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시리우스 2회) 뒤바뀐 신분 속에서 자각없는 발버둥으로 덫에 빠지다

도희(dh) 2013. 1. 14. 09:46

 1.
눈 앞에서 연인 소리를 잃은 은창은 동생 신우를 살리기위해 고사장의 말을 따르기로 하며 신우의 신분으로 위장하게 된다. 하지만, 신분을 위장한다는 것에 대한 깊이있는 생각은 전혀 없이 멘붕상태에 머물던 은창은, 형사들의 도움을 받아 신우를 찾고자하지만 되려 고사장에게 협박을 당하며 고사장의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고사장에게 잡혀있던 신우는 은창으로 오해한 은창친구인 웨이터의 도움으로 탈출하게되고 몇가지 단서를 통해 고사장과 은창이 있는 장소로 향하고 그 곳에서 고사장과 은창의 모습을 보게된 신우는 자신의 눈 앞에 펼처진 상황과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 은창을 오해를 하게된다.

고사장의 계략에 의해 신분이 뒤바뀐 은창과 신우는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위한 발버둥을 칠수록 고사장이 설치한 덫에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정확히,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자각이 없는 듯 보였다. 신우의 신분으로 위장한 은창은 그저 그의 신분을 빌려왔을 뿐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였고, 은창에게 신분을 빼앗긴 신우는 상황파악을 할 정신적 체력적 여유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신우는 그 와중에도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기는 했지만;

2.
대충의 줄거리를 쓰면서 어느정도 전개가 되었고 그 다음에 펼쳐질 이야기를 위한 단계의 일부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드라마를 보던 당시는 제대로 몰입을 못했다. 솔직히, 치열한 두뇌게임은 바라지도 않았고 적당한 심리싸움 및 위장신분으로 인한 아슬아슬한 스릴정도만 맛봐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심리싸움은 커녕 둘 다 고사장에게 그저 휘둘릴 뿐이었고, 아슬아슬한 스릴은 커녕 신우의 신분으로 위장한 은창은 착한건지 어리석은건지 순진한건지 아니면 그 셋다인지 모를 행동들을 보일 뿐이었다. 아슬아슬이 아니라 답답했다고 해야하나?

현재의 상황에 대한 자각이 없는 것은 갑작스레 닥쳐온 상황들 속에서 혼란을 느꼈고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발버둥을 치는 모습, 그리고 다음 이야기의 전개를 위한 열결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에게 닥친 상황을 풀어내는 스토리의 촘촘함과 개연성이 전혀 없이 보여지기 위한 장면과 장면을 위한 이야기의 나열로 느껴졌고, 그 보여지기 위한 장면조차 영상미와 음악이 좋을 뿐 그 장면 자체가 전달해주는 내용은 그리 괜찮다는 생각은 들지않았다.

없는 개연성을 억지로 이어맞춰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가 전체를 관통하며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쌍둥이 형제의 애증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애증이란 갈등의 골 중심에는 쌍둥이 형제의 어머니가 존재하는 듯 했고. 앞으로, 어떤 숨겨진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앞으로의 상황이 전개될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그 중심에서 형제들의 어머니 타령은 계속될 것만 같았다. 좀 억지스런 짜맞추기를 하자면, 쌍둥이들의 모든 비극은 어머니로 부터 시작된 듯 싶으니 말이다. 쌍둥이들의 갈등이 어머니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면 그 갈등을 매듭짓는 것도 어머니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까지 신우의 시선에서 보여진 어머니가 아닌, 은창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어머니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덧*

1> 소재의 매력도 못살리고 개연성도 없고 전개도 단순해서 실망이야! 라는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마무리는 어머니;

2> 은창/신우를 연히는 서준영씨의 연기는 뭔가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든다. 어떤 부분에선 꽤 괜찮다가 어떤 부부에선 흠칫하게 하는. 극단적 성향의 1인 2역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꽤나 힘들텐데 열심히 하고있다, 라는 생각은 들었다. 이 드라마가 끝날즈음 배우로서 한단계 더 성장해있었으면 싶기도 하고.

3> 쌍둥이의 어머니는 도대체 어떤 생각의 소유자였는지, 새삼 궁금하다. 은창에겐 니가 형이니까 동생을 지켜야한다, 라고 늘상 말씀하시며 은창을 신우바보로 만들더니 (생각해보면 결국 그 말의 무게로 인해 은창이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은 아닌가, 싶었다) 신우 앞에는 오로지 은창만을 위하고 생각하고 불러댈 뿐 단 한번도 따뜻하게 신우를 불러주지 않음으로서 그에게 상처를 준, 어머니의 속내가.

4> 쌍둥이들을 쥐락펴락하는 고사장은, 시간을 거슬러 쌍둥이들의 어머니가 마악으로 폐인이 되어 죽어간 원인이기도 했다. 이 사실이 밝혀지는 상황이 좀 뜬금없기는 했지만.. 앞으로 극 전개에서 쌍둥이가 합체해야만 하는 공공의 적이 되어주시는 건가, 싶기도 하다. 물론, 그 전에 오해를 풀어야하는데.. 소통이 안되는 상황에서 과연 풀어질까, 싶기도 하다.

5> 이 드라마에서 가장 몰입도가 있었던 장면은, 고사장과 최여사의 전화통화 장면. 정확히는, 룸싸롱에 도착해 이상한 느낌을 받고 사무실로 향하는 그 장면부터. 일단, 고사장이 나오는 장면들은 어느정도 집중을 하며 보게되는 편이다. 참 못된 캐릭터이기는 한데 그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 매력있었다. 이 매력은 배우의 해석이 일정부분 차지한다고 일단 생각 중;

6> 궁시렁 거리면서도 결국 3회를 볼 것이다. 드라마가 종영하고 전체적인 그림과 극을 관통하는 주제가 명확한 드라마였음 좋겠다, 정도가 현재의 내 바람이다. 아, 너무 큰건가?

7> 영상미와 음악이 정말 좋다. 케사 장르물 특유의 영상과 색감을 사랑합니다!(?)