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이웃집 꽃미남 3회) 첫사랑은 아프고 짝사랑은 슬프다

도희(dh) 2013. 1. 15. 16:02

(아마) 학창시절 악연으로 연결된 차도휘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깨금 옆에서 기절을 한 독미는, 깨금에 의해 늘 훔쳐만보던 앞집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리고,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른 채 그저 훔쳐만보던 짝사랑남과 통성명을 하며 안면을 익히는 등등의 당혹스럽지만 수줍은 그 꿈같은 순간이 윤서영의 등장으로 깨어지고 만다. 행복이란... 무지개빛으로 두둥실 날아오르는 비눗방울을 만지는 순간 터져버리는 어릴적 비눗방울 놀이와 같다, 는 그 여자, 독미는 그렇게 수줍지만 조심스레 손을 댄 순간 터져버리는 행복으로 인해 슬픔에 잠기게된다. 

그래서, 그녀는 새삼 다짐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행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손을 내밀어 그 행복 속에 들어가지는 않겠노라고.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독미는 사람과의 관계에 얽혀 감정을 소비하는 것이 두렵고 겁이 나는 건 아닐까, 그래서 그 감정을 무디게 만들고 싶고, 그렇기에 사람과의 교류도 없이 스스로를 가둬두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다가가지 않았다면 몰랐을 짝사랑의 슬픔, 가까이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타인과의 공감대. 독미는 스스로를 성에 가둔 채 살아간 후, 매우 오랜 만에 감정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 일은 핑계고 자신으로 인해 갑돌갑순 놀이를 하는 첫사랑 서영과 사촌형 태준의 큐피트 화살이 되어주기 위해서 한국을 찾은 깨금은 드디어 그 화살을 둘에게 쏘아줬다. 시위를 떠난 화살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지는 아직 미지수. 동생이 사랑하는 여자를 사랑할 수 없다, 라는 태준은 서영을 자꾸만 밀어내는 중인 듯 했으니까. 그리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화살을 쏘으며 자신의 첫사랑을 끝낸 깨금은, 10년간 쌓아온 추억과 사랑이라는 감정들로 생긴 아픔을 특유의 밝은 웃음으로 다 가리지 못했다.

그리고, 눈치가 빨라 독미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금새 눈치챈 깨금은, 어쩐지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관심이 가는 독미와 함께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여행을 제안한다. 스스로를 감춘 채 살아가는 그녀가 외로워도 슬퍼도 아파도 씩씩하게 웃는 자신과 같다고 여기는 건지, 말 그대로 자신과는 너무 다른 그녀에 대한 호기심의 발전인지,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는 가장 약한 모습을 서로에게만 보여주는 등등의 비밀을 공유했기 때문인지, 함께 실연을 당했다는 것에 대한 동질감을 느껴 손을 내민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1) 태준과 서영을 바라보며 깨금을 걱정하는 독미의 모습에서 타인과의 교류를 차단하던 독미가 자신의 세계에 깨금을 들여놓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임을 하며 신나는 척하지만 흘러내리는 눈물까지는 어쩌지 못하는 깨금의 모습이 아팠고.

2) 그냥 '싫다'라는 말 한마디를 못해서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거짓말을 해버리는 독미. 그런데, 깨금의 캐릭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거짓말 덕분에 독미는 제대로 발목 잡혔다. 돌직구에 오지라퍼 깨금 덕에 독미는 매우 오랜 만에 (어쩌면 성을 쌓은 후 처음?) 서울을 벗어나게 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둘만의 여행(!)이 기대되는 중이다.

3) 캡쳐는 안했지만, 오진락 캐릭터 정말 마음에 든다. 전형적인 서브남 캐릭터인데 개그적인 요소까지 섞이니 매력이 생긴다고 해야하나? (지켜보고 있다, 모드의 서브남을 안좋아하는 편;;)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살아가는 독미를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왔고 만약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었던 그는, 독미가 깨금에 의해서 서서히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장 먼저 눈치채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 불안감에 드디어 움직이는 듯 한데.. 왠지 낚시일 것 같고.. 그 상황을 어떻게 마무리할지도 궁금. 

4) 예고에서 나온 진락의 말이 안타까워서 전형적인 서브남에게 늘 외쳐대던 말을 중얼거리게 된다. 그러니까 누가 지켜만보래?

5) 보증금없이 월세 35만원. 단, 집세가 하루라도 밀리면 이사를 한다는 조건의 독미네 빌라. 12만원이 없어 쫓겨날 위험에서 품앗이해서 한달을 연명하는 진락을 보니 안쓰러우면서 웃겼다. 12만원이 없는 진락의 현실이 안쓰러웠고 품앗이를 한다는 상황이 웃겼달까? 그 상황에서 2만원을 건네준 독미의 모습또한 세상과의 차단에서 한발 물러선 어떤 변화의 일부분이란 생각도 들었다.

6) 독심술 설정은 정말 웃긴다. 진짜 독심술이 아니라 우연히 들어맞은 것이겠지만 이 설정 또한 독미가 깨금에 의해 세상 밖으로 조금씩 나설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7) 오글거리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 드라마 참 풋풋하고 이쁘고 기분이 좋다. 일단, 배우들이 너무 이뻐서 눈이 즐겁고, 원작의 포인트와 창작을 적절히 섞은 이야기 전개도 마음에 든다. 나레이션도 좋고. 작가가 영화극본만 쓰던 분이신데, 내가 좋아라하는 영화를 세편이나 집필하셨다는 사실에 일단 신뢰를 보내보겠지만.. 그 세작품 모두 10여년 전에 쓴 작품들이라는 것이 함정;; (접속, 후아유, 시월애) 그래도 뭐... 3회까지는 정말 마음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