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단막+웹드

드라마 스페셜 29화 제 7요일) 신데렐라로의 욕망

도희(dh) 2011. 8. 29. 01:57


~ 드라마 스페셜 : 제 7요일 ~
<< 신데렐라로의 욕망>>





0. 작품정보

- 제목 : 제 7요일
- 극본 : 안소민
- 연출 : 문영진
- 출연 : 고은미, 김민성 外
- 방송 : 2011년 7월 3일



1. 의문의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간호사.


어느 비오는 밤, 연희가 근무하는 한백대병원에서 정체불명의 의사가 여환자의 항문을 소독해준다며 접근해 사진을 찍어간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병원의 간부들은 병원의 이미지를 생각해 어떻게 해서든 이 사건을 내부에서 해결하기 위해 연희에게 사건의 범인을 밝힐 것을 지시하게 된다.

그리고 연희는 애인 상규의 조언으로 범인을 찾아내게 되지만,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하게 되며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범죄를 저지를 수 없는 신체적 결함과 알리바이가 있음을 확인하게되고 그렇게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의 범인을 꼭 밝혀야만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듯도 싶었다. 그 후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인상착의가 비슷한 의사들을 추스려 인터뷰를 하는 척 동영상을 찍어 피해자에게 보여주게 되며 연희의 애인 상규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을 알게된다.

연희는 상규가 그럴리 없다고 경악했지만, 상규의 집에서 우연히 보게된 컴퓨터 속에 저장된 사진과 책 속에 숨겨져있던 종이의 내용, 그리고 그날 밤의 알리바이 조작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상규를 보며 연희는 어쩌면 그가 정말로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녀는 선택을 한다.





2. 신데렐라가 되고싶은 그녀의 선택.

연희는 한백대병원의 간호사로 안과의사인 상규와 연애 중인데 어쩐지 의무가 되어버린 듯한 5초키스와 생일날 받지못한 반지의 정체와 병원장 딸 유라와의 관계를 숨기는 것 등등에 의구심을 품으며, 살짝 권태기에 들어선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상규가 병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되고 그런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달라는 부탁을 받게된다.

그 순간 연희는 남자는 자기가 괴로운 순간에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위로해주는 여자에게 위로를 느낀다는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그의 손을 잡아주게 된다. 자신에게 특별히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은 사명감보다는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 줄 이 남자의 손을 꼭 잡고 절대 놓지않는 것이 자신에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확신하며, 선택을 하게된다.

연희라는 아이가 허영심에 가득하다는 것은 명품으로 휘감은 유라와의 첫 만남에서 그녀에게 왠지모를 적대감을 느끼는 것 (물론, 그녀의 재수없는 행동에서 비롯된 적대감이지만 그 당당함이 명품에서 시작된다고 믿었을지도 모르겠다)과 친구와의 쇼핑 중에 명품백을 두고 한 대화를 통해서 보여준 듯 싶었다. 그리고, 절대 이 남자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는 CCTV에서 본 상규와 유라가 함께있는 모습과 상규의 컴퓨터 속에 저장된 사진들을 모르는 척 하는 것에서 보여준 듯 싶었고.

무엇 하나를 물면 꽤나 열심히 파고드는 듯한 연희는, 이러한 허영과 의지가 뭉쳐지며 애인 상규가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나 완전무결한 무죄임을 입증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연희는 정의를 추구하기 보다는 신데렐라로의 욕망을 선택하게 되었다. 자신을 신데렐라로 만들어 줄 왕자님이 비록 변태라 할지라도 그녀에게는 그닥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낡은 신데렐라 포스터를 보며 조금은 어색한 듯,  비틀어진 미소를 지으며 웃는 그녀의 모습이 서늘하게 그리고 숨이 턱 막히는 듯 허탈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연희는 신데렐라가 되었다. 용의선상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완전무결한 무죄임이 입증된 상규는 이제 절대 연희를 버리지도 배신하지도 못하겠지. 그들은, 공범이니까.





3. 그리고-.

추리드라마로 시작하는 듯한 이 드라마는, 사실 추리드라마가 아니었다. 드라마 초반이 살짝 지나면 연희의 애인 상규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들기시작하고 중반이 되면 왠지모르게 확신에 오게되니 말이다. 이 드라마는, 어느 밤에 일어난 사건을 시작으로 그 사건을 풀어내는 한 여간호사를 통해, 인간의 숨겨진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을 보며 그 허탈감에 '헐' 거리는 소리가 절로 흘러나오지만, 그러면서도 왠지 모르게 자꾸만 떠올리게되는 결말인 듯도 싶었다. 이 것이 인간이로구나, 라는. 신데렐라가 그렇게나 되고싶었던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되며. 또한, 신데렐라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기도 했고.

여타 드라마 속 신데렐라들은 재벌에 관심없는 척, 그저 밝고 씩씩하고 정의롭게 살아가며 왕자의 단점을 지적하며 고쳐주는 것이 한방이 되는 듯 하지만, 현실 속 신데렐라는 욕망을 이루기위해서 왕자의 무수한 단점을 모르는 척 해주고 때론 그 것을 덮어주기 위해서 자신의 양심을 속일 줄 아는 담력을 지녀야만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도 싶었다.


"이런 곳에 살면서 먼지가 안나길 바라다니요. 걱정하지 마세요. 인간이 곧 먼지니까."
라는 대사가 꽤나 인상깊었다.




덧1) 주인공 연희 역의 고은미씨는 예전에 아침드라마에서 엄청 못된 역이었음에도 왠지 가엾고 매력있다고 생각해서 주인공인 김지호씨보다 더 좋아라하며 봤었는데,   최근 모습을 보니 당시의 매력이 많이 사라진 듯해서 아쉬웠다. 연기는 뭐, 아침극 시절부터 그리 잘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정말, 못된 역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이뻐서 좋아라했던 것 같다. 나, 좀 대놓고 이쁜 배우 좋아하는 편인지라; 그래서 최근 보던 대만드라마 여배우가 너무 안이쁘고 남자같아서 보다가 마지막회를 먼저 보고 접었다는 슬픈 이야기가....ㅠ (전개도 짜증났고;)

덧2) 연희의 애인인 상규 역의 배우. 낯이 익은데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훈훈하고 넉넉하니 인상좋은 이 사람이 변태라니; 역시, 사람은 겉만보고는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서 새삼 깨닫게 된다.

덧3) 신데렐라라................... 연희는 그런 상규와 결혼 후에 행복했을까?

덧3) 이 드라마 '제 7요일'은,   정이현 작가의 단편집 <오늘의 거짓말>의 열번째 에피소드 "익명의 당신에게"를 원작으로 했다고 한다. 제목을 굳이 바꿀필요 없이 원작대로 해도 괜찮았을텐데, 싶기도 하고. 제목이 '제 7요일'인 것은, 잘은 모르겠지만 사건이 시작하고 7일만에 해결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라는. 뭐, 뭔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그런 건 아닐까, 싶다. 아님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