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추노 23회 - 눅눅한 진실, 살기위해 도망치되 숨어살기 싫은 그들.

도희(dh) 2010. 3. 25. 17:50


  추노

제작 : 곽정환
각본 : 천성일
출연 : 장혁, 오지호, 이다해 外

내용
    조선시대 도망친 노비를 쫓는 노비 사냥꾼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DAUM)

공홈 : http://www.kbs.co.kr/drama/chuno/





 추노 23회.  


오늘이 막방이로군요. 저는 자꾸 기침이 나오는 것이... '이거슨 감기의 초기증상..ㅡ"ㅡ?' 이러며 콜록콜록 거리는 중이랍니다. 게다가 이래저래 거르면서 포털의 기사들을 읽다가,, 제목에서 스포 비스므리한 것을 밟아서 뜨아~ 아뜨뜨뜨~~~ 거리는 중이기도 하고 말이죠..;

추노 23회는,
대길이와 태하, 업복이와 초복이, 그분의 진실 및 노비당의 최후가 그려졌답니다.



 이제 가야할 곳은, 청이다!!!  


(1)

하나 다음엔 둘, 그렇게 자신이 그려놓은 노선대로 따르려는 태하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길을 선택하는 대길. 누가 옳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 상황에서도 자신의 처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채 자신이 그려놓은 길대로만 가려는 태하가 조금 답답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여전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철웅의 마음, ... , 이젠 친구가 아니라고 했음에도 자신의 머릿속을 꿰뚫고 그 앞에서 덫을 쳐놓는 철웅을 보며, 그는 좀 당황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언뜻 들더라구요. 너는 왜 이렇게까지... 라면서 말이죠.

태하는 뭔가, 스스로의 잣대로 사람을 바라보지,, 그 사람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인물이 아닌 듯 했거든요. 뭐, 근래들어서 조금 자각이란 걸 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지만,, 하루아침에 변할 사람은 아닌 듯도 싶고 말입니다.

근래들어 조금 자각이란 걸 시작하긴 했지만, 부러질 뿐 휘어지는 법을 모르는 듯한 태하는 아마, 한양가는 길에 대길이가 동행해주지 않았다면 벌써 철웅이의 덫에 걸려버렸을 거란 생각이 내내 들었어요. 여튼, 대길이의 도움으로 한양땅에서 만날사람 만나고, 그 것이 부질없는 희망이었다는 것을 제 두눈으로 확인한 후에, 예상치 못한 덫에서 도망쳐서 또 자신의 머릿 속으로 계획한 두번째 단계로 가려다가 대길이에게 제지당하고 이래저래 둘이 머리 맞대고 고민 끝에 ... 한양탈출이 시작되었답니다.



(2)

자기 부하들은 죽어나가거나 혹은 어디 잡혀서 끼낑거리는데, 내내 사신관의 뜨뜻한 아랫목에서 엉덩이 붙혀놓고, 가끔 왕님이랑 술한잔 기울이고 활쏘기나 하며 말로 승부를 보던 용골대는,, 뭔가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느끼면서 드디어 엉덩이를 떼기로 결심하고야 말았어요. 그리고 현재 사신관 주변에 덫이 설치되어버린 덕분에 만나야할 사람을 만나지못하는 그는,, 전시에 사용된다는 어떤 방법으로 연락을 취하게 되더라구요.

이때, 태하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보며 문득, [최강칠우]의 용골대와 공녀 에피소드가 떠오르더라구요. 역사에 무지한 저로선 실제로 용골대가 조선에 방문한 후에 선물로 공녀들을 요구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드라마에서는 '현재 조선의 위치 및 정치적 상황'이라는 민감한 문제로 들고나왔고.. 이번 드라마에서는 '어느 한 인물에게 비밀스레 행하는 메시지 전달'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걸 보며, 같은 재료로 다르게 요리하는 모습을 나름 재밌게 바라봤어요. 그 맛도 달랐고 말이죠.

뭐, 결국은 두 드라마 다 용골대가 공녀를 데려가지 못했어요. 한 드라마에서는 자객단 출동~ 으로 정치적인 상황으로 몰고가지 않으면서 그녀들을 구해줬고, 이번 드라마에서는 왕이 '됐네' 라며 콧방귀 뀌어줌으로서 두리뭉실 끝나버렸으니 말입니다.


(3)

살려고 도망가지만 숨어살진 않는다.

하고 말하던 태하에게, 잘 도망가서 숨지말고 사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그래도 '노비주제에'라는 대길의 비아냥에 '나는 노비가 아니닷!!!'하고 반발하진 않게 되었어요. 슬슬 태하도 '나는 전직양반 현직노비'라는 현실을 받들기 시작한 듯 하달까...?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서 끝없이 싸워본 적이 있느냐는 태하의 말, 진리를 깨우치려면 끊없이 싸우고 싸우다 안되서 무릎을 꿇고 받아들이는 것만이 진리라는 그의 말을 보며...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서 싸우진않았지만, 끊없이 살아지지않음에도 살아가기 위해 자신과 세상과 싸운 후에 스스로도 모르게 진리를 깨우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라고 잠시 되묻고 싶기도 했어요.

태하는 진리를 깨우치기위해서 싸우는 자이고, 대길이는 살기위해 싸우다가 진리를 깨우친 자가 아닌가.. .라고 문득 생각. 아무튼, 저는 태하의 번지르르한 말들보다 툭툭 내뱉는 대길이와 저잣거리 사람들의 말이 더 와닿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뭐, 좌상의 세상 깔보는듯한 말 속에 담긴 가시도 좋고.

일단은, 제가 대길이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 확실합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처음부터 송태하란 캐릭터의 매력을 모르던 사람이라서 말이죠~(훗?)




 대충 눈치챘던, 그분의 정체!!!  



(1)

보는내내 찜찜함을 씻어낼 수 없었던, 노비당의 그분. 그분의 정체가 드디어 밝혀졌어요. 설마, 그분이 정말 순수하게 노비들의 우두머리로서 반란을 위한 순수한 마음만 지닌, 그런 인물이라고 곧이곧대로 믿으신 분들은 없었겠죠?

이미, 그분이 등장하기 전부터 좌의정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관이 되어있을 것이다, 라는 예상이 있어서 그런지,, 그의 정체, 그의 머리 위에 누가 앉아있는지를 알게된 것에 놀라거나 충격을 받진 않았어요. 단지, 그의 지독히 이중적인 모습이 소름돋았다고 해야할까...? 이번 회는 그의 이중성이 크게 기억에 남아버렸던 회이기도 해요. 역시, 전 한방에 약한 녀자~ㅎㅎ

그분을 연기한 배우,, 새삼 새롭네요. 그 배우(박기웅)의 연기는 영화 <두사람이다>와 드라마 [천하무적 이평강] 정도에서만 봐와서 잘 몰랐거든요. 뭐, 작년 이맘때 즈음 했다던 드라마 [남자이야기]에서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하지만,, 한 회도 본 적이 없어서 저는 그저 모릅죠~;


(2)

추노는 1인자와 1.5인자의 대결이라고, 작가의 어느 인터뷰에서 읽은 듯 해요. 1.5인자가 1인자가 되기위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이야기. 그리고, 좌의정은 누가봐도 1인자이지만,, 왕과 좌의정의 관계는 또다른 1인자와 1.5인자의 관계라고 하더군요. 그러니 좌의정은 끊임없이 1인자가 되기위해서 현재의 1인자의 기분을 맞춰주며, 판세가 모두 자신에게 향하도록 그렇게 공작을 하고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현재, 그 분의 손에서 왔다갔다하는 노비당의 움직임은 ... 모두 그분의 머리 위에 있는 좌의정이 1인자가 되기위한 일련의 과정 중 아주 사소한 하나일 뿐이었어요. 그리고, 노비당의 사람들은 '희망'이란 이름으로 달려든 일들이 저 높으신 양반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한낱 도구에 불과했다는 것이 씁쓸하더군요.

제대로된 준비도 없이 무조건 달려가는, 그래서 '내가 반란을 잘 모르지만, 저렇게 허술해도 되는거니?' 라는 생각이 내내 들던 추노의 반란은 항상 이렇게 씁쓸하고 허무하게 끝나요. 아마,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그들의 머리 위에 서있는 자들에게 반란은.. '권력'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또한 더 단단하게 다지기 위한 수단일 뿐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리고, 현재 자신의 손에 쥔 것을 놓고 더 좋은 세상을 꿈꾸는 '희망'보다, 권력의 달콤함... 그 '현실'이 더욱 더 사람의 마음을 지배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도 싶었고 말이에요.

그분의 비열한 웃음만큼이나 씁쓸했던 것은... 내내 노비들에게 형님이라 부르며, 노비에게 나는 역겨운 냄새도 참고 지내온 그가 받은 것은 고작 전답, 그리고 바라는 것은 금군. 그에게 그 것은 꽤 큰 것들이겠지만 ... 하루하루 희망에 부풀어 살아왔을 그들의 목숨을 파리목숨처럼 여기며 배신한 그는,, 고작 그것을 위해서 그들을 죽인 것인가... 란 생각도 들어버렸거든요.

그에게 노비들은 사람이 아니었을테고,
그 댓가로 받은 그 것들이 그에겐 결코 고작이 아니었겠지만...

제 눈에는 '고작'일 뿐이네요.


(3)

그들에게 희망은 주되 사상으로 만들지 말라, 고 좌의정은 말했지만 ... 이미 그 희망이 사상이 되어버린 이도 있었어요. 다른 노비들과 달리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새기고 또 생각하고 고민하던 업복이였죠. 그리고,, 그 업복이만 그 분의 비열한 웃음 뒤의 서늘한 칼날에 희생되지 않았답니다. 그 분이 고이 살려주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때마침 업복이에게 절대절명의 순간이 다가와서 일단 화를 피하게 되었거든요.

노비를 자신들의 하찮은 소유물로 여기던 시절. 업복네 주인양반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초복이를 시집보낸다는 명분으로 소와 남자노비를 대가로 팔아버렸고, 그 것이 내내 억눌러왔던 업복이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계기가 되어버렸어요. 이러쿵 저러쿵, 내내 보이게 혹은 보이지않게 서로를 챙겨주고 또 마음을 주던 그들은 ... 이번 일로 인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었어요.

주인을 죽여버린 노비와 시집간 첫날밤 도망친 노비. 이제 그들이 숨어살 곳은 도망노비들이 모여산다는 월악산의 그 곳. 우리가 아는 짝귀의 산채 뿐이더라구요. 제발, 제발, 업복이도 초복이 손잡고 그 곳으로 향하길 바랬지만 ... 새로운 세상에서 가슴을 펴고 살아가길 바라는 초복이와 업복이는 눈물로 서로를 훗날을 기약하는 작별을 하게되었답니다.

아마, 그들도... 살기위해 도망은 치되 숨어서 살고싶진 않았었나봐요.

 


 기타등등.  


(1) 노(奴).비(婢) ,, 커플문신의 완성.

(2) 뭔가 초반에 생각하던 방향에서 살짝 어긋나긴 했지만, 이건 이것대로,, 라고 생각 중이랍니다. 그들이말하고자 하던 것을 마지막까지 잘 표현해줬음 좋겠다,, 싶기도 하고 말이죠.

(3) <추노 앤솔로지 낙인 ... >이라는 만화가 나왔다고 해요. 
 
드라마에서 그려지지않은 추노의 뒷 이야기를 몇몇 만화작가들 이 참여해서 그리고 KBS가 감수한 작품이라고 하더라구요.

여성의 시각에서 보는 남자이야기, 라고 홍보하는 중이랄까?
여성시각이라해도 스토리작가인 전진석 작가는 순정만화 작가라고 해도 분명 남자인데 말이죠...(;;)

암튼, 전 작가님을 비롯해서 참여한 만화가들 중에서 예전에 좋아라하던 작가님들이 몇분 눈에띄어서 혹하고 있어요.

이러다 급 지를 가능성 90%,
지르고 보게되면 리뷰도 한번 올리겠습니다~ㅋㅋ


(4) 이거슨 드라마와 전혀 상관없는 잡담. 
얼마 전에, 매우 오랫만에 연극을 관람하고 왔는데, 그 곳에서 끝봉이 조희봉씨를 봤답니다. 막공이어서 당일 출연이 없었던 더블캐스팅 배우들도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었거든요. 

 
 

좀 뒤에 앉아서 관람한 덕에 이리 자세히 클로즈업해서 보진 못했지만... 매우 놀랍고도 반가웠씁니다....ㅠ.ㅠ!!! 끝봉이~~~~ 이러면서..; 게다가 솔직히 말하자면, 그 캐릭터의 더블배우가 조희봉씨란 걸 전혀 몰랐기에!!!

옆의 내관복을 입은 분은,
최근 종영한 시트콤에서 꾸질꾸질 신자매의 아버지 역으로 활약하시던 정석용씨랍니다.


(4)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