는 것에 비해서 굉장히 허술한 면을 지니고 있었어요. 적도 알고 나도 알아야만 이길텐데,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녀석 같달까?




 계모, 강숙  


무섭지만 가여운 여자, 강숙.

갑작스레 과부가 되어버린 것에 대한 충격에 여기저기 분노를 뿌리고 다니는 강숙에게 효선은 엄청난 미움의 대상인 듯 하더라구요. 대성에 대한 강숙의 마음이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되진 않기에, 그런 그의 딸에게 모질어도 너무 모진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더랍니다. 그러면서 어딘가 모르게 알 것도 같고.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한 듯한 대성에 대한 강숙의 마음. 그리고 자신을 과부로 만든 신과 대성에 대한 원망이 효선에게 향한 것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효선을 그리 이뻐하지 않은 마음에 그 것이 덧붙혀진 것같은 느낌?

내내 속이 막힌 듯 답답하다는 강숙은, 아마, 그런 것 같아요. 대성에 대한 사랑, 그 죽에 대한 슬픔이 가슴 속에 쌓였으나 그 것을 알지못하기에 풀어내지 못하기에 점점 더 깊이 파고들어 답답한 것이 아닐런지. 그리고 효선에 대한 구박이 커질 수록 더 답답해지는 것도 같고. 스스로 자각못하는 진심이 그녀를 파고드는 듯 했어요.


라고 말했지만... 자다가 가슴이 답답하다며 일어나는 강숙을 보며 '혹시 대성이 저 위에 올라타고 자기딸 구박한다고 노려보는 거 아냐' 라는 납량특집물을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먼산)

대성이 자신의 실체를 알고있었다는 것과 그런 대성과 판박이라는 효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은조의 울부짖음을 보며 강숙은.... 그저 남은 것 뜯어먹고 도망칠 궁리만 할런지...; 알 수 없지만 어딘가 받아들여지며 가여운 그녀에요.. 강숙은.




 왕자(?!), 기정  


역시, 예상대로 기훈엄마의 죽음은 기정에게도 상처로 남아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상처를 헤집고 기훈을 자극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점점 더 깊어진 듯 하구요. 같은 목표를 지녔으나 동지가 되기는 커녕 적으로서 서로 칼을 겨누는 아버지와 아들이었답니다. 그리고, 대성도가의 두 딸들을 거론하는 기정. 이 어여쁜 자매들과의 만남도 곧 있을 예정인가요~ 라고 홀로 이런저런 망상 중이랍니다.

기정-기훈의 아버지는 정말 모질고 독하고 또 무서운 양반이셨답니다.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자식의 상처를 이용해서 다른 자식을 자극할 줄 아는. 예고를 보니 뭔가 궁지에 몰리며 더더욱 기훈을 몰아붙힐 듯한 그들의 아버지를 어찌 바라보야 할런지. 역시 권력/돈 앞에서는 부모형제자식 모두 필요없는건가, 싶기도 하고.

사실은 기정에 대해서 그리 할 말은 없지만, 멋지니까...; 왠지, 역시, 기정이 왕자님이야, 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좀 끄적거렸답니다.



 기타등등~;  


1) 은조를 마귀할멈이라 부르는 그 남동생, 정말 버릇이 없는 듯!!! 오냐오냐 키우면 안된다는 걸 보여주는 예! 그 녀석은 효선을 잘 따르지만, 왠지 제 어미가 효선을 구박하는 걸 자꾸 보다보면 그 녀석도 효선이를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 같은 느낌도 들고있답니다. 애들은 제 부모가 하는 행동을 잘 기억해뒀다가 고대로 행동하곤 하니까요.

2) 은조-효선라인 참 좋아요. 효선이가 은조에게 고백(?)하고 은조가 좀 무뚝뚝하게나마 받아들이는 장면에서 은근 설레였다능!

3) 8년 전의 기훈이가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던 ... 신언니 11회의기훈이...; 그러나, 현 상황은 8년 전이 아니라죠.

4) 기훈과 은조의 다정한 한때를 바라보는 효선. 질투도 뭐도 없이 그냥 쓸쓸한 듯 웃어주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행동하는 모습에서 '어라?' 거렸답니다. 뭔가, 포기한 것인지.. 뭔지. 은조가 사랑을 나눠주니 기훈따위 필요없다인지, 그래 늬들 지금 실컷 다정하게 굴어라, 인지. 또 아니면...;

5) 검프이야기 ; 엇갈린 사랑은 뒤늦은 깨달음으로 자리를 찾아가고... 15년 전의 과거는 점점 봉인이 풀려 혜리에게 다가오는데... (두둥!)

6) 뜬금없지만, 저 이번 주에 부탄 못봤어요~~~ 나중에 찾아봐야할 듯!!! 무사히 스포 전혀 안밟고 지내고 있으니 결말 알켜주지 않아도 된답니다. 리뷰는 보고나서 괜찮으면 늦게라도 쓸게요..;

7) 뛰어난 머리, 악마적 카리스마로 아슬아슬한 권력의 줄타기에서 치밀하게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가는 한 남자의 사랑과 야망이 담긴 멜로 드라마 [나쁜남자] 가 [검사 프린세스] 후속이라고 하네요. 헉.. 당황..;

8) 이상입니다.

9) 효선인 그저 착한 아이였던걸까...........................(2010. 05. 06. pm. 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