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건 이후, 백독사는 텐팀을 떠나 강원도로 돌아갔다. 그리고, 일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텐팀과 백독사, 각자의 영역에서 맡겨진 임무에 충실히 지내던 어느 날, 백독사가 근무하는 강원도에서 일가족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코 앞에서 용의자를 놓친 덕분에 텐은 팀장 여지훈의 의지로 백독사의 사건을 맡게된다. (남의 사건 스틸반 텐... 남의 사건 가져다 수사할 때는 몰랐던 짜증을 백독사는 느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그렇게 일년 만에 백독사와 여지훈 그리고 소민호는 어색한 재회를 하게되었다. (남예리는 여지훈 지시로 별도로 움직이는 중이었음;)
백독사와 여지훈은 하나의 사건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고 범행이유와 범인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으며 마찰을 일으켰다. 그렇게, 의견을 좁히지 못한 끝에 각각의 생각대로 수사방향을 정해놓고 나아가던 중, 강동윤의 가족을 조사하던 남예리, 이선호의 흔적을 찾던 여지훈과 소민호, 강동윤의 흔적을 찾던 백독사는 우연히도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되었다. 별개의 사건으로 보였으나 결국 한 장소에 모이게 되었던 텐팀을 만들어준 첫번째 사건 때와 같이.
수사를 해나가면 할 수록, 여지훈의 수사방향이 옳은 듯 했다. 하지만, 백독사는 여지훈의 의견에 귀를 닫고 자신이 정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어쩐지, 그의 수사방향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애써 부정하고 고집을 부리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사건에 대한 자신의 촉만을 믿으며 수사에 임했고 용의자의 행보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애써 이해하기 보다는 용의자를 잡아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관해 물어보고 대답을 듣는 쪽을 택하겠노라며. 그 고집은, 일년 전 사건에서 경험한 믿었던 인간에 대한 실망과 그로 인한 상처(혹은 앙금;)때문인 듯 싶었다.
그러면서도, 백독사는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여전히, 지갑 한켠에 그들과 함게했던 소중한 시간을 간직하며. 아마도, 각각의 방향에서 수사를 하며 범위를 좁혀 결국 한 곳에 모이는 그 순간.. 아주 오랜 만에 짜릿함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애써.. 무게잡으며 퉁명스레 툴툴거렸지만.
결국, 백독사는 마지막 순간, 자신의 고집을 접고 여지훈의 수사방향대로 갔다. 왜 그랬냐는 여지훈의 말에 '만에하나 자신의 판단이 옳지 않았을 경우 벌어질 일들에 대해 후회하기 싫어서' 라는 이유로 고집을 꺽었노라 했지만, 그의 간절함이 백독사의 마음에 닿았고 그렇게 다시 그를 믿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리고, 백독사는 다시 텐에 합류했다.
너무나 다른 스타일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참 많이도 삐걱거렸으나 차츰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여팀장은 백독사를 선배로, 백독사는 여지훈을 팀장으로서 존중해주는 관계로 발전해나갔다. 그리고, 여지훈의 마음에 새겨진 깊은 상처와 그로인해 생긴 짙은 어둠을 누구보다 이해해주고 보듬어주고 싶었으나.. 그로인해 잘못된 선택을 한 그에 대한 실망으로 백독사 또한 상처를 받은 듯 했다. 그런데, 어쩐지 백독사가 일년이란 긴 시간동안 텐을 떠나 강원도에서 방황을 한 것은, 여지훈의 행동에 대한 실망보다는 그가 그 행동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게 속상하고 괘씸해서 퉁하니 토라진 것은 아닐까, 등등. 그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여팀장의 행동이 아니라 그 행동에 책임지고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어찌되었든, 다급한 상황에서 간절한 마음을 담은 그의 사과가 백독사의 마음을 움직였고, 비로소 백독사는 일년 만에 여지훈을 만났을 때부터 곱씹고 또 곱씹었을 안부를 물을 수 있었다. 요즘은 잘 지내냐고.
백독사에게 팀원들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가족같은 존재일 듯 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여팀장이 그에게는 아픈손가락은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다르기에 더 많이 신경쓰고 그의 마음에 패인 상처가 너무나 깊다는 걸 알기에 더 걱정을 하는.
팀을 이끌어야 하는 팀장이지만, 여팀장은 알게모르게 백독사에게 의지.. 비스므리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대놓고는 아니지만 마음으로는 조금이나마 기대고 있었다는, 뭐 그런? 게다가, 여지훈에게도 팀원 하나하나에 감사하고 또한 소중하고 위로가 되는 존재들인지라 .. 백독사가 빠진 일년은 뭔가 허전했을 것이다. 보는 시청자도 그런데 오죽하랴..(응?)
아무튼, 여지훈은 그 '사과'라는 것을 꽤 오래 전부터 하고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사람은 누군가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인색한 사람이었고, 그렇게 감정을 감추고 감추다보니 이제는 감정을 드러내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이 되어버렸다. 괴물이 잡기위해서 괴물이 되어야만 했기에 인간의 감정을 버려뒀던 그는.. 이제 인간이 되고자 하지만 인간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미소를 짓는지 조차 잊어버린 듯 했다. 그렇게.. 웃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그가, 어쩐지 안쓰럽고 또 가여웠다.. 뭐, 결국 절박한 순간에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며 일년이란 기 시간을 돌아 백독사에게 사과를 한 그는.. 조금은 어색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웃게하는 미소를 지을 수 있게되었다.
그런데, 다른 팀원인 남예리와 소민호에게는 사과했으려나? 백독사에게 사과하는 순간 곁에 있던 소민호의 놀란 표정을 보면 아닐 듯.. 그러고보면, 예리와 민호는 정말 대단하다.
어쩐지, 텐2는 여지훈의 힐링캠프가 되어가는 듯 했다. 괴물 여지훈의 인간되기 프로젝트.. 라던가, 사실은 그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구요, 라던가..; 3회에 이어 4~5회도 결국 여지훈의 상처와 힐링 그로인한 약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인 듯 했으니까.
여지훈은 처음 이 사건을 접하고 언제나와 같이 범인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수사방향을 정했다. 그리고, 수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범인의 복수가 결국 무엇을 말하는지 깨닫게 되었고, 범인이 겪은 고통 그리고 그의 복수로 인해 겪게될 피해자의 고통이 어떤 지옥인지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범인의 입장으로 추리를 해나가는 동시에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 간절하게 그 사건을 해결하고자 했다. 그런데, 범인의 입장에서 범인의 심리를 추리하는 모습은.. 살짝 섬뜩해지기도 했다.
사건종료 후 남예리의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 그 것은 어쩐지.. 그가 조금은 변했다는 것처럼 들리면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남예리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몰라서 그에게 물은 것일까, 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고. 몰라 묻는 것이 아닌, 그 사건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던 것 같다는 생각.. 등등?
+ 그리고 +
1> 깜박하고 본방으로 못본 덕에 다운받아서 봤다. 그 겸사겸사 캡쳐하며 리뷰도 살짝. 사실, 백독사와 여지훈이 하는 행동들이 귀여워서(...) 짧게 깨작거리자고 한 것인데 어쩌다보니 이리 되어버렸다.
2> 정작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던 듯. <중독자>라는 제목으로 두개의 파트로 이루어진 에피소드였다. 역시나, 결말에는 신파가 가미되었으나 시즌1만큼이나 구구절절한 느낌은 아니었다. 안타까운 사연이 곁들어졌으나 뭔가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뭐, '신파...'라면서 눈물 글썽인 건 부인하지 않겠다. 피해자에 대한 안타까움보다 범죄자가 겪은 아픔에 대한 사연이 절절해서 가슴 서늘하게 바라봤던 것도 같다.
3> 결과론적으로는 여지훈이 수사방향이 옳았으나, 백독사의 촉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은 결과. 그 지독한 경험은 그를 새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난 잘 모르겠다. 약간은 회의적인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가 부디 독한 마음을 먹고 열세번째 계단을 위해 열심히 살아내주길 바랄 뿐이다. 약간의 절절함이 담겼음에도 가슴서늘하게 이 에피소드를 본 것은, 그 회의적인 감정 때문이리라.
4> 텐 특유의 서늘한 느낌을 더욱 선명하게 해주는 BGM도 좋았다.
5> 그런데, 그때 왜 바로 생사여부를 확인하지 않은거지? 확인없이 그저 좌절한 듯 주저앉았을 때 '왜?' 라는 생각만 들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일단 확인은 하고 좌절하건 말건 했어야지. 그랬으면...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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