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미남이시네요 5회 - 그런 엄마도, 그저 엄마라서 좋은 거지....?

도희(dh) 2009. 10. 22. 05:07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5회.

이건 정확히, 5-1이에요. 막 써내려가다가, 이렇게가면 나중에 하고싶은 이야기의 분위기와 어쩐지 삐끗할 것 같아-라는 생각에 멈칫, 그런데 그냥 지워버리기엔 또 아까워서, 5회는 두개로 나눠서쓰자, 라고 나홀로 결정내렸거든요. 그사세 이후로, 한 회를 둘로 나눠보긴 또 처음이네요.

어쩐지 맛들려서, 열혈장사꾼 4회 리뷰처럼,  '-다, -더라'로 써볼까 싶어요. 사실, 저에겐 그렇게 쓰는 것이 꽤나 지치고 진빠지는 노릇인데~ 은근 맛들려서 말이죠. 맘에 안들면, 맘에 안든다- 라고 삐딱선 타주셔도 되요. 나도 뭐가 좋은지 모르겠으니까~;

시작합니다.







설레이는 하루, 엄마에 대한 희망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첫 데뷔무대를 마친 젬마에게 들려온 소식은 '엄마를 찾을 수 없다' 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젬마는 세상이 무너진 듯이 그렇게 주저앉아 펑펑 울더라. 그리고, 그 소식을 함께 전해들은 태경은 그런 젬마를 소리없이 안아서 다독여 주고 있었다.


태경이는 엄마를 영영 볼 수 없다는 그 슬픔에 온 몸이 녹아내릴 듯이 울어대는 젬마를 보며,
무엇을 떠올렸을까?



그러니까 안사장하고, 이런 젊은 후배한테 부탁하는 거잖아.
음반도 내고, 같이- 무대에도 서고.

젊은 시절, 엄마에 대한 그리움, 그 사랑에 목마른 아들을 그리도 무심하고 박정하게 대했던 비정한 엄마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버린 아들'의 주변에 서성이고 있었다. 이 것은, 우연으로 시작했을 수도 있지만, 우연도 자꾸 겹쳐지면 필연이고 또한 의도된 만남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리고, 그 비정한 엄마는 또 무슨 바람이 불어서 자신이 버린 아들과의 '밥 한끼'를 하고싶었는지,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서 그 아들과 함께 식사자리를 마련해버리더라. 다시 재기하고싶다는 핑계로, 자신의 아들과 무대에 서고싶다는 은근한 바램을 내비치면서 말이지. 그렇게, 모자간의 오작교는 자신이 오작교인지도 모른 채, 연예계 선배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그 아들과 동석하게 되었다.



천재인 건 잘 모르겠지만, 전 아버지만 닮았습니다.

엄마는, 더 이상 살갑지않은 아들에게서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끝이 좋지않았던 아들의 아버지인 그 옛 남자의 그림자를 바라보았을까, 아니면 지금의 그 냉랭함 속에서 엄마의 사랑에 목말라하던 당시의 어린 아들의 모습이 겹쳐보이지는 않았을까?

무엇을 보았든, 그리 보이지는 않았지만 비정한 엄마는 어느 새 훌쩍 자라서 자신보다 더 높이 서버린 아들에게 밥한끼를 먹이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 느껴지지 않았지만, 비정한 엄마는 자기가 없는 틈에 훌쩍 자라버린 그 어렸던 아들의 등을 토닥여줄 수는 없어도 그렇게 엄마로서의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의 인맥을 통해서 아들과의 자리를 마련했고, 자기 나름의 애정표현으로 그 레스토랑에서 가장 좋은 음식을 주문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결국, 여전히 그립고 어미의 사랑이 고픈 아들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일이 되어버렸지만.



태경은, 여전히 엄마의 사랑에 목말라서 허덕이는 아이처럼 보이더라. 적어도 나는 그렇게 보였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조금은 갸우뚱하게 바라보는 것이 하나있다. 그 것은 '태경이는 왜 아이돌이 되었을까'였다. 완벽한 겉모습과 달리 너무나 허술하고 빈틈많은 그가, 자신의 페이스를 잃으면 주체할 수 없는 헛점투성이인 그가, 위험한 것에는 본능적으로 미리 피하려는 그가, 왜 그렇게 위험하고 험난하고 정글같은 '연예계'에 발을 들였을까, 하는 것이었다. 나의 좁은 시야에서는 연예계와 태경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말이다. 스타가 되고 싶어서? 음악이 좋아서? 그 부분에서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서? 음악이 좋다고 굳이 가수가되고, 아니 대한민국 정상의 아이돌이 될 필요는 있었을까? 차라리 아버지처럼 '지휘자'의 길로 가도 되는 거 아닌가? (앗.... 지휘? 태경의 아버지가 천재 지휘자인건 ... 우연일까?) 작곡에 타고난 재능이 있다면 작곡가로서 명성을 날려도 되는 거 아닌가? 아, 지나친 완벽주의자라서 자기가 쓴 건 자기가 불러야해서 그런 건가......?

나는 어쩐지, 태경이도 미남(오빠)이 처럼 '유명해져서 엄마가 나를 알아보게 하고싶다'라는 마음이 그 시작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오늘 문득 들더라. 뭐, 물론, 모화란의 말처럼 제 엄마를 닮아서 피가 끌려서, 그렇게 연예인이 된 것일 수도 있지만.



너도 기억하는 걸, 왜 그 사람은 기억 못하는 걸까...

엄마의 사랑에 목이말라 항상 허덕이고 그렇게 사랑을 받고싶었던 어린 태경은, 오랫 만에 만난 엄마에게 자신이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음을 알리지 못한 채,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그 새우를 먹었다. 그리고, 알레르기에 힘겨워하는 어린 태경에게 엄마는 '엄마 곤란하게 만들지말고 조용히 화장실 다녀와.'라고 하더라. 걱정스런 눈빛 하나 보이지않고, 니가 그러면 나는 매우 곤란하다는 듯이. 그리고 태경은, 이렇게 엄마를 곤란하게 하면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두려움에서 였는지, 그렇게 헥헥거리며 달려가더라.

그리고, 아주 오랫 만의 재회 - 그 날 태경이 무사히 화장실에 다녀와서 엄마를 곤란하게 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결국 쓰러져서 엄마가 곤란해져버렸는지, 그래서 엄마는 아들이 새우를 못먹는 다는 것을 알긴 했는지, 그 후로도 태경과 엄마가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 어찌되었든 아주 오랫만에 다시 만난 엄마가 아들에게 권한 음식은 '새우'였다. 그녀는 왜 새우를 선택한 걸까? 자신이 좋아해서일까? 혹시 그녀에게 '새우=좋은음식'이었던걸까? 그 오래 전과 지금 현재 믿기지않는 우연으로 맞물린 것일 뿐일까...  그건, 신(작가)만이 알겠지, 싶네.



너 왜 그래? 엄마 곤란하게 만들지말고 조용히 화장실 다녀와.
알레르기가 있었나...


그래, 그런데 지금의 엄마는 정말 몰랐다. 태경이 기억하는 그 날, 엄마는 정말 모르고 지나쳤는지, 알게되었는데 그 것을 금새 잊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엄마는 당황한 듯 했다. 그래, 어쩌면 그 날 어린 태경은 화장실에서 엄마가 곤란하지 않게,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왔을 지도 모른다. 아무리 비정한 엄마라도, 자신의 아들이 죽을 지경에 간 그 무언가를 기억못할리 없다고 생각하니까. 알았는데도 기억못하고 아들이 죽을지도 모를 음식을 권하진 않을테니까. 그런 엄마라면, 내 엄마의 말을 빌려서 '미친**' 일테니 말이지.

그리고, 태경은 알레르기로 인한 몸의 고통보다, 어쩌면 겨우 잊고 기억 저편에 잠궈뒀을지도 모를, 그 날의 그 서운함과 슬픔이 다시 마음 속 깊이 쏟아져나와, 그 것을 감당할 수 없어 더 아프고 고통스럽지 않았을까- 라는 안쓰러움이 먼저 들었다. 나는 여전히 엄마와의 모든 일을 하나하나 온 몸으로 기억하는데... 엄마는 나의 그 무엇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그런데 참 묘하게도 - 물론 젬마가 그 순간에 태경과 마주치겠다라는 예상은 했지만 - 태경에겐 너무나 우연히도 그 순간에 젬마가 들어왔다. 엄마를 찾기위해서 유명인이 되려고 했으나, 엄마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태경과 참 비슷한 듯 다른 상황의 아이가 말이지.



그리고, 그 순간에 젬마와 마주한 태경은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누가 더 가여운 걸까? 영원히 엄마를 잃은 젬마가 가여운 걸까, 있으니 못한 엄마로 인해서 끊임없이 상처받는 태경이가 더 가여운 걸까? 젬마는 그런 엄마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겠지만, 태경이는 어떨까... 라는. 태경이는 차라리 이런 엄마를 아예 모른 채, 그냥 가슴 속에서 어렴풋이 꿈처럼 환상처럼 갖고 살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이 부분은, 어느 누구의 말도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부모를 일찍 여읜 이는 '전자'라고 할 것이고, 없느니못한 부모 밑에서 참으로 고단하게 살아가는 이는 '후자'라고 할 것이니까. 뭐, 없느니못한 부모 밑에서 살았으면서도 '그래도 부모가 있어서 다행이야'라는 참 착한 마음으로 사는 이도 있을테고, 없느니못한 부모 밑에서 살다가 결국은 여의게 된 이가 뒤늦게 그런 부모라도 있는 게 좋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나는 이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난, 모르겠다, 이다.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어, 라는 마음이 가슴 깊이 각인되어도, 막상 정말로 내 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엔 그 심장이 짓눌려서 눈물조차 나오지않는 목메임을 이미 알고있기에, 이 것은 정답이 없는 것 같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대답은 달라질 것 같다.



젬마가 가장 힘든 순간에 곁에 있던 사람이 태경이었던 것 처럼, 태경이 가장 힘든 순간 곁에 있는 사람이 젬마였고, 젬마가 그 힘든 순간에 그리도 기분좋게 웃을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태경의 그 진지한 개인기인 것처럼, 태경이 가장 힘겨운 순간에 눈치없는 민폐덩어리 젬마가 있어서 금새 그 힘겨움이 사리진 것은 아닐런지.

참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서 태경의 마음 한 구석에, 젬마의 존재가 꽤나 묵직하게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더라. 아, 어째서 결론이 이렇게 나는지는 모르겠음. 의도는 이게 아니었는뎅...;;;








☞ 여기에다가 애들 귀엽다고 까르르~ 함께 묶을 자신이 없어서 따로따로 갑니다. 길기도 길고.

☞ 5-2회는 근데, 쓸 수 있을까- 라는 짧은 의문. 나는 어느 새, 양치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ㅎㅎㅎ

☞ 나를 믿지 말아요~ㅎㅎ

☞ 근데 그닥 기다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나 혼자 설레발인가~ㅋㅋㅋㅋㅋ

☞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