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왔다! 장보리 52회 : 최종회) 여운없이 크나큰 헛웃음만 남은 결말

도희(dh) 2014. 10. 13. 03:37

 

0. 

만들어놓은 이미지가 32회 리뷰 쓸 때 만들어놓은 것들 밖에 없어서 재활용. 굳이 다운받아서 깨작거리고 싶은 열정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막회를 본 소감을 대충이나마 끄적거리고 싶어서 쓰는 중이다.

 

1. 

솔직히 보리보리를 첫회부터 막회까지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본 것은 아니다. 아역은 교통사고 나기 전 회차만 봤었고. 그 이후로는 성인들 나올 때부터 봤는데 솔직히 그 때도 굳이 열심히 챙겨봤다기 보다는 참좋 끝난 후 채널 돌려서 보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참좋으로 인해 놓쳤던 부분을 꼬박꼬박 다시보기로 챙겨보다가.. 급기야 첫회부터 꼬박꼬박, 못보면 다시보기로라도 챙겨보던 참좋을 버리고 보리보리를 시간맞춰 챙겨봤더랬다. 물론, 그 시기의 참좋이 무쟈게 질질끌고 재미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게... 아마도, 보리 출비로 간보던 시기가 아니런지. 개인적으로는 보리 출비로 밀땅하며 간보던 시기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2. 

몇 번을 말했던 것 같은데 정말 관심도 볼 마음도 없던 이 드라마를 보게된 이유는, 보리의 출비가 빨리 밝혀진다고 해서였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질질 끌게될 줄은 몰랐다. 그걸 알았다면 애초에 안봤을텐데..; 그런데, 그렇게 질질 끌만하다고 뒤늦게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출비가 밝혀진 후부터 뭔가 맥이 풀리는 듯 했다. 주구장창 입복수만 해대며 호구짓을 하는 보리는 간간히 짜증을 유발하고 연민정의 악행은 도를 넘어 헛웃음만 나왔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 드라마는 보리 출비가 밝혀지기 전후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3.

끝없는 악행을 저지른 끝에 교도소로 가게된 연민정은 고작 3년 만에 출소하게 된다. 극의 전개상 나오지는 않았으나 이 드라마의 호구들이 지들이 신고해놓고 변호사도 선임해주고 선처도 구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아무튼, 출소 후 연민정은 마마재희에 대한 내 사랑은 진심이었다는 의미인 반지를 쥔 채 화상입은 손을 끝내 수술하지 않은 채, 정신줄 놓은 엄마 도씨 밑에서 장흥국밥의 2대 국밥노예가 되어 구박데기로 살게 되었다. 도씨에게 구박받는 민정의 모습은 극 초반 보리를 구박하던 도씨의 모습과 겹쳐졌고, 그래서 그들 모녀에게 일말의 연민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어찌보면, 그 상황은 그들 모녀에게 천벌일테니 말이다. 그토록 애틋한 친딸을 못알아 본 채 구박하는 도씨나,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던 엄마가 자신의 존재를 잊고 구박을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런데.. 헛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무튼, 도씨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혐오스러웠다. 연민정보다 더!!! 그래서, 보리에게 끝없는 죄를 짓는 도씨는 감싸면서 자나깨나 앉으나서나 보리걱정만 친모는 과거의 죄를 인정못한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보리가 얄미웠던 것도 있는 듯;

 

4.

그렇게 당하고서도 여자취향은 참으로 일관성있던 문실장은, 연민정과 똑 닮았으나 눈 밑에 점 하나가 다른 민소희와 썸을 타게 된다. 그리고, 연민정과 문지상이 자신의 친부모란 걸 눈치챈 비단은 장흥 국밥집에서 친부모를 재회시키고자 하지만 민소희의 존재로 인해 포기하게 된다. 그런데, 비단이를 향해 미소를 짓는 민소희에게 검은 속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 것은.. 연민정이 그만큼 악독했기 때문이리라.. 정말, 민소희가 비단이한테 해코지 할까봐 겁났다..두근두근/// 

 

5.

보리-재화 부부가 비단이 문제를 대하는 방식은 여전히 그게 옳은건가, 싶다. 연민정 딸답게 영특하고 눈치가 빠른 비단이는 이미 자신의 친부모가 누군지 알고 있음은 물론, 그림을 통해 힌트를 줬건만 보리-재화 부부는 그저 그 것을 핏줄의 끌림 정도로 넘긴 채 하하호호 거리니 말이다. 그래서 비단이는 결국 스무살이 되면 친부모를 찾겠다는 꿈을 가슴 속 깊이 감춰둔 채 살아가게 되고... 두둥! 문득, 궁금해지는 것은 현재 친가와 외가에서 사랑을 듬뿍 받는 비단이가 보리와 재화의 아이가 태어나도 그 사랑이 유지되느냐, 이다. 그냥, 문득 궁금해진다. 특히, 재화부는 딸바보에서 손녀바보로 넘어가는 모습을 통해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란 걸 이미 보여준터라 말이다. 뭐, 문지상 딸답게 속깊고 연민정 딸답게 처세술도 강한 비단이는 거기서 잘 살아남아서 사랑을 받을 것도 같지만. 결국, 최종승자는 비단이인가...? 흠, 연민정은 말년에 꿈을 이룰지도 모르겠다. 부자로 살아가는. 지난 51~52회에서 보여준 비단의 모습을 보면 절대 친모를 외면하지 못할테니 말이다. 

 

6.

비술채 침선장인 은비의 생모(비술채 엄마)의 캐릭터는 악역 포지션에 있었지만, 오로지 딸 은비를 만나기위해 오랜 세월 자신의 악행을 어떻게든 숨기고자 했고, 겨우 만난 딸 은비와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싶어 그 악행을 계속 숨기고자 했으며, 그로인해 자신에게 등을 돌린 딸 은비의 엄마로 남기위해 악행에 대한 비밀을 뒤늦게나마 스스로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으로 진심어린 사죄를 하는 부분들을 보여주며 극 중 가장 설득력있는 캐릭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가장 일관성있는 캐릭터는 아마도 도씨ㅡ.ㅡ;) 아무튼, 그 설득력에는 배우의 연기도 한 몫했다.극 후반은 정말 비술채 엄마의 감정에 가장 공감하며 봤으니 말이다. 그래도 결국, 비술채 엄마도 도씨-연민정 모녀 돌봐주며 호구행ㅋㅋㅋ 

 

7.

보리보리 막회는 또로라 이후 처음으로 실컷 웃어본 드라마였다. 그 무엇도 상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큰웃음을 주며 끝낼지는 몰랐다. 되게 훈훈한 척하는데 전혀 훈훈하지 않고 그저 헛웃음만 나왔달까? 게다가, 연민정의 활약은 대단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지간하게 본 드라마들은 막회에 짧게나마 여운을 느끼는데 나름 열심히 챙겨보며 재미나게 시청한 드라마의 마지막회가 이렇게까지 여운이 남지 않을 수 있나, 싶기도 했다. 엔딩컷을 보며 '드디어 끝났다ㅋㅋㅋㅋㅋㅋ' 이랬달까; 

 

8.

이 드라마에 대한 아쉬운 점은, 보리 출비를 너무 길게 끌고간 것. 보리의 출비 이후 전개에 있어서, 시청자들의 호응이 큰 캐릭터들에 집중하며 주연 캐릭터들의 입지를 줄이는 것은 물론, 그 캐릭터들을 살리기 위해 주연은 물론 조연 캐릭터들 모두를 호구로 만들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이 드라마의 중심 스토리를 모조리 무너뜨리며 주요 캐릭터의 포지션까지 변경하고 결국 그 캐릭터들은 갈 길을 잃게되어 급기야 중반까지 차곡히 쌓아온 캐릭터의 개성마저 잃게 만든 후 연민정의 악행, 그 악행을 막는 문지상의 대결로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극의 후반이 되며 남녀주인공은 보리와 재화가 아닌 연민정과 문지상이 되었고 최후의 승자는 그들의 딸 도비단이 된 듯한 느낌적 느낌이 드는 걸 보면 말이다.

 

9.

높은 시청률이 말해주듯 이 드라마는 꽤 재미있었다. 중독성도 있었고 매 회 다음 회가 궁금해지는 전개이기도 했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적어도 중반까지는 짜증요소를 중화시켜 줄 수 있는 나름의 유쾌함이 있었다. (ex. 장흥시절) 후반부는 욕은 나오는데 재미는 재미대로 있으니 계속 봤던 것 같다. 게다가, 막장소재를 가지고도 재미없게 만드는 드라마도 많기에 이런 소재로 이렇게나 재미난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능력이라 생각되어서 드라마 자체에 평도 그리 박하진 않다. 막회에 대한 여운따위는 없지만 다음 주부터 보리없는 세상에 살게된 것은 어쩐지 헛헛해지는 중이랄까?ㅋㅋㅋㅋ

 

10.

간간히 또로라와 비교를 했는데, 사실 또로라는 보는 내내 웃음과 함께 욕을 하며 '내가 이 작가 드라마를 두 번 다시 보나봐라'며 이를 갈았고 결국 현재 방영 중인 차기작에 관심조차 갖지 않고 있는데, 어쩐지 수녹킴의 차기작은 관심을 갖게 될 것도 같다. 물론, 다손처럼 쓰면 안보겠지만. 다손은 후반부만 간간히 봤는데..... 극본에 비해 배우와 연출과 브금이 정말 아까웠다. 다손 브금은 가끔 듣는데 정말 좋다! 아, 보리 연출과 브금도 정말 좋았다. 극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면서 긴장감도 높이는. 배우들 연기도 물론 좋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