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금나와라, 뚝딱! 4회) 정략결혼으로 엮인 느낌있는 예비부부

도희(dh) 2013. 4. 16. 11:13

보석매장 매니저로, 일생동안 눈이 짓무르도록 보석 구경을 하고 산 인생이지만 막상 본인은 변변한 다이아 반지 하나 없는, 일생동안 부자 구경은 원 없이 했지만 막상 부자는 못 되면서 부자가 되고싶어 까치발을 딛는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의 주부인 엄마 윤심덕의 허영을 채우기 위해, 여대생 시절부터 청담동 며느리가 되어야 할 의무를 띄고 이 땅을 살아온 정몽현. 좋은 집에 시집을 갈 수 있다는 이유로 그녀의 엄마 심덕은 빚을 내서라도 그녀를 음대에 보냈고, 졸업 후에는 엄마 심덕에 의해 완벽히 세팅되어 늘 맞선을 보지만, 겉보기에 부족함이 많은 - 중소기업 정년퇴직한 아버지, 보석매장 매니저인 어머니, 대학원생의 탈을 쓴 백수 오빠, 악세사리 노점상을 하는 언니 - 가족들로 인해 퇴짜를 맞는 중이었다. 그런 상황이 속상하고 화가나고 짜증날 법도 한데, 행여나 엄마 심덕의 마음이 다칠까, 늘 웃으며 넘기는 그녀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심덕의 회사 사주 박순상의 삼남 박현태와의 맞선제의가 들어오게 된다. 고위층 자제들이 연류된 온갖 시끄러운 사건에는 어김없이 이름을 오르내리면서 그네들 부류에선 딸을 내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바람둥이 개차반이라는 걸 알면서도 심덕은, 자신의 허영을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게 왠 떡인가!' 덥썩 물었지만.. 현태에게 생모가 따로있다는 사실에, 그 생모가 만만찮은 인사라는 사실에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청담동 며느리가 되어야 할 의무를 띄고 살아왔던 몽현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이 상황을 그저 조용히 지켜봤고, 어른들이 이끄는대로 끌려가는 듯 했다.

현태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의 좋지 않은 첫 만남. 현태와 현태 가족들은 조용하고 부드럽게 장례식장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드는 영애를 다독이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몽현에게 호감을 느끼게 만들었다면.. 몽현과 심덕에게 그 가족들과의 첫만남에서 받은 인상은 겉보기에는 번지르르 하지만 속은 짓무를대로 짓무른 부유층의 허상을 보게된 자리이기도 했다. 그 첫만남으로 인해, 심덕은 다시한번 이 혼사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게되고, 조용하지만 강단있는 몽현이 마음에 들어버린 순상은 두 사람의 결혼을 적극 추진하게 된다. 아마도 순상은, 그 첫만남을 통해 몽현이 집안에서 가장 속시끄러운 현태와 현태모 영애를 다독이며 이끌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적극적으로 그 결혼을 추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마련된 맞선자리를 통해, 몽현과 현태는 두번째 만남, 그리고 공식적으로는 첫번째 만남을 갖게 되었다. 자신에게는 아무런 결정권이 없으니, 어른들의 뜻에 따라 결혼은 하되, 집안에서 입지가 좁은 자신이기에 그리 좋은 대우를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겁을 주는 현태와 그런 현태의 으름장을 덤덤히 받아들이며 .. 결혼은 어른들이 아닌 당신과 하는 것이니 결정권은 없더라도 느낌은 있을 것 아니냐, 며 나와 결혼을 하고싶냐, 고 조용한 듯 단호히 묻는 몽현.

매너없는 현태 자신의 행동들을 조용히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는 몽현에게 호감을 느낀 현태, 그리고 매너없는 현태의 행동들과 선전포고를 통해 이 결혼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진 몽현. 딱히, 어른들의 뜻을 거스를 생각이 없는 현태는 몽현과의 결혼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듯 했고, 몽현은 그 깊은 고민 끝에서 가족들을 위해 이 결혼을 감행하기로 결심했다.


어른들의 뜻에 따라 단 한번의 만남도 없이 결혼얘기가 오가게 된 몽현과 현태는, 역시나 어른들의 뜻에 따라 비공식적인 만남 한번과 공식적인 만남 한번으로 결혼을 결정짓게 되었다. 날라리 바람둥이인 자신을 길들이기 위해 갑작스레 추진되고 있는 이 결혼에 그 어떤 결정권도 없는 현태는, 이 결혼에 대한 진지한 생각도, 이 결혼으로 인해 달라질 생각도 없었고, 그래서 몽현이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받아들일 생각이었지만.. 그녀와의 두번의 만남에서 '느낌'을 받게 되었다. 어른들에 의한 정략결혼이지만, 그래도 '결혼'이란 걸 해도 괜찮을 여자, 라는 느낌이겠지.. 그리고, 그 느낌이 점차 어떻게 발전해나갈지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 총 4회까지 방영된 드라마에서.. 4회에 단 두번의 짧은 만남을 가진 몽현과 현태에게, 몽현을 바라보는 현태의 눈빛과 표정에, 묘한 설레임을 느꼈던 것도 같다.  

한편, 몽현은 현태와의 첫 만남에서 그리 좋은 느낌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댁이 보석회사를 하며 청담동에서 떵떵거리며 산다는 이유 때문에 현태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혼을 감행하고, 모든 것을 감내하며 자신의 행복을 찾아내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게될 몽현이.. 걱정되면서도, 그 노력의 결실이 기대가 되기도 한다.





+ 그리고 +

1> 장례식장에서의 첫만남, 맞선자리에서의 두번째 만남. 그저 조용하고 얌전할 것만 같은 몽현이 보인 강단있는 모습에 묘한 미소와 눈빛을 보내는 현태.. 에게 묘한 설레임을 느끼며... 당혹스러웠다. 얼마 전까지 바보서준(패밀리)이었던 그에게 설레일 줄이야!!! 라며; ...역시, 배우는 캐릭터빨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3회까지 보여준 모습이 그저 생각없는 개차반 날라리였다면, 4회에선 그런 헐렁한 모습 속에 담긴 아픔이랄까, 그런 부분들이 보여졌는데.. 그런 모습들을 통해서 생각없이 살아야만 하는 그의 처지가 잘 표현된 것도 같았다. 어찌보면 참 뻔하고 식상한 설정의 그런 부분이 그리 튀지않고 잘 스며들었고; 그래서, 몽현을 통해 변화하게될 그가 기대되기도 한다.

2> 3회까지 보여진 몽현은, 엄마 심덕의 허영을 채워줄 말 잘듣는 인형이었다. 순하고 착하게 그저 엄마의 뜻을 따르는. 그런데, 4회에서 몽현은 그런 참하고 착하고 순한 모습 뒤에 생각이 깊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정확히 하는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모습은, 엄마 심덕마저 놀라게했고, 시댁이 될 그들에게는 약간의 당혹스러움과 은근한 호감을 갖게 만들기도 했다. 앞으로, 고된 시집살이와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게될 몽현이 어떤 방법으로 그 난관을 헤쳐나갈지도 기대.

3> 현태에게 살짝 설레인 장면은, 몽현이 느낌은 있을 거 아니냐,며 결혼 하고싶냐, 고 물었을 때.. 순간 그녀를 빤히 바라보던 눈빛이랑.. 돌아가던 길에 슬쩍 돌아선 후 피식, 웃으며 '느낌있네'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아, 진지한 표정으로 빤히 바라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피식, 웃을 때도 살짝; 아무튼,, 이 장면으로, 아마도 엄청나게 비중이 없을 듯한 이 커플에 살짝 낚일랑 말랑;

4> 두 배우의 어울림 만큼이나 맞선씬 자체의 그림도 괜찮았다. 특히, 가면처럼 보이는 연출. '부활'에서 가끔 봤던 연출인데..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고 바짝 엎드려야만 하는 현태와 엄마의 뜻에 의해 살아가는 몽현, 그렇게 자신들의 진심보다는 집안 어른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이 되어 살아가는 그들의 상황을 어느정도 보여준 느낌이랄까? 특히, 가면처럼 보이는 연출은 현태에게 보여졌는데.. 그 장면과 현태의 대사나 이런 부분이 절묘했다. 그리고, '느낌있네' 할 때의 연출은... 내내 가면을 쓰던 현태가 그 순간 만큼은.. 가면을 벗은듯한,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고.

5> 아, 딱히 볼 생각도, 정확히는 관심조차 없었던 드라마였는데.. 평이 괜찮아서 한번 볼까, 하다가 낚였다. 하필, 주말 9시대라 본방으로는 못보는 중. 주말 오후 9시는 꽃전을 보는 중인지라;

6> 여주인공 역할의 한지혜씨가 1인 2역을 하고 있는데, 밝고 씩씩한 몽희도 좋지만..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듯 하지만 정작 솔직해야할 부분에선 자존심을 앞세워 감추고 또 감추는, 현수의 아내 유나가 더 매력있어서 좋다. 그래서, 4회부터 유나가 등장하지 않아서 그저 아쉬울 따름; ...출생의 비밀이란 떡밥도 이미 떨어진 마당에, 현수와 유나와 몽희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궁금해진다. 솔직히, 현수에게는 몽희같은 아이가 더 어울린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 현수와 유나가 잘되길 바라는 이 마음은.. 그 짧은 순간이지만 강렬했던 유나가 보여준 현수를 향한 감정이 안타까웠기 때문인 것도 같다. 유나는 현수처럼 사랑을 받지 못해 주는 방법도 모르는 서툰 아이처럼 느껴졌으니까..;

7> 현수네 가족을 보면.. 뭔가, 현대판 궁중암투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본처를 내쫓고 후처와 살지만, 후처와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하지않은 것은 물론, 후계자도 정하지않은 박순상. 안방마님 행세를 하지만 사실은 혼인신고조차 되지 않은 채, 아들 현준을 후계자로 삼기위해 제 자식이 아닌 현수와 현태가 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게 밟아 누르는 장덕희. 그 장덕희의 자리를 끊임없이 탐내는 현태의 생모 민영애. 그리고, 현수모가 쫓겨난 이유에 덕희와 영애가 관련된 느낌이 드는데.. 이 부분이 극의 중요한 열쇠가 될 듯. ...가족사만 보면, 진짜... 막장이다. 삼형제의 생모가 각각 다 달라...(ㅋ) 근데, 막장느낌이 들지 않는건.. 작가가 그만큼 개연성있는 캐릭터와 전개를 보여준다는 거겠지? 상황이 막장일 뿐, 그 상황에 처한 캐릭터들은 상황에 의해 그런 삶을 살아갈 뿐 나름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듯한 느낌이랄까? 아무쪼록, 계속해서 이 밝고 유쾌한 느낌이 유지된다면 아마도 계속 볼 듯 싶다. 어느순간, 찐득한 막장의 늪으로 빠지면.. 바로 놓아버릴 듯;

8>문득, 든 생각인데.. 몽희의 경우는 얼떨결에 동생 몽현의 시댁 식구들과 다 만난 상황. 현태와 짧은 대화도 했고. 그녀는 현수에게 당신 가족들이 차갑다, 라는 말로 그들에 관한 짧은 평도 한 상태였는데.. 그런 집에 동생이 시집을 간다고 하면, 왠지 좀 걸려할 만도 한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게 의외였다. 나라면, 말려야하나, 라는 생각을 할 것도 같은데.. 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