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추노 5회 - 그리움을 가슴에 뭍고 펼쳐지는, 숨막히지 않는 추격전.

도희(dh) 2010. 1. 21. 18:13

드라마 추노 5회.

솔직히 '숨막히는 추격전'이라는 말은 쓰지 못하겠어요. 5회가 끝나고 6회예고를 보고난 후에 '5회는 쉬어가는 타임이었던가?' 라고 생각을 했으니 말이죠. 아무래도, 그리 조급해하며 도망치고 쫓는 듯한 느낌이 없어서 그런 것도 같아요. 대길이나 태하는 서로가 그리 만만치않은 상대란 것을 알고있었으니 말이죠. 태하는 흔적을 부러 남기며 그들의 허를 찔렸고, 대길이는 그럼에도 끈기로 그들을 쫓았던 추노 5회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꽁꽁 묶여진 사연보따리도 찔끔찔끔 보여주고 말이에요.

그런, 추노 5회 였어요..;






1. 낚시에 용 걸리는 거 봤어? (대길)

낚였어요. 대길이가 뭘 봤을까, 라는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는 대길이의 화살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답니다. 그래도 '낚였다'는 허탈함이 극이 시작되자마자 곧 사라졌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다만, 앞으로는 이런 뜬금없는 낚시질은 하지 말아주셨음 좋겠다, 라는 생각을 아주 짧게 해보고 있습니다.

추격전은 시작되었고, 그 추격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뭐라 할 말이 없을 듯 해요. 그 것은 눈으로 봐야만 하는 그 무엇인지라 ...;; 다만, 대길이랑 태하, 이 두사람은 일전의 대결로 인해서 상대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있었어요. 대길의 경우는 인정하기 싫지만 태하의 무술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으로 만만치않다고 생각할 것이고, 태하의 경우는 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한번 정한 목표는 끝가지 물고 늘어진다는 것에 대해서 쉽게 피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했거든요.

나름 머리를 써가며 상대를 유인하고 허를 찌르는 태하와 그런 태하의 미끼를 덥썩 물면서도 한발 앞서서 달려가는 대길이의 숨막히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나름 치열한 두뇌싸움이 그려지던 추격전이었어요. 더불어, 교묘한 편집으로 인해서 '설마설마' 싶게 만들어 주시기도 했고 말이죠. 단지, 이 아이들(대길과 혜원)이 벌써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으로 인해서 그 긴장감이 조금은 떨어진 것도 있어요. 암만 쫓아가봤자 안잡혀, 이런 마음이랄까....?





2. 뒷집 도령이 앞집 낭자보고 가슴뛰는 소리가,
깊은 밤을 울리네...

숨막히는 긴장감 속의 추격전,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 그런 긴장감 속에 숨쉬는 그들도 사람인지라, 그 속에서도 마음의 안식을 찾고, 그 짧은 순간이라도 모든 걸 잊고 그리움에 젖는 그들의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더군요.

어느 날 갑자기 패거리에 들어온 설화는, 시커먼 사내들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그들 속에서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사당패에서 자라온 탓인지 눈치도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이래저래 야시스러운 모습도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시키는 것마다 '나는 그런 것 못해' 라며 염장을 지르는 그녀는 자신에게 밥값이라도 하라며 타박하는 그네들에게 비장의 무기인 해금을 연주해주었어요. 그렇게 초반에는 장난스런 소리들로 지친 그들에게 웃음을 주고, 깊은 마음을 울리는 소리로 그들의 마음에 편안함을 주며 그들을 위로해주었어요. 그 소리가 지친 그네들의 표정에서 편안함을 주고, 깊은 밤과 어울어지며, ... , 꽤나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졌었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마음으로부터 설화를 자신들의 패거리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았어요. 틱틱거리고 못마땅해하지만, 나름 챙겨주고 살펴주면서 말이죠. 철없이 까불고 때때로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말하는 등등의 애교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설화란 아이의 존재가 시커먼 장정 셋이 있는 패거리의 나름의 활력소가 되는 듯도 했어요. 대길이는 이제 '꼬맹이'라며 그녀에게 나름의 애칭까지 선물해주셨답니다.



그들의 추격을 피해, 그 해금 소리가 닿지않는 근처 어딘가에서 그 하루를 지새는, 태하와 혜원.
해금소리는 닿지 않았지만, 그 해금소리가 주는 평온함은 소리없는 바람에 실려 그들에게도 닿은 듯 했어요.

이젠 차갑게 식어 그 날의 온기가 남아있을 턱이 없는 조약돌 속에서, 마치 그 날의 온기가 고스란히 남아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움에 젖어있는 혜원과 자신이 살아남은 이유, 살아가야하는 이유, 그래서 달려가야만 하는 이유를 되새기는 태하는 ... 그 깊은 밤, 그들은 그들이 도망치고 달려가야만 했던 이유, 다시는 볼 수 없는 짙은 그리움과 함께 그 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혼례식날, 정인에 대한 사랑을 차마 지울 수가 없어서 그 곳을 뛰쳐나온 혜원은, 언년이던 시절 정인이 죽는 것을 그저 지켜만보고 눈물짓다가 오라비의 손에 이끌려 그 곳을 떠나던 모습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그대로였어요. 일단, 그 곳에서 벗어났지만 그 후에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 채, 누군가 밀어주는 손에 등 떠밀려서, 누군가 내밀어주는 손을 잡으며 그냥 의지없이 달아나는 듯 했거든요.

정인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무기력하면서도, 정인을 따라 세상을 등질 용기가 없는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 일단, 다른 사연이 보여지지 않는 한 그녀도 사람이기에 죽음이 두려워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버둥거리는구나, 라고 생각할 듯 해요. 어제의 절망이 너무 깊어 내일에 대한 희망은 없지만, 오늘은 살아가고 싶은. 그런 사람의 마음. 혹은 결국은 어떻게든 살고싶은 사람의 본능, 이랄까...?

태하가 혜원에게 손을 내밀고 그 손을 놓지않으려는 것은, 그녀가 이뻐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녀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형태의 그리움을 봐서 그런 것 같다, 라고 생각 중이에요. 그리고, 그들끼리의 약속으로 인한 마지막 밤, 그녀가 가슴 속의 정인을 멀리 보내고 못잊어 아파하는 모습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모두 보내고 내내 못잊고 그리워하는 자신을 보았기에 더더욱 그녀를 놓지 못할 것 같다,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그리고 앞으로의 상황을 나름 예상하다보면, 혹시나 어쩌면, 등등등의 생각이 어렴풋이 들어서  이래저래... 걱정이에요... 드라마 중심의 세 사람이 그려갈 애증의 관계는 꽤나 복잡할 듯 하네요. 이래저래.



3. 또 다른 사연 보따리가 풀어지고.

이 사람의 이름은 '곽한섬'이라고 해요.

그냥 포졸 혹은 배신넘이라고 지칭하기엔 뭔가 부족한 듯 해서 공홈에서 부랴부랴 이름만 알아왔습니다. 일단, 한섬 역할의 이 분은 작년에 [솔약국집 아들들]의 부르투스로, [열혈장사꾼]의 주인공 친구로 열연(?!)을 해주셨던 기억이 나서 반가웠어요. 즐겨보던 드라마 속의 조연이 다른 드라마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거든요.


이 사람은 현재 제주도의 포졸로 있지만 한때는 잘나가는 훈련소 교관이었다고 해요. 지난번 태하의 회상에서도 나왔듯이 그는 태하의 수하였고, 소현세자와 함께 청에서 8년을 지내기도 한 사람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소현세자 사후, 태하가 군량미를 훔쳤다는 누명을 씌우려는 그들에게 붙잡혀서, 힘겨운 고문을 이기지못하고 결국은 거짓자백으로 이렇게 살아남은 듯 하더라구요. 자신의 상관과 동료들을 모두 배신하고서 말이죠.

이 사람은 그 날의 기억이 가슴 깊이 가시처럼 박혀서 뽑아내지도 못하고 있는 듯 했어요. 뽑아내지 못해서 상처는 점점 더 곪아가는데,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허허실실, 대책없고 생각없는 척, 그리 살아가는 듯 했거든요. 그렇게 곪아가는 상처를 아물게하기 위해서는 가시를 뽑아내야만 하고, 그는 그 가시를 뽑아내기 위해서 뭔가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이제, 소현세자의 유지를 받들기위한 태하와 그런 태하를 저지하기 위한 태웅이 그 곳으로 향할 것이고, 한섬이 그들과 만나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가시를 빼고 상처를 아물게할지도 궁금하네요. 허허실실 속에서 보여준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꽤 깊이 다가왔었어요.



좌의정의 '황철웅 길들이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어요.

이 사람은, 자신의 야망을 키우기 위해서 좌의정이 던진 미끼를 덥썩물고 그의 사위가 되면서, 그쪽노선을 타게된 듯 했어요. 그는 야망을 위해서 한 정략결혼, 그리고 아내되는 여인의 몸이 성치않다는 것에서 ... 뭐랄까, 불쾌함, 그런 것을 느끼게 되는 듯 했어요. 사기당했다는 느낌도 들었을테고 말이죠. 그럼에도 야망을 키워나가야했기에 그는 싫은 내색을 애써 감추는 척 했어요. 왜냐하면, 좌의정은 자신의 모든 것을 그에게 주겠노라 했거든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좌의정에게 자식은 그 몸이 성치않은 딸 밖에 없는 듯 했어요. 그렇기에 철웅이 좌의정이 내미는 떡밥을 덥썩덥썩 잘도 물고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이날 보여준, 철웅의 지난 과거의 회상, 그리고 좌의정의 '황철웅 길들이기'와 철웅모친의 모습보다 더 깊이 다가온 철웅 관련 에피소드는... 몸이 성치않기에 그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을 그녀의 마음이 아니었나, 싶어요. 자신을 외면하고 눈길조차 주지않는 남편이지만, 그럼에도 가슴 깊이 남편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그녀의 마음은, 몸이 성치않다고 마음마저 성치않은 것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듯 했거든요.

철웅이 그런 아내의 마음을 알게될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 몸이 불편하기에 하루 온종을 애를써도 전달하지 못해 힘겨워하는 아내, 그런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 좌의정의 모습또한 ... 안타까우면서도 뒤틀린 듯 느껴지더랍니다. 그 뒤틀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의 '절대 악'처럼 보이는 인물인지라 그가 딸을 향한 눈길이 '부성애'인지 아니면 '예상치 못할 그 무엇'일지 긴가민가 싶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너무 뒤틀렸나봐요..;

아내의 마음을 어렴풋이라도 전달 받았는지, 뚝심보다는 야망이었는지, 자신때문에 눈물짓는 노모에 대한 효심인지는 모르겠지만 .. 에고를 보니 태웅은 드디어 좌의정에게 길들여져서, 태하의 앞에 덫을 놓으러 갈 듯 했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세계에서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잘 살아가는 인물도 끌어들이게 되는 듯 하고말이죠. 그게 극을 위한 재미지만 어쩐지 씁쓸~ 하네요.



4. 허세가득한 양반네들과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는 노비들.

첫 회에서도 허세가득한 모습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해주시던 양반네들의 허세는 또 다시 시작되었어요. 이러면 이렇다더라, 저러면 저렇다더라,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이 주워들은 말들을 서로에게 전하면서 '노비들이 도망치지 않는 법' 혹은 '도망노비가 돌아오는 법'등등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그냥 들어도 말도안되는 믿거나 말거나들로 말이죠.

그러면서도 어느 기생 하나가 전해준 그 '무당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 색 변하며 '그 것은 미신아닌가'라며 버럭질하는 모습이라니 ... 그렇다면, 그 전에 자신들이 주고받았던 카더라는 미신이 아니고 뭔지 모르겠네요. 아니, 그들은 '무당'이 말했다는 그 이유만으로 무시를 한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어쩐지 그러면서도 몰래 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저 허세 덩어리들은 말이죠..;



그리고 막무가내, 납득하지 못하는 양반네의 명령에 그 이유를 묻고싶은 업복이와 그저 무조건 시키는대로 하라는 다른 노비 하나. 뭐랄까 ... 윗 사람의 명령에 절대적인 복종을 하고 말을 들어야만 하는, 그리고 그 무리 속에서 튀는 생각, 그리고 의문을 갖는 이에게 화를내고 잘못이라 꾸짖는 모습은 ... 이래저래 내가 알던 어느 현실과 겹쳐지며 입안이 까슬까슬해지는 찝찝함을 안겨주기도 했어요. 업복이를 호통치는 노비의 모습에서는, 분란없이 그냥 조용히 편안히 대충대충 하루를 떼우며 살고싶었던 지나간 어느 날의 나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고 말이죠. 씁쓸~ 하네요.



5. 기타등등~;

- 참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하는 듯 해요. 아직까지는 풀어야할 이야기 보따리가 많아서 정신줄 단단히잡고 집중해야할 것도 같고 말이죠. 그래서인지 은근 정신없어요. 뭐, 귀찮지않고 마음이 내킨다면 인물관계도 한번 정리해놔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러나 그런 짓을 할 만큼 또 빠져든 것은 아니니... 다른 누군가가 하지않을까, 라며 흘끗거려봐야 겠어요, 일단. 이래저래 해보고싶은 것들은 생기는데 귀찮아서 누가 먼저하면 추천이나 눌러줘야지, 이러는 마음이랄까...? 진정한 블로거도, 드라마의 팬도 아니에요... 저는...ㅎㅎ // 짝퉁&뒷북인생...ㅋㅋㅋ

- 이번에 나온 카메오보면서 '혹시, 그 사람?'이라며 잠시 갸웃, 그러다가 확신이 들자마자 그저 웃었어요. 제가 개콘류의 개그프로를 안좋아해서 예능등등에 출연하신 개그맨 아니면 잘 모르거든요. 다행히도 '카메오' 들이어서 그런지 얼굴을 아는 분들이라서 재미가 쏠쏠했답니다.

- 헉.... 다음 주 목요일에 추노 본방 못보게 되어버렸어요. 안될 거라는 확신으로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