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신데렐라 언니 3회) 은조의 상처.

도희(dh) 2010. 4. 8. 07:33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3회.

탄탄대로를 걷는 듯 보였던 강숙의 안방마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과거의 남자 장씨가 대성도가를 쳐들어 온 것! 은조는 기훈의 도움을 받아 장씨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되고... 한편,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고 살던 효선은 은조가 슬슬 못마땅해지기 시작하는데 마침 짝사랑 동수마저 은조를 좋아한다고 고백하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폭발하고 만다. - 신데렐라 언니 공홈 미리보기 -









(1) 사춘기 소녀.

마음 속으로 짐을 백번도 더 싸고, 그렇게 엄마가 없는 곳, 저 먼 곳으로 끝없이 떠날 생각만 하는 은조는 ... 그래도 선뜻, 떠나지는 못하고 있었어요. 기훈의, 조언을 핑계로 그리 .. 아직은, 이라며 마음으로만 짐을 싸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엄마만 없으면 난 살 수 있을 거야, 라는 마음으로 .. 늘 떠날 생각만 하는 은조는, 오늘도 떠나질 못했어요. 대신, 저 먼 곳. 스페인... 그 곳으로 떠날 생각을 하며, 또 마음의 계획을 짜고, 하나하나, 실현가능한 것부터 단계를 밟아가려고 하더군요.

하지만, 짐을싸서 저 먼곳으로 떠날 상상을 하는 은조의 모습에서 ... 그렇게 엄마 곁을 떠나고 싶다고 하면서도, 엄마 곁을 차지한 효선을 보며 .. 울컥 치밀어 오르는 은조의 모습에서 ... 그녀는 아직 사춘기 소녀로구나, 라고 새삼 느끼고 말았답니다.

마음까지 얼어붙은 아이가 아닌, 마음마저 얼어붙게 만들고자 하는 아이인 듯 하달까...?
마음이 얼어붙으면, 상처를 받아도, 아프지 않을 것 같으니까. 아직은 아프지만, 조금만 더 참으면 괜찮을 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그냥 문득.





(2) 은조의 눈물.

술취해 주저앉아 잠이 들어버린 장씨를 바라보며, 은조는 감정을 애서 꾹꾹 눌러담으며 기훈에게 말했어요.
"저 인간 좀, 죽여줄래?"
하지만, 은조의 그 말 뒤에는 ... '저 사람을 부탁한다' 라는, 그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듯 하더군요. 은조의 가시돋힌 말들에는 장씨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어요. 자신의 독설에 상처를 입음으로서, 더이상 그 문제로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 하지만 ... 장씨는 과연 은조의 마음 속의 절규를 알아들었을지 모르겠네요. 눈물로 호소하고, 더 큰 상처로 작은 상처를 감춰주려고 하고, 진심으로 상대에게 마음을 전달해도 ... 자신의 현실에 갇혀 귀를 닫고 눈을 감고 마음을 닫아,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그대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그 날, 돈받고 강숙과 은조모녀를 놓아줬지만, 노름으로 그 돈을 다 날리고.. 다시 강숙을 찾아 온 장씨. 자신이 가르쳐 준 노래를 간드러지게 부르며 웃음짓는 강숙을 보며, 담벼락 뒤에서 강숙의 노래를 들으며 따라부르는 장씨. 그런 장씨를 발견한 것은 ... 은조였답니다.

술에 취해 .. 자신의 입장만 말하고 .. 동정을 구하며 .. 그리 말도 안되게 감정에 호소하며 스스로를 변호하는, 장씨.. 그리고 그런 장씨에게 싸늘한 말로 비수를 꽂는 은조. 그리고, 은조의 눈물. 그 눈물에는 무엇이 담겨져 있었을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은조의 눈물은 .. 은조가 마음까지 얼어붙은 아이가 아니라는,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아이라고 하는 듯 하달까? 은조의 눈물은, 화가나고 속상하고 또한 아파서 우는 것이었거든요. 그렇게 보였어요.

내 가시돋힌 말이 상대에게 어떤 상처를 줄지 잘 알면서도, 내뱉을 수 밖에 없는, 멈출 수가 없는 스스로가 밉고 ..
자신으로 인해서 상처받을 장씨에게 미안하지만, 그래도 상처를 내야만 하는 것이 아프고 ..
혹시나 술취한 장씨가 흥분해서 자신에게 해코지하지나 않을까라는 두려움 ... 그 긴장감..
그런, 이런, 상황을 만들어버린,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모른 채 하하호호 웃는 엄마가 밉고,
그렇게... 현실이 짜증나고 화가나는.. 표현할 줄 모르는.. 걱정이랄까...?

독설을 내뱉는 순간, 의 당혹스러움. 상대가 얼마나 상처입을 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독설. 그 만큼의 분노와 아픔.
은조의 모습이.. 간혹, 정줄놓을 때 제가 겪는 감정과 비슷하게 다가와서 그 순간, 은조의 감정, 그 눈물에 몰입을 하고 말았어요. 그런 순간은, 뭐랄까, 숨이 막혀, 눈물이 나오고 말거든요. 안돼,라며 애써 참아봐도 멈추지않는. 아마, 그 순간의 은조는 심장이 조여오는 듯 했을 것 같아요. 온 몸이 후들거리는 것을 참는 것이 버거워 눈물을 감출 수는 없는 듯.. 보이기도 했달까?




(3) 거부감이 들지않는 따뜻함.

기훈이가 '은조야' 라고 부르는 것보다, 그런 기훈의 '은조야'에 녹아버린 듯 굳어버린 듯.. 그리 서서 '은조야, 하고 불렀다' 라며 되뇌이고 또 되뇌이고 되뇌이고 되뇌이는... 은조의 나레이션에 마음이 살풋 설레이는 건 뭔지 모르겠어요. 은조가, 그 ... '은조야' 라는 자신의 이름에서, 그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서.. 꽁꽁 얼려버리려는 마음을 저도 모르게 녹이게 되는 순간처럼 보였달까?

은조는 아마, 따뜻한 음성으로 '은조야' 라고 누군가가 불러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던 건 아닐까... 싶었어요. 사실, 다른 쪽으로 생각했었는데.. 이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달까? 아직, 은조는 '난 사랑에 빠졌죠'라며 기훈에게 혹해버린 상황이 아닌, 자신을 모두 들켜버린, 그리고, 따뜻함에 익숙치못해 늘 거부하는 은조가.. 유일하게 거부하지 않는 따뜻함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기훈은, 어딘가로 달아나려는 은조를 언제나 붙들어주는 존재이기도 했고 말이죠. 어디로든 달아나고 싶은 은조는, 자신을 붙잡아주는 기훈을 핑계로 .. 아직은, 달아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현실과 마주하고 있었어요. 상상 속의 가출마저 잡아주는 기훈. ..., 그래서인지 은조의 상상 속의 가방 손잡이이자 현실의 납짝한 돌을 빼앗아 강가로 던지는 기훈의 모습이 나름 인상적이었어요.

무조건 적인 밝음을 따뜻함에 넣어서 다가오는 효선이나, 다정도 병이라는 강숙의 말처럼 단단한 다정함을 따뜻함으로 무장한채 조심스레 다가오는 대성과 다른, ... , ... 그녀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다가오는, 스며들듯한 따스함에 저도 모르게 내성이 생긴 것은 아닐까... 싶네요. 또, 어쩌면 .. 어딘가가 같은 부류여서, 기훈이 은조에게 끌리는 것처럼, 은조도 기훈에게 끌리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긴 들었어요.

아무튼 .. '은조야, 하고 불렀다' 는 참 좋았으며...
배고프단 말에 달그락거리며 진수성찬 차려온 장금은조는 참 이뻤다능..ㅎㅎ

기훈의 '배고프다' 라는 말은... 속이 텅 비어 허기지다는 뜻이겠죠?
그러니까... 그날 있었던 일들로 인한 지독한 허기짐... 이랄까.. (아님 말구... 깊이들어가면 안돼안돼~;;)




(4) 은조의 봄날.

내내 겨울이던 은조의 마음에 봄이 찾아오면서, 사랑이라는 새싹이 돋아나는 듯 했어요. 스스로는 그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말이죠. 그냥, 무언가로 인해서 심기가 불편한데.. 왜 심기가 불편한지 몰라 짜증나있는 상황이랄까? 그건 당근, 딴 여자와 있는 기훈에 대한 질투...+.+??? 라고 지레짐작 중!!!

이날 [신데렐라 언니] 3회의 초반, 넘어져 다쳐버린 무릎상처. 기훈의 방에서 달려나와 뜯어본 그 상처는 이미 아물어 있었어요. 저는, 그 아물어있는 상처의 의미를 .. 은조의 마음 속의 상처도 이렇게 아물어 간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다른 쪽에선 '첫사랑'과 연결지은 멋진 해석이 있어서 '오옷' 거렸답니다.

그러나, 저는 처음 생각대로 ... 자꾸만 덧나서 절대 아물지 않을 듯한 은조의 상처가 기훈의 따뜻함이 스며들어 서서히 아물어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일래요. 그냥, 내가 생각한대로 생각하고 보는 게 더 편하고 이해가 쉽달까나...;;

은조에게 봄은 찾아왔지만, 그 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버릴 것 같아서.
아니, 봄은 멈춰버린 채 .. 여름이 오질 않을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이제 겨우 아물어가는 상처가 다시 덧날까봐.




(5) 은조는 왜 효선이를 거부할까?

문득, 은조는 왜 효선이를 저렇게나 거부할까? ..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은 갖지않은 빛에 눈이 부셔서...?
사랑, 배려, 따스함... 그딴 것들이 낯설어서 ...?
...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
지나친 친절을 베푸는, 지나치게 밝은 효선에게 신뢰가 생기지 않아서....?

뭐... 이런 감정을 믹서로 갈아서 나온 결과물이 은조의 감정이 아닐까.. 라고 대충 지레짐작.
그리고, 엄마. 벗어나고 싶으나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 아무리 밉다고 말해도 ... 완전히 미울 수가 없는 단 하나 뿐인 내 것, 내 엄마. 그런 엄마가, 자신에겐 주지않던 따스함을 효선에게 준다는 것이... 그리고, 내 엄마가 ... 내 엄마만이 아니란 것에 대한 울컥함이랄까, 그런 것도 효선에 대한 미움의 일부에서 서서히 절반즈음으로 커지지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라면 눈 뒤집혔을 지도... 내 엄마야~ 건들지맛~!!!! 이러면서..;; (진심!!!)

은조는 자신을 끝까지 좋아한다는 효선의 마음을 믿어주지 않았고, 결국은 이런저런 일들이 섞이면서 ... 효선을 시험하게 되요. 자신이 가진 것을 뭐든, 자신이 좋아하는 은조에게 주겠노라는 효선의 마음을...


그리고 결과는 ...




(6) 효선의 분노폭발!!!

어쩌면, 효선이가 여기서도.. '그래도 난 언니가 좋아' 라며 꽃웃음 날리며 애교부렸다면, 은조도 두손두발 다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그 꽃다발이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카드의 내용이 그러한 것이란 것에 길게 한숨 내쉬는 은조의 마음은 ... 뭐, 이런 일이.. 라는 짜증과 효선에 대한 한줄기 걱정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효선은 더이상 자신을 속이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하고 말아요.
효선은 자신의 세계에 따뜻한 엄마와 사이좋은 언니를 추가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두명 더 추가하고 싶었지 ... 자신의 것을 빼앗아가는 사람을 만들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렇게, 자신의 것은 뭐든지 내주겠노라던 효선이지만 ... 자신의 것은 빼앗길 수없는 아이. (언행불일치?) 그런 효선은 ... 자신은 갖지못한 마음을 가졌다는 은조에 대한 분노. 그동안 쌓아둔 그 미움이 수면 위로 떠올리게 되고 말았답니다.

이제 더이상 착하지않은 효선과 그런 효선의 본성을 끌어낸 은조. 
더이상 애교로 충만하지 않을 효선이... 그리고 그런 효선이와 감정적으로 제대로 충돌할 은조. 두 여인네들의 악쓰며 벌일 전쟁이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가 되고 있어요. 뭔가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는 듯 하지만, 뭐, 이건 이것대로 재밌네요.



▣ 끝으로...

+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길동표 기훈. [신데렐라 언니]의 왕자님은 서출... 이었군요. 어찌되었든. 왕자님 캐릭터니... 타임워프한 후엔 제대로 왕자님이 되어 그녀들 앞에 짜잔 ... 등장하시려나???

+ 효선의 애교에 뒤에서 '우웩'하는 은조.............. 좀 웃겼어요.

+ 은조나 효선이나, 아직은 어리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타임워프한 후의 그녀들은 어떤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며 동화의 이면을 그려낼지도 궁금하고 말이죠.

+ 강숙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은조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정작 은조는 신경을 써주질 못하고 있어요. 강숙에게 그 것은 아마 당연한 것인 듯 해요. 강숙에게 은조는 살아가는 이유이자 자신의 실체를 아는 유일한 딸이고 또한 친구.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기에 은조가 언젠가는 자신을 이해해주리란 생각으로... 그런 것 같아요. 번듯한 가정에서 번듯한 부모 밑에서 번듯하게 자라나길 바라는, 그래서 자신처럼 모진 팔자 닮지않고 살아가길 바라는 ... 그렇기에 그녀는 은조가 아닌 효선을 더 신경쓰며... 은조가 얼른 그 집에서 자리잡길 바라는 것은 아닐런지. 이렇게까지 그녀가 깊이 생각하진 않겠지만, 그녀의 행동에는 그런 부분이 느껴져서 말이죠. 아무튼, 간단하게 보면.. 내가 잘 살아야 내 딸도 잘 산다, 라는 논리. 이런 것도 모성이죠. 힘들다고 제 새끼 떼어놓고 팔자고치지않은 강숙을 보면, 어쩐지 참으로 대단하단 생각도 들고. 그게 은조에겐 상처가 되어 지금의 마음의 문 제대로 걸어잠근 은조가 되어버린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기도 할테지만요.

아무튼, 허물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강숙, 정말 대단한 여인인 듯..ㅎㅎ

+ 오늘은, 은조로 도배를 해버렸습니다. 은조가 이뻐서 그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