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대 웃어요 19회 -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도희(dh) 2009. 11. 29. 18:19

드라마 그대 웃어요 19회.

되게 오랫만에 드라마 감상을 쓰는 듯한 기분이에요.
지난 18회 감상 이후로 처음 여기에 글을 올리는 것이니 오랫만이긴 오랫만이기도 하네요. 왠지, 오늘도 굳이 쓸 필요성을 못느끼는데, 생존보고용으로 부랴부랴 올리는 중이라고 해야할 듯 해요.

그대 웃어요 19회는,
궁지에 몰린 두 아이가 고양이를 무는 법, 그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 및 현수의 여친소가 그려진 회였어요. 그리고, 현수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정인의 모습도 말이죠. 아직, 이들의 알콩달콩은 끝나지 않았어요. 다만, 어른들의 눈에 비친 그들의 관계가 좀 경보음이 울릴 정도로 갈등이 깊어 보이긴 하지만...;









1. 위기모면 하자고 시작해서 죽자고 덤비는 듯한....?

아슬아슬 위험한 순간, 그들의 순발력으로 인해서 여차저차 그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게 되요. 그러면서, 그들이 절대로 '연인'이 될 수 없는, 아주 철천지 원수라는 이미지를 부모들에게 심어주기까지 하고 말이죠. 덤으로 현수부는 정경과 현수의 짧은 대화를 통해 '현수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오해까지 더해주면서, 현수와 정인의 관계에 대한 진실은 별탈없이 덮어지는 듯 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서로 좋아하는 마음에 몰래몰래 함께 깔깔대다가 어른들에게 들킬라치면 티격태격 웬수처럼 싸우는 모습을 보이느라,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내는 듯 하더군요.

두번 세번이 지나고나니, 서로에게 안좋은 소리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맘에없는 소리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듯 했지만... 처음 위기를 모면하려는 순간에 상대에게 했던 공격들은, 아마 내내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으나 차마 입밖으로 할 수 없었던, 그러나 한번쯤 생각해봤던 진실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인이 현수를 뼈다귀에 창호지 발라놓은 듯한 사람, 으로 봤다는 것은 '현수가 좀 마르긴 말랐지' 라는 생각에 같이 웃기도 했고, 현수가 정인의 입술이 명란젓 닮았다는 소리는... 실제로 현수가 정인과의 첫뽀뽀 후, 명란젓을 보며 그녀의 입술을 떠올린 적이 있으니 '현수 저자식...ㅋㅋㅋㅋ' 이런 마음으로 웃으며 봤었어요.

아무튼, 첫번째 위기모면 후에, 상대의 말에 대한 상처로 어찌저찌, 여차저차 위기를 넘겼지만 ... 위기모면하자고 시작해서 죽자고 덤비는 상대의 말에 나름의 상처를 받고 티격태격, 그러나 결국, 현수부의 등장 덕에 얼떨결에 화해모드 및 서로를 감싸안아주는 해피엔딩으로 그 날은 잘 마무리가 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물론, 현수모는 현수의 이상행동에 위기감과 생존본능으로 점점 더 과해지며 서정길스러워지며, 만복할아버지에게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말이에요.


덧) 살찌우는 게 힘들다는 현수의 말에, 왠지 좀 화가나서... 움찔 및 빠직!!!



2. 현수의,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내가 여자라 잘 아는데... 아마도 지금쯤 많이 후회하고 있을거야.
오빠 머릿 속에 있는 나쁜 기억들 다 덮어버릴만큼 좋은 추억, 이쁜 추억 많이 만들어야지... 밤마다 잠 못자고 고민하고 있을껄?
그러니까, 오빠 애인 만나면 첫사랑보다 더 오래오래 오빠하고 함께있을 거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전해줘.

처음 정인과 만난 날, 정인의 상처 하나를 보고, 또 보고, 그렇게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그들은 ... 그들의 공식적인 두번째 데이트날 그 포장마차에서 또 다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게 되었어요. 역시, 그날과 마찮가지로 현수가 좋아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정인에게 해주면서 말이죠. 달라진 것이 있다면, 처음 만난 날의 그녀가 '정경'이었다면 ... 이날 현수가 말한 그녀는 '정인' 이었다는 거죠.

정인에 대한 추억 하나하나, 를 꺼내어 행복하다는 듯이, 사랑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현수와 그런 현수의 말을 듣는내내 마음 한 쪽이 막힌 듯 보이던 정인. 정인은... 현수의 기억 속에 있는 자신의 안좋았던 기억들을 다 덮어버릴 만큼  더 이쁘고 좋은 기억들로 덮어주고 싶다, 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현수는 그런 정인의 말로 인해서, 정인이가 정인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얼마나 미안해하고 힘들어하고, 또 현수의 첫사랑으로 인해서 얼마나 아파하는지, 알게된 듯... 하더군요. 정인의 말을 듣는 현수의 표정이, 알아버렸다, 라는 듯 보였거든요.

현수가 말하는 정인과의 추억은 정말 엽기적인 그녀처럼 느껴졌지만, 현수의 말 속의 정인은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현수는 그런 정인이를 모두 합쳐서 서정인을 좋아하는 것 같아, 라는 생각도 하며 봤던 것 같아요. 현수의 여친소, 저는 참 흐믓하고 또 재밌게 봤답니다.



3. 현수 앞에만 서면, 정인이는 왜 작아지는가...?

'정인아, 뭐든 나한테 맞추지말고 니 의지대로 움직여.
내가 바라는 건 여기에서도 니가 당당해지는 거야. 이한새에게 휘둘리지 않고.


정인이는 현수 앞에만 서면 점점 더 작아지는 듯한 느낌에, 때때로 안타깝고 그래요.
초반의 그 당차고 발랄했던 서정인이 점점 그렇지 못하고 있는 듯 했거든요. 그 것이 사랑을 하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정인의 모습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점점 작아지는 듯한 정인이는 안타까우면서도 왠지 좀 '넌 당당해져도 괜찮을만큼 밝고 빛나는 아이야' 라고 말해주고 싶기도 해요.

한새의 사랑을 받으면서 상대를 자신에게 맞추려던 서정인은, 현수를 사랑하면서 현수에게 자신을 맞추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상대를 사랑하면서 자기 자신이 아닌, 상대를 우선시하고, 거기에 맞추려는 듯한 모습. 정인은 현수를 사랑하면서 점점, 현수의 뜻에 의존하고, 현수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며, 그렇게 거기에 비교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언제부턴가 내내 그려지고 있는 듯 했어요. 한마디로, 사랑에 올인하는 스타일처럼 보였달까?  현수는 자신에게 맞추려는 정인의 모습을 보며, 자신에게 맞추지말고 정인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또한 당당해지라고, 충고해주더군요. 현수도 정인이 어느순간, 자신에게 맞추며, 예전의 당당한 서정인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건가? 싶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괜찮을 줄 알았던 현수의 첫사랑, 정경의 존재는 정인에겐 자꾸 벽이되어 가다오는 듯 했어요. 현수의 오랜 사랑의 의미. 그리고 남자에게 첫사랑의 의미를 알아버렸기에 (현수부와 현수의 대화) ... 그리고 정경의 마음을 알았기에 자꾸만 불안해지는 듯 보였어요. 그래서 언제부턴가 알게모르게 말해던 것처럼, 정인은 자꾸만 작아지고 위축되어지고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만 아는 철부지 정인이었다면 신경쓰지도 않았을 것들을, 이제 세상을 하나 둘, 사랑을 하나 둘, 알아가는 정인은, 참 많은 것이 신경쓰여서 어쩔 줄 몰라하는 듯 하더군요. 긴 시간을 가지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이루어가면 되는 그 모든 것을, 하루라도 빨리 이루고, 또 덮어버리고자 조급해하는 정인. 정인은 그런 자신을 알고있지만, 알고있다고해서 멈출 수 없는 것도 있잖아요. 정인은 그런 것 같았어요. 지금 나는 너무 조급해하고 있어. 너무 주눅들어있어. 점점 작아지고 있어. 그럴필요 없는데, 괜히 불안해하고 있어. 그러지 말자. 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 그래서, 정인은 현수에게 말하더군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전해줘...


4. 그리고 정경...

그리고 혼란 속에 서있는 정경.

정인과 현수에 비해서 감정이 제대로 그려지지않아서, 약간 이해를 할 듯 말 듯한 아이에요. 사실, 맘먹고 지켜보면 이해를 못할 것도 없겠다, 싶지만.. 요즘 현수-정인의 이야기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멍때리며 바라보고 있기에 정경의 이야기에도 큰 신경을 안쓰는 편이에요. 정경은 과장과의 사랑에 대한 힘겨움, 그리고 과장과의 다른, 열정적인 현수의 사랑에 미적지근한 과장과 비교하게되고, 친구가 되고 힘겨운 순간에 곁에서 지지해주는 현수의 모습에서, 기대고 싶다, 라는 생각에서 그 것이 혹시 사랑이란 것으로 느껴버린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혼란, 그리고 정경의 한순간의 흔들림일 뿐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다시 제자리에서, 언제나처럼 똑부러지고 이성적인 서정경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싶기도 하지만... 그게 쉽겠어요.. 사람이..; 그저 정경이 현수와 정인의 장애물이 되지않았음하는 저의 이기적인 마음, 이라고 보면 될 듯 해요.

아직, 정경의 마음이 크게 드러나는 사건 (기껏해야 서정경 잠수사건 및 현수전화에 뒤도 안돌아보고 달려왔다가 정인의 모습에 멈칫하는 정도? 그래놓고 오지않을 현수를 내내 기다리는 정경) 이 별로 없어서, 이 아이의 사랑이 '진심' 인지, 혼란 속에서의 흔들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한새가 알짱거리면서부터 정경의 마음, 그 실체도 서서히 드러날 듯 해요.

절대 그럴 일이 없다며 정경의 마음을 확신하는 현수가, 만약 정경의 마음을 알아버리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