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바보 1회 - 그저 바라 보다가!!!

도희(dh) 2009. 4. 30. 19:56

드라마 그바보 (그저 바라 보다가) 1회.
원래, 얼마 전까지는 '식스먼스'로 홍보하다가 반응이 좀 그닥스럽고, 로코물인데 반해, 뭔가 스릴러물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방영 몇주 전에 식스먼스에서 '그바보(그저바라보다가)'로 제목을 변경한 드라마입니다.

원제였던 '식스먼스'가 드라마의 내용처럼 6개월의 계약결혼이야기를 그린다는 뜻을 그대로 넣었던 제목이라면, '그바보'는 '그저 바라보기만하던 여배우와이 6개월간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하고, 또는... '그저 바라보다가 어느새 서로를 좋아하게 되었다' 란 의미처럼 들리기도하는~ 꽤나 달콤한 제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저 바라 보다가' 사랑이 위태로워진 강모와 지수를 빗대어 볼 수도 있을 듯 하네요. 여러모로 쓸모있는 제목이로군요. (^^)
사실, '그바보'라고 들었을 때는... '이거 뭐야~?'라며 시큰둥했었는데 말이죠.

올초에 무척 열심히봤던 '스타의 연인'처럼 '인기여배우와 평범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그리지만, 극 내내 정적으로 흐르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매우 섬세하게 그렸던 '스타의 연인'과 달리 '그바보'는 꽤 유쾌한 방향으로 흘렀고, 그 유쾌하고 통통거림에 꽤 즐겁게, 그저 바라 보았습니다.

드라마 그바보 1회는, 지수와 동백의 만남, 지수의 여배우로서의 위치와 동백의 회사 안에서의 존재감, 강모와 지수의 관계 등등. 여타 드라마처럼 각각의 캐릭터의 설명과 사건의 시작과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짐작하게 해주었습니다. 흘려가는 듯한 몇 장면과 대사만으로 그 캐릭터들의 상황이 어느정도 잘 설명이 되는 듯 보이더군요. 그리고 뭐랄까... 1회는 일단 드라마를 이끌어갈 '구동백'의 캐릭터구축에 온 힘을 쏟아붓고, '계약결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을 그리는데 집중하는 듯 보였습니다.









1. 사람들이, 왜 사람을 못믿는지 정말 모르겠네요. (구동백)

매니저님도 절 못믿으시는 군요.
사람들이, 왜 사람을 못믿는지 정말 모르겠네요.
약속 지킵니다. 제가 꼭 지키겠습니다.
그러니까, 매니저님만이라도 절 좀 꼭 믿어주세요. (구동백)


세상에, 이렇게나 귀여울 수가!!!
너무나 평범하다못해 존재감까지 없는,
밋밋한 포인트를 주기위해 안경을 써도 아무도 못알아 볼 정도로,
엘리베이터에 갇혀도 '한지수' 옷에 묻혀 구해지지 못할 위기까지 올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우체국 영업팀의 구동백은 무척이나 사람좋고 순수하고 순박한 사람입니다.

톱스타 한지수를 보자마자 심장이 벌렁거리고,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한지수의 팬이고.
사람들에게 늘상 무시당해도, 어쩔 수 없잖아, 괜찮아, 라며 사람좋게 웃어넘기고.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도 사실이니까, 라며 또 사람좋게 웃어버리는.
누군가를 향한 도움에 댓가를 바라지않고,
그저 한지수 싸인 9장에 행복해서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한 번한 약속은 어떻게든 지키겠다며, 그 신념을 잃지않으려고 하는,
구동백은 겉으로는 너무나 평범하고 밋밋하지만, 그 속은 너무나 따스한 사람이었습니다.

말도안돼. 저런 사람이 어딨어?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순박한 동백.
'그저 동백 보다가' 한 시간이 훌쩍, 흘러갔을 정도로, 동백의 매력이 극 내내 철철 넘쳐났습니다.

훗날, 지수가 동백을 좋아하게 되더라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될 정도로.





2. 사랑을 지키기위한 모든 노력은, 희생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것. (한지수)

감사합니다.
작년에 제가 이 상을 받아서 올해는 힘들지않겠냐, 주변사람들이 그런 말 많이 하셨는데요.
그때마다 괜찮은 척 웃긴했지만, 솔직히 미워서 때려주고 싶었어요.
사랑을 지키기위한 모든 노력은, 희생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것.
이 작품을 통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기쁘구요,
작품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지수)


한지수는 톱스타이지만, 톱스타란 캐릭터가 가진 오만함과 거만함은 없었습니다.
아니, 곳곳에 은근히 드러나긴 했지만, 그 것은 정말 티가 안날 정도랄까?

오승아와 윤영과 이마리와 달리, 한지수는 '스타'보다는 '여자'라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연예생활보다, 사랑하는 한 남자를 위해서 스스로를 감추고 살아갈 수 있는, 여자.
그만큼, 한 남자를 너무나 사랑하는 여자.

그래서인지, 사랑을 지키기위한 노력은, 희생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것.
그 것은 그녀 자신에게 다시금 되뇌이는 말처럼 느껴지더군요.

화가난 사람도 '한지수'를 보면 기분이 팍 풀리고,
한지수 싸인에 영광스러워하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두번연속으로 받고, 화보를 찍고,
지하철이고 어디고 그녀의 광고가 붙어있고,
그녀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뒤따를 정도의 톱스타. 
하지만, 실수로 자신의 옷을 망가뜨려도 그 상대의 난처함을 되려 도와주는,
자신을 도와준 구동백을 위해서 '친히' 우체국까지 찾아와서 그를 치켜세워주는 친절함과 다정함이 내내 함께하는 그녀였습니다.  물론, 그 속엔 구동백이 그 비밀을 끝까지 지키길 바라는 '계산'도 있었겠지만 말이죠.

지수는, 강모를 위해서는 어떤 힘든일도 감수할 정도로 사랑에 빠진 여인이었지만,
그런 강모와의 사랑을 잇기위해 자꾸만 연결되는 동백의 순수함에 점점 빠져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녀가 아무리 다정하고 친절하다고 해도,
연예계 톱이 될 정도의 시간만큼 잃어버린 순수함을 동백에게서 보게될테니 말이죠.

마리가 자신에게 관심없는 척, 자신을 막대하는 철수에게 내심 호기심을 가진 것처럼,
지수는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순박한 동백에게 은근히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3. 미안하다 (김강모)

솔직하게 말해줘요.
그렇게 미안한 얼굴로 말없이 있지만 말고, 솔직하게 말해줘요.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냥 편하게 말하면 돼.
지수야, 이 고비를 넘기면 약속한대로 너한테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 날 믿고 그렇게 해줄래?
응. 그럴게. (한지수)


지수를 연예계에 데뷔시키고, 내내 그녀의 곁에서 그녀의 숨겨진 애인으로 있는 신문사 사장, 강모.
서울시장 출마를 앞둔 아버지를 위해 강모는 '약혼'을 감행하고, 지수는 눈물로 그를 보내줍니다.
늘 뒤에서 함께하며. 그를위해 언제든지 자기자신을 희생할 준비를 하고, 그 것이 사랑이고 행복이라 여기며.

영화제 시상식 후, 둘만의 데이트에서 기자에게 쫓겨 교통사고나게되며 두 사람의 관계는 세상에 드러날 위기에 처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끌어들인 구동백이 두 사람의 사랑에 변수가 될 듯 하더군요.
그리고 '위장스캔들'의 대상으로 동백이 지목되며, 두 사람은 '마지막 고비'라고 여겼던 그 사건이 '위장결혼'까지 이어지며, 두 사람의 사랑의 '최대의 위기'가 다가올 것 같습니다. (그래야 드라마가 되니까~:)

동백의 계속되는 귀여운 코미디 사이에서, 둘이서 안타까운 정극을 내내 찍어주시더군요.
나름 애틋했지만, 그닥 설레이지도 않고, 뭐 ~ 그냥저냥.

그리고 강모.
정말 지수를 사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우유부단하게 아버지의 뜻을 거절하는 척 다 들어버리는 저 모습은, 6개월이란 시간이 흘러도 결코, 지수를 위해 모든 걸 버리지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모또한 야심이 꽤나 클 것이라고 여겨지기에.


그런데, 그 계약결혼의 계기가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감에 슬쩍 당황했고, 역시 나는 너무 식상한 사람이구나~ 등등의 아주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던 커플이기도 합니다.





4. 전 저랑 한지수씨와 둘만알고있는 비밀때문에 평생 한지수씨를 기억할 것 같아요. (구동백)

한지수씨는 나중에 저같은 사람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저랑 한지수씨와 둘만알고있는 비밀때문에 평생 한지수씨를 기억할 것 같아요.
사실, 제 생일이었거든요. 정말, 정말 좋은 선물 받은 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구동백)


왜 '스타'와 '일반인'의 사랑에는 항상 '계약'이 걸려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두 사람이 '계약'으로 인해 함께하며 서로에게 마음을 준다는 것이 '판타지'와 '현실'을 묘하게 타협시켜준다는 생각도 들긴 듭니다. 물론,'스타-일반인'외에도 '재벌-평범녀'의 사랑도 '계약'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종종 있긴 있죠.

어찌되었든, 지수와 동백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6개월'
그 6개월이 어떻게 시작될 것인가를 그려낸 '그바보 1회'는,
지수의 싸인 9장에 좋아 어쩔 줄 몰라하는 동백과 그런 동백을 보며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지수, 동백의 난처함에 직접 그를 도와주려고 하는 지수와 그런 지수에게 또 한번 감사해하는 동백의 모습으로 '인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렇게 평소 지수의 팬이던 동백이 우연히 지수와 강모의 사고현장에 있게되며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되고, 너무나 정직하고 순박한, 그래서 믿음이 가는 동백의 모습에 '거짓 스캔들'이 시작되고, 그 '스캔들'을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위해서 '거짓결혼'으로 가게되는 듯 하더군요.

너무나 귀엽고, 그래서 그 캐릭터의 개성이 한눈에 또렷하게 보이는 동백과,
동백에 비해 조용하고 생각많고, 아직 완전한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은 듯 한 지수.
느낌으로는.. 동백을 통한, 지수의 성장담이 되지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마음과 사랑에 대한 성장담. (아님말구.)








기사를 보니 '표절논란'이 일어났더군요. 이럴 줄 알았습니다.
허어... 소재만 비슷하면 죄다 표절이라고 먼저 설레발을 치곤 하네요, 요즘은.
일단, 표절목록에 올라있는 일드 '스타의 사랑'과 프랑스영화 '발렛'은 본 적이 없기에 할 말이 없습니다.
그나저나 '스타의 사랑'이 꽤나 유명한 드라마인 가보군요.
'스타의 연인'도 '스타의 사랑' 표절논란에 한동안 시끄러웠던 것으로 기억되거든요.

'스타의 연인'도 그바보의 표절논란 목록에 집어넣은 기사도 있던데, 그 기자는 '스타의 연인'을 안봤나봅니다. 스타와 일반인의 사랑이라는 소재 외에는 완전 다른 내용이니 말이죠.

황정민씨는 무척이나 동백스러웠고, 김아중씨는 '톱'이라는 이미지는 여전히 약하지만 '한지수'에는 꽤나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한지수가 '톱스타'라기 보다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한 여자'로 더 많이 비춰져서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캐릭터와 상황설명을 해주던 1회였기에 그들에 대한 두근두근 설레임이 적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주 조금 지루해서 시계를 보기도 했지만...;;;
회가 거듭할 수록 그런 두근거림도 생기지 않을까~ 하고 기대 중입니다.
일단, 그저 동백보려고 그바보를 볼 생각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