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찬란한 유산 1회.
저번 주, 꽤나 재미있고 교훈과 감동까지 주었던 드라마 '가문의 영광'이 종영한 후, 한참동안 마음이 헛헛했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종영이 믿기지않는 그런 기분입니다. 행복한 동화를 보고나서, 그 끝이 아쉬워 자꾸만 되뇌이는 그런 기분이랄까? 게다가 주말에 재방송해주길래, 또 보고, 눈물 찔끔 흘려버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습관때문인지 아니면 '이승기 한효주 문채원 배수빈'이란 걸출한 신예스타들이 나온다는 드라마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지, 그 시간대에 TV채널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가문의 영광이 끝나면 천추태후를 다시 볼 예정이었는데, 너무 오랜시간 천추태후를 등안시했는지, 아니면 역시 대하사극은 내 체질이 아니었는지 쉽사리 채널이 돌아가지도 않더군요. 에궁.
드라마 '찬란한 유산'은 꽤나 찬란했고, 밝고, 빤~ 했습니다. 뻔했다는 이야기죠.
게다가 요즘 유행인, '고전'의 향기도 물씬 느껴지고 말이죠.
1회는 1회답게,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상황과 관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스토리방향을 대충 정해주며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찬란했고 밝고 빤한 이 드라마가, 꽤나 재미있있었습니다.
역시, 20대 초중반의 팔팔한 젊은이들이 나오니 그 자체로 에너지가 나오는 느낌이랄까? (웃음)
1. 잘난 유전자, 환.
환.
미국에서 사고치고 할머니에게 호출받아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그 할머니를 이겨보겠다고 기선제압에 나서는 버릇없는 손자. 꽤나 오냐오냐 키워져서, 할머니가 카드정지 시키면 엄마가 대신 다른 카드를 내어줄 정도로 떠받들려 키워졌고, 누군가 자기를 자극하면 꼭 되갚아줘야하고, 자기다치게 했다고 상대를 약올리며 가지고 노는 것은 기본인, 사람이 제 발밑에 놓여있는 줄 착각하는,저 자신은 잘난 것도 없으면서 집안믿고 까부는 망나니 황태자. 딱, 그러런 느낌.
환이란 아이는, 요즘 흔히들 말하는 '나쁜남자'의 연장선에 놓여진 캐릭터로 보였습니다. 나쁜남자라...
비행기좌석에서 일어서는 모습에서 '설마'싶었는데, 정말로 이코노미석에 앉아와서 다리가 아프다는 모습은, 다리가 길어서 이코노미는 못탄다는 지후가 떠올라서 피식 웃어버렸습니다.
다리가 긴 ~ 사람은 불편한 것이군요...(웃음)
생각보다 이승기씨가 연기하는 환은, 나쁘지않았던 것 같습니다.
요근래, 예능에서 보여준 '황제 이승기'의 느낌이 묻어나면서 거기서 좀 더 까칠한 느낌?
사실, '이승기'하면 허당이니 예의바르니~ 하지만 자신의 그려놓은 선 안에서 예의와 거만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었거든요. 음, 그러니 '황제'라는 호칭이 그리 거부감없이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나쁜남자 환으로의 변신인데, 어째 그 환이 자꾸 귀여워보이고 있습니다. 뭐, 제가 집중력이 좋아서인지 별 생각이 없어서인지 '환'이 '이승기'로 보이지는 않았으니 다행이긴 하고. 극중, 27살 설정이라던데, 상대 여배우들보다 3살 연상인 캐릭터라는데, 동갑내지 연하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합니다. 드라마가 진행되면, 차차 눈에 익숙해지겠죠.
요런 재미이긴 하겠지만, 저 나쁜남자 환이 은성이에게 반하면서 생길 변화가 무척 기대됩니다.
황제에서 허당이 되는건거? 하는 엉뚱한 생각은 접어두고, 원래 어떤 드라마에서든 사랑에 빠진 나쁜남자들은 어딘가 허술해지기 마련이니 말이죠.
2. 들꽃같이 해맑은, 은성.
은성.
경영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유학갔다가 몰래 전공을 바꿔버린 소신있는 아가씨.
중소기업 사장의 딸로, 아빠의 사랑을 듬뿍받으며 밝고 유쾌하고 명랑하게 잘 자란 아가씨.
그만큼 아빠에 대한 사랑과 동생에 대한 사랑이 깊은 아이기도 합니다. 예의는 있으되, 자신이 원하는 것을 꼭 하고마는 고집도 있는, 곱게 잘 자란 숙녀같은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단지, 순간순간 이성을 잃으면 다혈질이 되기도 하지만!!! 트랜디 드라마에 흔히있는, 밝고 유쾌한 아가씨.
은성이란 캐릭터는, 소공녀 혹은 신데렐라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빠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그 누구도 건들 수 없는 귀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 울타리가 걷어지는 순간 냉혹한 현실로 버려지는. 그러나, 그럼에도 밝게 유쾌하게 소신껏 살아가면서, 새로운 울타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은성이 그녀들과 다른 건,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꽂아두는 것 싫어하는 사람이고, 그렇기에 누군가가 그 울타리를 만들어줄 때까지 넋놓고 기다리기 보다는, 스스로 그 울타리를 만들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그리고 꼭 그러기를 바라기도 하고.
한효주씨는, 연기가 참 사실처럼 느껴지는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연기를 엄청 잘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저 사람 진짜마음이 아닐까? 싶은 사실감?
특히, 사랑과 연애하는 연기에선 그런 것이 많이 느껴졌는데, 이 드라마에서도 그런 느낌들이 날지 기대가 됩니다.
청순한 느낌의 효주씨에서 이리 밝은 효주씨는 오버스럽단 느낌이 약간은 있었지만, 꽤 괜찮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느낌이 마지막까지 쭈욱~ 나가주셨으면 좋으련만~;
3. 자유분방, 쾌활, 유쾌, 준세.
준세.
레스토랑(?)같은 식당을 운영하고있는 환이네 집안 변호사의 아들.
꽤 잘사는 편인데, 현재 은성을 꼬시려는 룸메덕에 '얹혀사는 군식구'가 되어있습니다...;
찬란한 유산 1회는 환이와 은성의 만남과 은성주변에 대한 설명들로 이루어져서, 준세는 그 설명 사이사이에 나왔었습니다. 그 순간순간의 느낌만으로도 참 된 사람이다, 란 느낌이 들었달까?
분위기 상으로 준세가 은성을 좋아하게 될 듯 한데, 캐릭터가 산으로만 가지않는다면, 저는 준세를 응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드라마는, 서브를 산으로 잘 안보내줘서 작은 희망을 가지고있답니다~;
아, 천상천하 유아독존 환이는 어딘가 모르게, 준세에게 자격지심을 갖고있는 듯 보이더군요.
그만큼 준세가 잘났단 뜻인가?
4. 단아하고 차분한, 승미.
승미.
환의 약혼녀는 아니지만, 약혼녀 대접을 받을만한 위치에 서있고, 환과는 그만큼 허물없이 잘 지내고있으며, 은성과는 부모님의 재혼으로 이루어진 자매이자, 조용하고 차분하면서, 제 할일 잘하는, 꽤 똑똑한 아이.
은성과 환의 이야기를 시작하느라, 첫회에서 승미는 '이런 아이가 있다'정도만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2회 ~ 3회 사이에 승미의 이야기도 슬슬 나오지않을까~ 싶더군요.
묘하게, 은성을 피하고 거리를 두는 듯한 이 아이가, '환과 은성'의 관계가 발전하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사실, 아직 승미의 캐릭터가 정확히 표현되질않아서 모르겠습니다.
5. 카멜레온 같은 여자, 백성희.
승미의 엄마이자, 은성남매의 계모. 겉으로는 살갑고 다정하고 친절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여인.
남편의 부도소식에 어떻게든 막아! 라며 독기서린 말을 하고, 남편의 죽음에 슬퍼하기도 잠시 그의 보험금을 떠올릴만큼 치밀한 여자. 어느 순간에서든, 그 상황에 적응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 그녀.
은성남매를 눈엣가시로 여기지만, 자신과 승미를 위해서 살갑고 따스하게 대해주는 척하지만, 예고를 보니 남편의 부고이후에 은성남매를 내쳐버리더군요.
백성희. 내내 무서워~ 하며 볼 것 같습니다..;;; 순간순간 돌변하는 그 표정들은 정말 장난아이었으므로!!!
6. 뒤바뀐 가방으로 시작된 인연.
안하무인, 오만방자한 환을 때리는 은성!
순간 내가 '꽃보다 남자'를 보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환은 구준표가 아니기에, 자신을 팬 여자를 보며 '나에게 이런여잔 니가처음이야.' 따위의 식상한 생각보단 기절을 하게되고, 깨어난 후에는 소심한 장난과 복수를 계획하게 되지만 말이죠...;
같은 비행기, 비슷한 위치의 좌석, 같은 짐칸, 똑같이 생긴 가방, 그 덕에 가방이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가방을 찾으려고 애쓰는 은성과 그런 은성을 골탕먹이는 환.
악연으로 시작해서, 필연으로, 그리고 운명으로 결말을 낼 듯 싶더군요.
재미있으면서도 식상한 것은, 찬란한 유산 1회 현재까지 나온 은성의 주변사람들이 모두 환과 아는 사이란 거죠. 두 사람은 모르지만.
은성은 갑작스런 아버지의 부고로 가방을 찾지못할 듯 하고, 이리저리 엉켜서 두 사람의 인연은 게속될 듯 싶습니다.그래야, 드라마가 진행되니까!
이 드라마의 홍보내용 중 하나가 '무막장'이더군요. 제발~;
주말극 치곤, 26부작의 조금 긴 미니시리즈의 분량인 이 드라마는, 그만큼 빠른 전개를 보여줄 듯 싶습니다.
게다가 위에서도 말했듯이, 20대 중후반의, 젊은 네 남녀가 나와서 티격태격 거려주니 즐겁기도 했고.
단지, 좀 뻔하게 흘러가서, 뒷 이야기가 대충 다 짐작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 뻔한 것을 뻔하지않게 만들어주는 것이 작가와 제작진의 과제겠죠. 잘 하리라 믿어요. 때론, 뻔한 그 맛에 보는 드라마도 있으니까.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계속 챙겨볼 듯 한데, 쭈욱 이렇게 재미있어줬으면 좋겠네요^
음, 이렇게 천추태후는 안보는 건가...???
그러나, 여전히 가문의 영광이 떠오를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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