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명 8회) 진실의 열쇠를 사이에 둔 보이지 않는 전쟁

도희(dh) 2013. 5. 22. 17:34

자객의 습격을 받아 큰 부상을 입은 덕팔은 왕의 묵인과 세자의 보호 아래 비밀스런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결국 김치용에게 들키게되며 덕팔의 입을 열기위해 그를 살려야만 하는 세자측과 덕팔의 입을 막기위해 그를 죽여야만 하는 문정왕후측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시작되었다.

덕팔이 파상풍에 걸린 것을 알게된 최원은 봉침으로 위장한 얼굴로 몰래 궐에 잠입해 그를 치료했고, 지금껏 잘 참아왔던 세자는 문정왕후를 도발했다. 덕팔을 암살하고자 한 김치용이 계략으로 인해 세자측과 문정왕후측은 각자의 패를 하나씩 들키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쥔 패를 먼저 영리하게 활용한 것은 김치용측이었고 세자가 그들이 놓은 덫에 걸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제 겨우 의식을 회복한 덕팔과 그를 치료하던 최원은 위기에 몰리게 된다.

한편, 장홍달의 양녀이자 어느 새 세자의 측근이 되어버린 다인을 이용하기로 한 김치용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어떻게든 내의원에 남아야만 했던 다인은 거짓으로 김치용의 손을 잡기로 했다. 그 것이 그녀에게 큰 위험이 되어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최원의 누명을 벗겨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된 듯한 다인은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록 자신이 미처 몰랐던 '두려움'을 알게되었기에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노라 하였다. 그렇게, 그녀는 어떻게든 김치용에게 믿음을 주고자 했으나 김치용은 어쩐지 그녀를 믿을 생각은 애초에 없었던 것 같았다. 그저, 그런 그녀를 이용하여 그들을 이용하고자 할 뿐.
 


어떻게든 최원을 죽여야만 했던 김치용은, 그의 아픈 딸 랑이를 인질로 삼아 덫을 놓았다. 의금부 관노비였던 랑이는 김치용의 달콤한 말에 속아넘어간 홍역귀에 의해 김치용의 사노비가 되었고, 일단은 김치용의 사람이 된 다인에 의해 아슬아슬한 치료를 받으며 감금된 상황이었다. 

그렇게, 김치용의 집에 잠시 머물고있던 경원대군과 김치용의 인질이 되어 감금된 랑이는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끝없는 믿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랑이는, 형님의 의관을 죽인 범인에 대한 노여움으로 가득찬 경원대군에게 차가운 독설을 듣게되며 겨우 붙들고 있던 의식을 놓게되었다. 그렇게, 기대했던 두 아이의 만남은 인연이 아닌 지독한 악연으로 시작되었다.

경원대군을 통해 곧 아비가 있는 장소와 곧 죽게될 것이란 사실을 알게된 랑이는, 자신을 치료하러 온 다인에게 그 말을 전했다. 그렇게 랑이를 통해 그들이 자신들의 패를 하나 열어봤고 그걸 이용하고자 한다는 걸 듣게된 다인은, 과연 랑이의 말을 아비를 그리는 아픈 아이의 괜한 걱정이라고 생각하며 넘길 것인지.. 그 것에 의문을 품고 어떤 행동을 하게되며 위기에 처한 최원과 덕팔을 구할 수 있게 될런지.. 두둥?(;)



그리고,

1> 바로 리뷰를 썼다면 뭔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었을 것도 같은데, 미루고 미루다보니 기억은 희미해져가고...;


2> 이 드라마 <천명>은 과정을 통해 결과에 닿는 것이 아닌, 결과를 위한 과정을 만들어내는 듯한 느낌이 간간히 들었다. 그래서, 가끔 물음표가 그려지며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 물음표에 대한 답을 보며 '아!!!'라는 통쾌함이 아닌 '이 결과를 만들기위해 그런 거였구나' 라는 생각도 간간히.


3> 홍역귀는 언제쯤 정신을 차리고 진실에 눈을 뜨게될까? 갑갑..하다. 그런데도 뭐랄까.. 홍역귀 캐릭터 자체에 대한 매력 때문에 나올 때마다 집중하게 된다. 우영과의 관계가 진행되는 것도 흥미롭고, 랑이와의 관계가 쌓여가는 걸 보는 것도 좋고. 최원이라는 사람을 알기에 그를 믿어주는 최원의 조력자들과 달리, 최원이라는 사람을 모르기에 보이는 증거로 그를 범인으로 확신하는 홍역귀는 결국, 최원의 가족들인 우영과 랑이와의 관계가 차츰 쌓이면서 그들을 통해 최원을 보고 알아가며 보이지 않는 진실에 눈을 뜨게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범인인 증거를 더 찾아보다가 알게된다거나, 그가 범인이 아닌 증거를 찾아보며 서서히 감춰진 진실을 발견한다거나... 등등;


4> 아비덕후인 랑이와 형님덕후인 경원대군.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에 대립할 수는 있다고 하지만, 늘 울먹거리며 소심하기만 한 경원대군이 랑이에게 그렇게나 독설을 퍼붓는 것이 어쩐지 놀라웠다. 놀라웠지만 생각해보면, 그 또한 왕자이니 그 자부심이 오죽할까.. 란 생각이 슬핏. 게다가 무서운 어미보다 더 좋은 형님저하와 관련된 일이니 욱할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경원대군이 사건의 진실을 알게되면 어떨까.. 그리고, 그렇게나 좋아하는 형님을 사지로 내모는데 자신이 일조했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아무튼, 경원대군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들에게 이용당해 형님을 그들이 쳐놓은 덫으로 유인하게 되었다.


5> 김치용이 굉장히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는 와닿지가 않는다. 그 위에 문정왕후가 있음을 알기 때문일까? 직접 살인을 하는 것으로 살인의 증거를 몸에 남긴 것이나, 문정왕후에게 뜨거운 맛을 보며 얼굴에 화상자국을 입게된 것으로... 그는 나에게 굉장히 치밀하고 무서운데 어딘가 허접한 듯한 느낌이 드는 악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긴장감이 덜한 걸까?


6> 문정왕후를 도발한 세자의 행동이 어쩐지 경솔하다는 생각이 뒤늦게 드는 중인데, 내가 세자의 캐릭터를 잘못 이해한 걸까.. 등등의 생각마저 드는 중이다. 그리고, 그런 세자의 도발에 몸져 누우신 문정왕후. 결국, 몸져 누운 것은 김치용의 집에 머물고 있는 경원대군을 궐로 불러 세자를 처소에서 끌어내려는 계획이 되어버린 듯 한데... 세자가 '중전마마'라고 했을 때 그녀가 받은 충격은 연기가 아닌 실제인 듯 싶었다. 그 말을 곱씹으며 으르렁거리는 것도 정말 분노하고 있는 것 같았고.

세자를 바라보는 그녀의 감정은 뭐였을까? 세자에게 그녀가 어미였던 것처럼 그녀에게 세자는 없애야할 정적이면서도 제 손으로 키워낸 아들이었기에 애증이 교차하는 것이었을까? 혹은, 내가 너를 버릴 수는 있으나 너는 나를 버려선 안된다, 라는 그런 감정이었을까?

어찌되었든, 그녀는 죽은 세자는 안쓰럽게 사랑할 수 있어도 살아있는 세자는 아껴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왕실에서 왕위에 위협이 되는 존재는 그리 반가울 수 없었기에 그를 죽여야만 한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해가며. 그녀의 계획대로 세자가 죽게된다면, 악어의 눈물일지라도 그녀는.. 세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어미의 눈물을 흘려줄 것만 같다는 생각도 문득.. 드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