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정우는 죽었다. 정우의 죽음에 이성을 잃은 선우는 최진철을 죽이겠노라 박차고 나갔고, 그런 선우가 걱정된 영훈은 선우의 향을 빼앗아 없애버리려는 순간... 향은 사라진다. 이 괴이한 상황에 대해 영훈은 '신의 선의'라며 애써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보지만, 향으로 인해 인생과 정신이 피폐해진 선우는 '인간의 악의'라 말했다. 20년 전의 선우에게서 20년 후의 선우에게로 향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중간에 누군가가 가져간 것이라며.
정우를 자수시키기 위해 넘긴 비디오 테이프. 그 정체를 밝히기위한 최진철의 집요함은 결국 향을 손에 넣었다.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것은 향의 의지가 아니었을까, 라는. 영훈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진 향이 현재 자신을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이에게 스스로 간 것은 아닐까, 라는. 아무튼, 20년 전의 최진철은 그 향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 순간 모든 기억이 떠오른 20년 후의 최진철은 나락으로 떨어진 인생의 반전에 쾌재를 불렀고 마지막 남은 향을 통해, 그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최진철의 손에 향이 들어갔음을 직감한 선우는 최진철을 찾았고, 최진철의 시간여행은 단 오분만에 끝났다. 끝났지만, 두뇌회전이 빠르고 목표에 대한 집요함이 있는 최진철은 그 짧은 시간에 가장 원하는 것을 해냈고, 선우는 기억나지 않는 20년 전의 시간 속에서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몸의 흔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1> 최진철의 손에 들어간 향. 그리고, 그 향을 피우고싶어 어쩔줄 몰라하는 최진철. 향은 요물이고 재앙이라는 걸, 선우가 했던 여덟 번의 시간여행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던지라.. '그래, 그냥 피워라. 피워!' 라며 봤더랬다. 그런데, 최진철의 두뇌가 그렇게 빠릿할 줄이야. 하긴, 그러니 그 자리까지 간 것이겠지만;
2> 인과. 향을 통한 인과. 향을 통해서 한 어떠한 행위는 모두 결과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 크게 더 크게. 하나를 던져놓고 오면 두개 세개가 되어 돌아와 뒷통수를 때린다. 아주 강렬하게. 정우의 자수를 통해 모든 것을 되돌리고자 여덟번째 향을 썼던 결과는, 선우의 부상과 정우의 죽음 그리고 최진철이 향의 존재에 접근하게 만든 것은 물론.. 그 향이 최진철의 손에 들어가 20년 전의 선우를 청부살해하려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제, 마지막 남은 하나의 향. 그 향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3> 향을 통해 생긴 의지, 그 의지를 통한 변수. 그렇게 갑작스레 흘러들어오는 기억들. 정우나 최진철은 변수로 인한 기억들을 실시간으로 알게되지만, 선우는 그렇지 않았다. 몸의 흔적으로 '내가 곧 죽을 것 같다' 라는 걸 알게되지만, 도대체 내가 어디서 죽게되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어린 선우와 현재의 선우는 한 사람이지만 다른 시간 속에서 각자의 의지로 움직이는 서로 다른 존재가 되어 삶을 살아가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어린 선우의 삶은 현재 선우의 삶에 영향을 주지만, 현재 선우의 삶은 어린 선우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그리고일까, 어린 선우의 삶에 영향은 받지만 현재 선우는 어린 선우의 삶과 의지를 전혀 알 수가 없다. 그저, 결과만 받아들여야 할 뿐. 그래서, 그가 남긴 기록으로 과거를 알아갈 뿐이었다. 그들은 동일인이면서 타인이었다.
4> 민영이 머리 묶으니까 이뻤다. 진작에 좀 묶고 그러지. 차기작도 정해졌던데.. 그 버섯돌이 머리는 이제 그만. 그 전에, 내가 그 드라마를 볼지 어떨지는 모르겠다만;
5> 아.. 선우, 이 시키!(ㅠ) 얘의 삶은 정말 점점 더 피폐해지고 안쓰러워진다. 회사짤리고, 사랑을 잃고, 형도 잃고.. 그런데 이제 몸에 흉터까지 생겼다니... 어휴ㅠㅠ 최진철 나쁜시키!
6> 정우가 히말라야에서 죽어갈 때는 적어도 희망이라는 것은 있었을 것이다, 였던가? 영훈의 말에 끄덕끄덕. 첫번째 인생이 정우에겐 가장 정우다운 삶이었을 것이다. 정우가 되돌리고 싶었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이 드라마 끝나기 전에, 첫번째 인생을 살아갔던 정우의 이야기도 들려주길. 그 때의 정우가 향을 얻게된 계기, 그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이가 누구인지.
7> 향에게 의지가 있다면, 향 너는 대체 무엇을 원하는 거냐? 라고 묻고싶다. 어째서, 정우의 손을 건너 선우의 손에 넘어가게 된 것인지. 그리고, 어째서 버려도 나타나고 사라질 위기에 적의 손에 넘어가서라도 태워지고 싶어하는지. 마지막까지 다 태워진 후에 어떤 결과는 만들어주고 싶어서.
8> 이제 4회차 남았다. 마지막 향이 선물할 멘붕은 과연 무엇일까?
9> ...근데, 최진철 좀 웃겼다ㅋㅋ 표정이ㅋㅋㅋ 짜증나는 상황인데 웃겨서 '니 맘대로 해봐라ㅋㅋㅋ' 요런 모드로 보다가 살인청부하는 거 보고 욱하다가 선우로 인해 뻥~ 하고 되돌아올 때 또 웃겨서 ㅋㅋㅋ거리기의 반복. 아, 법정씬에서 병원씬까지 짜증나는데 깨알같이 혹은 대놓고 웃겨주셔서.. 이걸 뭐라해야할지, 정말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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