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009 전설의 고향 8화, 구미호.
기대 이상의 드라마였습니다.
사실, 스틸컷이나 예고를 보면서 큰 기대가 없었던 에피소드 중 하나가 [구미호]였습니다. 식상해질대로 식상해진 이야기로 더 이상 무엇을 보여줄까~ 라는 의구심도 들었고 말이죠. 그래서인지~ 정말 기대이상의 여운을 남겨주는 이야기였습니다.
기존의 구미호는, 요물. 그리고 인간이 되고자하는 바램으로 인간과 결혼하여 정해진 기간을 살아가며~ 인간이 되기위해 인간남자의 심장을 먹기위해 살생을하고~ 결국, 인간을 사랑하여 어찌저찌하여 죽게되는 비극.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사랑~ 라랄라~ 이런 이야기. (아닌가?)
하지만, 작년에 이은 이번 구미호는... '요괴'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의 탐욕'이라는 주제로 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2008 구미호의 신선한 방식과는 전혀 다른~ 고전의 방식으로 풀어나가지만, 담겨진 의미는 똑같다고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작년, 2008 구미호는 호불호가 꽤나 갈린 작품이지만~ 전 그 속에 담긴 의미가 꽤 괜찮게 느껴졌었거든요.
고전의 향취 ~ 그대로를 표현한 2009 구미호는,
역시... 새로운 시도, 나름 참신한 아이디어의 전설의 고향도 나쁘지않아~ 라며 보는 저이지만...
그래도 [전설의 고향]은 바로 이 맛이야, 라고 새삼 깨닫게해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1. 안타까운 구미호, 소호.
[2009 구미호]는 '고전'을 그대로 따르지만 또한 재해석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기존에 알고있던 구미호의 이야기와 가장 달랐던 점은, 구미호들이 현재 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 시대의 구미호는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아닌 '끝없는 탐욕을 채워줄 존재'와도 같은 것이었죠. 어떻게 채워주느냐~ 하면, 구미호의 발톱은 잡귀를 내쫒고, 꼬리는 만병을 다스리며, 구미호를 3일간 태우면 나온다는 여우구슬은 세상 모든 부귀영화가 저절로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얻고자 눈에 불을켜고 구미호를 잡으려고 난리를 치는 것이었죠.
무튼, 인간이란~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존재들이었고~ 그로인해서 구미호의 존재는 씨가 말랐다, 라는 표현까지 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겨우겨우 살아남은 구미호들은 더 이상 숨을 곳조차 없는, 목숨이 무척이나 위험한 상황에까지 몰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소호는, 인간을 동경하여 인간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인간'이 되는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녀는, 인간을 동경하기는 커녕~ 인간이 얼마나 잔혹한지 알기에, 그런 인간을 증오하고 치를 떨지만...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와 간절한 어머니의 소망으로 어쩔 수 없이 인간의 아내가 되어, 인간이 되기위한 수련(?)을 하게 되더군요.
소호는 그렇게, 홀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데리고 사는 순박한 나무꾼 연돌의 아내로 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소호는, 연돌또한 인간인지라 처음엔 거부감을 갖지만... 연돌의 그 순박함과 자신을 아껴주는 마음에 감동해서 서서히 연돌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게 되더군요. 관아에서 얻어맞아서 거의 사지를 헤메일 지경까지 되어서 온 연돌을 살리기위해서 ~ '만병통치약'이라는 자신의 꼬리를 잘라서 먹이고, 만돌의 컴플렉스인 곰보얼굴을 다 낫게해주고~ 또한, 돈이 없어서 그리 고생하는 그가 조금이라도 편하길 바라는 마음에 그 옛날엔 그리도 귀하다던 '소금동굴'을 알려주어 그를 부자로 만들어주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인간을 사랑하기에 그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면~ 더 많이 행복해질 것이라 믿었던 소호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따뜻하고 정많던 남편과 시어머니는 '돈'이 생기면 생길수록 전에 없던 탐욕스런 모습을 갖게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잘 몰랐던 그녀는 ~ 그렇게 변해가는 가족들을 바라보며 내내 가슴아파하고 ... 지난 과거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되더군요.
아마, 남편이 전재산과 소금동굴마저 홀라당~ 날리고선 과거의 그 가난뱅이의 삶으로 돌아온 순간... 소호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호에겐 그 가난했던 시절이 가장 행복했을테고~ 그렇기에...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란 자그마한 희망같은 것에 부풀어있었을 수도 있을테니까.
소호는, 인간을 너무 몰랐습니다.
결국, 연돌의 그 끝없는 탐욕으로 인해서 천일간이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소호는... 연돌의 그 끝없는 탐욕을 바라보며, 자신을 죽여서 부자가 되라고 말하며 쓸쓸히 돌아서더군요. 그녀가 인간이 되기위한 천일 중에서 그 날이 몇일 째인지는 결국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옛날 구미호를 보자면~ 아마, 인간이 되기 하루 전~ 이렇지 않을까.. 싶더군요.
소호가, 하루만 더 있었다면 내가 인간이 되었을 것을~ 이러면서 분노하지 않은 것은...
그녀는 처음부터 인간이 되고싶었던 것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살아가며 연돌을 사랑하며 정말 인간이 되고싶었을테지만... 결국, 인간의 그 끝없는 탐욕에 치를 떨어버렸을 소호는... 인간이 되지못한 것에 대한 한스러움이 아니라~ 자신이 그런 인간을 사랑한 것에 대한 그... 부질없는 마음 그 욕심에 모든 것을 놓아버린 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믿었던 인간에 대한 실망감... 그런 것.
소호는, 인간을 해치는 구미호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소호가 마을로 숨어들었다고해서 마을에 흉흉한 일이 생기지도 않았고 말이죠. 소호는 그저, 인간들 속에 섞여서 자신을 위해 희생한 엄마와 아빠의 뜻을 따르며~ 끝까지 살아남길 바랬고~ 또한 어느 새 마음을 내어 준 남편과 함께하고 싶었을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수련 기간 중에는~ 살생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도 있었고.
물론, 수련기간 중에 간접적으로는 살짜쿵 해치긴 했으나~ 그 것은 모두... 그녀의 남편을 위한 것...정도로 바라보게 되더군요. 뭐... 손에 피를 뭍히진 않았었으니까.
결론은... 믿음에 배신당한 소호가 너무 불쌍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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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자를 때, 진짜... 안타까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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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리가 잘 안되는 부분인데~ 소호가 살생을 하지않는 구미호란 설정은, 인간의 탐욕을 더더욱 부각시키려는 장치가 아니었나 싶더군요. 그저 살아남기 위한 구미호와~ 탐욕으로 인해서 구미호를 죽이려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2. 인간의 탐욕을 말해주는, 연돌
연돌이란 캐릭터는, 꽤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러니까~ 인간이란 존재가... 가지면 가질 수록 ... 더 갖고싶어하는... 그 탐욕이 얼마나 강하고 또한 무서운가를 차근차근 보여주는 그런 캐릭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연돌은 가난하지만 순박한 나무꾼이었습니다.
때론 돈을 많이 벌어서 좀 편안하고 떵떵거리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굶어죽지않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어디냐~ 싶은 낙천적이면서도 그 속에서 나름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살아가는 사람이었죠. 그리고, 그런 착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꽃같이 이쁜 색시를 얻고 ~ 컴플렉스였던 곰보얼굴도 말끔히 씻어없애고~ 귀한 소금동굴까지 선물받아서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아가게 되더군요.
그리고 연돌은, 더이상 순박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장가만 가면 좋겠다~ 라던 순박하던 곰보시절의 연돌은... 이쁜 색시를 얻고 곰보얼굴도 치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쁜 색시의 얼굴이 여우독으로 인해서 흉측하게 변해가자~ 기생집에서 몇날 몇일을 살아가고, 도박에 미쳐서 집안 재산을 거덜내고~ 급기야는 집안의 비밀을 기생에게 말하면서... 전 재산을 잃어버리게 되니 말이죠.
그리고 연돌은 말합니다.
다시 가난뱅이로 돌아가기 싫다고. 또 다시 그 생지옥으로 들어가서 살기 싫다고.
그리고, 그는 생각하죠.
구미호의 값어치. 그리고, 지나간 시간들 동안 그저 흘려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며 내 색시가 어쩌면 구미호일지도 모른다고. 아니, 확실히 구미호라고. 그렇게 그는, 구미호 사냥꾼에게 색시를 팔아넘기려고까지 하게됩니다. 그저, 부자로 살고싶어서 말이죠.
아마, 소호가 연돌에게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아무것도 해주지않고, 그냥 가난한 나무꾼으로 그 속에서 나름의 행복을 찾아가며 살아갔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죠. 아마, 그렇다면 소호는 인간이 되고~ 연돌의 아이를 낳아서~ 평생 행복하게 살아갔을 수도 있겠다, 싶은 그런 마음.
문득, 비슷한 예인지는 모르겠으나~ [파트너]의 권희수 의원이 떠올랐습니다.
가진 것 없는 대학교수 시절에 포장마차에서 아내와 소주한잔 기울이며 소소한 행복을 나눴던 그가,
국회의원이되고 다음 대권을 노리면서 점점 폭력적이고 이중적이며 탐욕스런 인간이 되어가는 모습.
인간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3. 기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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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을 보면 항상 그러하지만, 특히 '구미호'를 보고나니... 인간이란 것이 참 부끄럽더군요.
나 또한, 어쩌면 그런 인간일 수도 있을테니 말이죠...
전~ 가진 것이 없기에 아직까지 그런 지독한 탐욕스러움을 경험한 바가 없습니다.
어쩌면 있었는데... 내가 깨닫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그런 기억이 없네요...;
그냥~ 저는,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요... 이렇게 짬짬이 블로그도 하고~ 드라마도 보고~ 금전적인 여유있음 공연도 보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단 말이죠^^; // 요즘은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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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모씨 진짜 오랫만~ ㅎㅎ
옛날에 [나] 때부터 무척 좋아라하던 배우입니다.
청소년 드라마 [나]를 아시나요~?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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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빈씨~ 역쉬~ ㅎㅎ
[왕과 나]때 설영이로 나올 때, 나름 괜찮게 봤던 터라~ '의외'라는 생각보다는 '역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쁘기도 이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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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동생 죽을 때, 완전 울컥했습니다.
연돌이 보면서... 쏘란다고 정말로 색시 쏘면 너는 진짜 인간도 아니다~ 라며 봤는데... 진짜 색시 쏘고...그 화살에 동생이 맞고...ㅠ.ㅠ // 인간의 욕심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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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장진영'씨가 어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글쎄요... 제가 좀 무딘 사람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막 슬프고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나름 좋아라하던 배우와의 이별이 조금은 안타까고 그럴 뿐.
이젠... 그 곳에서 행복하시길 ... 이런 마음.
*
그러고보니... 2008 - 2009년에는 참 많은 분들이 이 세상과 작별을 하네요.
알려진 유명한 사람들도 있고... 주변 사람들과 관련된 분들도 있고...
어제 꿈엔... 또 그런 류의 놀랍고 무서운 꿈을 꿔서, 잠시 멍해진 기억도 잠시...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이 나이에~ '엄마~ㅠ.ㅠ' 이러면서 엄마 방에가서 그 옆에서 누워서 '엉엉' 거렸는데... 엄마 말씀... '귀찮다, 가라...ㅡ.ㅡ+++'
정말 놀라고 무서워서 갔는데, 엄청 서러웠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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