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에덴의 동쪽 최종회 - 그래서, 결론은 형님의 숭고한 희생인가?

도희(dh) 2009. 3. 11. 19:17

드디어... 길고도 길었던 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종영을 했습니다. 몇회인지는 모르겠네요. 연장에 연장을 했다는 것 말곤... 56회쯤 되려나?
솔직한 말로, 딱 2회까지 본방으로 보고 - K본부의 '연애결혼'에 낚여서 안봤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출생의 비밀'이 터진 시점부터 재방으로 가끔 보다가 '동욱'이가 보기싫어서 안보다가... 보는 둥~ 마는 둥~ 으로 그래도 '마지막회'이고, 때마침 11시 방영이길래 봐버렸습니다. 일단, 어떤 드라마든 마지막회는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하기에 말이죠. (그러고보니, 어린동철 범군때는 재방으로 가끔 챙겨보긴 했네요.)

이래저래, 신태환의 음모라고 해야할까? 조종? 여튼, 그 것에 움직이며 '동철'을 구석로 몰아가던 동욱은 '레베카'로 인해서 진실을 알게되며 괴로워 하게되더군요.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으며 모든 일을 바로 잡으려고 나름 고군분투해서 발버둥 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극의 두 축이 죽으면서 드라마는 막을 내렸습니다.
보면서, 과연 저렇게 죽음으로 모든 것을 끝내야했을까~ 란 생각이 들긴 들었습니다. 죽음으로서 뭔가 숭고한 희생같은 걸 표현하고 싶었나보다... 란 생각으로 대충 넘기기는 했지만 그 죽음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죠? 정말, 죽음을 통한 희생과 죄악에 대한 처벌이어야만 했을까...?


1. 악의 화신, 신태환.
조민기란 배우를 나름 좋아라하는 입장이어서, 그리고 유일하게 본방으로 챙겨봤던 '1,2회'에서 너무나 강한 기억으로 남았던 조민기의 '신태환'이 언제나 강하게 남아있어서인지... 사실, 연애결혼이 재미없었다면 / 그리고 그 시간대에 정말 내 취향의 드라마가 없었다면 '조민기'씨 때문에라도 봤을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무튼, 동욱이 진실을 알고 신태환에게 따지는 장면에서 저는... 이상하게도 신태환의 입장에서 동욱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신태환의 눈빛에서는  좌절과 절망 등등의 안타까움이 묻어나오더군요. 그동안의 악행이 어떤지는 대강 알고는 있지만, 신태환은 외로운 자였고~ 그래서 악해져서라도 돈과 명예와 권력으로 그 외로움을 채우려는 자였습니다. 자신과 닮았고, 자신의 친아들인 동욱마저 '아들로서 아버지를 처단하겠다'라는 말을 하며 등을 돌리자 그동안 쌓아두었던 외로움이 모두 폭팔하는 듯한 눈물에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
(그러나 눈물은 안났다는 것!!!)

이동욱의 그 말과 행동은,  아마 30년 가까이 친자로 알고 키워온 '신명훈'의 배신에서 받은 상처와는 비교도 되지않은 커다란 충격이 되어 다가온 듯 하더군요. 신태환은 이동욱에게 나름대로 꽤나 마음을 줬던 모양입니다. 무튼 ~ 이상하게, 드라마의 마지막회가 되면 악역에게 더욱 감정이입이 되는 건 또 뭐란말입니까?
결국, 레베카의 계략에 말려들어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이 추방당한 땅, 에덴의 동쪽 어쩌구 저쩌구~'의 설교를 듣고나서, '아이의 죽음보다 사랑을 부정당한 여자의 지독한 원한이 가장 큰 이유였다'는 레베카의 무서운 고백과 함께 조금은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신태환. (순간, 카인과 아벨이란 말에 - 신현준과 소지섭이 떠올랐습니다...;) 죽는 그 순간... 외로움을 지워내기 위해서 그토록 욕망에 휩쌓여, 온갖 악행으로 살아온 신태환의 마지막이 허무하면서도 그의 눈빛에서 그간 살아온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지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지옥. 신태환은 그렇게 죽었되 아마 죽어서도 원귀가 되었을지도... 란 생각과 죽는 그 순간에 그 간의 삶이 죽음 앞에서는 부질없다는 어떤 자포자기 상태가 된 것이 아닐까... 라는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신태환은 악마로서 부활하고~ 차승원의 악마가 되어 유호정과 대립하는...;;; 아..죄송합니다. 천사의 키스가 떠올라서..그만!!!)


2. 희생에 희생을 거듭하는 형, 이동철.
송승헌씨가 주연을 맡았으니 '이동철'이 극을 이끌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극 초반 주요 캐릭터의 설명만 봤을 때는 '이동욱 - 신명훈' 캐릭터에 더욱 많이 관심이갔고, 잘만 그려지면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것이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동욱은... 정말, 싫었달까? 가끔보는 저는 그랬습니다. 동철의 꼬인 인생의 원흉!!! 무튼, 동철이 죽을 것 같은 극의 분위기를 보며 '제발... 그러지만 마~'라고 외치고 외쳐보았으나... 동욱을 살리기위한 동철의 희생으로 극은 마무리가 되더군요. 에휴..;
동철의 인생은 참 안타까워요. 꽤나 똑똑하고 영리한 아이였는데, 엄한 동생 덕에 이리저리 꼬이고 꼬여서 결국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되고, 그로인해서 이래저래 치이고 다치는 인생. 그런데도 형의그런 희생 덕에 '대한민국 검사'가 된 동생은 형이 어둠의 세계에 있다고 닥달하고 난리치는데, '너 때문이다'란 말은 곧죽어도 못하고 묵묵히 감내해나가고...(아닌가?) 뭐, 그가 그런 삶을 살았기에 그의 유일한 사랑이었던 국자를 만나기는 했지만, 이래저래 안타깝긴 안타까워요. 제대로만 살았다면... 크게 될 넘이었는데.
어찌되었든, 이 드라마의 결론은 '형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으로 찾아온 평화'인가? 라고 혼자 되물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철의 희생으로 시작해서 끝나버린 드라마네요. '에덴의 동철'이로군요.



극의 결말이 마음에 들고 안들고는 이 드라마를 제대로 챙겨보지않은 제가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뭔가 ... 뭔가 허전하단 말이죠. 동철의 아버지 '이기철'이 그랬더군요. 진짜 남자는 저 태백산과 같은 마음을 가져야한다. 모든 것을 끌어안아야 한다. 그 것이 악인일지라도... 대충 이런 의미.
그 것은 자신들을 그렇게 궁지에 몰아넣은 신태환일지라도 이해와 용서로 받아들여야한다는 뜻이기도 할텐데... 레베카로 인해 허무하게 신태환이 죽음으로 그 죄값을 치르게하고, 동철은 동욱이 친동생이 아닌 신태환의 아들일지라도 긴 세월을 함께한 동생이기에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고 그 대신 죽음을 택한다. 라는 것으로 그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하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죽는 순간 그 날의 아버지를 떠올린 것을 보니... 그런 의미가 맞는 것 같기도 하군요. 신태환의 아들을 가슴으로부터 형제로 받아들임으로서, 태백산처럼 드넓은 가슴으로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 뭐, 이런...?

어찌되었든, 남은 자들은 이제 가족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행복하겠지. 그렇기에 동철은 조금은 편안하게 눈을 감았던 것 같습니다. 단지, 국자가 눈에 밟히는 듯 보이기는 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동철과 국자의 애절한 러브관계는 깊이 파고든 적이 없기에 패쑤~!!! 엔딩에서 하얗게 미소짓는 동철을 보니, 이젠 마음이 편안하겠구나.. 란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단지, 저는 왜 신태환이 살아있을 것만 같죠? 어떻게든 신태환은 살아남아서 돌아올 것 같아요.
'에덴의 동쪽 시즌2 - 신태환의 부활' 편이 만들어져도 전혀 어색하지않을 것 같은 이 느낌은 뭐란말인가...!!!



이상입니다. 끝. (급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