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칼침으로 어찌 그 친구를 죽인 걸까. 혼돈의 시간이 지나고 차츰 이성을 찾게된 최원은, 사건 당시의 상황과 알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했던 민도생을 떠올리며 사건의 진실 근처를 맴돌게 되었다. 그리고, 천봉을 통해 민도생이 죽기 얼마 전 '서각'을 구해갔다는 이야기를 듣게된 세자 역시 서각의 효능을 찾아보았고 그렇게 사건 당일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진실의 일부에 다가서게 되었다. 그리고, 좀 더 정확한 진실을 알아야만 했던 최원과 진실을 증명해야만 하는 세자는 민도생이 남긴 사자전언인 거북 구(龜)가 진실을 열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을 깨닫게되며 거북 구(龜) 찾기를 시작했다.
일단, 세자는 수하를 통해 궐 내에 거북 구(龜)의 의미를 가진 사람과 물건을 모두 찾아내라 지시했다. 그리고, 다시금 누명을 쓰게된 경위를 되짚던 최원은 덕팔의 전언과 도생의 행방에 의문을 갖던 중, 필두를 통해 덕팔의 별명이 거북 구라는 것을 알게되며 그가 진실의 열쇠라 결론지었다. 사건의 진범들은 민도생이 남긴 사자전언인 거북 구(龜)가 덕팔을 의미한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채고 그를 없앨 계획을 세우가 되는 것과 달리, 같은 내의원에서 일하던 최원이 거북 구(龜)에서 덕팔을 떠올리지 못한 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교류가 전혀 없었던 최원의 내의원 생활을 말해주는 듯도 싶었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교류가 없는 편이었음에도 가늘고 길게 살고자 하는 그에게 맞장구 치며 친해진 필두와 그 마인드를 비난하며 차츰 그의 본성을 알게되고 그와의 깊은 인연을 깨닫게된 다인은 그의 무고함을 믿어주며 망설임없이 그를 도왔다. 그렇게 작지만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필두와 다인은 그간 있었던 타인과의 교류로 인해 자연히 습득한 정보를 통해 거북 구(龜)가 가진 의미와 그 의미를 가진 덕팔의 행방을 최원에게 알려줬다. 그리고, 빼도박도 못할 반쪽 노리개의 진실을 통해 사건의 재수사 요청을 한 다인으로 인해 누명을 벗을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최원은, 사건의 진실 언저리를 맴돌게되며 감히 동궁전 어의를 죽이고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위해 증거까지 조작한 이들이 쉽게 재조사를 하게 놔둘리가 없다는 생각에 닿자 그저 맥놓고 기다릴 수가 없어 스스로 진범을 잡기위해 움직였다.
그 움직임의 과정에서 최원에게 도움을 주고 또한 받게되며 함께 움직이게 될 이들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이 만남을 어떻게 인연으로 이어나가며 '동료'가 되는가는, 최원이 가진 비장의 무기이자 유일한 기술이라 할 수 있을 '의술'을 통한 것이겠지. 그렇게, 랑이를 위한 삶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었기에 세상과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교류가 없었던 최원이, 타인과의 교류로 세상에 발을 내딛고 그렇게 나아가려는 듯한 부분이 흥미롭기도 했다. 나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의 힘 하나로 살아가던 최원이, 타인의 도움으로 함께 살아나가게 될 과정또한. 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라면 뭐.. 하는 수 없고?
그리고-,
1> 최원에게 목숨빚이 있는 다인은 그 은혜를 은혜로 갚고자 했다. 그래서, 최원을 돕는 일이 결국 집안에 화를 불러일으케게 될 것이라는 양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최원을 돕기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다인의 사정을 아는 최원은 도움을 줘서 마음이 편하고 도움을 받아 불편하지 않는 선을 '랑이를 보살펴주는 것'까지로 그으며 더이상 그녀를 끌어들이지 않고자 했다. 일단은 수긍하는 듯한 다인이지만, 아마도 기회가 된다면 그를 돕기위해 더 깊은 곳까지 개입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최원이 그은 선까지를 행하는 것조차 그녀에게는 쉽지않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다인의 양부 장홍달의 입장에서는 다인이 최원과 관련된 그 무엇에도 관여하지 않길 바랄테니까)
다인이 최원을 그렇게까지 돕고자 하는 것은, 그가 그저 단순히 은인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간 삐딱한 시선으로 봐왔던 그의 모습들을, 바른 시선으로 되짚어보고 곱씹어보며 그의 본성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쿵 저러쿵 잔소리를 해왔으나 결국, 병자를 외면하지 못하는 의관으로서의 본성(어린 생각시를 남몰래 치료)과 딸을 향한 한없는 사랑으로 그 아픈 딸 랑이를 살리기 위한 끝없는 노력과 헌신 그리고 간절함을 그녀는 직접 겪고 보고 들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그를 향한 끝없는 믿음과 의리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가 궁금. 일단, 강인하고 행동력있고 올곧은 다인의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 중이다.
2> 최원과 홍다인의 관계에 의구심을 품게된 홍역귀는 랑이를 떠보고자 했는나 눈치빠르고 영리한 랑이는 홍역귀의 유도심문에 반쯤 넘어가는 듯 싶더니 정곡을 찔러댔다. 그런데, 그 와중에 최원과 홍다인의 관계를 물을 때.. 먼 산을 바라보며 아련한 표정을 짓는 랑이가 너무 귀엽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병은 점점 악화되는데 눈치는 빤해서 콜록대며 일을 하려는 랑이가 가여웠고, 그런 와중에 자신을 귀여워해주고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다인의 등장이 반가워 활짝 웃어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아버지의 벗이 되려고 한다던 어느 아저씨(세자;)의 등장에 홍역귀와 그의 상하관계를 바로 확인한 후 아비를 잡지말라고 명해달라 부탁하는 랑이가 안쓰럽기도 했고.
3> 부하 곤오에 의해 눈과 귀가 가려진 채 그가 준비해놓은 증거와 증인들을 통해 수사를 하는 홍역귀. 지금의 위치 그리고 홍역귀라는 별명을 거저 얻지는 않았을 그가 언제쯤 진실에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일지가 궁금해진다. 아마도, 홍역귀는 곤오를 무척이나 신뢰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한번 쯤은 스스로 움직여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들을 수도 있을텐데.. 현재의 그는 곤오를 통해 사건을 바라보고 수사하는 듯 하니 말이다. 현재의 홍역귀는 곤오의 통제로 진실에 닿지 못한 채 그들이 조종하는대로 움직이는 허수아비처럼 느껴지는 중이었다. 그 허수아비에 의지는 있었으나.. 그 의지 또한 그들의 준비한 대로 걸음을 내딛는 듯 했고.
언제, 어떤 계기로 진실에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일지는 모르겠으나, 감히 동궁전 어의를 죽인 이를 옹오하고 미안해하며 죄인의 딸과도 스스럼없는 관계를 맺고 아이의 병을 안타까워하는 세자와 완벽한 증거인 반쪽 노리개에 대한 변명을 하며 최원을 구명하고자 하며 그의 딸 랑이를 치료하는 다인의 모습에서 의구심을 품게되는 듯 했다. 자신이 가진 수사의 촉을 믿는 듯한 홍역귀는, 최원을 범인으로 확신하면서도 그를 믿고 구명하고자 하는 이들을 통해 갖게된 약간의 의구심을 확실히 뒤흔들 무언가는.. 장홍달을 통해 보내진 또 다른 최원의 추격자들이 될 듯 싶었다. 6회 텍스트 예고를 보면. 어찌되었든.. 홍역귀도 똑똑해지자! (응?)
4> 탈옥 후 그저 살기위해서 무작정 도망다니는 것이 아닌 딸 랑이를 살려야만 한다는 간절함으로 자신에게 씌워진 누명을 벗기위해 머리를 굴리고 그렇게 진실의 언저리에 맴돌게되며, 필두와 다인의 도움으로 '목적'을 찾은 후 여행을 시작하는 과정이 괜찮았다. 처음 그저 창고에 숨어 머리만 쥐어뜯을 때는 대체 어떤 이유로 길을 떠나며 거칠무리와 합류하게 될까.. 걱정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니까. 그런데 만약, 최원에게 삶의 이유이자 목적인 랑이가 없었다면 혹은 아프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 억울한 운명을 운명으로 받아들였을까? 그럼에도 살아야만 할 이유를 찾았을까?
5> 세자에게 문정왕후는 정적이기 전에 어머니였던 것 같다. 그래서 끝없이 그녀를 향한 미련이 있었고 그래서 믿기위한 믿음으로 그녀를 대해왔던 것 같다. 본능적인 경계심을 애써 내려놓은 채.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천봉은 그의 본능을 헤집었고, 민도생 살인사건의 진실에 접근하게 된 세자는 그 즈음부터 어머니이기 전에 정적이 되어버린 그녀와의 대립을 서서히 시작할 준비를 하게되지 않았나.. 싶었다. 얼굴에 그려넣은 다정한 미소 뒤로 세자를 밀어넣을 함정을 파던 그녀가 정면승부를 던진 세자에게 언제나와 같은 다정한 미소를 얼굴에 그려넣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가식과 믿음으로 어긋나있던 그들이 제대로 맞붙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싶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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