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이웃집 꽃미남 7회) 오만과 편견과 오해 속에서 시작된 갈등

도희(dh) 2013. 1. 29. 17:42

도휘에게 진실 1g 거짓 99g이 섞인 독미의 과거사를 듣게된 깨금은, 도휘의 입에서 나온 사건의 전말보다 사건 후 졸업할 때까지 '누구와도 말을 안했다'라는 결말부분에 빨간줄을 긋고 그 것을 '실어증'이라 판단한다. 혼자만의 공간에 숨어 마음을 닫는 사람들을 지나치지 못하는 깨금은,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한 독미를 어떻게든 세상으로 끄집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가 집을 세상 전부로 여기며 꼭꼭 숨어사는 이유가 실어증에 걸릴 정도로 힘겨웠던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란 결론을 내리며 독미를 자극한다. 깨금의 입장에서는 자극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독미의 입장에서는 그랬다.

지금까지 깨금의 편견과 오해로 불러일으킨 갖가지 사건에 그저 휘둘리기만 하던 독미는, 아물지 못한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는 이번 자극에 움찔했고 전과 다른 모습으로 그와 마주한다. 그 결과, 깨금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둔 상처에 소금을 뿌리게 된다. 조금 아는 것으로 만들어낸 오해의 결과물인 편견으로 이루어진 언쟁, 그 결과는.. 상대가 나에게 준 상처, 내가 상대에게 준 상처들이 고스란히 나 자신에게 남는 것이었다. 그렇게, 내 상처가 더 아파 독한 말로 인연을 모질게 끊어낸 그들은, 상대가 뿌려댄 소금의 기운이 조금은 가실 즈음, 내가 뿌린 소금에 맞아 상처가 따끔거렸을 상대의 아픔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상처란 깊은 물 속에 빠진 것과 같다는, 그 여자 독미는.. 적어도 한 사람에게만은.. 상처의 깊이를 모른 채 왜 빠져나오지 못하냐고 충고하는 등등, 타인의 상처에 무례한 사람들의 공허한 말을 듣고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날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연관검색어 따위에 신경을 안쓰는 깨금은, 날 조금은 아는 어떤 여자가 했던 완전 빈껍데기 요란하고 잘난척하고 재수없고 가볍다, 라는 말이 자꾸만 신경이 쓰여서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다.

마음의 끈이 조용히 연결되어 보이지않는 그 끈을 따라 미세한 작은 울림이라도 서로 이해하고 느끼기 시작한 순간, 많이 들키게되고 그렇게 스며들듯 알아갈 수 밖에 없는 관계, 인연. 아무리 모질게 끊어냈다고 하더라도 모질지 못한 마음은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고, 독미 그리고 깨금은, 알면서 알아주지 않는 상대의 무심함에 서운함을 느낀다. 깨금은 그 동안의 시간을 통해 나를 조금은 알면서도 빈껍데기라 칭한 독미의 말에, 독미는 나의 꿈을 알고 그 꿈을 치켜세워 줬으면서 깨금의 자서전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넣는 조건의 계약서를 내민 깨금에게.

그리고 그 서운함 끝에서 자신의 무심함에 데였을 상대의 상처를 되돌아보게 된 것은 아닐까,
라는 뭐 그런 생각도 조금.

모질게 끊어내기로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이어져있던 인연의 끈을 다시 붙잡은 것은 독미였다. 들킨게 많아서 불편하고 그래서 싫다며 서로 아는 척 하지 말자던 독미는, 깨금의 진심을 알기에 서영으로 인해 힘든 깨금을 모르는 척 하지 못했다. 이미 알기에 모르는 척을 할 수 없어서 먼저 그를 붙잡게 되었다. 늘 힘든 상황에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깨금을 붙들던 독미는, 스스로 깨금의 지푸라기가 되어줬다.

그렇게 인연은 다시 어이지겠지...

생각해보면, 고요한 호수같은 잔잔한 독미의 삶이 깨금에 의해 흔들리는 것은 그녀의 의지인 것도 같다. 누가 뭐라든, 깨금을 자신의 세상에 들인 것은 독미 자신의 선택이었으니까. 그리고, 깨금의 인생에 끼어들어 모질게 끊은 인연을 다시금 붙든 것도 이유야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독미의 선택이었고.

사실, 독미에게 있어서 이미 알기에 모르는 척을 할 수 없었던 것은 깨금만이 아니었다. 집세가 모자라 쫓겨나기 직전인 진락에게 선뜻 돈을 빌려주고, 진락을 잡으러 온 검은 양복의 사나이들을 똑소리나는 말로 몰아세우며 진락의 위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 도움을 받은 진락은 어떤 희망을 보았을 것이고.

한 마음에 여러사람들의 다양한 마음들이 갑자기 이어지고 뒤섞이는 지금의 상황이 불안해, 인연들에게 제발 힘주어 마음을 끌어당기지 말아달라던 독미는, 어쩌면, 먼저 힘주어 그 마음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덧*

1> 깨금이 독미의 상처에 소금을 뿌릴 때는 내가 다 아파서 짜증이 났다. 진실을 모른다고 할지라도, 상대의 상처를 그렇게 쉽게 말하고 헤집을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니까. 깨금의 그 행동들이, 어쩌면 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신의 편견에 갖혀 오만하게 행동한 깨금은 .. 그 후, 진지한 고민과 생각과 소소한 경험을 통해서 그 잘못을 조금씩 깨닫게 되는 것도 같더라.

2> 깨금은 도휘의 말을 100% 믿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왠지 100% 믿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과거에 자꾸만 신경을 쓰는 진락과 달리 도휘의 말에서 진실 1g을 끄집어내어 현재의 상황에 대한 원인분석 정도만 한 것 같달까? 일단, 독미와 도휘 사이에서 일어난 진짜 사정을 모르기에 화해하길 바라는 것 같은데, 진실을 알고난 후의 행동이 더 중요할 듯 싶으니 이 부분은 일단...(넘어가고 싶다;) 아무튼, 고요한 호수같은 잔잔한 독미의 삶을 지켜주고자 하는 진락과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한 독미를 어떻게든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고자하는 깨금의 차이, 같기도 했다.

3> 누가 뭐라든 상관을 안한다는 깨금이 독미의 말에 자꾸만 신경을 쓰는 건, 이미 그녀가 깨금의 '아는 여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녀에게 어떤 감정이 생겨서이기도 하겠지만, 날 아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신경을 곤두세우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 익숙해지지 않음을 괜찮은 척,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나 그리고 나를 아는 사람들만 믿어주면 된다는, 뭐 그런 생각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날 조금은 아는 그녀의 말이 아팠던 걸테고.

그리고, 이 부분은 독미 또한 완전히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나를 휘두르고 뒤흔들고 그렇게 타인의 상처에 무례한 말을 하는 것을 애써 귓등으로 흘릴 수도 있었지만, 나를 들켰고 그렇게 나를 조금은 아는 사람이 내뱉은 내 상처에 대한 무례한 말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등등.

4> 사람과 사람이 알아간다는 것. 그렇게 알아가며 인연이 만들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 인연을 이어간다는 것.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깨금과 독미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인연 그리고 이미 알아버린 많은 것들에서 시작되는 듯 했으니까. 알지 못했다면, 받지않을 상처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너무 조금씩만 알았기에 거기서 발생한 오만과 편견과 오해로 상처를 준 것일지도 모르겠고.

5> 와타나베의 요리교실 씬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음식이 완성되고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음식을 먹고있는 걸 희미한 미소로 바라보는 독미였다. 그리고 그런 독미를 발견한 사람들이 함께 먹자며 부르고 독미는 조금의 머뭇거림 뒤에 그들 속으로 들어서는 것. 늘 혼자만의 세상에서 타인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홀로 살아가며 삶의 온기 없이살아가는 독미가, 함께일 때 느낄 수 있는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후 깨금과의 언쟁에서 깨금이 그녀의 마음에 꽂은 비수 중 하나인 '삶의 온기'이기도 하고. 시간을 들여 완전히 지웠다고 생각했으나 방금 전에 느낀 그 '삶의 온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독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문득 드네;

6> 연관검색어. 독미의 연관검색어는 깨금이, 깨금이의 연관검색어는 독미. 난 이런데? ...는, 그냥 하는 말이고. 나의 연관검색어는 뭘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생각은 들지만, 그리 알고싶지는 않다. 그냥...

7> 서영이는 그렇게나 태준이 좋다면서 그깟 섬에 따라가지는 못하나? 평생 살겠다는 것도 아닐테고. 참 이기적인 아이다. 싫다고 칭얼대면 누군가가 그 투정을 다 들어주기라도 하는 버릇없는 아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허름한 집에서 자는게 싫다며 울고불며 떼쓰는 민국이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스스로 받아들이고 판단하고 결정하면 될걸 왜 깨금이한테;;

8> 결론은, 아... 재밌다! ㅋㅋ

9> 잘못이해한 부분이 있어서 급 수정! 작가가 꿈인 독미에게 첫 저서는 소중한 것일텐데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 미처 닿지 못한 채, 깨금은 자신의 자서전에 독미를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려 인세의 2%였던가를 준다고 했다. 그리고, 독미는 그 것을 첫 저서로 삼는 것이 불쾌, 불편, 그랬다는 듯. 깨금의 지나친 배려가 독미에겐 무심함으로 다가왔던 것이 아닐까.. 등등. 아무튼, 이 부분을 내가 잘못 이해한 걸 8회 초반부.. 독미와 깨금의 대화를 통해서 깨달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