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브레인 20회 : 최종회) 화해와 용서와 사랑의 해피엔딩

도희(dh) 2012. 1. 18. 18:44

드라마 : 브레인 20회

드라마 <브레인>이 종영했다. 매주 챙겨보던 드라마가 끝을 맺으면 참 마음이 이상하다. 시간이 잘도 흐르는구나, 싶어서 말이지. 브레인 최종회를 보는내내 오그러진 내 손발을 어찌펼까 걱정되었지만, 이강훈의 미소로 마무리 지어진 순간 다음 주부터는 강훈쌤을 못본다는 사실에 마음이 허전해졌더랬다. 

 


 

 그래도 잘했어, 이강훈. 흘러가버리지 않았으니까.
- 김상철 교수 -

 

내내 눈이 보이지 않는 사실을 숨겨왔던 김상철 교수는 그 결과를 미심쩍어하던 이강훈에 의해 들키고 말았다. 이강훈이란 존재를 흠없이 깨끗하고 완벽하게 만들고자 했던 김상철 교수의 집착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그리고, 그저 집착만은 아니었다. 그 것만이 나를 닮은 제자 이강훈의 명예를 지켜주려는 스승 김상철 교수식의 표현인 듯 싶었으니까. 그렇게, 김상철 교수는 이강훈에게 자신의 믿음과 칭찬, 그리고 응원을 남겨둔 채 사라졌다. 

이강훈은 도도하게, 거만하게, 잘난 척하며, 절대 기죽지 않고 욕망을 향해 쉬지않고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형벌에 충실한 이강훈이었달까? 마치, 청개구리 같았다. 그렇게, 김상철 교수는 사라졌으나 욕망을 향해 달려가다 욕망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 김상철 교수는 이강훈의 내면에서 존재했다. 김상철 교수를 그리워하는 이강훈의 뇌가 만들어낸 환상일지 몰라도, 너무 달려나가 멈추는 걸 잊는 이강훈의 브레이크가 되어주는 듯 했다. 이강훈에게 존재하는 김상철 교수는. 그리고, 양심이었다. 스스로 꺼내볼 수 없는 마음 깊은 곳의 소리가 김상철 교수의 모습으로 나타나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수상하러 가는 길. 힘겨웠던 시간이 스쳐가는 순간, 그 통로는 이강훈의 브레인 속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김상철 교수. 내내 외면하던 이강훈의 마음 깊은 곳을 끌어내 행복하냐고 묻은 김상철 교수의 한마디는, 이강훈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있는 말이테니까.

이강훈과 김상철 교수의 모습은, 톰과 앨빈 같았다. 문득, 'the story of my life'가 보고싶어졌다.

 이번엔 선생님이 굽혀주세요.
- 지혜 -

 

그동안 슬렁슬렁 넘어가던 러브라인은 마지막이 되니 그냥 몰아서 나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과정없이 결과로 존재하는 러브라인이 되어버린 듯 했달까? 난, 여전히 이강훈이 왜 이토록이나 윤지혜를 좋아하는지 알듯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강훈은 날개녀 유진과 좋은 친구사이 정도로 남으며 어장관리를 끝내고 윤지혜에게 올인했다. 지혜도 그런 강훈을 여전히 좋아하는 듯 싶었고. 그렇게, 1년이란 시간동안 별다른 진척없이 관계를 유지하던 강훈과 지혜였달까?

덕분에, 동생 하영이에게 추월당한 강훈이기도 했고! 여기서 뻘얘기 하자면 난 강훈이가 하영이와 봉구의 사이를 알고 어떤 반응을 했는지, 두 사람의 결혼을 쉽게 허락했는지 등등이 보고싶었다. 흑흑.

1년 후, 이제 제법 의사티를 내는 지혜와 그런 지혜를 인정해주고 기회를 주는 강훈을 보며 새삼 '윤지혜가 인복은 참 많군!'이란 생각이 들었더랬다. 그냥 강훈이 옆에 붙어있으면 승승장구할 것이 뻔해보였달까? 그 와중에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노라는 지혜를 보며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강훈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능력으로 성장해서 이강훈에게 어울리는 의사 그리고 여자가 되려나보다, 싶었으니까. 그런데 윤지혜는 딱히 그럴 마음이 없어보였던 것이 함정. 그래서 마지막 지혜의 선택이 아쉬웠다.

각자의 자존심을 세우며 밀땅하다가 결국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헤어지나 했더니, 뇌로 이야기를 만들기에 어딘가 이성적이면서도 쿨한 모습을 보여주던 드라마는 말도안되는 드라마틱한 판타지를 선물하며 두 사람이 사랑할 수 있는 결말을 만들어 줬더랬다. 와, 사실 거기서 이강훈이 윤지혜 따라가느라 뛰쳐나갔다거나, 윤지혜 발견하고 객석으로 달려갔으면... 리모컨 던졌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지혜는 앞으로도 강훈의 옆에서 승승장구 하겠구나, 싶기도 했고. 지혜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완전히 아니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드는 건... 내가 너무 속물이라 그런 걸까?

그보다, 윤지혜가 이번엔 선생님이 굽혀주세요, 라고 하는데... 그러는 지혜는 언제 굽힌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하더라. 뭐,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입발린 소리 못하는 성격의 윤지혜이기에 이강훈이 끌렸던 것 같긴 하지만. 게다가 그 말 때문에 강훈이 발목잡을까봐 걱정되기도 했고; 김상철 교수맘이 내 맘인지라 난 앞으로도 이강훈이 욕망에 충실하게 나아갔음 싶다.

감사합니다. 신경외과 의사, 이강훈입니다.
- 강훈 -

 

자신의 실력에 대한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강훈은 그 실력을 인정받고 그에 합당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씩 타인을 바라보는 여유도 갖게된 그는 스스로를 용서함으로서 완전한 마음의 여유를 갖게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날의 이강훈의 이중적인 마음. 나 왠지 그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현재의 위치에 오기까지 참으로 고난과 역경이 많았던 이강훈. 그리고 참 많이 돌고 돌았으나 이강훈은 원래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서게된 것 뿐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당연한 듯 걸어나갈 뿐이었다. 더이상, 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그동안의 강훈의 고생은 겪지않아도 될 고난과 역경과 시련. 그러나,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강훈은 스스로를 용서하고 환자를 실적이 아닌 인간으로 대하는 의사이자, 타인의 고통도 바라봐줄 수 있는 한 인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었다. 그렇게 이강훈은 성장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기에 더이상 달리지 않고도 나아갈 수 있는 법을 배웠을테고.

이 드라마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런 고난과 역경과 시련의 시간 속에서 그리고 그런 시간을 보낸 후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이강훈을 이강훈답게, 흠없이 완벽하게 그려나갔다는 것이다. 김상철 교수의 마음이 내 마음인 것처럼 작가의 마음도 그런 것일까, 싶었달까?

그리고 안타까운 건, 좋았던 부분들은 있었으나 그 것들을 매끄럽게 연결시키지 못한 것. 그리고, 19~20회. 특히, 20회는 럽라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시간때우기 스러웠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강훈은 사랑과 성공 그 모든 것을 다 잡았다. 정말, 축하한다, 이강훈! (ㅡ.ㅡㅋ)

그리고,

1) 병원장 대결구도도 뭔가 극의 중심이 될 줄 알았는데, 슬렁슬렁. 아니, 그렇게 듣보잡이 병원장 될꺼면 고재학은 왜 그때 강훈이 배신때려서 힘들게 한건가, 스러울 정도로 힘빠진다. 새로운 병원장을 바라보는 이강훈의 모습, 뭘까,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때 내 고생의 시작은 저거였어... 라는 마음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다. 뭐, 그 시간이 있었기에 강훈이 성장은 했다지만... 그 고생길을 생각하니 새삼 마음이 아파서 울컥!

2) 어딜가나 참 잘 붙은 고재학 과장. 그래, 운도 실력이라니까...;;

3) 이강훈을 향한 고재학 과장의 외사랑은 끝이 없었다. 여전히 현재진행 중! 마지막 그건 애드립인지 모르겠으나, 과했소! (ㅋ) 그러게, 그때 믿어줬어야지... 왜 그렇게 팽~ 해서 1년이 지난 후에도 뻘쭘해지시나 그래, 스럽기도 했고;

4) 서준석을 인정해 준 이강훈. 두 사람은 서로를 발전시켜 줄 선의의 라이벌로서 존재하게 된 듯 싶었다. 그리고 서준석은 그 누구보다 강훈이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듯 싶었다. 강훈이가 인정해주니까 참 좋아라하시던;; 천하대병원 의사들은 왜들 그렇게 이강훈에게 목메나... 등등. 천하대병원이라 쓰고 이강훈병원이라 읽어야하나, 등등;

5) 다음 주부터는 강훈쌤을 만날 수 없다는 게 참 아쉽고 섭섭하다. 드라마가 끝나고 그 캐릭터를 또 볼 수 없음이 이렇게 아쉬운 적이 있었던가, 싶기도 했고. 신하균씨의 이강훈은 정말 다시없을 캐릭터일 듯 싶다.

6) 어제 동생과 얘기하다가 신하균씨의 연기에 호불호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되었다. 그런데, 결론은 그런 과장된 듯한 연기가 이강훈이란 캐릭터의 과잉된 자신감과 유별난 자기애, 유아틱한 성격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는 것. 예전에 봤던 그의 다른 작품들을 문득 떠올리며, 연기 참 잘해, 라고 생각. 그리고, 연극도 하셨음 싶다. 무대에서 뵙고싶은 배우!

7) 이제 월화는 '빠담빠담'만 남았다. '빠담빠담'은 정형사 넘 짜증나는 중.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과해! 랄까나? 담주에 어찌될지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하고, 그러하다. '드림하이2'는 미묘미묘. 그래도 담주에 시간되면 습관처럼 TV를 틀고, 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