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나인 4회) 잃어버린 행복을 찾기위한 시간여행, 현재의 행복을 잃다

도희(dh) 2013. 3. 25. 18:00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의 향 아홉게를 손에 넣은 선우는, 지금은 잃어버린 행복했던 시절을 향한 무분별한 시간여행을 하고 있었다. 물론, 선우 나름대로 그 시간여행에는 합당한 이유는 있었다. 형 그리고 내가 원하는 잃어버린 행복을 위해 필요한,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막기위한 사전답사. 그 답사 끝에 우연히 아직은 힘없이 야망으로 그득하던 젊은 날의 최진철과 마주했고, 그 시절의 집으로 향하던 길 선우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형의 슬픈 사랑을 알게된다. 그리고, 형이 되돌리고 싶은 과거라는 것이 아버지의 비극을 막음으로서 가족의 행복을 되찾는 것은 물론, 나약했기에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을 되찾는 것이라 여겼던 선우는.. 또 하나의 향을 써서 형의 사랑을 이어주기 위한 징검다리 하나를 놓았다. 그 것이 형을 위한 것이라는 듯. 그런 자신의 선택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에 대한 고민 한자락 없이.

또한, 끊임없이 자신에게 입원을 권하는 주치의이자 친구인 영훈을 설득하기 위해 또 하나의 향을 썼고, 크리스마스 이브.. 어머니에게 줬던 나쁜 기억 대신 행복한 기억을 심어주기 위해 또 하나의 향을 썼다. 그렇게, 아홉개의 향을 얻은 선우는 몇일 만에.. 드라마 상에서는 한회만에 무려 네개의 향을 쓰고 만다. 참으로 생각없이. 뭐, 선우로서는 아버지가 죽음을 당한 그 날, 아버지를 구하기위해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서 그 시절의 힘없는 최진철을 가볍게 제압하기 위해 필요한 향은 한두개라 정도라 생각했고.. 그렇기에 남은 향들은 멋대로 써도 된다고 여겼던 것 같다.


그렇게 안일한 생각으로 향을 사용해 과거와 미래를 오가던 선우는, 형의 행복을 위해 20년 전의 과거에서 저지른 자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20년 후의 현재에 어떤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 온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의 그리고 가족이 잃어버린 행복을 찾기위한 시간여행은, 현재 선우의 유일한 행복을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형이 사랑했던 여인의 딸이 바로 주민영이란 현실은, 그 어린 딸이 선우가 남겨둔 정우의 연락처로 연결하는 순간.. 사라졌다.

이제, 남은 향은 다섯개. 아버지의 죽음을 막고 최진철을 단죄함으로서 가족의 비극을 막고, 자신의 죽음을 막고, 그렇게 사랑하는 여인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었던 선우는.. 별다른 생각없이 과거에 남긴 자신의 사소한 날개짓 하나가 현재에 어떤 폭풍으로 몰고오는지 깨닫게되었고, 이제 조금은 더 신중히 향을 사용하고 날개짓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제, 선우가 잃어버린 행복은 과거의 가족 만이 아니었다. 현재의 준영 또한 잃어버린 행복이었다. 나의 가족, 나의 목숨, 나의 사랑, 그 모든 행복을 되찾기위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될 선우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까...?



그리고


1) 주민영 존재의 이유가 뭘까, 라는 생각 덕분에 4회 후반부의 반전을 어렴풋이 눈치는 채고 있었다. 그래도, 이름이 달라서 약간은 안심을 하려던 찰나... 엄청난 뒷통수를 맞아서 나도 모르게 '헐!'거리고 말았더랬다. 그냥, 예상으로는 민영은 선우의 조카가 되어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랑하는 여인과 재회한 정우는 다시 그 여자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고 (반대하던 아버지는 그로부터 몇일 후에 사망;) 그 여자로 인해 심약한 마음을 다잡고 현재까지 행복한 삶을 살아오게 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만약, 선우가 시간을 되돌려 아버지를 살리게 된다면.. 형의 현재, 민영과 선우의 현재는 또 어떻게 변하게 되는 걸까?

2) 이 드라마 속 시간은.. 알고보니 이미 과거에 내가 있었고, 나의 행동은 모두 예정된 것이었고, 그 모든 것 자체가 시간의 흐름이라는 공식이 아닌.. 과거에서 내가 한 행동이 실현되는 순간 현재가 변하는, 뭐 그런 것이었다. 제작진의 전작인 인남과 공식은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과거로 간 선우 혹은 선우가 남긴 흔적이 발동하는 순간, 현재의 같은 시간 변화된 현실을 만들어 낸다. 선우가 과거의 엄마에게 남긴 선물을 엄마가 발견한 순간, 현재의 엄마 목에 그 목걸이가 걸려있는 것처럼. 윤시아(어린 주민영)가 선우가 남긴 정우의 연락처로 연락해서 정우가 그 전화를 받는 순간.. 선우 곁에서 행복하게 웃던 민영이 사라진 것처럼.

3) 선우의 시간여행을 알고있는 유일한 인물인 영훈은, 선우처럼 모든 기억을 갖게 된다. 시간이 뒤틀려 바뀌기 전과 바뀐 후의 모든 기억을 갖게될 영훈. 그 모든 혼란을 몸소 표현할 영훈은, 이제 선우를 유일하게 이해하고 위로하고 다독여주며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존재, 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정말 혼란스러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