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여인의 향기 5,6회)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도희(dh) 2011. 8. 12. 19:59

드라마 : 여인의 향기 5, 6회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지네요.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일이 일어나니까요.
 
~ 여인의 향기 6회, 연재 (빨강머리 앤 中) ~





연재

아직, 현실에 대한 자각이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렇게 울고불고 떼를 써봤자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닳았기 때문일까?   남은 인생 6개월-. 그 시한부를 선고받은 연재는 놀랍도록 덤덤하게 자신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병과는 관련없는 일이었지만, 한 순간이나마 극심한 고통 속에서 죽음의 공포를 맛보았기에, 그리고,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며 그 남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그녀와의 만남이 연재에게 어떤 깨닳음을 줬던 것일지도 모르죠.

또... 어쩌면, 아버지의 마지막에 대한 기억. 그 것이 연재의 행보에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구요. 치료를 위해 남은 시간을 쏟아부은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미안함.  남겨진 사람의 아픔을 알기에, 자신에게 남은 앞으로의 시간을 소중히 행복하게 쓴다면 자신을 기억할 남겨질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편하게 해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기에, 그러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스치더라구요.

버킷리스트 20개를 작성하고 그렇게 남은 시간을 그저 자신을 위해서 살아갈 계획을 세운 연재는... 엄마를 웃게해주고, 탱고를 배우고, 평소 좋아하던 아이돌 팬클럽에 가는 것은 물론이요, 그와 함께 단독으로 식사를 하는 영광까지 누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그렇게 그녀는 그동안 내일을 위해 오늘의 자신을 억눌러왔던 묵직한 돌덩이를 치우고, 그저 오늘 만 존재한다는 듯이 마음이 시키는대로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남은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말이죠.

하지만,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녀를 가만두지 않았으니까요.

꿈결같은 여행지에서 만나 꿈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곧 자신을 현실로 돌려보낸, 그렇게 두번다시 만날 일 없다고 여겼는데 여기저기서 자꾸만 부딪히며 그 꿈같은 시간을 떠오르게 만들며 연재의 마음에 조용한 파장을 주고있는 지욱. 그리고, 윌슨의 반지분실사건으로 꼬투리잡아 그녀에게 3억원을 물어내라는 지욱의 약혼녀, 세경.

자신을 위해 소중히 쓰여야 할 연재의 시간은 그들로 인해서 뒤죽박죽이 되어가는 듯 싶더랍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기에,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이 멋진 세상. 세상은 연재에게 어떤 멋진 일을 만들어 줄까, 라는 마음으로.. 조금은 잔잔하게, 연재의 일상을 따라가보게 될 듯 싶네요.

지욱

뭐든지 대충, 어떤 일에서든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지욱은 일본 출장에서 만난 연재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어요.  어제같은 오늘을 보내며 내일에 대한 희망없이 그저 지금의 시간을 무심히 흘려보내는 자신과 달리,   세상 모든 것이 반짝인다는 듯한 마음으로 그저 내일을 모르기에 오늘을 더 반짝이며 살아가는 연재를 겪으며, 대충이라는 말이 싫어졌고, 어떤 일에 의욕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던 지욱은, 그렇기에 평소의 지욱이라면 덤덤히 받아들였을 일들에 반발하며 꿈틀거리게 된 듯 싶었어요.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조차 관심이 없기에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을 그는,   연재에게 들이닥칠 불행이 걱정되어 안절부절 못하며 자꾸만 연재의 주변을 얼쩡거리게 되었고,  그렇게 '탱고'라는 연재와의 연결고리를 만들게 되었어요. 또한, 사소한 것 하나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되었고, 자주 사소한 것 하나, 누군가와 만난다는 것에 설레임을 느끼게 되었고 말이죠.

싸늘하게 앞으로 마주치지 말자며 돌아섰던 연재가 연락해온 것이 기뻤고, 밖에서 잠시 만나자는 연재에게 부득불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게 만들고, 그녀를 맞이할 생각에 설레여하며 옷을 고르는 지욱. 지욱은 연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쩐지, 강지욱-, 이라는 한 사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았어요.  강지욱, 자신 만의 공간인 집 안에서 편안하고 여유롭게 있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연재에게 보여주고 싶었을지도 모르죠. 연재가 모르는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듯 했달까?   ...뭐라 말로 표현하긴 어려운데, 어떤 감정인지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아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기에, 뭔가, 밖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과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설레임, 이라고 해야하나?

...한마디로, 잘 보이고 싶었던 거죠! 연재에게;

그리고, 또다시 세경으로 인해서 그는 현실로 돌아왔고, 연재가 자신을 만나고자 한 이유를 듣고서야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며 (정확하게인지, 어렴풋이인지는 모르겠지만) ... 그제서야 자신의 마음을 누르려고 애쓰는 듯 싶더랍니다. 모진 말을 해가며. 정떨어지는 행동 해가며.
 
...뭐, 그렇다고 그게 쉽진 않겠지만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거니까;

은석

연재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담당의사.   처음, 연재의 존재를 인식하고도 인정하지 않은 채 싸늘한 행동을 해오던 은석은,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세상을 통해 휘청이며 가장 약해졌던 순간,   연재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듯 했어요. 그렇게, 연재와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답니다.

연재가 아이돌 가수의 팬미팅에 가기위해 거짓으로 쓴 사연. 연재는 '첫사랑' 코드만 살짝 집어놓은 사실, 을 적었지만... 거기서 가장 중요한 '첫사랑'이 진실이라는 것을 연재는 몰랐고, 은석은 연재의 사연을 통해서 애서 봉인해놨던 마음 깊은 곳의 상자의 마지막 봉인이 풀려버린 듯, 첫사랑의 감정을 다시금 느끼게 되어버린 듯 싶더랍니다. 그렇게 연재에 대한 자신의 아련한 감정을 자각하며, 평소의 그답지않은 모습들-,  쉽게 말해서 나사 한두개 빠진듯한 모습들을 보이기도 했어요.

앞으로의 은석은 어쩐지 연재에게 휘둘릴 것 같아요.  죽음을 앞둔 자신의 처지를 말하며 이런저런 부탁을 하면 지금처럼 앞으로도 거절하지 못한 채, 조금은 난감한 듯 그러나 결국은 모두 들어줄 것 같았거든요. (ex: 아이돌 팬미팅 동행, 말복이 임시보호;)   그 것이 현재의 은석이 이제 막 설레임을 자각한,   첫사랑 연재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 이기에.

은석의 존재는, 죽음을 앞 둔 연재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닐까, 싶었어요. 죽음이란 공포 속에서,  마음을 헤집는 지욱의 존재로 인해서, 뜻대로 되지않는 세상 속에서 휘청이는 순간,  잠시 기대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한 치의 거짓없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공간. 연재의 나무.

정해져있는 죽음은 어쩔 수 없기에 기적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는, 냉혈한 은석은... 연재를 통해 '기적'을 바라는 모습을 보일지도 모르겠구요. 죽음을 앞 둔 사람을 살리고싶은 절박함을, 은석에게서도 어쩐지,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리고 -.

1) 전화기와 휴대폰을 들고서 어쩔 줄 모르며 나사빠진 행동을 하는 은석, 귀여웠음요!
2) 베로니카의 분량이 늘어나고 있군요. 흠, 왠지 무대에서 좋아하는 배우를 TV로 보는 건 오글거림.
3) 은석이 결국 탱고를 배운다고해요. 은석과 베로니카의 만남이라니-. (사심으로 두근두근;)
4) 은석 역의 엄배우를 보면, 왠지 시체를 모아둘 것 같다는 망상을 들으며 푸핫; ('잭 더 리퍼'의 다니엘;)
5) ...이 분을 좋아라하는 편이지만, 어찌되었든 음주운전은 나쁜 거에요! (ㅠ)

6) 지욱 역의 이동욱씨를 보며 '뭐가 바뀌었나 했더니 눈이 퀭해졌어' 라는 동생에게 '원래 그랬어!'
7) 이동욱씨의 눈빛은 참 사람을 설레게해요. '달/인'은 10회까지만 봤고, '파트너'에서 진심...///

8) 윌슨씨... 윌슨아... 지금 뭐하니??? 윌슨의 등장으로 연재가 세경이 한방 먹일 수 있길!!!!
9)) 윌슨은 그 통쾌함을 전달하기 위해서 지금 숨박꼭질 하는 것이라고 믿고있겠습니다ㅡ.ㅡ!

10) 4회까진 어떻게든 세경이를 이해하려고 무던히도 애썼으나... 세경이 싫어요. 얘 뭐니ㅡ.ㅡ;;;

11) ...또 비가 오네요. 간만의 비. 근데 왜 빨래 한 다음 날 오는건데! 습해서 다 마르지도 않았고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