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탐나는도다 2회.
생각보다 전개가 좀 빠르구나, 라는 생각으로 보고있습니다.
이제 겨우 2회가지고 가타부타 평하긴 좀 이른 듯 하고, 그냥 재미나게 웃으며 봤습니다.
게다가, 기대보다 박규가 살짝~ 멋지게 보이기도 하고 말이죠;
탐나는도다 2회는,
캐릭터들의 성격과 더불어 초반의 에피를 잡고나갈 밑밥이 스리슬쩍 뿌려졌습니다.
진상품 도난사건과 더불어 박규가 여기 탐라로 온 것이 그저 '유배'는 아니라는 뉘앙스도 함께 풍기면서 말이죠. 그리고 주요 캐릭터 4명이 한 자리에 모이며 다음 회를 살짝 궁금케 하더군요. 사실, 진상품 에피부분은 마무리 직전까지 봐서 그 에피가 끝날 때까진 '아해들 기여버~' 이런 마음으로 볼 듯 합니다..;
1. 은근슬쩍 멋져부러~ 박규.
이런 캐릭터가 잘만 그려지면 은근히 매력이 있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살짝 이중성이 있는데, 그 이중성이 유연하게 잘만 연결된다면 말이죠.
어딘가 꼿꼿하고 거만한 뼛속까지 양반이지만, 저보다 강한 것 앞에선 움찔거리며 항복하기엔 존심 상하는데 그렇다고 자존심 꼿꼿히 세우면서 완전히 강단있게 나가지도 못하는. 휘어지는 대나무 박규.
그런데 곧 죽어도 그런 건 인정하고 싶어하지않아서 혼자 발버둥치면서... 그렇게 서서히 망가지는 모습이 말이죠. 육지에서의 법도에 익숙하게 살아온 양반 박규가 육지와는 다른 풍습을 지닌 탐라의 풍습에 언제쯤 익숙해질란가~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박규는 이번 탐나는도다 2회에서 스리슬쩍 망가짐을 보여주셨습니다.
물론~ 1회에서도 은근한 찌질함을 보여주긴 했지만... 윌리엄의 보물인 요강을 발견하곤 기뻐 어찌할 줄 모르면서 돼지에게 자신의 배설물을 주면서 '사대부의 것이니라~'라며 거만도 떨 줄 아는. 사대부의 배설물은 뭐가 다르답니까?
비빔밥(!)을 돼지밥이냐고 비아냥 거리다가 배고파서 나왔는데, '일하지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철칙에 밥도 못얻어 먹고, 설문대할망에게 떠올린 물을 홀짝 마시곤선 물허벅을 지고서 당당히 나섰다가 여인네들이 손아귀에 놀아나는 모습이란... 허허.
조만간, 새끼꼬는 박규의 모습을 볼 듯해서 기대가 큽니다. (규도 이젠 일해야지~;)
그러면서도 그저 그런 사대부가의 양반 나부랭이가 아닌 뭔가가 있음을 보여주듯, 순간순간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 두 가지의 상반된 모습을 '매우' 유연하게 표현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긴 했어요. 회가 흐를 수록 점점 나아지겠죠~;
이번 회에서 박규는, 아무래도 그냥 유배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미심쩍은 행보들을 보여주더군요.
아마 암행을 온 어사? 그러니까 암행어사 정도로 알면 될 듯 합니다. 제주도의 진상품 도난사건을 조사나온 암행어사라고 해야할까? 풍기문란죄로 유배온 척 하여서 모두가 자신에게 방심한 틈을 타서 이런저런 조사를 해나가는 듯 보이더군요. 평소에 버진네랑 탐나의 사람들 틈에서는 어리버리 허당선비 정도로만 보이다가도 혼자서 이런저런 조사를 해나가는 눈빛을 보자니... 짜식 제법 눈에 힘이 들어갔는걸~? 싶었습니다. 게다가 윌리엄이랑 싸우는 걸 보니까~ 싸움도 은근 하시더군요. 그저 서책에 파뭍혀살던 그냥저냥 선비는 아닌 듯 싶습니다. 윌리엄을 보고도 크게 놀라지않고 '이양인?'이러면서 이런저런 미심쩍음을 가진 것도 그렇고.
스포하나 슬쩍 던지자면, 박규는 조선의 학문말고도, 다른 외적인 것에도 어느정도 시야가 트인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어도 어느정도 능숙하고 말이죠. 그 능숙한 일본어를 어따 써먹는지는 3회보면 알 것이고..;
무튼, 버진과 윌리엄의 공통부분은 얼추 느꼈는데... 이렇게 글로 쓰다보니 '버진-윌리엄-박규-얀'의 어떤 공통분모... 쉽게 말하자면 들끓는 젊은 피 같은 것이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비슷하게 느껴질 듯한 느낌이 들지만... 아닐 수도 있고~;
* 원작에선 박규란 캐릭터를 멋지게 본 적이 없는데, 2회에서 순간순간 '오호라~' 싶어하며 봤습니다.
내가 선비님께 약했던가~? 이젠 나도 이 변덕스런 나의 취향을 알 길이 없어지고 있습니다...ㅋㅋ
* 요강... 오랫 만에 보니 반갑더군요. 근데, 박규는 큰일 보고나선 요강 깨끗히 씻긴 하는 건가?
양반이 볼일보고, 볼일 본 거 버리고, 요강씻는 것도 되게 웃길 듯...ㅋㅋㅋ
2. 우리 버진이는 강원도계 탐라인?
요~ 요망진 기집아이 버진이는, 탐라를 벗어나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싶어하는 아이였습니다.
그저 물질하며 해녀로 평생 살아가는 것이 너무너무 싫은, 그러니까 타고난 운명을 거스르고 싶어하는 아이라고 해야하나? 탐라도 라는 섬에서 나고 자란 덕에 맑고 순수하지만 호기심도 엄청 많은.
그 건, 어쩌면 사람의 본능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더 드넓은 세상, 또 다른 어딘가를 보고싶은 호기심 같은 것. 그렇기에 인류가 이렇게 발달한 것도 있겠죠. (너무 멀리 와버렸습니다.)
아마, 박규와 윌리엄과 얀이 아니었다면 버진이는 자신의 끓는 피를 혼자 속으로 삭히며 물질하며 그리 살았겠지만... 하늘이 버진이의 그 열정을 높이샀는지... 윌리엄을 바다에서 툭 뱉어내시고, 박규를 톡 던져주셨나보다~ 싶더군요. 어찌되었든, 매일 지루하고 같은 일상을 살던 버진에게 자신이 그토록 궁금하게 생각하는 넓은 세상을 체험한 사람들이 나타났으니 말이죠. 지금도 그녀의 삶이 일상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 보이는데, 점점 시간이 흐를 수록 그 사람들 덕에 버진의 인생이 달라질 듯 합니다.
근데, 자신은 물질하는 것이 싫다며 더 넓은 세상을 보고싶다고 징징거리는 버진을 바라보는 엄마의 눈빛이 정말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뭐랄까... 그런 아이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듯도 하고, 또는 나도 한때는 그랬지... 라는 듯 보이기도 하는, 자식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마음을 모른 채 꺽어야하는 엄마의 마음이라고 해야하나? 엄마 생각으론, 그 것도 한때다, 라는 생각과 함께 운명에 순응하고 무난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여겨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윌리엄네랑 박규를 못만났다면.. 버진이도 자기 어멍처럼 되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세상 저 멀리 못나간 울분을 바다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풀어내는 것이 아니었을런지~;
그나저나 버진이의 말투.. 전 은근 거슬려서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되게 어색해요.
'니가 뭘 모르나본데, 원래 오리지널 제주도 사투리는 이런거야.'라고 말씀하신다면... '아~ 예에~' 이러고 말아야하는 건 맞지만... 왜 저는 자꾸 '웰컴 투 동막골'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버진이는 강원도계 탐라인이란 말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버진이가 놀라면서 '메께라~' 하는 거 듣다보면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할머니가 자주쓰시던 수많은 언어들 중 하나인지라.
3. 그닥 천진난만하진 않은 윌리엄~;
윌리엄과 버진이는 말이 통하든 통하지않든, 마음은 되게 잘 통하는 녀석들인 듯 하더군요.
성향이 비슷해서 그런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현실에 안주하지않고 더 멀리 바라보고 떠나고 싶어하는 그런 성향. 아까, '탐나는도다' 연재분 1회를 찾아봤는데... 원작의 윌리엄은 가출도 자주해서 이런저런 고생을 사서한 그런 녀석으로 그려졌더군요. 모험심도 강하고 호기심도 많은 천진한 성격.
뭐... 그러니까 겁도없이 험난한 뱃길을 따라 아시아로 덜렁 넘어왔겠지.
뭐... 그러니까 겁도없이 탈 하나쓰고 마을을 어슬렁 거리고 있었겠지...;
자신이 속한 세계.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안주하지않고 더 멀리 바라보고 나아가려는 모습이 '탐라'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그리워하는 버진과 비슷하더군요. 그래서 말은 통하지않지만, 그렇게도 친근해질 수 있었나봅니다.
윌리엄, 고새 한국어 능통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투리는 쓰지 않는다능~;
세상에... 탐라에서 언어를 배웠는데 사투리는 안쓰다니~ 라고 쓸데없는 부분에서 꼬투리 잡아봅니다.
역시, 배 위에서 몇 일동안 일본어와 네덜란드어를 어느정도 쓸 줄 아는 걸 보면서... 언어머리가 있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고새 조선말을 배워서 버진과 의사소통을 무난히 나누고 있더군요.
영리한 녀석!!!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윌리엄은 얀이 탐라를 떠나 일본으로 언넝 가야한다고 하지만, 그의 마음의 발목을 잡는 것들로 인해서 머뭇거리게 됩니다. 탐라는 더 넓게는 조선이 자신에게 위험한데도 말이죠.
그 것이... 요강 때문인지~ 버진 때문인지~ 아니면 그 둘 다인지...;
* 박규랑 윌리엄이랑 싸우는 거 보다가 생각난 건데... 윌리엄도 어찌되었든 영국의 귀족. 박규는 조선의 양반. 두 사람 그러고보니, 나름대로 높은 신분이었군요...; // 박규는 윌리엄한테 신분가지고 예끼이놈 거리면 안될 듯.
4. 올~ 얀의 등장!!!
사실, 얀이 조금 더 늦게 등장할 줄 알았습니다.
버진과 윌리엄의 관계가 좀 더 탄탄해진 뒤에 등장할 줄 알았는데, 몇번 만나서 얘기 주고받으니까 버진이랑 윌리엄은 꽤나 탄탄해졌다~ 라고 결정이 되었던가 봅니다. 얀의 등장이 좀 더 미스터리하게 만들어질 줄 알았는데... 기대보다 슬렁슬렁~; 뭐... 윌리엄의 존재가 박규에게 들키는 것이 2회 말부분 일 것이란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까... 좀 더 늦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나의 예상은 완전 빗나간 건가? 그런 부분에서 이 드라마가 생각보다 전개가 휙휙 지나가는 것 같더군요.
얀이란 캐릭터는 글쎄요... 저도 이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크게 해본 적이 없어서.
좀 얍삽한 녀석,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드라마에선 뭔가 어둠이 깔린 그런 녀석으로도 보이더군요.
어딘지 까칠하고 얍삽하고 의심많고 돈에 밝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윌리엄에 비해서는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 어찌되었든 얀은 윌리엄의 결혼식이었던가? 그 전에 영국으로 데려가야 윌리엄 엄마에게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마음이 조급한 듯 보이더군요. 그럼에도 윌리엄은 아직은 갈 때가 아니다, 이러고 있고. 얀이 당분간 고생을 꽤나 하겠다, 싶더군요.
* 그런데, 그럼... 마을에서 음식 훔치고 그런 건... 얀이란 뜻이군요?
5. 설문대 할망.
제주도 설화 중에서 '설문대 할망' 설화를 꽤나 슬프게 기억하는 편입니다.
설문대 할망에 대한 설화는 여러가지 있다고 들었는데, 전 두 개밖에 몰라요.
하나는 옛날 전래동화집에서 읽었고, 하나는 학교 때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걸로 기억하는 중.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는 오백장군바위와 얽힌 이야기인데.. 되게 잔인하고 슬프다고 여겼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약속의 소중함을 말하는 이야기였고 말이죠.
설문대 할망 설화는, 검색하면 다 나오니까... 궁금하시면 검색을 이용하세요.
가물거리는 저질 기억력으로 끄적였다가 이야기가 산으로 갈 것 같거든요.
애써 가물거리는 기억 끄집어내기도 귀찮고.
그냥, 버진이 아방이 박규가 물마신 거 보고선 '설문대 할망을 노하게하면 안된다' 어쩌구하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서 끄적여 봤습니다.
6. 기타등등~;
*
제주도 사투리 자막... ㅋㅋ
전... 자막없이도 다 이해해욧~ 이라고 해봤자, 이해는 하는데 뜻에 대해서 정확한 설명을 못함.
*
버진이 어멍아방.. 닭살짓에 막 웃어버렸습니다.
버진아방 역의 '변우민'씨... 사실, 꽃중년 원빈에 어울리지 않는다 여겼는데... 기대 이상이던걸요?
*
'윌리엄-버진'보다는 '박규-버진'이 붙어서 티격태격 거리는 거 재밌어서 좋은데,
다음 주엔 윌리엄을 인질로 해서 버진이랑 박규랑 많이 붙어있을 듯 해서 심히 기대가 됩니다..ㅎㅎ
'진정 붕어머리로다' 이거 정말... ㅋㅋ
▷ 1박 2일 저번 주꺼 재방송 보다가, 더워서 아해들 괴롭히는 강호동씨 보면서... 아는 분이 떠올라버렸습니다. 덥다고 짜증내면서 주위사람 괴롭히는 그 모습이... 그 분이 진상부리는 것과 똑같아... 하면서.
근데, 난 그 분 진상 짓 하는 거 귀여워서 오냐오냐 거려주는 편이랍니다. 허허.
▷ '아해'라는 말은 명사로 '아이'의 잘못이라고 나오던데, 아이의 잘못된 표현이란 말인가???
그냥 아가라는 말을 너무 자주해서, 좀 표현을 바꿔보려고 떠올려 본 말인데... 오늘까지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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