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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13회 마지막 후뢰시맨) 어여쁜 동심과 따뜻한 가족애가 잘 버무러진,

도희(dh) 2010. 12. 6. 22:03
 

~ 드라마 스페셜 13화 ; 박유선의 '마지막 후뢰시맨' ~
<<어여쁜 동심과 따뜻한 가족애가 잘 버무러진,>>






0. 작품정보

- 제목 : 마지막 후뢰시맨
- 극본 : 윤지희
- 연출 : 김진원
- 출연 : 박유선(조복남 역), 김지영(꽃순 역), 이성민(조원식 역), 이미영(순영 역), 남보라(조아라 역)
- 방송일 : 2010년 8월 21일(토) 밤 11시 15분, KBS 2TV





1. 후뢰시맨의 추억..

나 어릴 적에 "옛날옛날 한 옛날에 다섯아이가~♬" 로 시작하는, 우주에서 온 다섯용사가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의 비디오가 있었다. 비디오의 제목은 <후뢰시맨>!!! 그리고 언젠가 말했던 것도 같은데, 나는 <후뢰시맨>보다 <바이오맨>을 더 좋아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취향이었나보지; 2편에선가 옐로가 죽었을 때 완전 슬퍼했던 기억도 여전하다. 그 후로 들어왔던 옐로를 한참 별로 안좋아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나 '바이오맨 놀이' 할 때 포지션은 늘 '옐로' 였다는 기억이 새록;

요즘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별별 '맨'들이 존재한다. 그러니까, 짱구가 좋아하는 '액션가면' 이나 코난이랑 쿵짝이 맞아 잘노는 어린이 탐정단이 좋아하는 '야이바' 즈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가 잠시나마 봤던 최후의 맨은 '백터맨'이었다. 하핫. 보다가 '더이상 나는 동심이 아니구나' 라며 살폿 놓았지만. (그때가 고딩이었던가...먼산;) 아, 내가 마지막으로 본 건 김성수씨 나오던 백터맨 말고 기태영씨 나왔던 백터맨임!

지금은 그렇게 지구를 지켜준다는 '맨'들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알지도 못하고. 그나마 기억하는 맨들은 '호빵맨 세균맨 식빵맨' 요런 귀여운 맨들 정도랄까? 그나마 이 맨들은 캐릭이 귀여워서 알지 애니 자체는 거의 안봤음; 그런데 어린 시절엔 왜 그렇게 지구를 지켜주는 '맨'들을 좋아했나는 여전히 모르겠다. 쓰레기 모아다 우주 멀리 버리는 '땅-불-바람-물-마음'으로 모인 그네들을 완전 좋아해서 매일 꼬박꼬박 챙겨봤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말이지. 근데 '마스크맨-배트맨-슈퍼맨-스파이더맨' 요딴 애들이랑은 또 안친했음!

역시, 나는 <바이오맨> 뿐인가? 라고 해봤자 사실 그 <바이오맨>은 주제가도 떠오르지 않는다. 설정이니 뭐니 이딴 것도! 그나마 <후뢰시맨>의 주제가는 어느정도 외우고 있는데 그게 사실 이 주제가가 유명해서인 것도 있지만, 기억도 잘 안나는 꽤 오래된 어느 날 야유회(였던가?)에서 어느팀의 장기자랑으로 이 노래를 가지고 안무를 짜서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 완전 웃겼는데... 라며 새삼 추억에 잠기는 중! 그런데 어디로 야유회 갔는지는 모름. 산이었는데...(가물가물)

... 어찌되었든, 나는 이 드라마 <마지막 후뢰시맨>을 통해서 <후뢰시맨>의 엔딩이 무엇인지는 알게되었다. 그랬었구나, 랄까나? 하핫;



2. 꼬딱지만한 별 지구가 시시한 복남..


(1) 출생의 비밀

어린 시절에 그런 출생의 비밀을 한두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너는 사실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라는. 그래서 엄청 울어댔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내 진짜 엄마아빠는 이럴꺼야 저럴꺼야, 라고. 물론, 그런 상상 한번도 안해본 사람들도 꽤 많겠지만.

나는 그런 적이 없었지만, 동생은 그러했었다. 중학교 들어갈 즈음까지 "너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라고 하면 펑펑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더랬다. 그리고 내가 그런 적이 없었던 것과 달리 동생이 그랬던 이유는 바로 혈액형. 온 가족이 같은데 동생 하나만 툭하니 다른 그 혈액형으로 인해서 그런 사단이 났었던 것이다. 그리고 동생이 중학생이 되고 혈액형에 대해 배운 후로는 씨도 안먹히는 개 뻥!

그리고 신체검사가 있던 날 복남은 엄청난 사실을 알게되었다. 온 가족이 A형인데 자신만 O형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실. 그리고 집에가는 길에 애들 돈 삥뜯는 언니를 만나 묻는다. "A형이랑 A형이랑 결혼하면 O형이 태어날 수 있어?" 라고. 그리고 언니는 답한다. "닭이랑 닭이랑 결혼했는데 오리알이 태어날 리가 있겠냐?" 라고.

그때부터 출생의 비밀에 대한 복남의 혼란은 시작되었고 가족들의, 특히 자신을 대하는 엄마의 태도에서 의심은 점점 커지고, 보름달이 뜬 날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치매걸린 할머니의 증언은 너무 말도안돼 믿지않는 척 했지만 결국 마음에 새겨져, 의문의 사나이와의 만남이 결정타를 날리고 말았다.



(2) 복남

닭집하는 엄마가 생계를 책임지고 늘 트레이닝복 차림에 인형뽑기를 하며 엄마에게 빌붙어사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한마디 불평도 안하며 억세가 살아가는 엄마. 남들에게 돈 삥 뜯는 불량소녀이면서도 술담배는 안한다는 신조로 살아가는 언니. 썩은 바나나가 세상에서 가장 맛난 음식인 줄 아는 치매걸린 할머니. 이 것이 복남이네 가족이다. 그리고 복남은 이런 가족들이 늘 한심하다.

그런 어느 날 이쁜 서울출신 반장의 집에 가게 되었다. 닭배달로. 자신과 너무 달리 뽀얀 피부에 작은 체구 이쁜 얼굴. 거기다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이쁜 집에 사는, 거기에 다정한 부모님과 공주님처럼 살아가는 그 아이의 모습에서 너무나 다른 자신을 보고 비교하게 된 듯도 싶었다. 그리고 생각했겠지, 아마? 나도 저렇게 공주님이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 라고.

닭다리 하나도 못먹게하고 예쁜 옷도 안사주고 피아노 학원도 안보내주는. 택권도 학원에 다니게하고 늘 자전거타고 닭배달을 시키고 여자아이인데 '복남'이란 남자같은 이름을 지어 준 부모님에 대한 원망. 어느 날 출생의 비밀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얻게되고, 이런저런 것들을 통해서 자신은 주워온 아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복남은.

게다가 <후뢰시맨>을 가장 좋아하는 복남은 후뢰시맨을 통해 친부모를 찾을 단서를 얻으려고 하지만, 그 마저도 불발되고 사실은 자신이 후뢰시맨처럼 우주 어디선가 떨어진 토성인이란 사실을 자각하고 하나 둘 지구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떠나려고 하는데...



(3) 남들보다 빠른 발육, 이유없는 반항의 시즌을 맞이한 복남.

복남은 또래의 아이들보다 꽤나 큰 편에 속한다. 몸무게도 키도 발육도. 게다가 생각도 남다르다. 한마디로 애가 조숙하다고 해야하나? 게다가 꽤 강하다. 피아노학원이니 뭐니 이런 곳은 안보내도, 돈을 깍아서라도 태권도학원을 보내는 엄마 덕에 강했고, 자전거 하나 사주고선 매일 닭배달 시키는 엄마 덕에 튼튼해진 아이이기도 했다.

그리고 복남은 요즘 사는게 참 지루하고 그런 듯도 싶었다. 넓디 넓은 우주 속에 셀수도 없이 엄청나게 많은 별들 중 하나인 코딱지만한 지구. 이런 지구에 살면서 뭐가... 싶은, 뭐 그런? 뭐랄까... 이유없는 반항의 시즌이 복남에게 찾아온 듯도 싶었더랬다. 그래서 치매걸린 할머니, 닭집 하는 억센 엄마, 매일 인형뽑기나 하고 밥상머리에서 가스방출을 하는 아빠, 남의 돈 삥은 뜯어도 술담배는 안한다는 신조로 살아가는 불량소녀 언니...  그런 가족들이 한심해 늘 한숨짓는 아이이기도 했다.

그렇지않은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도 있다. 내가 속한 이 곳, 우리집은 왜 이럴까, 우리 아빠는 왜 그럴까, 우리 엄마는 왜 저럴까, 등등의. 왜 우리집은 누구누구네 집 같지는 않을까, 라는. 남들처럼 이럴 수는 없을까, 저럴 수는 없을까, 라는. 하지만 살다보니 자라보니 또 그렇더라. 왜 이럴까, 싶고 다른 사람들같이 평범하지 않을까, 싶어도 우리가족이 사는 방식이 내겐 가장 잘 맞는 옷이라는 점.. 물론 그 방식으로 살아왔기에 맞을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만.




3. 복남과 코드가 잘맞는 의문의 사나이..

엉뚱한 것이 복남과 잘 맞는 의문의 사나이. 복남과 생각도 비슷하고 결국 '나는 누구인가' 라는 혼란에 휩쌓였을 즈음 복남에게 '너는 토성인'이라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고 행동을 개시하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복남처럼 <후뢰시맨> 마니아! 세상에 그걸 분석까지 했고 그 것을 복남에게 브리핑하는데 너무 어이없어서 헐, 거리고 말았더랬다. 그리고 이 사람의 존재는 마지막까지 미스테리로 남는다. 어쩌면... 어쩌면 말이다, 지구에서 적응을 못하는 토성인 복남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기위해 잠시 지구로 왕림하신 토성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미스테리한 남자를 연기한 배우의 이름은 임지규. 이 사람의 존재는 영화 <요술>의 리뷰를 통해 알게되었고 (보진 않았음;) <드라마 스페셜 18화 : 마음을 자르다> 를 통해서 처음 연기하는 것을 보았더랬다. <마음을 자르다>에서는 뭔가 심약하면서도 고집있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면 여기 <마지막 후뢰시맨>에선 꽤 엉뚱하고 장난스런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목소리랄까, 이게 뭔가 독특한데 나쁘진않은 그런?

현재는 M사 드라마 <역전의 여왕>에 출연 중이라고 한다. 박시후씨랑 껌딱지 커플로 나온다던데 내가 그 드라마를 본 적이 없어서 패쑤. 근데 왠지 궁금하긴 하다. 시후씨도 그렇고 임지규씨가 거기선 또 어떨까, 라며. 그나저나 나는 드라마/캐릭터 이야기는 안하고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왜 이리 주절거리는가, 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그냥 왠지 반가웠다. <마음을 자르다>에서 인상깊게 봤는데 그 전의 드라마에서도 나왔다는 사실이.



4. 그 것을 말한다..

(1) 어여쁜 동심

복남의 고민과 결과도출. 그리고 그런 복남에게 '너 어쩌면 우주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라고 힌트를 준 동건이와 그런 복남에게 '그럴 줄 알았어. 너는 다른 아이들과 달랐거든' 이라며 믿어 주고 함께 실행해 준 이쁜 서울아이. 그 것은 아이들이기에 가능한 어여쁜 마음. 그 동심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뭔가 엉뚱해서 '어이어이' 싶었지만 그렇게 그런 정말 말도안되는 것을 믿고 실행하는 모습이 이뻤다.

그런데 이게 또 그렇다. 그 나이의 아이들이기에 그런 생각과 행동이 귀엽고 어여쁠 수 있지, 저기 저 미스테리 총각이나 내가 했다면 말 그대로 '미친'이 될지도 모르겠으니까. 하하.


(2) 따뜻한 가족애

내 시선이 '복남'에게만 속한 것이 아니어서 그런가? 복남이 내내 투덜대며 서운해하는 가족의 모습에서 나는 복남에 대한 사랑이랄까, 그런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내가 아이가 아닌 어른의 시선으로 이 드라마를 봐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한 연기한 배우들의 시선에서 복남을 향한 따뜻함, 그 애정이 깃들어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고.

이 드라마의 후반에는 반전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반전을 말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이 반전은 조금만 주의깊게 보면 어렴풋이라도 눈치챌 수도 있었다. 드라마 곳곳에 반전에 대한 복선들이 숨겨져있었으니까. 복남의 시선이 아닌 어른의 시선으로 조금만 틀어서 보면 된다고 해야할까? 미스터리 사나이가 찾는 다섯가지, 처럼.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어찌보면 꽤 뻔하고 식상한 반전이고 또한 결말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게 왜 그렇게 감동이었고 그래서 바보처럼 눈물이 흘렀나, 모르겠다. 복남은 이쁜 서울반장을 부러워했지만, 그렇게 이쁜 공주님처럼 대접받으며 살고싶었지만, 복남은 사실 그 이상의 사랑을 받으며 태어났고 살았고 살아가고 앞으로도 살아갈 그런 소중한 존재, 였다. 그러니 뭣 하나 부러울 게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생각했다. 세상 모두, 라고 확신은 못하지만 대부분은 그럴 것이라고. 가족은 그런 것이니까. 나는 가족애가 없는 사람이다, 라고 하더라도 일단 '가족'이란 울타리에 있는 한, 그렇게 된다. 나 조차도 그러하니까. 그저 표현의 차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5. 그리고-.

+) 9월의 PD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역시!

+) 재미와 감동이 잘 버무러진 드라마. 정말 재밌으니 언제 시간나면 꼭 보길 바람!!!

+) 드라마 타이틀인 '박유선'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 복남 역의 아이다. 연기 굉장히 잘한다. 섬세한 감정연기까지 완벽. 보면 안다. 왜 이 아이가 타이틀인지! 우리나라 배우들은 청소년 연기자들이 연기를 가장 잘하는 듯! 옛날이나 지금이나;

+) 연기 잘하는 청소년 연기자들만 모아놓고 미니시리즈 하나 만들어도 정말 괜찮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공부의 신><여우누이뎐>은 청소년 연기자들의 승리! 라는 생각도 살짝. 그러고보니 나 드라마 <이산>은 아역때는 그나마 봤는데 그때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성인으로 넘어가지 말고 아역으로 끝까지가면 안될까, 라고. 어린아이들로도 할 이야기 많아보이는데, 라며. 그러고보니 아역이 너무 좋아서 성인으로 결국 교체하지 못한 드라마도 있었지.. <은실이> .. 보진않았음; 근데, 그럼.. 어린이 드라마 같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