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공주의 남자 6회) 코 앞으로 다가온 핏빛비극-.

도희(dh) 2011. 8. 6. 04:46

드라마 : 공주의 남자 6회

경혜공주의 혼례날 쓰러지신 문종전하께서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걸 보며  '비극이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 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어쩌지 못한 채 시청한 '공주의 남자 6회'. 그리고 결국... 많은 걱정을 가슴에 품은 채 문종전하는 떠나시고 말았답니다. 그렇게, 아버지 세대의 갈등이 자식 세대의 비극으로 다가오고 있었답니다.

 


 

아버지들 일로 우리까지 소원해져서야 되겠냐? : 승유 & 종 & 면

살펴보면 집안이 살짝 차이나기는 하지만, 그런 것은 우정이란 이름 앞에 너무나 하찮은 것이라는 듯 너무나 친한 승유와 종과 면. 얼마 전까지 그들은 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상관없이 함께 모여 술을 벗삼아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이 인식하지도 못한 어느 순간, 세상사(정치판)와 관계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들의 관계는 조금씩 틈이 생겨가고 있었답니다.

뭐랄까, 언제까지고 함께할 듯한 그들의 앞에 갈림길이 생겼고 그들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는데, 그 선택의 결과가 '함께'이지는 못할 듯 싶었거든요. 그렇게, 그들은 지켜야만 하는 것이 달랐다고 해야할까? .. 그렇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정해져 있었구요.

아버지들이 모시게 된 하늘이 서로 달라져버린 승유와 면. 부마가 되며 경혜공주와 세자(단종)를 지키기로 굳게 다짐한 종. 그리고, 언제나처럼 던진 종의 농담에 싸늘해져버린 술자리. 어쩌면, 그들은 그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욱 다짐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죠. 아버지들의 일과 우리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우리는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지내자고.

저는 마마가 염려되어 또 와야겠습니다 : 세령 & 경혜

수양의 욕망이 커져갈 수록 그 틈이 더욱 벌어지며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어가는 또 하나의 우정, 세령과 경혜. 하지만, 저는 이 두 사람의 관계가 흥미로웠어요. 다시금 예전의 다정했던 시절로 되돌아 갈 수는 없을까, 라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하구요.

'아버지들 일로 우리까지 소원하게 지내지 말자!' 라는 저쪽 삼총사들에 비해, 그 여파가 좀 더 직접적으로 다가 온 경혜는 수양대군의 딸인 세령을 보는 마음이 결코 편할 수 없었어요. 경혜에게 아버지들의 일은 곧 자신들의 일이라는 현실을 정확히 알고있었기에, 부정하지도, 외면하지도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경혜는, 세령을 쳐내지 못했어요.  세령을 쳐냄으로서 수양대군의 그 활활 타오르는 욕망에 재를 뿌릴 수도 있었고,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충분했음에도 경혜는 그러지 못했어요. 머리로는 세령을 미워한다고 외치지만 마음으로까지 미워할 수 없는 듯, 싶었거든요. 

경혜의 비극은,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은 외로움. 그 외로움을 아는 유일한 인물에 대한 깊은 정. 자신이 손해볼 지언정 결코 그 정을 잘라낼 수 없는 그 모질지 못한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더랍니다.

그리고, 여전히 아버지의 그 무시무시한 욕망을 알지못하는 세령은, 꽤 오랜 시간동안 경혜와 절친으로 지내왔기에 알 수 있는 것들로, 아무도 알 수 없는 경혜의 마음 가장 깊은 곳의 외로움을 토닥여주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세령의 마음이 경혜에게도 전해지며,   경혜는 세령을 완전히 미워할 수도 없어 마음이 더욱 아파오는 듯 싶더랍니다. 그리고 저도, 세령의 그 마음 씀씀이가 이뻐서 '어찌 널 미워할까' 싶어서 그저 안쓰럽게 바라볼 뿐이었구요.

...승유에게 한 경혜의 충고.    그들 아버지의 갈등을 너무나 잘 알고있는 경혜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을가, 싶었어요. 그리고, 역시나 제 시각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경혜는 역시 세령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구나, 싶기도 했구요. 분명, 세령과 승유가 또다시 만났다는 것을 경혜가 알게되면 열받겠죠. 화나겠죠.   그러나, 그 것은 세령에 대한 분노라기 보다는 걱정이 아닐까, 라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공주야말로 어리광 그만 부리시지요 : 종 & 경혜

어디하나 마음 의지할 곳이 없는 경혜.    그 마음을 알아주는 유일한 이에게 결코 마음을 의지할 수 없었던, 아니 해선 안된다고 여기는 경혜는, 그 마음을 달래고자 큰 마음을 먹고 어머니의 묘를 찾아 아침부터 무단외출을 감행하지만,    아무리 강한 척 하더라도 온실 속 화초로 그저 곱게 보호받으며 자란 경혜에겐 너무나 험난한 길이었기에 결국 포기; 그렇게 돌아온 집 대문 앞에서, 그녀를 걱정하던 정종과 마주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녀에 대한 걱정의 말을 하는 정종에게 싸늘한 말을 던지는 경혜.

그리고, 그런 경혜의 제멋대로 행동을 꾸짖는 정종. 꺄아~ 이때 정종 정말 멋졌어요! 5회에서 급 정색하며 공주랑 세자 지킨다고 할 때도 '헉' 거리며 멋져멋져~ 거리며 봤는데 말이죠!    ...역시, 승유와 면의 친구. 그냥 그런 헐랭이가 아니었던 거였어요! 생각도 깊고 마음도 굳건한 그런 사람. 그러니 경혜야, 그 의지할 곳 없는 마음, 정종에게 의지하면 안되겠니, 싶기도 합니다. 그 사람, 믿음직한 사람이란다... 라며;

상대가 마눌님이기 전에 공주인지라 무엇 하나에도 그녀의 뜻을 우선으로 삼다보니 아직 첫날밤도 못치룬 듯한 정종과 경혜. 정종에게 경혜는 저잣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순간 첫눈에 반한 상대였고 운명처럼 자신의 아내가 되었으니 누구보다 행복할텐데, 냉랭한 마눌님 마음을 어떻게 열까, 늘 고민하지 않을까 싶지만..    경혜에게 정종은, 신나는 저잣거리 구경의 끝을 불쾌하게 만들었던 이라는 그 첫인상과 수양이 뽑은 인물이라는 것으로 인해 좋지않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듯 싶더랍니다. ...그보다, 경혜가 얼른 마음을 열어야할텐데 말이죠;

...목적을 실행하지 못하자 실망한 듯 뿔난 표정을 짓는 경혜를 보며, 세상을 다 아는 듯 어른인 양 강한 척 하지만, 아직은 세상에 물들지않은 순수한 구석이 남은, 덜 자란 어른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왠지 그 뿔난 표정이 귀엽기도 했고. 또 그래서, 정종에게 내뱉은 싸늘한 말이 목적달성에 실패한 어린아이의 괜한 투정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마음이 가는 건 막을 수 없는건가.. : 승유 & 세령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다시는 만날 일 없을 것이라고, 그렇게 말했고 또한 다짐했던 승유와 세령은, 우연스런 재회 이후, 또 다른 우연이 겹치며 재회했고, 어쩌다보니 먼 길을 동행하게 되었지만, 전과 달리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답니다.

그 여자를 위해 죽을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그녀의 안위가 걱정되었고 궁금했지만 더이성 얽혀선 안될 인연이라고 여기며 모진 마음으로 모진 말만 골라서 하는 승유와 그날 밤 아버지와의 약속들 중 승유에게 정체를 밝혀선 안된다는 말만 잘 알아들었기에 그 부분(자신의 정체)을 제외한 채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사과하는 세령.

승유의 차가운 행동 하나에 모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는 세령과 마음을 떼어내려는 듯 세령에게 부러 차갑게 행동하고 모진 말을 내뱉어놓고선 그 것이 마음에 걸려 어쩔 줄 몰라하던 승유는, 그렇게 머리로는 '더이상 인연이 아니다' 라고 외쳐대고 있었지만 마음은 자꾸만 상대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었어요.

아마, 세령이 아버지와의 또 다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어느 밤, 세령을 향한 마음을 더이상은 막을 수 없어 세령이 머문다는 절로 달려간 승유의 그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 세령은 이 날 심란한 마음을 달래러 절에 가있었던 상태;

이번 '공주의 남자 6회'는, 멈추어지지 않는 그들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했어요.    
이들의 사랑은, 짧은 시간동안 죽음을 넘나드는 고난과 역경을 헤쳐가며 간간히 다져온 예쁜 추억들로 인해 상대를 향한 마음이  더욱 단단해지고 이렇게나 깊어졌다는 이야기를 함으로서,   앞으로 다가올 일들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그 바닥을 깔아놓는 듯 싶었달까?

이들은 왜 자신들이 만나선 안되는지, 왜 그 만남이 결국 비극이 되는가에 대한 그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비극이 아닐까, 싶었어요.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승유는 세령이 전직 궁녀여서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 세령은 아버지와 경혜가 안된다고 하니까 안되는구나, 즈음으로 알고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승유의 경우에는 세령의 정체를 전혀 모르는 상태이고, 세령은 경혜의 충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으니까요.

하지만, 또 이런 생각도 드네요.  

만약, 세령의 수양의 딸이라는 걸 알았다면 승유는 세령을 향한 마음을 멈출 수 있었을까?
세령이 경혜의 충고를 100% 이해했다면 또 그 마음을 멈출 수 있었을까?
 
... 어쩐지, 그랬다해도 결과는 같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이들에겐 사랑이 죄고, 사랑 그 자체가 비극이었나봐요.

그보다, 얘들은 참 많이 닮았어요. 그저 해맑은 것 까지도...;;;

그리 원한다면 이 손으로 죽여드리리다.

문종의 죽음. 그 죽음으로 정권을 잡으려는 수양과 그를 저지하려는 김종서. 수면 아래에서 꿈틀대던 그들의 갈등은 이렇게 수면 위로 떠오르며 본격적인 대립이 시작되었어요. 그 시각, 아무리 노력해도 멈춰지지지 않는 마음을 이제는 마음이 가는대로 내버려 두겠다는 듯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세령과 승유.

마지막 씬에서 보여준... 김종서와 수양대군, 승유와 세령의 교차편집이, 아버지 세대의 갈등이 자식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이 드라마가 앞으로 그려내고자 하는 이야기를 정확히 표현한 듯 싶어서 더 안타깝게 바라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 씬, 꽤 좋았더랍니다.

...그리고, 첫 회 첫 장면의 그 것. 계유정난은 코 앞으로 다가온 듯 싶습니다.

 

 

그리고-.

1) 승유가 정확히는 아니지만 어렴풋이는 알고있다고 생각했어요. 세령이 궁녀가 아니라 종친이라는 것을. 그런데, 이 날 보니 또 모르는 듯! 아니면 떠보는 건가?   떠본다기엔 절에 산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대책없이 절로 달려간 것이 걸리고. 궐에서 쫓겨나 절에서 지내면서 요즘으로 따지면 명품즈음으로 여겨지는 옷과 장신구를 한 세령에 대한 의심이 없는 건가 싶기도 했구요. 역시, 사랑의 콩깍지는 무서운 것이야, 라고 생각해야 할까?

2) 졸음을 참아가며 세령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새벽부터 절에 쫓아가야하는, 세령의 몸종 여리.  왠지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승유랑 데이트 할 때는 아무말도 안하고 혼자 다니며 여리 맘고생 시키기도 하고.

3) 승유의 형수와 딸냄. 나올 때마다 훗날의 비극을 강조하기 위해 평화로운 한 때를 이쁘게 표현하는 듯 싶어서, 더더욱 안타깝고 그렇더랍니다.

4) 세령을 경혜공주 옆에 꼭 붙혀놓는 수양대군의 마눌님이자 세령의 어머니, 윤씨부인. 아마, 윤씨부인은 수양의 욕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기에 세령을 경혜의 곁에 보내어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5) 동자승들 참 귀여웠음-!

6) 저는 이 드라마를 발로 보나봅니다. 세령이가 민폐라는 말을 주변에서도 들었고 그때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구나' 라며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 라며 대충 넘겨들었는데, '언년이와 쌍벽을 이루는 민폐'라는 말에 '그랬던가?' 라며 한참을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긁적) 

7) 어제는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를 관람했습니다. DJ.DOC의 노래를 엮어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인데 꽤 신나고 즐거웠답니다. 할인률도 높으니 DJ.DOC의 노래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네요. 그보다 나는 왜, 이들의 노래를 모두 알고있는겐가-;

그리고, 조조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를 드디어 볼 예정이에요.
안자고 볼건데 졸까봐 벌써부터 걱정-. (잘 타이밍을 놓쳤달까;)

8) 즐거운 토요일 보내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