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대 웃어요 17회 - 나는 서정인이 좋은데?

도희(dh) 2009. 11. 22. 17:38

드라마 그대 웃어요 17회.

일요일엔 컴퓨터를 하지않을거에요, 는 작심 2주.
그대웃어요 17회의 감상을 써야할 것만 같은 느낌에 이렇게 쓰고있습니다. 사실, 추워서 짜증이 나버린 덕에 이불 속에서 그냥 온종일 잠만자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졸려...zzz) ... 귤을 많이 먹으면 목이 따가운가봐요. 목이 자꾸 따끔따끔... 에궁.

그대 웃어요 17회는, 나는 서정인이 좋아, 라고 외치는 강현수의 이야기였습니다.
초반에는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과정을 찬찬히 그려주더니, 그 후에 여자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모른 채로 그냥 잘해주던 남자가 어떤 계기로 여자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하나 둘 생각하고 알아가는 과정이라... 요즘 이렇게 그려나가는 게 대세인가? 라는 생각도 잠시 했어요. 태경이가 물음표를 그려가며 그 의미를 찾은지 얼마안되서 현수가 그렇게 나가고 있어서 말이죠. 우연히 비슷하게 진도가 나간 것이겠죠. 게다가 그쪽은 이제 끝물이고, 이쪽은 이제 시작이니... (응?)






1. '서정인이 좋은' 현수.

니가 뭔지 생각 좀 해봤어. 개구리말고 뭔지...

강현수에게 서정인의 의미.
저는 현수의 미소에서, 현수에게 정인은 현수의 '좋은 사람'이라고 했는데.. 사실, 현수는 그 마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어요. 이 사람을 바라보면 미소가 지어지고, 함께있으면 편하고, 안보이면 보고싶고, 또 자꾸만 마음이가고, 신경쓰이는 이 아이의 존재, 자신에게 이 아이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그 것이 어떤 계기로 물음표가 되어 스스로에게 그런 감정들에 대해서 '왜?' 라는, '이 아이가 나에게 뭐지?' 라는 물음표를 스스로에게 그려가는 듯 하더군요.

왜 신경쓰이는지, 왜 화가나는지, 왜 예뻐보이는지...
그 아이가 자신에게 개구리가 아닌 다른 무엇인지...

현수에게 정인은 '서정인'이라고 하더군요.
개구리가 아닌 사람, 그 어떤 수식어도 없는, 그냥, 서정인. 나는 서정인이 좋다고.
그리고 저는 그런 현수의 대답이 참 좋았어요. 그 어떤 수식어도 없이, 서정인, 이라고 하는 그 말이.
현수에게 정인은 그 무엇도 아닌 그냥 '서정인'이었으니까 말이죠.

베아뜨리체 오데뜨 히포크라테스 머메이드 인 서정경과 달리 '서정인' 그 자체.
서정경이 꿈이라면, 서정인은 현실이라는 듯한 그 것이 참 좋았어요.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만 바라보고 좋아한다는 것.. 저는 그게 참 좋더라구요.


이런 나라도 돼?
이런 나라도 ... 서정인 좋아해도 되냐고...


현수는 정인을 남산으로 불렀어요.
현수의 8년의 사랑 중 가장 설레임이 가득했던 공간. 그와 동시에 가장 아팠을 공간으로 말이죠.
정인에게 맞을 각오를 하고 데리고 온 공간, 어쩌면 그 것이 참 잔인할 수도 있지만.... 그냥 현수답구나 라는 생각도 언뜻 들더라구요. 정경과의 첫데이트 장소인 남산을 ... 정인과의 첫데이트, 오랫동안 생각하고 깨달아버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소로 삼은 이유는.. 그 것이 '강현수'라는 한 남자의 사랑법이자 새로운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랄까... 그러니까, 한 사람에게 준 마음을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는 그만의 방식, 그 과정처럼... 보였달까?

그에겐 가장 설레이고 또한 아픈 첫사랑이 끝난 장소. 그 이상, 새로운 설레임도 시작도 없던, 처음이자 마지막인 과거의 사랑은 여전히 가슴 한 구석에 간직하고, 영원히 잊지못하고, 때때로 기억하고 추억하겠지만, 그래도 그 이상의 미련은 없을 것이라는,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가 아닐까... 추억은 그저 추억일 뿐이라는.

오랜 시간 간직해온 첫사랑은 이제 이제껏 강현수란 한 사람 속에 채워진 수많은 추억의 한 페이지에만 있을 뿐 그 이상은 없다는, 자신의 지난 사랑을 모두 알고 기억하는 새로운 사랑에 대한 예의처럼 보였달까?

서정인 그 자체를 좋아하는 강현수가, 서정인에게 강현수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
그 모든 것이 서정인이 좋아하는 강현수일테니 말이죠.



2. '강현수가 좋은' 정인

언닌 좋겠다...

내가 언니였다면...?
언제나 거침없고 당당하던 정인은 현수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어른이 되었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듯 했어요. 결혼 첫날 소박맞은 여자, 라는 꼬리표는 내내 서정인의 뒤를 따라다녔고 자신의 언니도, 자신이 엄마보다 더 챙기는 현수모도, 그 꼬리표를 가지고 그녀를 대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말했죠. 너는 강현수의 곁에있을 자격이 없다고.

그래서 정인은 현수를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 수록, 하루하루, 알게 모르게 주눅이 들고 있었어요.
언니와 비교되는 것이 아프고, 자신을 못마땅해 하는 현수모의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 깊은 곳을 찔러버렸고, 그렇게 아프고 또 그냥 아팠던 것 같더라구요. 그에게 여자가 아니라서 아프고, 그의 기나긴 첫사랑이 언니여서 아픈.

언니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현수모에게 알려주려지만, 현수모는 그런 정인의 마음을 차갑게 외면하고 되려 나무라더군요. 아들을 사랑하고 감싸는 엄마의 마음이란 것을 알고있지만, 그래도 현수를 좋아하니까 그녀에게 더 잘하고싶은 정인의 마음을 생각하면, 현수모가 살짜쿵 미워지기도 하더랍니다.. 저는.

정인은 현수가 자신을 '개구리'가 아닌 무엇인지 생각한다는 말에, 나도 사람으로 해달라고 하더군요. 정경이는 이러이러했는데... 라며. 아마, 현수의 그 사랑, 8년이라는 긴 사랑 속에 담겨있는 그 것, 자신도 현수에게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인은, 현수의 곁에서, 현수와 함께 나란히 서도 당당할 수 있고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어하는 듯 했어요. 그녀는 충분히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말이죠. 에잇...ㅎㅎ



오빠 정말 잔인하다...

그리고 기나긴 외사랑의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습니다.
혼자 시작해서 혼자 좋아하고 혼자 아파하고 혼자... 혼자... 혼자.. 그렇게 혼자 좋아하던 외사랑의 끝에서 그는, 그녀에게 첫사랑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그리고 말하더군요.

이런 나라도 괜찮냐고...



3. '서로가 좋은' 현수랑 정인이랑.

서정인. 너 서정인이잖아. 서.정.인
난 서정인이 좋은데. 난 서정인이 좋다니까? 난 서정인이 좋다니까!
난 서정인이 좋은데~? 난 좋다니까!!!


사실, 하나의 산을 넘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아이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전보다 더 이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예고를 보아하니 꽤 귀엽게 연애를 시작하고 있었고 말이죠. 그러나, 산넘어 산이라고, 이제 막 현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버린 정경과 사실 집에는 말도 못하는 주제에 정인에 대한 집착에 눈이 가려진 한새의 공격, 자신의 아들이 세상 최고인 현수모의 아들사랑, 우연히 말 반토막만 들어버린 현수부의 오해, 돈에 눈이 멀어서 딸을 잘도 팔아먹을 기세인 정인부의 만행... 기타등등의 모든 것이 이들의 산이 되어버릴 듯 하거든요.

그리고, 잊고있던 집이야기.
그 집을 새로 산 주인(이 아마 그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돌아가신 정인할아버지의 유언, 등등의 비밀도 슬슬 풀릴 듯 말듯 싶더라구요. 정인의 마음을 잡고싶은 한새가 정인이 좋아하는 그 집을 자신의 손에 넣으려고 바둥바둥 거리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래도, 잘 이겨나갈 거라고 생각해요.
오해없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그 사람의 껍데기가 아닌 사람 그 자체만을 바라보고 서로를 좋아하게 된 두사람이니까, 저 산들을 잘 넘어주시리라 믿어요.



4. 기타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