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시리우스 1회) 전혀 다른 길을 걷고있는 일란성 쌍둥이의 뒤엉킨 운명

도희(dh) 2013. 1. 13. 14:48

시리우스, 가장 빛나는 두개의 별

'드라마 스페셜' 단막시즌이 끝나고 연작시즌이 돌아왔다. 연작 세번째 시즌의 첫번째 드라마는 모완일 연출 - 원리오 극본의 '시리우스'. 이 드라마 '시리우스'는 일란성 쌍둥이 형제의 엉켜버린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쌍둥이의 뒤바뀐 운명이라는 부분에서 드라마 '부활'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모완일 감독이 드라마 '부활'의 조연출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드라마 '시리우스' 첫회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쌍둥이 형제 은창과 신우가 어떻게 범죄자와 경찰이라는 정반대의 길을 걷게되는가에 대한 설명과 어째서 운명이 엉켜버리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쌍둥이 형, 살인전과자 - 도은창

고등학생 도은창은 친구들을 끌고다니며 때리면 때렸지 어디서 맞고다니는 녀석은 아니었다. 그래서, 자신과 똑같은 얼굴이지만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쌍둥이 동생 신우가 한심하고 못마땅해 보였다. 그래서 늘 자신과 달리 나약한 동생에게 '그 얼굴 너만 달고다니는 것이 아니니 제대로, 똑바로 하고다니라'고 윽박을 지르곤 했다. 성인이 된 은창의 성격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그 것은 자존심이면서 또한 하나 뿐인 동생에 대한 걱정이기도 했던 것 같다. 밝고 강한 자신과 달리 소심하고 나약하고 어두워서 늘 맞고다니는 동생에 대한 걱정을 표현할 줄 몰랐기에 더 윽박지렀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동생을 괴롭히는 녀석에게 본떼를 보여줘서 나약한 동생이 조금은 편한 학창시절을 보내게 해주고 싶은 형의 마음인지, 아니면 그 '자존심'이라는 것 때문인지, 그 두가지 마음이 섞였는지 몰라도 은창은 동생 신우가 (아마도) 처음으로 터뜨린 속내를 본 다음날, 아침 동생의 교복을 입고 동생의 학교를 가서 동생을 괴롭히는 녀석에게 살짝 겁을 주려다가 실수로 그 녀석을 죽이게 되었다. 그리고, 은창이 신우의 교복을 입고 신우의 학교에서 범죄를 저지름으로서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던 신우가 용의자로 지목받게되고, 그렇게 이 사건은 얼굴이 똑같기때문에 신분은 충분히 조작될 수 있음을 말했다. 죄를 저지른 것에 대한 두려움에 신우가 끌려갈동안 침묵했던 은창은 결국 자수했고, 그렇게 살인죄로 복역하게 되었다.

교도소에서의 삶이 은창에게 무엇을 가져다 주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곳에서의 삶이 끝난 후 세상에 나온 은창은 전과 달리 밝고 유쾌해져 있었다. 원래 그런 성격인데 까칠한 부분만 강조되어 나와서 괴리감을 느끼게 된걸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경찰이 된 신우가 대견하고 자신을 보지않으려는 신우가 애틋한 은창은, 신우의 뜻대로 그와 거리를 두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새벽, 여자친구와 신우의 끔찍한 사고를 목격하게되고 살인전과자의 굴레 속에서도 밝고 유쾌하게 삶을 살아가려던 은창의 운명은 꼬이게 되었다.

쌍둥이 동생, 경찰서 수사과장 - 도신우

강한 형과 같은 얼굴을 하고있지만 형과 전혀 다른 소심하고 어두운 성격 탓에 고등학생 도신우는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된 형 은창은 신우에게 윽박을 질렀고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그 스스로 한심하고 답답했던 신우는 (아마도) 처음으로 자신의 힘겨운 마음을 토로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 날 형 은창이 자신의 교복을 입고 자신인 척 학교에 간 것을 알게된 신우는 형을 말리러 달려가기 보다는 방 구석에서 한껏 움크린채 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얼마 뒤 씩씩대며 형이 돌아온 후, 신우는 살인용의자로 경찰서에 끌려가게 되었고 뒤늦게 형이 자수하며 그는 풀려났다. 그렇게, 살인용의자에서 살인자의 쌍둥이 동생이 되어버린 신우에게 더 큰 상처는, 형 은창의 죄를 신우의 잘못이라고 울부짖으며 너희들은 똑같이 생겼으니 형 대신 니가 교도소에 가라는 어머니의 말이었을 것이다. 신우가 소심하고 어두운 아이로 자란 것은 가정환경의 문제,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단적이다 싶을 정도로 쌍둥이를 차별하는 엄마. 도대체 엄마는 똑같이 생긴 쌍둥이인데 은창에게는 그토록 애틋하고 신우한테는 냉랭한지, 에 대한 이야기가 신우와 은창의 애증을 풀어나갈 열쇠가 되지않을까, 라고 여럼풋이 생각 중인데.. 아니려나?

그렇게 세월이 흘러, 신우는 젊은 나이에 경찰 수사과장의 자리에 앉았고, 마약사건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형 은창만 찾다가 결국 마약에 손을 대고 그렇게 죽어간 엄마로 인한 상처, 살인범의 가족이라는 딱지도 모자라 살인범과 똑같은 얼굴 자체가 낙인이 되어 살아왔을 신우의 삶은 창살없는 감옥이었다고 한다. 학창시절의 은창이 노는 아이였다고 그가 못된 아이는 아니었던 것처럼, 소심한 왕따였다고해서 신우가 결코 착한 아이는 아니었다. 신우가 표출하는 법을 모를 뿐, 한 성격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강한 형으로 인해 자신을 괴롭히던 녀석을 물리던 우두머리에게 썩소를 지어보일 때였다. 그리고, 형을 말리러 달려가지 않은 것도 어쩌면 '복수'를 해주기 바랬던 것이란 생각도 들었고. 어쨌든, 그런 마음 속에 칼을 갈면서도 표출할 줄 몰랐던 소심한 아이는 그 칼을 꺼내드는 법을 터득했고 차갑고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가 되었다.

형 은창이 출소하는 날, 신우는 어머니의 유골과 함께 형을 맞이했고 유골을 뿌리는 것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형과의 인연도 잘라냈다. 잘라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새벽, 그의 정보원이자 형의 애인인 소리와의 만나던 중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하게되며 그의 운명은 꼬이게 된다.

뒤바뀐 운명의 시작

동생의 신분을 위장해 학교에 갔던 날, 은창은 실수로 사람을 죽였다. 이 사건으로 은창의 인생은 흔들렸다. 그리고, 신우는 자신이 죄를 짓지않아도 범인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마주했다. 세월이 흘러 전혀 다른 세계에서 평생 마주치지 않고 살아가길 바랬던 신우의 바람은 고석민에 의해 무참히 무너졌고, 또다시 은창은 신우의 신분으로 위장해 경찰서로 출근을 한다. 그리고, 신우는 은창에게 신분을 빼앗긴채 또다시 자신을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가며 어린 시절의 두려움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덧*

1) 극이 전개되며 쌍둥이들의 애증에 관한 부분들을 풀어나갈 예정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잘 풀어나가길..
2) 와, 너무 재밌어! 꺄! 오옷! 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적당히 볼만했다, 그럭저럭 재밌었다, 정도?
3) '부활'에서 나왔던 빨간등대가 나와서 반가웠다.

4) 12월 31일은 은창이 생일, 1월 1일은 신우생일. 엄마는 늘 장갑을 떠서 12월 31일에 한꺼번에 쌍둥이들에게 줬다고 한다. 그래서, 신우는 자신의 생일에 선물을 받은 적은 없다고. 에이~ 그게 뭐라고, 싶을 수도 있지만 극단적인 차별을 받은 신우의 입장에서는 그 하나마저도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괜히 안쓰러워졌다. 장갑 한켤레 하루 늦게 주면 어디가 어때서, 엄마도 참 센스없긴, 이란 생각도 들었고;

5) 쌍둥이는 지문 외엔 모든 것이 똑같다, 라고 한다. 그래서 장갑을 끼면 완전히 똑같아지는 것이라고 극 중 소리(은창의 애인)는 말한다. 은창과 신우에게 똑같이 건넨 장갑선물. 그 장갑을 끼는 것으로 구분될 것이 없이 똑같아진 은창과 신우.. 요거 복선이라고 깔아둔건가? 싶었다. 그러고보면, 쌍둥이의 엄마도 늘 장갑을 선물로 줬다는데.. 여기도 뭔가 의미를 부여하려면 부여할 수 있으려나? 언뜻 나온 쌍둥이 엄마의 모습을 보면, 신우에게 은창의 그림자(혹은 액받이?)가 되어 살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어지기까지 한다;

6) 방송으로 볼때는 밝은 은창이가 눈에 들어왔는데, 캡쳐를 하다보니 신우가 자꾸 눈에 밟혔다. 애는 왜 이렇게 소심하고 어둡고 나약할까, 얘는 왜 이렇게 차갑고 냉정해졌을까, 얘는 왜 그렇게 형이 싫을까, 아.. 형이 싫은 표면적인 이유는 알겠지만 그 사건의 원인은 신우를 위한답시고 시작된 것인데, 성장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 등등의. 신우의 신분으로 위장한 은창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될 듯 하지만, 형에게 또다시 신분을 빼앗긴 신우의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7) 고석민 역의 류승수씨. 악역연기는 처음 보는 듯 한데 정말 잘하신다.

8) 총 4부작의 드라마로 너~무 늦게 방송을 한다는 단점이 있다. 시청률 안나와서 수익이 안된다고 제작비 반으로 줄일 궁리를 할 시간에 시간대를 변경할 머리를 굴려볼 생각은 없으실까? 토요일에 방송하면 딱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시간대를 조금만 앞당겨 달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에, 일요일 밤 11시 45분 방송이라니..! 이걸 보라는건지 말라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