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사랑은 없다, 그래도 사랑은 있다. 사랑을 믿지 않던 사람이 어느날 사랑에 빠지기까지의 우여곡절을 핸드폰, 호출기 등 통신 수단을 소재로 그린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영상으로. 소요시간은 대략 30분 즈음?
끄적1 : 문득, 아주 오래 전에 봤던 [TV영화 러브스토리]가 보고싶어서 여기저기 뒤적거렸으나 전파왕에서 하이라이트로 방영되었던 <메시지> 영상 밖에 찾질 못했다. 풀버젼으로 보고싶어 뒤적거린 끝에 찾아내긴 했는데 저작권 문제로 차단된 상황이었고. 무튼, 내 검색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정말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그래서 봤는데 약간의 촌스러움과 오글거림을 극복해낸다면 꽤나 가슴 떨리는 러브스토리였다. 약간... 영화 '시월애''접속''후아유' 느낌이 나는 러브스토리였는데(어떤 매개체를 통해 서로에 대한 호감을 느끼지만 극 내내 스침이 있을 뿐 제대로 만난 적 없고, 만난다 할지라도 상대의 존재를 알고있는 다른 한쪽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는, 그러다가 결말이 되어서야 서로 마주하며 이제부터 사랑이 시작된다는 암시로 결말)이런류의 러브스토리를 좋아라하는 편이라 좋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무튼, 그래서 대본을 구해서 읽어봤더랬다.
끄적2 : 드라마 리스트를 찾아보니 이 드라마 방영당시 1~4회까지만 봤던 것 같다. 일단, 대본들은 구해놨고 지루한데 귀찮지 않은 어느 날 하나씩 읽어볼 예정이다. 현재는 '메시지' 대본만 읽어봤다.
끄적3 : 준성이 민정을 좋아하게 된 것은, 민정이 최지우라는 것도 한몫 할 것이다. (...) 뭐, 전화 목소리를 통해서 마음을 열었지만 그 때에도 스승인 인기가 고른 여자이니 어느정도 비줠이 보장되리란 믿음이 있었을테고. (... ...)그런데, 준성과 민정은 결국 이루어질까...? 준성과 인기는 지금껏 만난 여자들에게 진심이 없었기 때문인지, 그런 것에 쿨한 듯 싶지만.. (인기는 준성과 한달간 사귀다 헤어진 혜영과 사귀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혜영도 상당히 쿨녀인 듯. 준성과 헤어질 때의 모습도 그렇고.) 이들과 달리 전혀 쿨하지 않은, 미모는 보통이상, 마인드는 보통인 민정에게 준성은 전남친의 친구 비스므리한 것.. 인데 말이지. 아.. 너무 깊이 가지말고, 그 엔딩의 떨림으로 마무리 하자!
끄적4 : 유튭에 올라온 영상은 <전파왕 - 메시지>만 찾았지만, 유플 다시보기를 통해 <전파왕 - 유실물>을 30분 하이라이트로 봤다. (혹시나하고 찾아봤는데 다행히 있었다) 이 드라마도 역시 재밌었다. 오글거림이 없잖아 있었지만. 본방으로 봤을 때가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고 말이지. 이 드라마도 풀버젼으로 보고싶다... 란 생각도 문득 들었고.. 뭐 그랬다.
※ 밑줄긋기
<1부>
# 20창고 안
가게 뒤편에 마련된 아주 좁은 공간. 구두상자가 가득이 쌓여있는 곳.
준성이 쭈그리고 앉아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다.
E (삐이.. 기계음)
민정E 나에요. 민정이. (어쩐지 목소리에 힘이 없다)
지금 막 마지막 리허설 끝났어요. .... (잠시 조용하다)
준성 (핸드폰을 귀에서 떼어 살펴보고 다시 귀에 대는)
민정E ... 음.. 오늘은 별루 할 말이 없네요. 음... 무슨 말을 하지..
(다시 조용하다)
준성 (물론 상대는 못 듣지만) 어이 너 오늘 어디 아프냐?
민정E 아무래두 나 오늘 ... 몸살기가 좀 있나봐요. 으슬으슬하구 그러네.
준성 몸살?
민정E 리허설을 너무 열심히 했나.. (쿡쿡 웃는 소리)
준성 무슨 리허설?
민정E 내일부터 공연 시작이에요. 이번엔 대한백화점 소극장을 빌렸어요.
작긴 해두.. 음향시설이 제법이에요. 여기.
준성 (입모양으로) 공연?
민정E 에에.. (좀 기운을 내서) 걱정말아요. 오늘 하루 푸욱 자구 나면 말짱해질거니까.
인기씨가 그랬잖아요. 난 좀 질리게 튼튼하다구. 네에 맞습니다. 난 튼튼 씩씩 !!
으쌰. 나도 파이팅할거니까 인기씨도 파이팅이에요. 알았죠? 그럼.. 안녕.
E (끊기는)
준성, 핸드폰을 접는다. 그러다 손에 들린 핸드폰을 다시 들여다본다.
# 30버스 정류장 / 밤
민정이 혼자 서서 버스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기웃거리며 버스 오는 쪽을 본다. 버스 한 대가 그 앞을 막아서고.. 잠시 후 버스가 떠난다. 아직 그 자리에 남아있는 민정. 그 옆으로 버스에서 내려선 손님들이 각자 방향을 잡아 가고 있는데. 민정의 옆으로 와 서는 준성. 민정이 모르게 주머니에서 꺼낸 팜플렛을 펼쳐보고.. 슬그머니 민정의 얼굴을 확인한다. 민정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다시 버스가 와 서고.. 출발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두 사람. 민정은 힘겨운지 버스 팻말대에 기대선다. 준성, 그 앞을 지나가는 척 하면서 민정의 얼굴을 다시 확인한다. 지나쳐서 다른 쪽 옆에 선다. 민정은 버스 오는 방향만 바라보고 있다. 지쳐보이는 얼굴이다. 또 한 대의 버스가 다가오자 민정은 기댔던 몸을 일으켜서 버스 쪽으로 간다. 그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준성. 민정이 버스에 탄다. 버스 창문으로 민정이 자리를 찾아 뒤쪽으로 가는 모습이 보인다. 버스가 출발해간다. 준성은 그 자리에 선 채 그저 보기만 한다.
# 32준성의 집 / 밤
불이 꺼져 있는 거실. 그 위로 소리.
민정E (명랑한) 나에요, 민정이.
뭐하고 있어요? 또 혼자 우울하게 있는 거 아니죠? 그러지 마요.
거실 옆 소파에 엎어져 있는 준성. 소파 옆으로 떨어져 내린 팔.
민정E 인기씨가 사랑했던 그 여자분.. 아니다.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그 여자분 말이에요.
선희씨라고 했죠? 선희씨가 하늘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거 안 보여요?
지금 선희씨는 너무너무 속상해서 인기씨 몇대 패주고 싶을거야.
아이구 인기씨 뭐하구 있어? 얼른 안 일어날래? 그러고 있을걸.
준성, 몸을 뒤집어 이제는 천장을 보고 눕는다.
알고보면 준성은 한쪽 귀에 무선 수화기를 대고 있었다. 듣고 있는 준성.
민정E 이거 너무 진부한 얘기같지만요. 인기씨. 정말 선희씨 사랑하면 아주아주 씩씩해져야 되요.
자아 그런 뜻에서 노래 한곡 보내드리겠슴다. (헛기침을 하여 목을 고르더니 노래 시작..)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E(미처 연장 버튼을 누르지 못해서 기계음이 들리더니 끊어지는)
(재청취는 몇번..하는 안내 목소리)
준성, 버튼을 누른다.
저만치에는 고양이가 졸고 있다.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
싱크대에는 씻지않은 설거지 그릇들이 가득 쌓여있고.
먹다 남은 라면냄비. 김치 보시기 등이 너저분하다. 그 위로 들리는..
민정E (명랑한) 나에요, 민정이.
뭐하고 있어요? 또 혼자 우울하게 있는 거 아니죠?
그러지 마요. 인기씨가 사랑하는 그 여자분.. 아니다..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그 여자분 말이에요. 선희씨라고 했죠?
준성은 무표정한... 좀 멍한 얼굴로 소파에 너부러진 채 수화기에서 들려나오는 목소리를 다시 듣고 있다.
<2부>
# 7구둣가게 안
안쪽에 있는 책상에 스탠드가 켜져있고, 책상 위에 올려져있는 구두발. 준성이 책상에 발을 올려놓고 의자를 뒤로 기울여 느긋하게 앉아 전화에 대고 말하는 중. 그의 주위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구두들이 보기 좋게 진열이 되어있고...
준성 여자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발과 머립니다.
아무리 허름한 옷을 입었어두 말이죠. 아주 세련된 헤어스타일에
깨끗하고 어울리는 구두를 신고 있으면 그 여자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겁니다.
반대로 아무리 화려하고 비싼 옷을 입고 있어두요,
머리칼이 부시시하고 (얼굴까지 찡그려가며)
정리가 안 되있다. 거기다 유행에도 안 맞고
옷차림하고도 어울리지 않고 더럽기까지 한 신발을 신고 있다.
이런 여자는 절대로 세련되 보일 수가 없게 되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중요한 건 머리와 신발입니다.
# 8극장의 무대 뒤
깨끗한 단화에서 위로 거슬러올라가보면...
청바지에 셔츠 차림의 민정.
헤어스타일이 이제까지의 대충 질끈 묶었던 것에서 깔끔하게 변해있다.
민정은 오디션용 대본을 들고 중얼중얼 외우고 있다.
# 15명동 거리
화난 듯 걸어오고 있는 준성. 그 위로..
민정E 저번에 인기씨가 다른 여자랑 있는 거 보고 며칠동안 화가 났었어요.
인기씨, 마음이 뻥 뚫린 거 같아서 그러죠? 그래서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는 거죠.
# 16건물 입구 (뷔페 식당이 있는)
준성이 문을 거칠게 열며 들어선다. 나서던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못 참고 비상계단으로 들어선다.
민정E (계속되는 느낌) 내 생각엔 그거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거 같아요.
...인기씨 우리 다시 만나요. 내가.. 할 수 있어요. 내가 하게 해줘요.
# 32먹자골목 식당
(중략)
민정
전화는 내가 먼저 했어요. (아직은 웃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동안 나 계속 전화했어요. 치사하구 자존심 상해서 안할려구 그랬는데요. (조금씩 울음이 비져나오고 있다) 근데 내가 그 사람 호출기 번호를 알거든요. 맨날 전화 해서 녹음기 대구 얘기했어요. 자꾸 내 목소리 들려주면 혹시 내 생각 해줄까하구.. 너무 등신같죠. 그치만... (이제 옆의 의자를 끌어다 앉으며 울고 있다)
나 그사람 무지하게 좋아하거든요. 그런 맘이 어디 무자르듯이 (울며 눈물 닦으며 손짓해가며) 그래서 그 사람 삐삐에 대고 오늘도 말하고 내일도 말하고.. 한번만 더 만나보구 싶다구 하고.. 그 사람... 헤어질 때두 내가 싫다 소린 안했거든요. 그냥 먼저 여자를 못 잊어서 나한테 미안헤서 그러는거라구.. (이제 꺼이꺼이 흐느껴서 말도 잘 안나온다. 내프킨에 대고 코풀고) 나..나두 자존심 상하는 거 안다구요. 근데 자존심 상한다구 좋아하는 거 그만둘 순 없잖아요. 그렇게 안되잖아요.
원주댁, 한숨을 쉬며 민정을 안아준다. 토닥여주고.. 민정은 어이어이 울고.
손님들도 수근수근 낮게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문쪽으로 이동하여 보면.. 안에서는 안 보이지만..
# 33식당 밖 / 밤
입구 옆에 안보이게 붙어서서 안의 소리를 듣고 있던 준성. 무표정한 얼굴이다. 그런데 속은 아주 복잡하다. 저도 모르게 후욱 한숨이 나오더니 비실비실 저쪽으로 걸어간다. 밤 12시 정도면 성시를 맞는 먹자 골목은 아주 활기차다. 그 활기찬 거리를 비실비실 걸어간다.
# 36구둣가게 / 낮
(중략)
준성 몇번 말해야 알겠니. 여자는 환상이 필요한 동물이야.
청혼이라는 건 여자가 평생 기억하는 거라고.
18평 전세 아파트에 29인치 텔레비젼? 에라.. 이..
창식 그렇게 여자를 잘 아는 니가 좀 생각해봐. 너같음 어떻게 할건데.
준성 나라면 최소한 와인 한병은 멕여놓구 시작한다.
창식 걘 술 못 마셔.
준성 술도 못 마시는 여자랑 결혼해서 뭔 재미로 살려구 그러냐.
창식 (물끄러미 준성을 보다가) 내가 이런 말 하면 넌 웃긴다 그러겠지만.. 내가 볼 땐 말이지.
아무래도 준성이 넌 여자를 잘 모르는 거 같어.
준성 ... 뭐야?
창식 있잖아. 여자라는 건 말이지. 술 같이 마시구 같이 놀려구 존재하는 게 아니야.
여자는 있지.. (낑낑 생각해보고) 같이 살려구 있는거야. 같이 사는 거..
그거 뭔 말인지 모르지. 넌?
준성 (멀뚱하게 보는)
# 38 극단 연습실
(중략)
준성E 그 남자 옆에 또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에게는 한가지 규칙이 있는데요.
여자에게 절대로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 핸드폰은 전화가 오면 무조건 통화를 해야 되니까요.
그래서 이 남자는 호출기 번호만 알려줍니다.
E (띠띠... 통화를 연장시키는 소리)
준성E 이 남자가 바로 접니다. 저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메모하시겠습니까?
민정 (꼼짝않고 앉아있다)
준성 (역시 소리가 없다가.. ) 메모..해줄래요?
# 49뷔페 식당 앞
(중략)
민정E 참 이상한 일이죠? 그렇게 보고 싶었던 얼굴이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까 내가 기억하던 사람이 아닌 거 같았어요.
#건물 내 공중전화
민정이 수화기를 들고 말하고 있다. 조용한 곳.
민정은 어쩐지 멍한 기분으로 기대어 나직하게 말하고 있다.
민정 정말 이상했어요. 다시 만나게 되면 울음부터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그래서 절대로 울면 안된다고 결심까지 했는데.. 그런데.. 아무 느낌도 없었어요. 이럴 수도 있나요?
(잠시 멍해있다가) 지금 제일 슬픈 게 뭔지 알아요? 이제는 메시지를 남길 사람이 없다는 거에요.
사랑이란 게 원래 이래요?
민정, 물끄러미 공중전화기를 본다. 카드 전화기의 금액 표시난은 00으로 되어있다.
민정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 59재즈 바
(중략)
혜영 숙경이 말고 또 있지?
준성 뭐가.
혜영 니 맘에 있는 여자
준성 ...어떻게 알았어
혜영 세상에 모든 와이프가 어떻게 남편이 바람 피는 거 알아내는 줄 아니?
그냥 직감이야. 동물적인 직감.
준성 ...그렇군.
혜영 잘 안되니?
준성 ... 어
혜영 왜. 그 여자한테두 숙경이 얘기했어? 그 여자가 먼저 두 번째는 싫대?
준성 그런 식으로 시작 안했어.
혜영 차였니?
준성 사실은.. 아직 시작도 못했어.
혜영 (보다가 하하 웃더니 준성을 툭 친다) 부럽다.
준성 뭐가.
혜영 너 잘하면 그거 할 수 있겠다.
준성 뭘
혜영 어떤 소설책에 있는 글이야. 음.. (천천이 외워보는)
나는 투신해버리고 싶은 것이다. 그저 한번 열정으로 죽어버리고 싶은 것이다.
(준성을 돌아보며 미소짓는다)
준성 .... 멋진데.
혜영 내 인생의 목표는 그거야. 평생 한번 그런 사랑을 해보는 거.
난 이 말 수첩에 적어가지고 다닌다. 너도 적어줄까?
준성 (멀뚱이 앞을 보고 있다가 혜영을 돌아본다)
# 60극단 연습실
모두 함께 합창을 하는 장면을 리허설 중이다. 일제히 동작을 맞춰가며 노래를 부르는 중에 민정도 있다.
그 위로..
준성E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난 요즘 그럴듯한 말을 듣거나 읽으면 수첩에 적어놓습니다. 민정씨에게 들려주려구요.
그래서 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시집같은 것도 사서 읽고 그럽니다.
오늘 읽은 것 중의 하나를 들려드립니다.
# 61길 / 밤
민정이 걸어오고 있다. 그 위로 계속..
준성E 시인 이름은 에.. 빠스떼르나끄. 좀 복잡한 이름이죠. 이 사람이 이렇게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