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수목드라마 감상문 (140806) - 운사(11)/괜사(5)/조총(13)

도희(dh) 2014. 8. 7. 05:51

운명처럼 널 사랑해 : 11회

 

9회 이후 무수한 장점들이 이 드라마의 단점을 커버해주노라 말했었는데, 10회에는 그 장점들이 희미해지며 단점이 부각되는 회차였다. 그래서 11회에 대한 궁금증도 없이 한 주를 보냈고, 마침 보던 야경꾼일지 하단에 흘러가는 자막예고를 통해 건이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는 것도 알게되며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렇게나 당혹스러운 전개를 보이는 이 드라마를 그래서 내가 계속 봐야하는가, 라며 말이다. 그래도 결국은 언제나처럼 본방으로 봤고, 우려보다는 꽤나 괜찮은 편이어서 미리 속단한 채 보지도 않고 깠던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졌다.

 

12회는 이 드라마의 터닝포인트가 될 아주 중요한 에피소드가 준비되어 있다. 아마, 이 드라마는 12회 이후 제 2막이 열리며 네 남녀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전개를 위해서는 갈등과 오해가 필요한데, 이 드라마는 원작에 비해 남녀 주인공이 너무 빨리 서로의 마음을 알아버렸고 그렇게 사랑에 빠져버린 상태였다. 그렇기에 이대로라면 12회에 준비된 중요한 에피소드를 풀어낼 수 없었기에 기억상실이라는 장치를 통해, 두 남녀에게 부족한 갈등과 오해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기억상실 에피소드는 한 회로 마무리가 되며 갈등이 해소되는 것을 암시했다. 그리고, 11회 첫장면으로 인해 순간 내가 지난 주에 이 드라마를 안봤던가, 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더랬다. 결과적으로는 건의 기억상실 에피소드가 한 회에 마무리가 된다는 암시를 준 연출로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이 드라마는 배우들 연기가 너무 좋아서 스토리 자체가 허술해도 순간순간 그 감정에 대한 몰입도가 큰 편이다. 

 

결론은, 11회 의외로 만족! 그렇기에 12회도 언제나처럼 본방으로 볼 예정이다.ㅋㅋ

 

 

 

괜찮아, 사랑이야 : 5회

 

4회에 이어 5회에서도 장재열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강우와 함께하며 즐거워하고, 강우를 걱정하는 재열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재열과 강우가 함께하는 모습이 불안하기도 했다. 해수의 환자 중 죽은 아기의 환영을 보는 엄마환자 에피소드는 묘하게 재열의 상처와 연결이 되며, 강우의 존재에 대한 진실을 재열이 알게될 때에 대한 걱정이 조금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날 재열과 해수가 만난 아름다운 부부를 통해 '사랑'에 관한 대화를 나누던 재열과 해수를 보며 그들은 얼마나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될까, 라는 생각이 들어 희망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장재열의 강박증으로 인한 비밀. 그 비밀을 알게된 해수의 반응. 그 반응을 보며, 4회 후반 어렴풋 느꼈던, 그 것을 역시나 느꼈다. 해수가 정신과 의사여서 다행이다. 재열이 곁에 해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재열의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해수여서 다행이다. 또한, 재열을 통해 '그냥'이 무엇인지 알게되며 행복해하는 해수를 보며 지금 해수의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재열이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무수한 계기가 있겠으나, 재열과 해수는 결국 서로를 통해서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장재범 사건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한 동민은 장재범의 동생이 재열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가장 극적이면서 약간은 미스터리한 장치. 이 장치가 이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잔잔한 드라마를 약간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닌가, 싶다. 아마도 동민은 이 사건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 사건의 진실을 하나 둘 알아가며 재범-재열 형제와 그들의 엄마 마음에 있는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고 진단을 내려주지 않을까, 싶었다.

 

 

 

 

조선총잡이 : 13회

 

사실은 오후에나 볼 생각이었는데, 너무 궁금해서 봐버렸다. 그런데, 너무 쪼여서 대여섯번은 끊어가며 보다가 결국 스포를 찾아 읽은 후에야 다 볼 수 있었다. 사실, 긴장감이 심한 드라마를 잘 못보는 편이다. 숨이 막힌다고 해야하나? 뭐 그래도 그 긴장감을 극복한 채 다 보고나면 마음에 남아있는 그 긴장감의 여운으로 한동안 멍해지기도 하고. 

 

결정적인 순간 최원신을 죽이지 못한 윤강은 순진하게도 그를 좌포청에 넘기는 것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었노라 믿으며 수인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최원신의 뒷배들은 이 상황을 좌시할 수 없었고 일단은 최원신을 살리고자 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한조=박윤강임을 알게된 김좌영은 박윤강을 죽일 계획까지 세우게 된다. 그렇게 최원신과 박윤강의 진실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계략 속에 싹트는 음모와 배신으로 윤강은 참수형을 선고받게 된다. 그렇게 의욕은 앞서지만 무능한 왕은 박진한에 이어 그의 아들 박윤강마저 대역죄인이라는 명목으로 죽음을 명한다. 

 

최원신을 직간접적으로 처단하지 못한 박윤강의 복수는 이렇게 일단락이 되었다. 연장으로 인해 총 9회차가 남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벌써 죽을리가 없기에 누군가 윤강을 살려줄 예정이고, 그 누군가는 아마도 왕이 아닐까, 싶었다. 왕과 윤강은 일종의 거래를 하게되고 그로인해 윤강은 개인의 복수를 위한 총잡이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총잡이, 즉.. 민중의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 과정 속에서 개인적인 복수도 병행할테고. 또다시 대역죄인으로서 죽은 사람이 되어 살아야하는 윤강은, 더이상 하세가와 한조로서도 활동하지 못하게 될텐데, 그가 과연 어떻게 조선땅에서 살아남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끝으로... 전하를 부르며 절규하는 윤강. 그리고 엔딩. 순간, 윤강의 억울함과 고종의 무능함에 대한 좌절감이 마음에 와닿아 눈물이 맺혔다. 억울해.. 억울해.. 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달까? 이날 방송된 3사 드라마의 엔딩은 안도와 위로와 억울함으로 인해 셋 다 먹먹했다. 그리고 조총에서 결국 눈물이 맺힌 것은 ... 혼자봐서 그럴 것이다. 몇 번을 끊어 봤더라도 혼자보면 몰입도가 다같이 보는 것보다 높아지니까?

 

또 하나 마음이 아팠던 것은 최원신을 살리고 박윤강을 죽이자 애쓰는 좌상을 바라보는 호경이었다. 가는 길이 다름은 알고 있었으나, 왕의 은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의 대척점에 서있는, 3년 전 사건들이 결코 아비와 무관하지 않음을 예상을 했으나 확신을 하게되는 순간, 그의 심경은 어땠을까.. 싶었다. 또다른 막이 열리면 이제 호경의 존재감도 서서히 드러나지 않을까? 결국 아비와 같은 길을 선택한 혜원. 그렇다면 호경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문득 든 생각은, 조총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해피엔딩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그렇다면, 암울한 상황 속에서 희망을 주는 결말일까, 철저한 비극일까..? 개인적으로는 희망을 주는 먹먹한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현실이 너무 퍽퍽해서 드라마 속에서나마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해야할까...?

 

 

 

#. 아주 오래 전부터 추천은 받았으나 크게 손이 안가서 미뤄두고 있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볼까 어쩔까, 고민 중이다. '일지매' 이후 처음으로 배우 이준기에 대한 호기심이 마구 생겨서. 배우 이준기의 출연작 중에는 이 드라마만 끌린다. 다른 드라마들은 죄다 보다가 접은 거라서;

 

#. 운사 원작 '명중주정아애니'를 오랜 만에 다시 볼까, 라는 생각도 하는 중이다. 원작을 먼저 보면, 그 원작이 무척 마음에 들면 보통 그렇다. 리메이크가 원작을 뛰어넘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없는 이상, 원작이 훨씬 마음에 더 맴돈다는 것. 아마도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드나보다. 근래들어 명중이 자꾸 마음에 맴돈다.

 

#. 키보드 이상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