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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설의 고향 6화 금서) 그러게 읽지말라는 건 읽지말라구...;

도희(dh) 2009. 8. 26. 18:53

드라마 2009 전설의 고향 6화, 금서.

공포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러길래, 하지 말라면 그냥 하지말구 가만히 좀 있어'라는 생각!!!
물론, 주인공들의 그 호기심 덕분에 이야기가 그려져가는 것은 잘 알고있지만... 그냥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말라는 것 괜히 했다가, 사건에 연루되서 겪지않아도 될 일을 괜시리 겪는 것이잖아요...ㅡ.ㅡ?

방영 전, 시사회까지 하고... [2009 전설의 고향]에서 가장 무서운 귀신이란 홍보 덕에 은근 궁금했던 에피소드입니다. 방영 전에 따로 시사회까지 할 정도라면... 그만큼 자신이 있는 에피소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나쁘지않게 봤어요. 뭔가 크게  여운이 남는 그런 건 없었는데... 나름 무섭게 봤달까? 드라마 끝나고 불꺼진 거실 나가는데, 냉장고 위에서 누군가가 '지켜보고있다'이럴 것 같은 으스스함이 은근 느껴졌습니다...;

2009 전설의 고향 6화, 금서.
읽지말라는 귀신붙은 책을 욱하는 성격에 집에 들였다가 괜히 무서워서 읽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금지옥엽 아들내미가 읽고 귀신 들려버린 것을 알게 된 현덕은, 그 누구도 자신을 도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책의 저주를 풀기위해서 왔다갔다하며, 숨겨진 귀신의 슬픈사연과 비밀을 알게되는데...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교훈은, 뭐든...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라, 가 아닌가...ㅡ.ㅡ;
현덕은 욱해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함정에 빠져서 그 책을 접했고, 또 집안에 들여서 그 난리를 치룬 것이니 말이죠. 그냥 하는 말입니다. 다른 교훈이 있었겠죠...;










1. 금서의 저주 ~ 해명.


금서. 나라에서 읽지 못하게 금한 책.
그리고, 드라마 속의 이 '금서'는 엄청난 저주의 책이기도 했습니다.

노비는 양반을 죽이고, 아내는 남편을 죽이고, 자식은 부모를 죽이게 만들고 종국엔 스스로 혀를 깨물어 자결하게 만든다는 무서운 저주가 씌워진 책. 그런 무서운 저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금서를 돌려읽게 되더군요. 그 것은.. 주체할 수 없는 사람의 호기심 정도로 봐야하나, 싶었습니다. 그렇잖아요... 하지말라고 하면 더 하고싶은 청개구리 심보 같은. 나도 하지말라면 호기심이 더 자극되긴 하지만, 이런 드라마를 보면... 하지 말라는 거 하면 사건이 시작되는 것이니까... 하지말라고 하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테니까 그냥 하지말았음 싶기도 합니다.

금서의 그 무서운 저주는 왜 일어난 것일까...?
금서를 짓고, 또한 그 책에 씌인 귀신으로서 저주를 내린 것은 '해명'이었습니다. (해명태자님 생각난당..;)
자신의 정인인 정희에게 아비와 오라비를 잃고 아기를 잃고 자신도 참혹하게 죽은 것에 대한 원한, 정도로 봐야겠다 싶더군요. 사실, 이렇게 간단하게 이야기했지만... 해명이 정희에게 참혹하게 죽는 장면은... 끔찍하긴 했어요..;

해명의 원한은, 현덕이 해명의 책을 필사해주는 것으로 풀리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 것이 원한을 푸는 방법이었다면... 해명은, 자신의 책이 널리 읽혀지길 원했던 것 같더군요. 그렇다면, 해명은 왜 자신의 책을 읽은 이들에게 그런 무자비한 저주를 씌워서 죽이게 된 것일까...? 자신의 책이 널리 읽혀지길 원하면서 왜 읽어주는 이들을 죽이는 거지?

그 답을 찾고자, 암만 검색해도 청률이 5%도 안되는 드라마인 덕에 괜찮은 리뷰를 찾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선 선덕여왕을 봐주시는 덕에 [2009 전설의 고향]을 봤다는 사람들도 없고. 그래서, 나 홀로 혼자 되지도않는 머리 끙끙 굴리면서 스파이더 카드놀이(...;) 하면서 대충 생각해봤습니다.

노비는 양반을 죽이고, 아내는 남편을 죽이고, 자식은 부모를 죽인다.
이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대로서는 엄청난 패륜... 뭐 이런 것 아니겠어요?
노비가 양반을 죽인다는 것. 아내가 남편을 죽인다는 것, 자식이 부모를 죽인다는 것을 동일시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이런 어마어마한 패륜이 연달아서 일어나면 의금부 동지사인 정희의 귀에 들어가고, 그가 이 사건을 맡게될 가능성도 크고, 그로인해서 정희가 '금서'와 '해명'을 떠올리게 하고자하는 것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혹은, 그렇기에 미친듯이 그 금서를 찾고 금서를 손에 넣게 될 것이 분명하기에... 최종적으로 그렇게 정희에게 복수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으려는 것일 수도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정희를 죽였음에도 현덕과 이권을 죽이려는 해명의 모습에서는, 정희의 몸에 들어가서 현덕과 이권을 죽이려는 모습에서는...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아비가 자식을 죽이는 마지막 잔혹극마저 선사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것이, 해명의 피맺힌 원한으로 인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제 눈엔, 너무 피맛을 많이 봐서... 살인귀가 되어버린 해명 정도로 밖에 보이지가 않더군요. 그 순간 만큼은 말이죠...;

해명은, 정희를 마지막 목표로 그 마지막 목표를 위한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다, 정도로 밖에 정리가 안되네요. 아... 생각이 단순해서 더 이상 깊이 파고들 수 없는 저라서 죄송. 더 좋은 의견이 있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
귀신이 순간순간 얼굴을 보이는 장면을 보며, 현덕이가 귀신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길 바랬는데...
아... 해명귀신은 말못하는 벙어리 귀신...ㅠ.ㅠ;

해명귀신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너무 참혹하게 죽었거든요. 혀를 잘렸어요...ㅠ.ㅠ;
그 장면 너무 끔찍했음. 나는...끔찍한 것은 너무 싫단말이죠...;;;
하지만, 정희를 압박하는 순간엔... 아들 이권의 입을 빌려서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이의 몸 속에 들어가서, 다른 이의 입을 빌려서는 말할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더군요.


*
뭔가 한방이 있을 줄 알았던 해명의 오라버니는, 그리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주시고...;







2. 천하의 나쁜 넘~ 정희.


지금까지 [2009 전설의 고향] 중에서 가장 잔혹하고 나쁜 남정네가 되었습니다.
1회 혈귀의 남편도 정말 상종못할 비러머글 넘~ 으로 바라봤는데, 이 남편도 만만찮은 느아쁜 넘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더 독하고 더 나빠요...;

강압적이고 엄격하고 자존심 강한... 자기애가 강하다고 해야하나? 그런 사람인 듯 하더군요.
그래서, 정혼녀였던 해명의 집안이 역모죄에 휩쓸린 것을 알고는 자신의 손으로 해명의 아비를 죽이고, 해명의 오빠를 죽였으니 말이죠. 하마터면 자신도 연루될 뻔 했다는 말을 남기면서 말이죠.

그리곤, 자신을 모욕하는 소설을 쓴 해명을 잡아다가 '임금을 모욕한 죄'라는 핑계로 참수보다 심한 형벌로 죽여버리더군요. 해명을 임신시켜놓고~  해명이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듣고나서도 노비의 아이는 필요없다는 식으로, 아이를 가진 것을 알아서 차마 자결도 못했던 해명을 잔혹하게 죽이고 마는 천하의 나쁜 넘이었습니다.

아들 이권이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내놓을 수 있노라, 그리 마음에도 없는 말을 잘도 내뱉더니~ 아들을 살릴 방법은 당신이 금서를 읽는 방법이라면서 아내 현덕이 책을 내밀자 끝까지 거부하고 아내를 밀치는 나쁜..;

전, 이 남편..너무 미워서 자꾸 나쁜넘~ 이 소리만 하고있어요. 다른 말 다 필요없이... 나쁜 넘..ㅡ.ㅡ;


정희는 해명을 사랑한 걸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그 것도 바라보는 시청자의 판단에 맡기는 듯 하더군요. 저는,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해명의 집안은 꽤나 대단한 집안이었고~ 정희는 그런 가문의 권세를 등에 업고자 해명을 유혹하고 해명과 결혼하기로 한 것은 아닐까~ 싶었거든요. 정말, 해명을 사랑했었다면...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었을테니 말이죠. 해명을 그리 잔혹하게 죽인 것도, 자신의 발목을 잡히지않기 위함으로 보였습니다. 아마, 현덕도 꽤나 대단한 집안의 여식일 듯 하네요.

혹시, 사랑해서 그리도 더 잔혹했다, 라고 한다면 뭐... 그럴 수도 있나요? 라고 물어볼 뿐.







3. 우물 안의 개구리 ~ 현덕.


되게 발랄하고 호기심많고 명랑한 대가집 아씨마님, 현덕.
하지만, 자신의 그 발랄한 성격과 달리 깊은 반가의 안채에서 그저 조용히 살아가야하는 운명을 지닌 여인이었습니다. 잘나신 서방님과 사랑스러운 아들내미를 바라보며 말이죠.

그러나~ 이 현덕마님은 그런 자신의 운명에 순종하는 척 하면서도, 또한 마냥 순종하고 사는 그런 여인네는 아니더군요. 하녀의 옷을 바꿔입고 저잣거리에 나가 신분을 숨기고 필사를 하며 그리 나름의 삶을 즐기며 사는 여인네였습니다. 그런 호기심과 적극적인 성격 등등 덕에 '금서'를 손에넣고, 그 '금서'를 집안에 들이기까지 하지만 말이죠.

호기심은 많은데 또 겁은 있는지, 이 마님은 금서를 펼쳐보지는 않더군요.
욱하는 마음. 그 이상한 책방의 주인이 자극해버린 덕에 욱하는 마음에 가져 온 금서이긴 하지만... 귀신들린 책이란 소문등등으로 인해서 감히 펼쳐 볼 용기가 없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벽장 깊이 감춰두었는데, 결국은 아들이 그 책을 읽게되더군요. 아마, 아들이 그 책을 직접 가져가서 읽었다기 보다는... 금서 스스로가 아들을 찾아가서 읽게 만든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무리 두어도 현덕은 그 책을 읽지않을테니, 아들 이권이가 읽게하여 저주를 행하려는 듯 하달까...?

밝고 명랑하지만, 권위적인 남편의 앞에서는 여느 마나님들과 같이 순종적인 면을 보이는 현덕은...
아들을 살리고자하는 마음이 커지자, 내내 순종적으로 그런 남편을 떠받들던 것을 모두 내려놓고 남편에게 따지고 대들고 그렇더군요. 역시, 엄마의 마음이 아내로서의 마음보다 더 크고 깊은가봅니다. 게다가, 현덕에게 아들은 남편보다 가까운, 어찌보면 정다운 친구같은 모자였으니 더더욱 그랬던 것도 같고.

해명귀신이 어째서 현덕과 이권이를 살리고, 그리 떠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을 살리고자하는 어미의 마음, 그 눈빛에서 자신또한 뱃 속의 아기를 살리고싶어했던 그 어미로서의 마음을 느낀 것은 아닐런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음... 필사를 하면서, 현덕의 눈물로 인해서 글자들이 그리 사라지는 것들이 모두 한이 풀린다는 의미로 봐야하나~ 싶기도 했고. 끝이 좀 애매모호 하긴했으나... 현덕의 모성애와 같은 여인으로서 한맺힌 그 마음을 헤아려준 것으로 해명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린 것은 아닌가~ 그리 생각했습니다.

현덕의 대사나, 엔딩씬 등등에서 뭔가 숨은 의미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도 같으나...
짧은 생각과 단순한 머리로는... 뭔가 숨은 의미따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남편이 그리 무참히 죽고, 현덕네 집은 여전히 그리 떵떵 거리며 사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들 이권이는 어엿한 선비가 되어 여전히 어머니 현덕과 친한 벗처럼 그리 지내고 있었고,
현덕은 소설가가 되어 그리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살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현덕이 쓴 소설은 뭘까...?
아마, 해명과 정희의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해명의 소설은 더 이상 피를 부르는 금서가 아니었고, 금서의 숨겨진 비밀이 현덕에 의해 펼쳐져서 널리 알려지며... 해명이 더 이상은 억울하지 않게 된 것은 아닐런지.


어쩌면 이제, 새로운 금서가 나올 지도 모르겠구나.

이 마지막 대사가,

소설 속에선 임금님도 되보고,
살인귀도 되보고, 하늘도 날고, 땅도 들어볼 수 있다.



라는 이야기와 연결되어 들렸습니다.
아마, 현덕은 그리도 다양한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써나갈 것이란 이야기처럼 말이죠.
아니...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까지 이야기들이 모두... 현덕의 소설이란 말인가~? 라고 또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시청자의 상상에 맡겨진 결말, 으로 마무리 해야겠어요.

저는, 현덕의 상상이 아닌... 그녀가 어느 날 겪은 하나의 사건 정도로만 보고 있습니다.
자신의 겪은 일을 소설로 풀어내었다, 정도로.









*
[2009 전설의 고향] 8부작인 줄 알았더니, 10부작이었군요.
8화에 방영 될 구미호는 왠지 모르게 기대가 되질않아요. 분장이 무슨.. 백발마녀 털난버젼 같달까...ㅡ.ㅡ?

옛날에 ... 백발마녀전, 재밌게 봤었는뎅..; (쌩뚱)


*
[2009 전설의 고향] 끝나면 ... [제중원] 전까지는 당분간 월화극은 보지말까~ 싶었는데...
막장드라마나 시원스레 볼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사의 유혹]

[선덕여왕]은 비담은 너무 좋은데, 미실이 무너지고 있어서... 보고싶지않아욧...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