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이 '24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미워도 다시한번은 전에도 말했듯이 입소문 덕분에 3,4회분량부터 봐왔고, 스타의 연인 종영이후에 꽤나 열심히 챙겨본 드라마인데도 이 곳에 감상은 고작 두번째이기도 하네요.
초반엔 블로그관리에 소홀했었고, 후반에 들어서면서 드라마가 탄력을 잃으면서 좀 진이 빠지는 기분과
그들의 사랑을 마음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이유도 있었고, 게다가 좀 귀찮았달까?(^^)
이 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은 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 듯 한데, '유석의 부활'이란 카드를 꺼내든 이후로부터 좀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처음부터 이럴 의도였는지, 중간에 흔들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첫사랑'에 대한 영원한 사랑에 대한 그 감정을 너무 부각하다가 산으로간 것이 아닐까~ 싶어서 왠지 아쉽고 씁쓸하고 그렇네요. 사실, 명인이 유석보다는 '정훈'을 받아들이기를 간절히 바랬던 1人이기에!!!
어찌되었든, 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은, 해피엔딩이다 아니다를 넘어, '그래도 그들은 살아가고 또 살아갈 것이다.' 라는 그런 결말을 내주었습니다. 일종의 열린결말 비스므리한 것이랄까? 그렇습니다.
1. 어디에서 어떻게만나든, 우리는 하나야.(유석)
원하는대로 살다갈래요. 그러니까 더는 안된다는 말은 하지말아요.
우리사이, 방해하는 거 이제없잖아.
당신도 나도, 서로 진심이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요.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난 당신 여자고 당신였기 내 남자니까. (명인)
우리, 이대로도 나쁘지않았죠?
이젠 당신하고 같이 있으니까 지나온 날들이 의미있어지는 것 같아. (명인)
어디에서 어떻게만나든, 우리는 하나야.
니 인생이 나고, 내 인생이 너야. 우리, 그렇게 살자. (유석)
명인에게 유석은, 유석에게 명인은 어떤 존재였을까?
첫사랑, 30여년 전의 그 사랑의 기억만으로 이렇게 긴 시간동안 서로만을 그리워하며 애틋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정훈에게 받아든 유석의 거주지가 적혀있는 메모지.
명인은 그 메모지를 어쩌지 못한채, 망설이고 또 망설입니다. 그리고, 민수의 '어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그 말에 용기를 내여 유석을 찾고, 그동안 참고 참아왔던 마음을 털어버리며, 긴 시간을 돌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때까지만 기다려달라는 명인과 그러마 약속한 유석.
결국, 두 사람은 서로 가장행복한 순간에 '파파라치'의 추격으로 인해서 30년 전의 그 일들을 다시 겪으며 영원한 이별을 하게됩니다. 그 장면들 보면서, 파파라치, 한대 패고싶었습니다. 자기로 인해 교통사고가 나서, 사람이 죽어감에도 뻔뻔하게 사진이나 찍어대는 그 모습!!!
명인이 유석에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그때 도망치는데 성공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유석은 명인에게 대답합니다. 아마, 행복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명인은, '한남자의 여자 한명인'보다는 '한명인 회장'이 잘 어울리는 여인이기에.
그 것은, 30년 전이나 30년이 지난 현재나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유석과 마지막을 함께하며 떠나간 명인은, 그 사고없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그렇게 그 순간의 마음처럼 유석과 영원히 행복할 수 있었을까?
30년을 함께한 남편보다, 30년을 그리워한 첫사랑을 마지막까지 마음으로 그리고 또 그리는 명인.
30년만에 겨우 사랑을 찾았지만, 그 사랑을 다시 잃어버리는 명인.
작가는 그런 명인과 유석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사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2. 그래도 한명인은 행복한 여자네. 당신같은 남자가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으니. (혜정)
왜 이렇게 슬픈거죠?
(김유석 그 사람 만날 수 없어. 이제그만 잊어요.)
30년 전 그때처럼, 또 거짓말 하는 거에요?
유석씨가 죽다니, 나보고 또 그말을 믿으란...!!!
그 사람... 정말... 갔어요? (명인)
그렇게, 유석은 30년전에는 겨우 살아남았지만, 30년이 지난 현재에는 죽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또다시 유석을 잃어버린 명인은, 그 충격에 순간순간 정신을 놓게되는 듯 보이더군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기에, 현실에서 도망가버리는 명인. 그리고, 그런 명인일 붙잡아주는 정훈.
명인만을 바라보는 정훈을 보며,
'결론은, 명인을 향한 정훈의 끝없이 순애보적인 사랑인가?' 하고 쓴웃음이 지어졌습니다.
혜정의 말대로, 그래도 한명인은 행복한 여자였습니다.
명인&정훈을 무척이나 응원하고, 명인을 향한 정훈의 마음이 안타까운 저로서는, 명인이 결국 정훈의 마음을 받아들이길 바랬지만, 마지막회에서 보여준 그 정도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부부'라는 이름으로 있을 수는 없겠지만, 함께한 시간만큼의 깊이로 서로를 위해주며 살아가지 않을까. 서로를 가장 잘 아는 벗으로, 사업파트너로. 그렇게. 그렇게.
3. 잊겠다면서 큰 소리 뻥뻥 쳤는데, 근데 언니 나, 솔직히 자신없다. (혜정)
이혼했대.
나 정말 외롭고 사는게 너무 고역이어서, 죽고싶어서 옥상에 올라갔을 때,
날 잡아준 오빠 손이 너무 따뜻했어. 그 손을 잡아주는 순간, 눈물이 났어.
사람 손이라는 게, 이렇게 따스했던 거였구나.
그 손을 잡는 순간, 살 수 있겠구나, 그렇게 용기가 생겼었어.
평생 그 손을, 놓지않을 것만 같았고, 그 손을 놓으면 내가 죽을 것만 같았는데...
잊겠다면서 큰 소리 뻥뻥 쳤는데, 근데 언니 나, 솔직히 자신없다.
내가 그렇게 평생 그사람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내가 오빠를 어떻게 잊어. 어떻게. (혜정)
명인이 유석을 평생 마음에 담아두고, 잊지못하고 그리워하며 살아간다면.
혜정은 그 사랑을 버리려고 몇번이나 악을쓰고 또 악을쓰며, 배신당한 상처를 다독거리고 살아왔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다 부질없음을 느끼는 혜정은, 처음 다짐했던 복수따위 다 버리고, 그렇게 정훈을 떠나갑니다.
사실, 혜정의 복수를 내심 기대했지만, 한 것이라곤 '유석의 부활'정도밖에 없더군요. (...;)
정훈을 완전히 떠나보내고, 언니에게 마음아파하며 울부짖는 혜정.
한 사람을 잊는데는, 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만큼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30년을 한결같이, 단 한사람만 바라보며 살아왔는데, 잊겠다고 큰소리친다고 잊혀질까.
두 사람은, 수진과 윤희라는 두 사람의 아이들을 매개체로 만나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그렇게 살아가겠죠.
이별했으나, 친구로 지내는, 쿨한 연인들처럼.
가슴 어딘가엔 그 사랑의 기억을 평생토록 담아두고서.
4. 노마님 장례식장에서 마주친 혜정, 그리고 명인.
명인과 혜정은, 노마님의 장례식장에서 다시 마주칩니다.
여전히 편치않은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작은 예의로 지난 시간의 악연을 덮어두려는 듯 보이더군요.
정말, 그렇게 만나지않았다면, 정말로 좋은 벗이될 수 있었을텐데.
참, 안타까워요.
5. 미안해, 내가 너무 사랑해서 미안해. (민수)
미안해. 미안해. 내가 너무 사랑해서 미안해. (민수)
나도 미안해. 나두 너 사랑해. 그래서... 나도 미안해. (윤희)
재벌 2세면, 세상의 여자들이 다 니꺼니? (윤희)
공 튀기는 맛이 제법인데? 나 적극적인 여자도 좋아합니다, 잠자리에서 만큼은. (민수)
노마님은 죽기 전, 민수를 불러 '윤희의 출생의 비밀'을 민수에게 알려주고 떠납니다.
그리고, 그 말에 충격받았으나 내색하지않았던 민수는, 윤희를 놓아주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흐른 어느 날, 윤희가 자신을 남몰래 바라보다 뒤돌아서는 것을 발견한 민수는,
마지막기회처럼 윤희를 잡고, 사랑을 고백하고 또 고백하더군요.
자동차 폭주씬. 허허. 참. 에구. '명인-유석'씬가 번갈라가며 보여주고 있었는데, 보면서 든 생각은, 그렇게 죽어버리면 과연 행복할까? 였습니다. 결국, 조그마한 사고로 끝났지만요.
저는, 설마 두 커플 다 죽는 걸로 끝나는 거 아냐? 라며 괜한 상상도 했었드랬습니다. (^^)
그리고, 4개월.
두 사람은 첫 만남을 재연하며, 서로가 여전히 사랑하고, 앞으로도 함께할 것임을 암시해줬습니다.
그러나, 저는 첫만남을 못봤으므로, 저랬었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나저나, 정훈은 민수가 윤희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있음을 알고있는데,
윤희는 모른다. 라고 믿고 그저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며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는건가???
6. 저... (혜정 & 윤희)
축하해요. 이번에 부대변인 됐다면서요? 방송에서 봤어요. (혜정)
고맙습니다. 선생님도, 이번에 찍으신 영화 잘 되셨으면 좋겠어요. (윤희)
알면서 모르는 척.
윤희는 혜정과 정훈이 부모임을 알고, 혜정은 윤희가 진실을 모르는 줄 알며.
그렇게 두 사람은 멀리서 서로를 응원하며 지내기로 한 듯 보였습니다.
무언가 말하고싶지만, 쉽사리 말문도 열리지않고, 타이밍도 어긋나, 그저 그리움으로, 상처로, 그렇게 마음에 담아둔 모녀. 언젠가 그 마음이 넘처흐르는 날, 두 사람이 '엄마와 딸'로서 바라보는 날이 오지않을까. 생각합니다.
7. 그리고, 4개월 후.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살아간다.
역경이 올 때마다 외치는 주문같은 것이 생겼어요.
세상이든, 사람이든, 일이든,
아무리 죽을 만큼 미워도 다시한번 부딪혀 보는거죠. (명인)
그렇게, 그 지독한 날들로 부터 4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 4개월은 마치, 4년의 흐름만큼이나 길게 느껴지더군요.
명인은 그렇게 다시일어서서, '한명인 회장'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운명따위 개나 줘버려~ 라고 외쳐버린 민수와 윤희는 그렇게 다시 사랑을 하고,
혜정은 다시 여배우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정훈은 명인의 뒤에서 그녀의 벗이자 파트너가 되어 그녀를 지켜주며.
이 드라마는 무엇하나 '끝'이란 의미만큼 깔끔하게 정리되진 않았습니다.
그저,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또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며 드라마는 막을 내렸습니다.
8. 人生은 꿈... 사랑은 精...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 인것을!
(모든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인생은 꿈... 사랑은 정...
묘하게 와닿는 말.
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은 '최명길'이란 여배우를 다시금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준 드라마였습니다.
용의 눈물의 '원경왕후'의 이미지가 너무 깊어서, 그녀가 연기한 다른 배역들을 그리 집중하지 못했었는데, 그녀가 연기한 '한명인'은 강하면서도 한없이 약한 '여자. 그리고 인간'을 바라볼 수 있게해줬달까?
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의 후속작은 '그바보'라고 합니다.
'그대만 바라보다가'의 줄임말이라고 하던데, 예전에 포스팅했던
의 제목을 변경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포스팅한 것 수정하기 싫어서, 나몰라라~ 하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저는, 일단 '식스먼스'를 시청할 예정이랍니다^^
(신데렐라 맨과 시티홀도 은근 땡기고 있는 중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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