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상어 11회) 서서히 선명해져가는 막연한 의문

도희(dh) 2013. 7. 2. 18:31

#1.

가야호텔 창립 기념일. 해우는 누군가 보낸 영상을 확인하고자 노트북을 빌렸다.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그 노트북이 연회장과 연결된 사실을 몰랐던 해우로 인해 그 영상 속에 담긴 대화 내용이 흘러나왔다. 12년 전 뺑소니 사고의 진범이 조의선이라는 진실 그리고, 그 죄를 뒤집어쓰고 죽은 한영만에 대한 살해 의혹에 대한.

지금껏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을 수 없었던 조상국은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묘수로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조의선이 경찰에 자진출두해 뺑소니 사고에 대한 죄를 인정하면서도 한영만 살해 의혹에 대한 부분은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과 함께 뺑소니 사고로 인해 죽은 피해자 가족을 직접 찾아가 진심 어린 사죄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그리고, 그런 아들을 둔 아버지 조상국은 기자회견을 열어 진심 어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어찌 되었든 12년 전 뺑소니 사고는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이니 잘못에 대한 인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론을 조성할 수 있었으니까.



#2.

독립운동가의 사진 속에 담긴 진실을 파헤치던 중 정만철과 같은 모습으로 살해를 당한 오형사. 이 사건을 동일범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자 하는 관할서와 달리, 해우와 변형사는 정만철과 오형사를 살해한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또한, 오형사를 살해한 범인이 12년 전 한영만을 살해한 사람과 동일인물이며 굳이 오형사를 그런 모습으로 살해한 것은 정만철을 살해한 범인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것까지 짐작하게 되었다.

오형사가 죽어야 했던 이유. 변형사는 그 죽음에 '독립운동가 사진'이 연관되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해우에게는 그냥 '사진'이라는 말만 남겼다. 죽기 전 이수와 했던 마지막 통화내용 그리고 독립운동가의 사진 한 장과 오형사의 죽음. 어쩌면, 변형 사는 오래전부터 어림짐작해왔던 무언가가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형사의 직감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형사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데 해우를 제외시키고자 했으나 어떻게든 진실을 밝여야만 하는 해우는 스스로 오형사의 죽음에 접근해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현재 벌어진 사건을 통해 12년 전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나가는 변형사와 해우는 각자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증명할 수 없는 확신과 의심을 숨긴 채 수사를 하고 있었다. 변형 사는 해우가 존경해 마지않는 조상국에 대한 의심을, 해우는 어쩌면 김준이 이수일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3.

오형사를 살해하는 것으로 12년 전 진실을 들추고자 하는 한이수에게 경고를 한 조상국. 그러나, 그런 조상국의 경고에 납짝 엎드려 벌벌 떨 한이수는 아니었다. 그 경고에 더더욱 자극을 받은 이수는 직접 움직여 X의 흔적을 찾아다녔고 결국 찾아냈다. 그렇게 아무런 흔적도 없었기에 막연했던 12년 전부터 궁금했던 X의 정체에 접근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하게 된다. 조상국의 눈과 귀 그리고 손과 발이 되어주는 X를 찾아낸 이수는 그 패를 어떻게 활용하게 될까. 그리고, 이수의 눈과 귀 그리고 손과 발이 되어주는 친구 X의 정체는 언제쯤 밝혀질까?



#4.

그는 애초부터 자신의 정체를 완벽하게 숨길 생각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마음이 하는 실수로 인해 그 정체가 조금씩 흘러넘치게 된 것일까. 한이수의 존재를 두려워하고 또 그리워하는 이들은, 언젠가부터 그들의 주변을 서성이는 요시무라 준(김준)에게서 한이수의 흔적을 느끼게 되며 의심을 하게 되었다.

조상국은 창립기념파티에서 살기 어린 눈빛을 보내던 김준의 모습에서 어쩌면 그가 한이수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갖게 되며 조사를 시작했고,  한영만의 기일에 그가 잠든 강가에서 만난 김준과의 우연한 재회 및 그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서 그에게서 한이수를 느끼게 된 듯한 박 여사는 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확신 없는 의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박 여사의 직감, 그것은 한영만에 대한 그녀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극 중에서 깊게 다뤄지지는 않았으나 그녀가 한영만의 아이들을 그만큼 소중히 여기고 관심 깊게 지켜봤다는 말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써, 의심을 숨긴 채 비밀을 공유한 사이라는 핑계로 그에게 밑반찬을 챙겨주는 그녀의 마음이 그렇게 느껴졌다.

그리고, 김준이 한이수라는 확신은 하고있으나 그것을 타인은 물론 스스로에게 조차 증명할 길이 없었던 해우는 호텔 CCTV에서 그가 손에 쥐고 있는 상어 목걸이를 통해 스스로에게 증명하게 되었다. 그가 바로 한이수라는. 그리고, 정당하지 못한 사회에서 진실을 증명할 때까지 그 누구도 자신을 멈출 수 없노라 말하는 이수를 멈추게 할 사람은 자신뿐이라 여기는 해우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막겠노라 했다. 그를 막기 위해서 그녀는 더 깊이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할 듯싶었다. 그녀는 증명해야 할 진실조차 아직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그녀는, 부레가 없기에 움직임을 멈출 수 없는 이수에게 부레가 되어주고자 했다.



한이수
이 사회는 힘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당하지 않아요.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죠.


조해우
알아. 니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알아, 이수야.

한이수
안다는 말은 쉽게 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아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증명하는 게 관건이죠.
내가 한이수라는 걸 증명해봐요. 그럼 조검사님이 원하는 대로 한이수가 되어 드릴테니까.

조해우
넌 뭐가 다르지? 널 이렇게 만든 사람들과 넌 뭐가 달라?
시시한 사람들 때문에 너도 시시한 사람이 되버린 것 뿐이야.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어. 이수야, 지금이라도
.

한이수
난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 시작도 끝도 내가 선택해.

조해우
내가 막을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널 막을 거야

한이수
쉽지 않을거야. 날 막으려면 지옥까지 따라와야 할 테니까.

조해우
김준이 아닌 한이수를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지옥 끝까지라도 갈 수 있어.


- 상어 11회 -

&..

1> 해우의 도발(...)에 넘어간 이수는 어느 순간 스스로 시인한 꼴이 되어버렸다. 그래놓고 증명해보래. 정체가 드러난 시점에서 떡밥을 회수하며 이수는 자신이 선택한 진실의 증명을 보여주겠지? 그리고, 해우는 이수를 따라가게 될 지옥에서 보게 될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저렇게 당당할 수 있는 거겠지. 해우는, 정당하게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시시한 사람들 때문에 시시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2> 조상국.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긴 세월 못할 짓 없이 살아왔을 그는, 그 세월만큼이나 눈치가 빨랐다. 벌써, 김준이 바로 한이수라는 의심을 시작했고 그 것을 증명할 것들을 찾아내고자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한이수의 뒤에 존재할 그 누군가도 찾아내겠지? 어쩐지, 쉽게 눈치챌 것도 같고.

3>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당분간 한국에서 지내겠노라는 요시무라 준이치로. 그도 슬슬 한이수의 복수에 동참하겠노라 하는 듯 했다. 아니, 정확히 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복수에 한이수를 이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와 조상국의 악연, 어쩌면 그것이 조상국이 그토록 감추고자 하는 진실을 여는 열쇠인지도 모르겠다.

4> 오랜 옛날 화재사건. 그로인해 조상국의 부친, 해우의 외조부 사진은 단독으로 찍은 것 단 한 장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 마저도 일본에서 찾은 거라는. 어쩐지, 그 사진의 출처가 요시무라 준이치로 혹은, 오키나와 할아버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리고, 그 화재사건 또한 방화일 듯싶다. 조상국이 자신의 존재를 감추기 위한. 그렇게, 서서히 이 드라마에서 이수가 하는 복수는 결국 조상국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5> 요시무라 준이치로의 제안. 어쩐지 그 또한 덫이 아닐까, 싶었다. 조상국을 무너뜨리기 위한 덫.

6> 조의선에 의해 준영이는 아버지의 치부를 알게되는 듯싶었다. 아버지의 치부를 알게 된 준영의 반응과 선택은 무엇일까. 아버지의 치부를 덮고자 할까, 밝혀내고자 할까. 어쩐지, 그는 해우와는 다른 선택을 할 듯싶다. 그러고 보면, 이 드라마 속 2세들은 모두 아버지의 부도덕함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중이다. 해우는 그런 아버지의 죄를 세상에 밝혔고 준영은 이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 그것을 모르는 이수는 진실과 마주한 순간... 어떤 반응을 보일까. 또 그리고, 세상 그 누구보다 존경해 마지않는 할아버지의 치부를 알게 된 해우의 반응과.. 선택은?

7> 어쩐지, 강희수를 죽인 사람은 한영만일 듯 싶다. 지우고 싶었던 과거와 마주한 순간 우발적인 범죄를 저질렀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죄에 대한 자수를 하기 전 조상국에게 고해성사를 했고, 조상국은 그런 그에게 솔깃한 제안을 했겠지. 그리고,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자 했던 그는 결국 제대로 된 죗값을 받고자 하는 순간 죽은 것은 아닐는지. 한영만의 죽기 전 행보가 궁금해진다. 누굴 찾아갔던 걸까, 그는. 누굴 찾아갔기에 그런 결정을 했던 것일까.

8> 자애로운 모습으로 거짓을 연기하며 해우를 떠보는 조상국을 보니 짜증이 났다. 그는 그렇게 한 평생을 살아왔겠지? 그를 어떻게 무너뜨릴지 궁금해진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던 요시무라 준이치로는 그를 너무 쉽게 무너뜨리진 않을 테니까. 요시무라 준이치로의 깊은 원한은 아마 아버지의 죽음과 화재사건에 연관되지 않을까, 싶었다. 진짜 '조상국'의 흔적을 지워야만 했던 지금의 '조상국'이 저지른 범죄의 희생자. 그리고, 그것에 대한 복수를 위해 긴 시간 칼을 갈아왔던 듯.

9> 오형사는 조심성 있고 현명한 사람이었다. 결국, 그는 그 사진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고 그렇기에 희생은 그에게서 멈췄다. 만약, 오형사가 그 사진을 그 교수에게 보여줬다면 그 교수 또한 X에게 희생되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