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시끌벅적했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사실, 저는 '독한 드라마'를 꽤나 싫어하는 편이어서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외면해왔던 드라마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지인의 집에 놀러갔다가 보게되고, 인터넷에서도 '고품격 막장드라마'라며 이런저런 패러디들이 떠도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보기 시작했죠. 허허. 참. 할 말을 잃게만드는 그 황당함이란...;
당시,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매 회마다 두근거리는 전개는 이 드라마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이기도 했으니 말이죠. 그러다가, 은재가 교빈과 다시 결혼을 하면서부터 안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갑자기, 식상함과 진부함이 밀려오면서 '보기싫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박혀버려서 말이죠. 그리고, 보지않아도 매 회마다 하이라이트 부분은 다 접할 수 있었으니 그닥 궁금한 것도 없었고.
'막장'과 '표절논란'이란 오명 속에서도 3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마구마구 전개해나가시던 '아내의 유혹'이 그래도 '흡입력'이 있다는 것은 드라마를 귀찮고 지루하다고 잘 안챙겨보시는 '엄마'께서 새벽마다 재방송을 챙겨보시는 것을 알아버린 후였습니다.
시청률 30%대와 '귀가전쟁'을 부른다는 기사들보다 더 몸으로 와닿더군요.
처음엔 입소문때문에 일마치시고 새벽에 하는 한주늦은 재방송을 보시던 엄마마마께서 하루는, '이거 근데, 코미디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고, 도대체 뭐냐?'라고 웃음과 황당함을 섞으며 제게 물으시더군요.
그리고 저는 대답했습니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받아들이는 게 편하다' 라고.
그 후로도, 새벽에 들어오신 엄마마마께서는 '아내의 유혹'을 틀어놓고, 그냥 보시더군요. 그냥.
'엄마 잘 보네?' 라고 물으면 '아무생각없이 그냥 보면 재밌다'라는 말과 함께.
그 덕에 저도 중간중간 보게 되었습니다. 보다가 그냥 제 방으로 돌아오는 때가 더 많긴했지만.
그런 아내의 유혹이 어제, 5월 1일에 막을 내렸습니다.
저희엄마의 시선에선 1주일이 남았지만, 어찌되었든 저희 엄마마마의 재미 하나가 사라지겠군요.
두 아내를 보시려나?
어찌되었든, 저또한 가끔씩이라도 보던 드라마였으니,,,
마지막회니까 그냥 볼까? 하며, 7시에 TV를 켜고 아주 오랫만에 아내의 유혹을 본방사수 했습니다.
애리와 교빈의 죽음은 종영 한참 전부터 터진 거대스포로 인해서 알고싶지않아도 알아버린 것이고.
죽은 후의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단말이지? 라며 봤습니다. 어떤 결말을 보여줄까하며.
초반의 독한 복수극에서 후반의 절절한 신파로 방향을 전환한 이 드라마 '아내의 유혹',
사실 '애리의 암투병'도 소희 재등장처럼, 매우 오래 전에 알고있던 설정이어서 놀랍지도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암'과 '죽음'이라는 설정으로 억지화해와 급반성모드는, 언제나 식상하고 이해불가인 코드이기도 합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애리가 병에 안걸리고 안죽는다면, 평생 용서도 안하고 이해도 못하고 그렇게 버려뒀을 꺼란 말이기도 하잖아요? 애리또한 병이 아니었다면, 평생 속죄따위 안했으지도 모르고.
뭐가 어찌되었든, 그런 모든 어이없는 요소들을 가지고서 시작된 최종회.
요즘 감정적인 부분에서 많이 약해져서인지, 저를 엄청 건들어 버리더군요.
아무리 못된 년놈들(!)이라도, 죽음 앞에선 안쓰러워 지곤 하니까요.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하는 부모의 심정, 게다가 부모 다 잃고 혼자남은 니노의 상처도 참 안쓰러웠고.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은재네가 아무리 잘한들, 그 아이에게 부모를 대신할 사람을 없을테니 말이죠. 그래서, 교빈이 애리를 구하려다 그리 동반자살을 한 것이 '마지막 남은 사랑과 속죄'를 말하는 거라고 하더라도, 참 이기적이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미안함과 사랑과 속죄를 니노를 통해서 해나갔다면 더 좋았을텐데, 작가는 어떻게하면 더 독하게, 더 막나가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득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그렇게, 은재네와 교빈네는 다시 화해를 하게되고, 교빈엄마는 애리를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고, 소희는 건우를 완전히 놓아주며 미국으로 떠나고, 교빈과 애리는 죽어 저 세상에서 편안하게 살아가고, 은재와 건우는 다시금 사랑을 확인하며, 서로서로 행복하게 잘먹고 잘산다라는 엔딩으로 막을 내린 '아내의 유혹'
은재의 복수의 끝이 '애리와 교빈'의 죽음이었고, 그 죽음으로 진정으로 용서를 말하는 ... ?
바닷가에서 '애리야~ 나 사실은 ~ 예전에 너 용서했어~ 어쩌구저쩌구, 너에게서 날 봤어~ 어쩌구저쩌구'하는 은재의 모습을 바라보며 '죽음의 끝자락에서 용서를 외치냐?'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엔딩컷은... 뭐랄까... 참 침울하면서도, 마지막에 웃음이 팍 터져버리고, 약간 어이가 없어지더군요.
그렇게... 이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웃음과 함께 '아내의 유혹'을 보는 시청자의 자세 정확하게 깨닫게 해주며 막을 내리셨습니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보여주는대로 보아라!!'
아주 가끔 부분부분 보던 저와 달리 주 애청자들의 마음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시원할지, 섭섭할지, 짜증날지, 우스울지, 여운이 남을지, 기억에서 벌써 사라졌을지...
그렇게 말도많고 탈도많은 드라마 하나가 막을 내렸습니다.
두 아내 ::SBS 매주 월~금 19시 20분 방송.
그리고, 아내의 유혹 후속작은 '두 아내'입니다.
오랫만의 김지영씨와 손태영씨, 강지섭씨와 천추태후 초반에 나왔던 김호진씨가 출연하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앤디'씨는 조연으로 출연하신다나?
언제나, 여기서 활동하나하면 저기서 활동을 하시는 앤디씨의 행보는 늘 재미있습니다.
'두 아내'의 내용인 즉슨,
'운명적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바람난 남편(김호진)이 본처(김지영)에게 이혼요구를 한 후, 미혼모인 후처(손태영)와 결혼을 하는데, 재혼 3개월만에 남편은 교통사고가 나서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그 운명적 사랑이라는 후처는 머릿 속에서 깨끗하게 지워버린 채, 전처를 찾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그때, 전처에게는 이미 또다른 사랑(강지섭)이 시작되었고, 후처의 애가 백혈병에 걸리고, 후처 애의 친부가 나타나고, 전처의 또다른 사랑의 전 애인이 나타나는... 정말 얽히고 섥힌 3각과 4각을 넘어선 6각관계의 가능성을보여주는 이야기랄까???
인물설명만 읽고 대충 정리한 것이니, 드라마의 본방송의 내용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써놓고보니 더 강하게 궁금한 건, '두 아내'와 전작인 '아내의 유혹'의 차이점은 뭐랍니까...???
왠지 전작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작가의역량과 배우들의 연기 따라 이런 스토리도 명품이 될지도 모르니, 미리 지레짐작은 하지않아야겠죠...?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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