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저 바라 보다가(그바보) 3회 - 구동백 · 한지수, 결혼임박!!!

도희(dh) 2009. 5. 7. 20:20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그바보) 3회.
퇴근하고 집에오신 엄마께서 '그바보' 1회 재방을 보고있는 제게 그러시더군요.
'삼순이 나오는 거 재미있더라~?'
아마, 일하시다가 '씨티홀'을 보셨던 가봅니다. '응, 재밌긴 하더라. '라며 저는 시큰둥이 대답했습니다.
씨티홀은 현재 1회만 봤고, 꽤 재미있어서 '감상'을 쓰면서볼까 그냥볼까~ 하다가 2회도 아직 못본 상황입니다. 어찌되었든 그쪽도 솔깃하지만, 일단 나는 그바보를 그저 바라 보다가 어찌할지 결정해야할 듯 합니다.

드라마 그바보 3회는, 구동백 한지수의 결혼임박설이 터져버렸습니다.
1회에 만나고 2회에 사귀고 3회에 결혼임박설이 터졌으니, 4회는 결혼발표 및 결혼인가요?
매 회마다, 하나의 주제를 보여주고 그 것으로 인해서 동백과 지수의 관계가 아주 조금씩 발전되는 듯 보였습니다.

백기자에게 도청당한 것을 수습하기위해, 지수네는 '밀월여행'을 계획하지만 '강모부친'은 '결혼'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욕망에 해가되지않게 상황을 만들어나가고, 그런 상황까지 몰리게된 지수는 애꿎은 동백에게 짜증을 내버립니다. 그리고, 동백은 그런 지수를 바라보며, 그녀에게 화가나기 보다는 그동안 겉으로만 바라보던 배우'한지수'에서 '인간 한지수'를 조금은 볼 수 있게되었음에, 조금은 더 알 수 있게되었다며 그저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주네요.






1. 사람은 변하지않는다. (동백)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냥 힘드니까, 힘든 게 많으니까,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그래서 강한 척 하는 게 아니겠니? (동백)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라는 동백의 말이 동백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을 말하는 듯 했습니다.

상철에게 보내준 돈들을 돌려받아 마음이 아픈 지수. 그 마음아픈 돈을 없애달라는 지수와 그냥 가지라며 비아냥거리는 상철. 동백은 그 돈을 지수의 말대로 없애주기로 합니다.
아주 오래 전, 지수가 동생 상철을 위해 1년동안 학교를 걸어다니며 사준 자전거 속에 담겨있던 '마음'을 그대로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며 그 돈을 없애주게 됩니다. 상철이 아주 오랫동안 그 날의 자전거 속에 담긴 누나의 마음을 잊지못한 채 살아가는 것처럼, 지수의 이름으로 기부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한지수의 마음'을 기억할 수 있도록.

구동백은 겉으로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박한 사람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 마음이 너무나 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깊은 마음만큼이나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아는 눈을 가지고있는 인물이라는 느낌도 들더군요. 그런 구동백의 바보스러울 정도의 순박함과 그 만큼의 깊은 마음이, 한지수를 통해 만난 세계의 사람들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을 속여본 적이 없는 동백에게 백기자의 존재는 '저승사자'만큼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자신의 거짓말을 유일하게 알고 파헤치려는 사람이니 말이죠. 그리고, 동백의 실수로 인해 백기자에거 떡밥을 덥석 물려줘버린 동백은 내내 지수에게 따가운 눈총과 짜증섞인 소리들을 들어가면서도, 내내 꾹꾹 참아가고 있었습니다. 사소하게 불만을 토로하다가도 지수의 표정에 금새 말을 삼키며 그녀의 또다른 모습을 바라보는 동백.
그렇게 동백은 지수와 부딪힐 수록, 스크린 속에서 바라보던 '배우 한지수'가 아닌 '인간 한지수'를 바라보고 느끼게되는 듯, 그렇게 다른 그녀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난 내가 배우가 아니었을 때부터 날 사랑해줬던 사람말곤, 아무도 믿을 수 없으니까. (지수)

난 그래. 난 내가 배우가 아니었을 때부터 날 사랑해줬던 사람말곤, 아무도 믿을 수 없으니까.
배우 한지수가 아니라 여자 한지수를 아는 사람은, 그 사람 밖에 없으니까... (지수)


구동백이란 캐릭터가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박하고, 그 만큼이나 깊은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면,
한지수란 캐릭터는 자꾸만 변화하는 아이였습니다.

때론 친절하고, 때론 다정하고, 때론 제멋대로이고, 때론 까칠한, 쉽게 상처받고 쉽게 감동받아버리는 어린아이 같은... 속은 여리디 여리면서, 상처받지않으려고, 자신을 지켜나가려고 날카롭게 발톱을 세운 고양이 같달까?

아마, 지수는 연예계생활을 하며, 정상의 자리에 오를 때까지 참 많이 상처를 입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을 믿지못하고, 뭐든 돈으로 해결하려하고, '김강모'란 존재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걸 보면말이죠. 그리고 서서히, 강모와 강모부친을 닮아가는 아이 이기도 합니다.

강모를 가지지도 놓아주지도 못한 채, 모든 것을 버리고 희생해서라도 그의 곁에 서고싶어하는 지수의 마음에는 '여자 한지수'를 알아주는 이가 '김강모' 뿐이어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멋대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짜증도 잘내고 까탈스럽지만, 동생을 무척 아끼는 누나이고, 사실 마음도 무척 여린 '인간 한지수'를 알아주고 바라봐주는 구동백으로 인해 지수가 서서히 자라나고 변화하는 것은 아닐까, 싶더군요.

지나치리만큼 도도해서 멋있었던 오승아도 아니고,
톱스타의 이면에 있는 아이같은 순수함을 가진 이마리도 아닌,
그저 한 여자로서 살고싶은 한지수란 캐릭터가 그리 설득력있게 다가오지도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도 않지만, 구동백으로 인해서 서서히 변해갈 한지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내 그녀의 주변에 맴돌던 우울한 갈색빛이 화사한 핑크로 변하길 바라면서~;





3. 한지수씨, 좀 달라 보이시네요. (동백)

나한테 실망헌 거 아니에요?
나한테 화 안났어요?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내 기분대로 소리치고.
근데도 화가 안나세요? (지수)

예, 화가 안나네요. 제가 조금은 지수씨를 알게된 것 같습니다.
지수씨, 결혼 하겠습니다. (동백)


지수가 '결혼합니다'라며 일방적인 통보를 했을 때,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던 동백은... 그녀의 마음을 보고난 후, '결혼 하겠습니다'라며 그녀의 결정에 동의를 해주더군요.

그바보 2회에선 '계약과 친구사이'로 갈등하던 두 사람은, 조금은 가까워진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했다면...
그바보 3회에선, '결혼임박'으로 인해서 내내 '배우 한지수'로 바라보던 구동백이 '인간 한지수'를 알게되면서 마음으로 그녀와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지수는 뭔가 일이 틀어지고 기분나빠지면, 지금까지처럼 제멋대로 결정하고 소리치며 동백을 구석으로 몰아세울 수도 있겠지만, 동백은 그런 그녀를 더욱 잘 바라봐줄 듯, 하네요. 그러나, 동백을 몰아세우는 지수가 좀 과한감이 없잖아있어 눈살 찌푸려지는 것도 사실. 나는... 동백편~;;;;





4. 지수동생 상철의 등장~;

김강모하고 똑같아졌구나?
혼자 명령하고 결정하고 무조건 따르라고 하고. (상철)


언제쯤 등장할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지수동생 상철군이 등장하셨습니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입도 거칠고, 행동도 제멋대로고, 욱하는 성격을 가진 아이였지만, 누나의 결혼소식에 호주에서 단숨에 날아오고 오랫만에 누나만나서 욱해서 싸우고 상처준 후에도, 괜시리 누나 집 주변을 서성거릴 정도로 누구보다 누나를 사랑하고 걱정하고 아끼는 동생이었습니다.

아직까지, 동백을 못마땅해하고 있지만, 구동백순수파워에 가장먼저 정화될 인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동백과 함께한 포장마차에서의 소주한잔과 상철의 마음을 들여다본 듯한 동백의 말이, 상철에겐 구동백의 의외성과 그로인한 믿음을 갖게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한상철이란 캐릭터가 '열혈남아'라는 설정이라고 합니다. 
백성현군... 좀 과해보이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점점 편안해지겠죠? 오래 전, 해신 아역때랑 '말아톤'때 꽤 좋아라했다능~; (천국의 계단은 성인부분부터 봐서...;;;)




5. 쇼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무서운 강모아부지, 김의원.

진짜 우리 강모를 위하고 싶다면, 다시는 이런실수 하지말아요.
다음은 해결책이 아무것도 없어요. (김의원)


한지수 구동백 주연의 '쇼'를 계획하고 무대에 올려서 열심히 연출시키는 김의원.
자기 손바닥위에 세상을 올려놓고, 그 세상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굴러가지 않으면, 어떻게해서든 굴러가게 만들어야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시장이 되지못할까봐 아들을 희생시키고, 아들을 사랑하는 여자의 인생마저 희생시키며 그렇게 쇼를 진행시키는 인물. 꽤, 사납고 무서운 분이십니다.

다정한 미소로 겉포장해서 국회의원이 되고, 서울시장이 되려고하는 그는 앞으로도 쇼를 계속 진행시켜 나가겠죠?




6. 감초인지, 민폐인지~;

구동백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한지수와 인맥을 쌓아보려고 점심약속을 잡으라고 하는 과장과 국장.
그리고, 약속 안잡아주려고 하자 바로 뒷담화하면서, 없는 일도 있다는 식으로 하는 구동백의 직장상사들.
지수와의 밀월여행을 무작정 따라가겠노라며 생떼쓰는 동백 동생 민지.

적절한 코믹이 아닌 말도안되는 어거지와 생떼로 무장한, 감초인지 민폐인지 분간이 안가는 사람들...;
이런 중간중간의 억지상황을 재미있게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가 이런 '앞뒤분간없는' 생떼쓰는 캐릭터들에겐 눈살 찌푸리며 보는 편이어서 그런지... 재미보단 짜증으로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 분들은 계속해서 민폐와 감초 사이를 오가겠죠?




7. 도를 지나친 감이 없잖아있는, 백기자.

백기자. 도가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원래, 정치부 기자들이 그런건지는 잘 모르겟지만... 멀쩡한 구동백에게 협박하고 화내고 열내는 것도 모자라 그 집에서 술먹은 척 잠든 척 연기하면서 도청까지하고, 사람패고 도망치는 행동은... 드라마지만, 참, 그렇네요.
예전, '스타의 연인'에서 내내 사건사고를 만들어나가는 '전병준'을 보며 '기자가 왜저래?'라며 조금 짜증섞인 시선으로 바라봤었는데, 전병준은 애교였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마, 백기자는 앞으로도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계속해서 '한지수-구동백-김강모'의 관계를 파헤치고 나갈 듯 하더군요. 그러나, 이런 민폐, 사양하고 싶습니다.

구동백 괴롭혀서 그런 것만은 절대.. 아.. 아니... 맞습니다!







그바보 3회를 보고난 후의 생각을 말하자면, 이 드라마 그바보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살짝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바보의 작가님들이 '시트콤'작가님이셔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캐릭터들이 조금씩 오버스럽고 매 상황들도 살짜쿵 오버스러운 느낌이, 시트콤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랄까? 한 회마다,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며 매듭지어지는 느낌은 좋지만... 주변 캐릭터들의 오버스런 민폐가 자꾸 거슬리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시트콤이란 장르를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그바보의 작가님들이 쓰셨다는 '순풍산부인과'도 한 번도 본적없고, 그 유명했던 '거침없이 하이킥'도 채 열번도 안봤었고, 그나마 '크크섬의 비밀'은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나저나, 크크섬의 비밀 시즌2는... 올 여름에 안해주려나...? (쌩뚱)

돌아와서~ 그래도 드라마 그바보는, 그저 동백보는 것이 좋아서 일단 계속 보긴 볼 것 같습니다. 동백좋아~;
게다가 스타와 일반인의 사랑이라는 이런 소재를 제가 나름대로 좋아라하는 편이기도하고, 중간중간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다고 툴툴거렸지만 기본적으로는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밌게 봤고, 몇번 말했듯이 동백의 순수함에 살짝 넘어간 상태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자전거씬에선 지수못지않은 감동을 받아버렸으니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