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하무적 이평강 1회 - 악연에 악연으로 연결된 온달이랑 평강이랑~!!!

도희(dh) 2009. 11. 10. 03:09

드라마 천하무적 이평강 1회.

실로 오랫만에 월화 10시대에 드라마를 보게되었어요. 아니, 정확히는 월화에 TV를 보는 것 자체가 오랫만이에요. [천사의 유혹]도 한번 안보니까 보기싫어서 안보는 중이거든요. 그렇게 유혹에 빠졌느니 마느니 하더니 저는 금새 질린게죠. 이 드라마는 사실 2회까지 보고나서 감상을 쓰려고했는데, 좀 재미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만 살짝 중얼거리려고 쓰고있습니다. 살짝이 아니게 될 것 같은 불안감은 들지만.

천하무적 이평강 1회는, 남녀 주인공의 악연으로 이루어진 운명과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성격이 그려진 회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뭐 이런 상황이 다 나오냐, 싶은 엉망진창인 상황들이 웃음코드로 그려졌고 말이죠. 더불어 이 드라마는 현대극이에요. 왠지 포스터보고 헷갈리실까봐.








1. 평강을 그리며 죽었다는 온달장군, 그 죽음의 진실.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빼곤 다 아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저는 동화책으로 이 이야기를 알았지만, 내내 기억하며, 이 두사람의 사랑이 참 슬프게 느껴졌던 건 노래를 통해서였어요. 동요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테잎 속에 들어있던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라는 노래였거든요. 그 노래 속에 그들의 사랑이야기, 만남에서 이별까지 다 그려졌었는데 사실 드문드문 기억이나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들으면서 너무 슬퍼하기도 했었어요. 특히, 길잃은 화살에 맞아 평강이 그리워하며 죽는 온달을 묘사하던 가사는...ㅠ.ㅠ;;; (잘 기억안나고 느낌만 남아있음!!!)

아무튼, 제가아는 온달과 평강은 무척이나 사랑하던 사이였고, 온달은 평강이가 울면 걱정하고 맘아파하고, 평강이는 그래서 온달장군 걱장하실까봐 울다가도 눈물을 거두는 맘여린 공주였고, 그런 평강으로 인해서 장군이 된 온달이 전쟁터에서 길잃은 화살에 맞아 죽어가는 순간에도 홀로남은 평강을 걱정하고 그리며 죽어간다, 라는 너무나 절절한 로맨스였어요.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런 절절함을 한순간에 뒤집어주시더군요. (뜬금없지만, 노랫 속의 울보 맘여린 평강이 남편은 어떻게 장군을 만들었나... 울면서 졸랐나...?)


이 드라마 속의 온달은 사실, 죽기 싫었대요. 전쟁, 그까짓게 뭔데 나를 죽게만드느냐, 싶었나봐요. 원래 평화주의자였던 온달이기에 이런 지옥같은 전쟁터도, 그 전쟁터에서 죽는 것도 억울했겠죠. 그래서 장군임에도 불구하고 줄행랑을 치다가 평강공주에게 딱 걸려버렸어요. 그렇게 평강의 협박으로 인해서 온달은 울컥하는 마음으로 전쟁터로 달려갔고 말이죠. 공주는 내가 정말 죽길 바라냐는 원망과 함께.


그렇게 온달장군은 평강공주에 대한 원망을 마음에 가득담고, 그리 원한다면 내가 죽어주마하며 길잃은 불화살에 맞아 장렬히 전사하게 되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평강, 내가 죽으니 속이 시원하냐'는 식의 원망을 가득 담고서 말이죠. 제가 알던, 평강을 그리워하며 슬프게 눈을 감는 온달이 아니라, 평강을 저주하며 죽어가는 온달을 보며... 황당한데 왜 또 웃음이 나던지...; (그 다음씬이 황당하고 웃겨서인 이유만은 아님!!!)

그렇게 온달의 죽음을 시작으로 이 드라마는 시작했어요.

앞으로 현재의 온달과 평강의 진행상황만큼 과거의 온달과 평강도 만남부터 티격태격거리는 과정 등등이 비슷한 속도로 전개되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의 온달과 평강이 어떻게 잘되는가도 궁금하지만, 어쩐지 과거의 평강과 온달의 관계가 더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온달이 평강을 원망하며 전쟁터로 달려나가는 모습을 보며 알듯 말듯 묘한 미소를 지으며 눈물짓는 평강의 모습이 자꾸 마음에 남았거든요.

평강, 저 아이는 제 손으로 달아나는 온달을 잡아다가 억지로 전쟁터로 보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있었을까...? 명예롭게 전사하는 남편에 대한 자랑스러움? 모질게 보냈지만 그것이 마지막 모습임을 알기에 그 이별이 슬퍼서 흘리는 눈물? 이제 이 악연도 끝이다, 라는 후련함? 등등... 뭘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과거부분은 꼭 챙겨봐야할 것 같아요.



2. 과거부터 시작된 지독한 악연, 그 첫만남.

온달은 아버지의 결혼식에 가는 도중에 누군가의 계략으로 여차저차 정말 말도안되는 어이없는 상황들을 겪게되요. 그 상황에서 온달을 도와줄 수 있었으나 그러지않은 평강 덕에 온달은 결국 '변태'로까지 몰리며 별별 사건들이 다 일어나게 되버리더라구요. 아마, 맨 처음의 만남은 평강과 온달도 기억하지 못하는 듯 하고 두번째의 그 진득하게 황당한 만남으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되어버렸습니다.

리조트 회장의 아들, 꼴통 망나니 우온달과 사고치는 엄마 뒷수습에 살기바쁜 소녀(?)가장 이평강.
어머니의 빈자리와 아버지의 빈자리, 각각 그 그리움을 안고사는 녀석들인지라 그 부분이 나중에는 서로 마음이 통하게되는 어떤 열쇠가 되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은 그 질긴 악연의 고리를 끊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변태사건으로 평강이에게 복수하려는 온달의 묘한 자세 덕에 아버지에게 딱 걸려서 뭔가 대단히 안좋은 일이 생길 듯 하거든요. 아무튼, 인연은 아니에요... 둘 다.

1회는 두 사람의 집안에 있는 각각의 사연, 그리고 온달과 평강 주변에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그려낼 캐릭터들을 설명하느라 바빠서, 이 두사람이 부딪히는 씬은 정말 짧지만 강렬하게 나가더라구요. 이 두사람이 얼마나 악연에 악연을 겹친 사람들인지를 말해주는 과정 같았달까? 온달이가 비행기 안에서 이상한 일들을 당한 것은 평강이라는 전생의 질긴 고리를 다 끊지못한 그 인연을 만날 것이라는 하늘의 충고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더라구요.



이 두아이는 과거에도 그리 유쾌한 첫만남을 가지진 못했어요.
누군가에게 쫓기는 평강이 온달이 쳐놓은 덫에 걸리면서 지독한 악연은 시작되었죠. 풀어달라는 평강이 말을 외면하는 온달과 돈을 줄테니 풀어달라는 평강, 그리고 누군가가 오자 평강이를 숨겨주는 듯 하더니 그 정체불명의 시커먼 사내들이 거액을 제시하자 냉큼 평강이를 내놓는 온달이었습니다. 이렇게 셈이 빠른 녀석을 누가 바보라고 칭한 것인지...; 사실, 그 시커먼 사내도 온달의 황당스런 행동에 살짝 멈칫 하더니 웃어버리더군요. 아마,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 라는 듯 하달까...? (시커먼 사내 = 김흥수)


온달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평강과 '난 니가 누군지 관심없다, 난 돈이 더 중요해' 라는 듯한 온달. 이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결혼이란 걸 하게되는가가 더 궁금해지고 있어요. 누구의 뜻으로 이들은 결혼을 하고, 온달이가 장군까지 되는지... 매 회의 엔딩 즈음이 이렇게 과거의 이야기를 짜투리로 보여줄 듯 해서 무척 기대가 큽니다. 본방보다 이 짜투리 과거에 더 흥미를 느끼는 중이랄까? 전,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모두가 알던 울보평강은 없어요. 평강이가 얼마나 강인하신지~ 어떻게 둘이 결혼하는지는 몰라도 어떻게 훈련시켜서 장군까지 시키는지는 어쩐지 알 것도 같아요.



3. 기타등등~:

사실, 제왕후 - 제영류 모자 그리고 관자락 등등의 인물들과 평강과 온달의 각각의 이야기도 좀 해보고싶은데 2회 지나고나서 할만한 이야기가 있으면 해볼게요. 아무래도 1회는 웃자고 만든 회인 듯해서 멍때리면서 내내 웃기만 했거든요. 어떻게 상황이 저렇게까지 가냐, 싶기도 했고말이죠.

제왕후-제영류 모자는 은근 무서워요.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를지가 더 두근두근 거린달까? 피도 눈물도 없는 냉철한 악역을 만나는 듯 해서 반가웠습니다. 요즘 악역들은 뭔가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어서 피와 눈물이 다 있더라구요. 기대하던 냉혈한 승주(열혈장사꾼)도 사랑에 약한 남자가 되어서 사람 참 기분 묘하게 만들기도 하고.

이 드라마는요, [선덕여왕]이란 거대한 성벽을 단숨에 무너뜨릴 수는 없으니 차별화된 전략으로 차근차근 무너뜨리겠다, 라는 것이 눈에 보여서 꽤 재미있어요. 대놓고 '우리 적은 선덕여왕!!! 무너뜨리자 선덕여왕!!!'을 외치는 느낌이거든요. 그래서인지 극 외적인 부분에서도 뭔가 젊은층을 공략하고있는 듯 했거든요. 티져나 본예고편도 정말 독특하게 달려주시더니 엔딩부분도 꽤나 공들인 티가 많이났어요. 이런 것들이 드라마 후반까지 이어진다면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로 느낄 수도 있을텐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