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명 15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도희(dh) 2013. 6. 13. 17:30

#1.

장홍달의 죽음으로 자술서를 잃게 된 문정왕후와 자술서를 손에 넣은 최원. 문정왕후는 어떻게든 세자의 손에 자술서가 넘어가지 않도록 세자를 외부와 차단시키고자 했고, 최원은 문정왕후의 감시 속에서 자술서를 어떻게 세자에게 전달하느냐, 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자술서로 인해 다치고 죽고 또 아파하는 이들을 지켜봐야만 하는 최원은, 자술서에 의한 더이상의 피해와 희생을 막아보고자 하는 방향으로 머리를 굴리게 되었고 결국, 그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궐 구석구석에 심어둔 문정왕후의 눈과 귀를 통해 발각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렇게, 자술서를 무사히 세자의 손에 넘기려는 최원과 어떻게든 자술서가 세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고자 하는 문정왕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결국, 최원의 계획을 눈치챈 문정왕후로 인해 모든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리라 여겨진 순간, 최원이 향한 목적지는 세자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그렇게, 문정왕후는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역습을 당하게 되었고, 최원은 자신의 계획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자술서가 최종적으로 전달되어야 할 곳은 그 누구도 아닌 이 나라의 지존인 왕. 그렇기에 최원에게 있어서 세자 또한 최종 목적지가 아닌 거쳐야 할 전달자에 불과했다. 손에서 손을 거칠 수록 전달자의 위험부담이 커지는 상황에 대비한 최원은, 완벽해 보이되 그들이 예상가능한 범위 내의 계획으로 그들의 눈길을 끌었고, 그 속에서 한번 더 비틀어 그들의 시선 밖에서 최종 목적지로 향했다. 그렇게, 자술서는 최종 목적지에 도달했고 그 누구의 손도 거치지 않은 최원 본인의 손으로 전달하게 되었다.

걷는 최원 뒤에서 뛰어 그를 따라잡는 문정왕후로 보였던 이야기는 그렇게, 허상을 향해 뛰는 문정왕후 위를 나는 최원으로 일단락 지어졌다. 게다가, 최원은 자술서를 왕에게 직접 바치는 것도 모자라 세자를 독살하고자 했던 김치용의 배후가 중전인 문정왕후라는 사실까지 털어놓은 상황 속에서, 궁지에 몰린 문정왕후는 과연 어떤 패를 꺼내들게 될까? 사실, 그 위기를 통해 몰락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으나 역사가 스포인지라...(;)

아무튼, 앞으로 5회차가 남아있고 뿌려진 떡밥들도 있기에 일이 좀 더 꼬이게 되기는 할테지만..  일단, 자술서가 왕의 손에 들어가게 되어 속이 후련하다. 그 것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최원이 누명을 벗고 말고의 문제는 16회부터 걱정해보기로.



#2.

자술서를 둔 최원과 문정왕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각각의 노선대로 진행되는 애정관계는 점점 깊어져가고 있었다. 그를 향한 마음을 애써 감춘 채 자술서를 핑계로 홍역귀의 곁을 맴도는 우영과 어느새 이번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이 직분을 넘어 우영을 위한 일이 되어버린 홍역귀의 관계는 초반부터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다만, 홍역귀 쪽에서 눈치가 바닥이라면 우영의 바가지를 그저 바가지로 받아들이며 서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문든 드는 중이다. 물론, 설마 천하의 홍역귀가 그렇게까지 눈치가 없지는 않... 아, 장담할 수가 없다. (...)

그리고, 사건 후 한결같은 믿음으로 도움을 주고 또한 도움을 받으며 신뢰가 두터워지는 사이 눈이 맞아버린 최원과 다인은, 서로에게 닥친 위기와 아픔을 함께 나누며 그 마음까지 깊어져가고 있었다. 그 관계가 조금은 뜬금없이 다가왔으나 나름의 밑밥은 차곡차곡 깔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기는 하다. 그게 나름이어서 문제일 뿐. 아무튼, 현재로서는 둘을 갈라놓을 장애물이 없는 상황에서 - 있다면 최원의 살인 누명 및 다인이 눈엣가시일 문정왕후 그리고 최원아버지의 죽음 정도일까? -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숨김없이 주고받는 중이다. 하는 양을 보면 이미 부부.

그 와중에 잘못된 노선에 들어가서 가슴앓이를 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소백. 최원을 향한 감정이 나날이 깊어져만 가던 소백은 결국, 어장관리 따위는 하지 않는 남자 최원이 확실히 그어놓은 선을 넘을 수 없었다. 그렇게, 호되게 첫사랑의 실연을 앓게된 그녀는 그 후 아주 조금이나마 선머슴같던 소녀에서 여인이 되어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기도 한다만, 사실 그냥 이대로였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뭐랄까.. 소백이는 소백이여서 좋은 것처럼, 소백이가 그저 소백인 채로 있어주길 바라고 싶은 마음? 그러나, 사람이란 존재가 살아가며 경험하고 깨지고 아파하고 아물어가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이니... 이 일은 결국 소백이가 아주 아주 조금이나마 성장할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뭐가 어찌되었든, 소백이는 부디 늘 자신의 곁에 있었고 이제는 그 뒤에 있는 꺽정이를 돌아봐주길 바라는 중이다.




&..

1> 이래저래 문정왕후는 궁지에 몰려있는 상황이었다. 장홍달의 죽음으로 돈줄은 막혔고, 아직 잘라내지 못한 꼬리인 김치용의 입을 제대로 막지 못한 상황이었으니까. 게다가, 일개 의원이라 무시했던 최원의 존재는 끊임없이 그녀를 위협했고 믿었던 무명마저 자술서를 무사히 가져오지 못한 상황이었으니까. 이런 상황 속에서 궐을 비워야만 했던 문정왕후는.., 결국 걷는 그들을 뛰어서 잡았다고 여기는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그들에게 제대로 뒷통수를 맞고 말았다.

2> 최원의 계획을 전달하고 또 전달하는 과정이 은밀한 듯 전혀 은밀하지 못했고, 그 과정은 보여주되 내용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상황에 대한 의구심은 없었다. 요즘 1차원적으로 보느라 그 상황을 한번 더 꼬아서 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달까? 그러다가 문득, 한번 뒤틀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 것은.. 너무 쉽게 당하는 듯 하다는 것에서? 그러니까 세자가 경원대군을 부러 불러 말을 흘린 것도 모두 계획 하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결국, 경원대군은 독하디 독한 어미의 협박에 못이겨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밖에 없는 순하고 여린 아이였으니까. 그러고보니 세자, 이제 어린 동생마저 이용할 정도로 독해지셨구...려.. 음, 그래야지. 그래야 문정왕후를 이길 수 있긴 하다만;

3> 개취로 이 드라마 속 남자 캐릭터들 중에서는 홍역귀가 가장 맘에 든다. 여자 캐릭터 중에서는 다인이.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소원이 있다면... 부디, 홍역귀가 뒷북 안치고 제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홍역귀가 왜 홍역귀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무술 쪽이서...; 도문이는 이미 죽어서 어쩔 수 없으니.. 무명이라도 꼭 이기길!!! 무명이 시키.. 애가 너무 쎄니까 정말 짜증;;;

4> 따땃한 햇살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부는 한가로운 낮의 풍경과도 같았던 15회. 어쩐지, 그런 한가로움이 되려 겁이 나기도 한다. 곧 폭풍우가 휘몰아치기라도 할 것처럼.

5> 김치용에게 원한이 있는 꺽정과 거칠. 그 분노를 애써 누르며 법이 그를 처단해주길 기다리지만 그 역시 쉽지않은 상황 속에서, 꺽정과 거칠은 끝까지 그 분노를 억누를 수 있을지, 그리고 김치용의 최후는 어찌 될런지... 아무튼, 14회와 15회를 보면 꺽정과 거칠이 뭔가 저지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6> 옆집 챠우챠우도 재밌게 보는 중인데, 그래도 일단 본방은 이 드라마. 이제 5회차 남았구나. 참 빠르다,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