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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22회 - 흩어져있는 마지막 불씨, 하나로 타오를 수 있을까...?

도희(dh) 2010. 3. 21. 07:01

드라마 추노 22회.

이제 정말 끝이 다가오고 있어요. 사실, 이 드라마의 종영일은 시작 즈음부터 체크해놨었어요. 개인적인 무엇으로 인해서말이죠. 으음,, 그렇게 체크하던 당시에는 '종영즈음엔 굉장한 울림으로 무지 아쉽겠지??' 라고 지레짐작을 하고 두근거렸는데.. 의외로 그런 굉장한 울림이 없어서 아쉽다면 아쉽고 그렇네요. (한숨)

추노 22회는, 원손을 중심에 둔 서로간의 갈등 및 노비당의 본격 임무수행, 그리고 그 임무수행으로 인해서 위험한 상황에서 고비를 넘긴 그들을 통해서 흩어진 불씨가 하나로 합쳐질 기미가 약간 보이던 회랍니다. 게다가,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분도 등장했고 말이죠...;;






시작 전에...  

어쩌다보니 여기저기 흩어졌던 이 드라마의 물줄기는 종영 2회를 남겨두고 결과적으로 두개로 갈라지고 있어요. 하나는 노비당의 반란으로 신분제를 뒤집음으로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이고, 남은 하나는 '원손'을 중심에 두고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에요.

그렇다고 갈라진 각자의 물줄기가 완전한 건 아니에요.
크게 잡으면 두 갈래라고 말하지만, 그 각자의 물줄기 속에는 나름의 갈등들이 함께하고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이 보이고 또 보이지않는 갈등들이 결국은 두 갈래로 나뉜 물줄기가 결국 하나가되고, 흩어진 불씨들이 하나가 되어 훨훨 타오르는 계기가 되지않을까, 라고 잠시 생각해봤답니다.



원손을 중심에 둔 갈등  


(1)

그분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노비당은 '신분을 뒤집는다'라는 것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지만, 그 다른 한편에서는 '원손'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꿀준비를 해나가고 있었어요.

이쪽도 사실 노비당처럼 좀 과격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꾼다' 라는 이름의 '반란'을 계획했으나, 그 반란의 두 축 중에 하나인 어느 분의 배신 및 또다른 축인 어느 분의 흔들림으로 인해서 유야무야 흩어져버리게 되었답니다. 뭐,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저런 이유와 사정들이 겹쳤지만, 단순하게 바라보자면 ... 어느 분의 배신이 결정적으로 남은 불씨마저 짓밟아버린 셈이니까요.

그리고  서서히 자각을 시작한.. 내내 흔들리던 어느 분은, 과격한 방식이 아닌 고요하고 그렇게 서서히 물들여가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달려가기 시작했어요. 그 시작은 자신이 보호하고있는 '원손'과 자신의 신원(신분) 회복이었구요.

하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치않았고, 또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사정이란 것도 그리 단순한 것은 아니었던 듯 해요. 그는 자신이 믿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현 세자(봉림대군)에게서 긍정적인 답변보다는 '나는 그럴 수 없다, 차라리 조선을 떠나라' 라는 그가 생각한 최후의 수단을 듣게 되어버렸으니 말이죠.

전부터 느껴온 것이지만, 평생을 전장을 누비며 살아온, 얼마 전까지 세상의 모순에 빠져살며 세상을 제대로 살피지못했던 태하는, 그 얽히고 섥힌 관계란 것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본 듯 싶었어요. 정말, 태하는 종종 의외의 순진함을 보여주는 듯 해요. 뭔가,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해야할까?

물론, 저또한 세상이 얼마나 엉켜있는지 모르는바는 아님에도... 좀 단순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요. 그리고, 때로 나 자신도 '세상물정을 전혀모르는 우물안 개구리' 라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살아가는데 편하다고 생각해서 그 우물을 굳이 벗어나려고 끙끙거리진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 태하의 상황은 그리 단순하고 무조건적인 긍정적인 마인드로 밀어붙힐 상황이 아닌 듯 해서 좀 난감하게 다가오기도 하더랍니다.



(2)


어쩐지 위엄이 철철 넘치는 전직 노비, 현직 노비양반 처 & 원손 보모 혜원.


한편,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짝귀의 산채에도 '원손'을 노리는 청나라 사신단이 쳐들어 오게 되요. 그들 생각엔 자신들 정도라면 원손을 빼내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 의외의 복병이 그 곳에 자리잡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의외의 복병들로 인해서 죽지않을만큼 얻어맞고, 갇혀있는 신세가 되어버렸더랍니다.

얼핏 보기에는 태하와 다른 노선을 타는 듯 하지만, 결국 그들은 태하가 생각하는 최후의 수단이기도 해요. 태하에게 그들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원손보호'라는 같은 목적을 지닌 그들은 사실, 자신들의 목적 혹은 야망의 수단으로 원손을 택한 것이란 생각도 들기에 .. 결국 그 것으로, 최후의 수단은 하나로 가기위한 결정적 이유가 되지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청나라 사신단의 머리라 할 수 있는, 그리고 소현세자와의 친분을 거들먹거리고, 원손을 조카라 여긴다며 생각하는 용골대가... 태하가 조선에 심고싶어하는 소현세자의 뜻과 혜원과 대길을 통해서 자각한 그 모순을 조금이라도 없애려는 그 마음, 조선에 새로운 세상을 펼치고싶어하는 태하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에요.

무사히 평안하게 살아가는 길을 담보로 자신을 살아남게 해준 그들이 결국은 그들의 나라를 위한 정치적인 수단으로 '원손'을 이용한다는 것을 눈감고 그저 살아남는 길과 조금은 험난해도 의지를 갖고 나아가는 길의 사이에 서게될 것 같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그 결과는, 후자가 되겠죠. 그 후자로의 선택으로 인해서 또다른 무리와 합쳐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에요.


(3)

그 과정 (원손과 자신의 신분회복) 에서 태하와 대길은 점점 마음으로부터 서로를 인정하고 또 의지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런 부분은 이런저런 대화 및 철웅의 습격을 맞이하는 그들의 자세에서 나온 듯 싶었고 말이죠.


부쩍 친해진 한 여인을 사이에 둔 전직 양반들.... ;;


서로의 등을 맞댈 수 있는, 상대에게 뒤를 맡길 수 있는 신뢰.
그 신뢰란 것이 대단한 것이란 것을 최근 코난의 어느 에피소드에서 듣고 좀 오래 기억해버린 덕에, 태하와 대길이 상대에게 등을 맡기는 모습에서 홀로 '오옷' 거리기도 했었어요.

그러고보면, 지금은 너무나 지독하게 태하를 추격하는 철웅또한, 한때는 태하와 함께 등을 맞대고 상대에게 뒤를 맡기는 신뢰를 가졌던 사이였어요. 그리고 철웅은, 그런 신뢰를 가졌던 시간동안 알았던 상대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그의 행적을 예상하고 덫을 쳐가는 상황이었고 말이죠. 물론, 어떤 복병으로인해서 결정적인 덫은 결국 구멍이 뚫리고 말아버렸지만요.



노비당의 반란, 그 시작  


(1)

철웅의 덫에서 대길과 태하를 구해낸 그 어떤 복병이란 것은 '노비당의 제 1차 반란'이었어요. 그리고 그들의 반란의 결과가 결국은 대길과 태하를 구해낸 것을 보면서, 그 두 그룹의 접점이 이렇게 시작되는 것인가... 라며 개미 눈물마큼 움찔거리기도 했답니다.

돌이켜보면 그 접점은 그 전에도 언뜻 생길 뻔 했지만, 그냥 쓸잘머리 없는 것으로 치부되어 소리없이 흩어지기도 했어요. 바로, 반짝이에 대한 이야기 끝에 나온 '도망노비가 숨어사는 어느 곳' 에 대한 대화 속에서 말이죠. 그 곳은 아마 짝귀산채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그 흩어진 이야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작은 파편으로 남아서 그들을 그 곳으로 안내하는 건 아닐까... 라고 잠시 생각은 해보지만, 과연, 싶기도 하네요.


(2)

그러고보면, 그분의 말대로 노비당의 규모는 의외로 좀 컸어요. 그 것으로 인해서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군' 이라며 당황한 김에 살짝 웃어버리기도 했고 말이죠. 그리고,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오면서 '명포수 업복이가 누구?' 라는 그들의 모습에 업복이도 살짝 '어라? 정말있었네?' 싶어하는 듯 보이기도 했고 말이죠. 아닐 수도 있지만 ... 그들 속에서 업복이만 그분을 믿으면서도 미심쩍어하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봐서 그런 것일 수도 있어요.

'제 1차 노비당의 반란'은, 그렇게 세개의 무리가 합쳐져서 이루어 졌어요. 그래서 나름 규모도 있었고 말이죠. 그래서 '제 1차 노비당 반란'은 성공적으로 끝마치게 되었어요.. 그 사건으로 나라는 뒤숭숭해질 것이고, 또한 그들이 모르는사이에 '새로운 세상바꾸기'라는 타이틀로 움직이는 또다른 그룹도 위험에서 구출해줬답니다.



(3)


원치않는 선택을 해야만했던 업복이의 절규...ㅠ.ㅠ


하지만, 여기서 갈등이 조금씩 시작되어버린 듯 싶었어요. 조직을 위해서 당원 하나는 희생시킬 수 있다, 라는 그분의 뜻으로 인해서 ... 명포수 업복이는 이제 막 친해진 당원인 강아지가 상대의 포로가 되어버리는 순간에 결국 죽이고 말았거든요.

그는 양반사냥을 한다는 것, 에 항상 뭔가 찜찜한 마음을 갖고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늘 '이게 옳은 일인가' 라고 자신에게 되묻고, '세상을 바꾸기위한 옳은 일' 이라고 자신에게 다짐했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그러나, 양반을 죽인다는 것도 찜찜한데, 이제 막 친해진 자신의 동료를 죽여버린 현실이 그에겐 더없이 충격이자 상처로 남아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던 업복이의 눈물이 가슴 한켠에 조금 머물기도 했답니다.

결국,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지만 내내 가슴에 품었을 초복이가 양반에 입김 하나로 시집가버린 사실은 .. 내내 자신을 억눌렀던 업복이가 더이상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계기가 되지않을까, 싶어요. 초복이의 결혼으로 업복이는 자신이 하고있는 '반란'이 과연 옳은 것인가, 이 반란이 실질적으로 나에게 주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세상을 바꾼다고 하지만 결국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조차 전혀 지켜주지 못하지 않는가, 라는 내내 속에 품고있었지만 드러낼 수 없는 의문을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거든요.

이런 업복이의 자각이 노비당의 보이지않는 갈등의 시작이되어, 무언가를 만들어주거나, 또 다른 갈등의 최고점을 찍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중이랍니다. 아님 말구요~;




끝으로...  



이미지없이 글쓰기를 도전하는 중이지만, 아무래도 글만 수두룩한 것이 거슬려서 결국은 짧고 간결한 캡쳐를 시도해버렸어요. 보는 분의 입장에선 '이게 뭐가 짧고 간결한 캡쳐냐'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저로선 굉장히 짧고 간결한 거랍니다... (훌쩍)

앞으로 이렇게 쭉~ 갈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쓰는 입장에선 ... 캡쳐없이 쭉 쓰다가 마지막에 이미지에 맞을까, 싶은 걸 캡쳐하는 것이 시간절약 및 더 편한 건 사실이네요. (웃음) 게다가 예전엔 이미지에 따라 글의 방향을 결정했는데, 그렇게 가지않으니 어딘가 좀 간략하게 쓰게되는 감도 없잖아 있구요. (어디가?) 저로선 이게 최대한의 간략함이었어요... 노력해야할 부분, 이라고 생각 중.

아무튼, 한 방송사로부터 불거져나온 어느 문제로 인해서 이래저래 고민이 생겨요. 이 블로그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죠. 작년 언젠가는 시작한지 얼마안되서 '그런 일이 있음 문 닫을래요' 라고 말했지만, 이젠 놓아버리기엔 판이 너무 커져버린 느낌도 없잖아 있거든요. 그런 의미로 마음이 많이담긴 이야기를 해주는 블로그나 괜찮은 책, 추천해주세요. 마음 속에는 빈수레가 요란한고, 머리에서는 깡통소리나서 좀 걱정되는 중이거든요... (흑) 아무도 추천안해주면... 제가 좋아하는 곳만 들르면서 열심히 담아두는 수 밖에 없겠지만요... (재빠른 포기)

이번 [추노] 22회의 엔딩컷은 대길과 태하였어요. 아마, 2회에서도 두 사람이 같은 컷에 잡힌 적이 있었는데 ... 그때는 첫 대립으로 인한 두근두근 대결구도였다면, 이번 컷은 진정으로 서로를 신뢰한다는 의미가 담긴듯 해서 또 홀로 '호홋' 거리기도 했답니다.

그 외에 태하가 식솔들 데리고 청나라에 간다고 할 때의 대길이의 마음이 왠지 안타깝게 다가오기도 했고 말이죠. 멀리두기도 가까이두기도 버거운 그리운 그대, 언년... 이라고 하는 듯 싶었달까...?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